지운이 2017. 7. 28. 10:56

圍碁(위기)/ 바둑 한판ᆢ

기대승

 

空堂閑坐且圍碁 공당한좌차위기

撥得幽懷自一奇 발득유회자일기

蜩甲形骸眞欲幻 조갑형해진욕환

蛛絲意緖政堪遲 주사의서정감지

涪翁妙句心能會 부옹묘구심능회

商皓神機手已知 상호신기수이지

戲罷一場成浩笑 희파일장성활소

綠楊黃鳥亂啼時 녹양황조난제시

*에워쌀 위, 바둑 기, 쓰르라미 조, 거미 주,

 

빈 집에 한가로이 앉아 바둑을 두네

그윽한 회포 풀며 기묘한 한 판이라ᆢ

허물 벗는 매미인 양 탈바꿈하려다

줄 치는 거미처럼 계책을 늦추기도ᆢ

부옹의 묘한 글귀는 마음으로 만나고

상산사호의 신기는 손이 벌써 아노라

한바탕 놀이 끝내고 호탕하게 웃는데

푸른 버들에 꾀꼬리 울음 어지럽네

 

*기대승奇大升, 1527 ∼ 1572

*부옹涪翁은ᆢ 부주(涪州)로 귀양 간 이천(伊川) 정이(程頤)를 지칭ᆢ

*商皓는 상산사호商山四皓ᆢ 진(秦)나라 때 산중에 숨어 살던 동원공(東園公), 하황공(夏黃公), 녹리선생(甪里先生), 기리계(綺里季) 등 눈썹이 허여지도록 상산에 은거하며ᆢ 한고조 유방의 부름에도 응하지 않았다는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