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운이 2019. 2. 23. 08:28

이덕무의 장부론ᆢ 耳目口心書에서ᆢ

 

콩팥 두 개는 마주 붙어 있는 형상인데 바깥쪽은 원형이고, 안쪽은 구부러졌고 오목하다. 그러므로 두 귀는 마주 붙어 있으면서 바퀴 모양의 뚫어진 구멍으로 되어 있다. 폐는 아래로 늘어져 있다. 그러므로 코는 매달려 있다. 심장의 끝은 조금 남쪽을 가리키고 있다. 그러므로 혀는 그 형상을 닮아서 세로로 누워 있고 또 그 혀 끝은 뾰족하다. 비장과 위장은 서로 부딪쳐 마찰하는 형세로 비장이 가로로 위를 감싸 주고 있으니, 이것은 입술의 모양과 마찬가지이다. 간(肝)에는 모서리가 있으니 이는 눈의 모양을 닮은 것이다.

 

심장은 하나인데 앞쪽에 위치해 있으면서 위로 올려 붙었으니 불[火]에 해당한다. 콩팥 두 개는 뒤쪽에 위치해 있으면서 내려 붙었으니 물[水]에 해당된다. 이는 음(陰)과 양(陽)이 마주 대한 위치가 분명하다.

 

허파와 심장이 위쪽에 위치하고 있는 것은 혈(血)과 기(氣)가 서로 따르게 하기 위해서이다. 간(肝)과 콩팥이 아래쪽에 위치해 있는 것은 아들과 어머니가 서로 의지하고 있는 것과 같다. 비장은 중앙에 위치하니 토(土)의 바른 위치이다.

 

부(腑)는 양(陽)이다. 위(胃)는 부의 근본이 되는 것이므로 인두(咽頭)와 이어져서 앞에 위치해 있다. 장(臟)은 음(陰)이다. 폐는 장의 근본이므로 후두(喉頭)와 이어져서 뒤에 위치해 있다.

 

폐는 소리이고, 목구멍은 피리이며, 심장은 음악과 같다. 혀는 이것들을 조절하는 것이요, 말은 악(樂)을 이루는 것이다.

 

숨쉬고 먹고 침을 분비하는 이 세 구멍은 입과 관련이 있다. 배설과 정액(精液) 두 구멍은 외신(外腎)과 관련되어 있어 위아래의 관(管)이 각기 용도가 있다.

 

사람이 처음에 생길 때는 물을 바탕으로 하여 이루어진다. 3개월 되면 장부(臟腑) 가운데에서 콩팥이 제일 먼저 생긴다. 이미 세상에 태어나서 젖을 먹은 지 32일이 지나면 한 번 변증(變蒸 변은 정지(情智)가 변하는 것이고 증은 혈맥에 열이 나는 것이다)하고, 먼저 콩팥이 생기니 물의 공용(功用)이 지극하다.

 

옛 장도(臟圖)에는 인(咽)이 후(喉)의 뒤에 있다. 그러나 서양의 장도를 보면 후가 인의 뒤에 있다. 이것이 의아스러운 단서이다. 그러나 손으로 목을 더듬어 헤아려보면, 위로 통하는 기관이 분명히 앞에 있으니, 서양의 장도가 맞는 것 같다.

 

목구멍이 앞에 있어 곡식의 맛을 받아들이는 것은 양(陽)의 도(道)이다. 항문(肛門)은 뒤에 있으면서 곡식의 찌꺼기를 배출하는 것은 음(陰)의 도이다.

 

폐는 기(氣)를 내고, 심장은 피를 만든다. 그러므로 장부(臟腑)의 힘살이 심장과 폐와 통하게 되어 있어 서로 운반되니, 이는 힘살이 아니고 그 기관의 가운데가 비어 대나무통과 같이 통할 수 있게 되어 있어서인가.

 

척추뼈는 비유하자면 나무의 줄기요, 집의 대들보나 마찬가지이다. 그러므로 오장(五臟)이 모두 등 가까이에 위치해 있다. 또 심장의 힘살과 콩팥의 힘살이 모두 척추에 부착되어 있으니, 어찌 중요하다 하지 않으랴.

 

단양(單驤)이 고설(古說)을 들어,

“왼쪽 콩팥은 부(腑) 가운데에서 방광(膀胱)이고 오른쪽 콩팥은 명문(命門)인데, 부 중에서 삼초(三焦)이다. 남자는 정액을 저장하고, 여자는 태(胎)에 매어 있어 이치로써 주재(主宰)한다. 삼초에는 당연히 방광과 같은 형태가 있다.”

했다. 왕숙화(王叔和)는 말하기를,

“삼초(三焦)에는 장이 있으나 형태가 없다.”

했으니, 역시 크게 잘못된 것이 아닌가. 이른바 삼초(三焦)란 무엇인가. 인체 가운데에 상ㆍ중ㆍ하 세 다른 방향으로 위치하고 있어, 사람의 마음이 맑고 고요하며 욕심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즉 정기(精氣)가 삼초에 흩어져 있어 온 몸이 영화로운데, 한 번 욕심이 일어나면 마음의 불이 맹렬히 타다가 삼초(三焦)의 정기(精氣)를 모아 명문으로 들어가 쏟아 버린다. 그러므로 이 부(腑)를 초(焦)라고 한다. 서둔(徐遁)이 굶어 죽은 사람의 장부를 살펴보니, 오른쪽 아래에 손같이 큰 지막(脂膜)이 있어, 바로 방광과 상대하여 있는데, 두 개의 하얀 맥이 그 속으로부터 나와 척추에 끼어 올라가서는 뇌를 관통하고 있었다. 생각건대 이것은 곧 도가(道家)들이 말하는 협척쌍관(夾脊雙關)이라는 것으로, 손 크기의 지막(脂膜)이 바로 삼초라는 것을 아마도 깨닫지 못한 것 같다.

《황제서(黃帝書)》에는,

“상초(上焦)는 안개와 같고, 중초(中焦)는 거품과 같고, 하초(下焦)는 도랑과 같다.”

하였고, 편작(扁鵲)은,

“초(焦)는 근원으로 물과 음식의 통로가 되고, 호흡을 맡는 기관이다. 상초(上焦)는 심장 아래, 하격(下膈) 위(胃)의 입구 위에 있다. 중초(中焦)는 위(胃) 중간에 있어 위도 아니고 아래도 아니다. 하초(下焦)는 배꼽 아래에 있는데 그 위치는 방광 위에 해당된다.”

하였다. 단양과 서둔 두 사람의 말을 살펴볼 때 모두 위치가 거의 맞는 듯하고, 황제(黃帝)가 말한 안개니 도랑이니 하는 삼초에 대한 그의 논리도 버릴 수는 없다.

생각해 보건대, 형체가 있어 방광과 마주한 삼초가 있으니 안개ㆍ거품ㆍ도랑 같다는 말에 구속될 필요가 없으며 또 안개ㆍ물거품 같은 무형(無形)의 삼초도 있으니 편작의 말대로 세 곳에 나누어져 있는 것일까. 삼초가 이미 장부의 대열에 끼어 있으니 곧 형체가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유형의 삼초가 하나이고, 무형의 삼초가 셋인지 의심스럽다.

또한 정액을 저장하고, 태를 이어매는 것은 기관이 있은 연후에야 가능하다. 만약 삼초가 무형이라면 명문(命門)은 하나의 조그만 살덩어리로 어찌 모든 것을 저장해 포용해 기를 수 있겠는가. 그러나 이미 태에 맨다 하였으니, 또 하나의 방광과 같은 포(胞)가 명문에 매여서 이를 포문(胞門)이라 하는데 이른바 기항지부(奇恒之府)이다. 그러므로 억지로 삼초는 유형(有形)의 것이라 할 수는 없다. 맥경(脈經)에는 삼초로써 명문지부(命門之腑)로 여기지 않고 포문자호(胞門子戶 자궁(子宮))가 바로 그 부라 하였다.

 

오장(五臟)이 위치하고 있는 순서로 말하면 비장이 중앙에 있고, 복부의 내부로 말하면 콩팥은 중앙에 위치하여 있는데, 폐골(蔽骨)인 구미(鳩尾)에서부터 모제(毛際)에 있는 곡골(曲骨)에 이르기까지가 복부이다. 배꼽은 한가운데에 있는데 거기로부터 곧장 뒤에 위치해 있는 콩팥과 서로 대하여 있다. 사람이 맨 처음 형체를 이룰 때에는 대개 하거(河車 태반(胎盤))가 가장 먼저 응결한다. 그 가운데에는 한 개의 줄기가 돌출하여 생겨나는데 이것이 탯줄이고, 탯줄 가운데에 한 점의 정혈(精血)이 있는데 이것이 콩팥이 된다. 그 다음엔 비장(脾臟)이 되고 간(肝)이 된다. 이리하여 신장과 배꼽은 서로 겉과 속으로 상대가 된다.

 

이 탯줄 가운데에서 신장(腎臟)이 먼저 생겨나고, 이미 형체를 이룬 후에 태어나면 탯줄은 비로소 말라서 떨어진다. 비유컨대 과일이 열매를 맺으려면 먼저 꽃받침이 생겨 꽃잎이 갖추어지는데 꽃받침 뒤에 이미 조[粟]알만한 열매가 맺혀 있다가 열매가 성숙해진 후에 꽃받침이 비로소 떨어져 나가는 것과 같다.

 

《갑을경(甲乙經)》에 이르기를,

“신(腎)이란 이끌어 들인다는 뜻으로 기(氣)를 이끌어다 골수(骨髓)에 통하게 한다.”

했다.《좌전(左傳)》에 등(鄧) 나라의 삼생(三甥 추생(騅生)ㆍ염생(聃生)ㆍ양생(養生))이 등군(鄧君)에게 초 문왕(楚文王)을 죽이라고 권하여 말하면서,

“만약 일찍 도모하지 않는다면 나중에 당신은 후회막급[噬齊]일 것이다.”

하였는데, 주(註)에,

“제(齊)는 제(臍)와 같다.”

하였다. 상고하건대, 신장은 기운을 끌어다 골수로 통하게 할 수 있을 뿐만이 아니라 배꼽을 끌어다 마주 위치하게 할 수도 있다. 따라서 배꼽은 콩팥과 가지런히 위치하고 있으므로 배꼽 제[臍] 자에 가지런할 제[齊]가 붙은 것이다.

 

장부(臟腑)는 모두 오행(五行)을 타고 생겼으므로 그 기관들의 발영(發榮)도 역시 각기 오행을 갖추고 있다. 폐(肺)는 피부 털에 속하는데 털은 마르고 날카로우므로 금(金)과 같고, 심장(心臟)은 혈맥(血脈)에 속하는데 피의 색이 불[火]과 같이 붉고, 비장(脾臟)은 토(土)를 주로 하므로 살덩어리가 그것과 같고, 간(肝)은 목(木)을 주로 하므로 근막(筋膜)이 그것과 같고, 신(腎)은 골수(骨髓)를 주로 하므로 골수의 모양이 물과 같으니 이는 정당한 품성(品性)이다. 그러나 또한 한 가지가 네 가지를 갖추고 있다.

마치 폐는 털이 마르고 날카로운 것과 같아 금(金)의 정품(正稟)을 받았으므로, 똑바로 선 것은 목(木)과 같고 그 빛이 검은 것은 수(水)와 같고 그 뾰족뾰족한 것은 화(火)와 같고 그 장양(長養)하는 것은 토(土)와 같으니, 이런 식으로 유추해 보면 다른 기능도 갖추고 있지 않은 것이 없다.

 

타고날 때부터 정해진 것이 있으므로 콩팥에는 명문(命門)이 있고 운영의 묘(妙)가 있다. 따라서 배꼽이 정신의 집[神闕]이 된다.

 

***

腎兩顆對着。形外逶迤以圓。內曲凹。故兩耳對着。輪竅象之。肺下垂。故鼻之地位懸垂也。心之端少指南。故舌從其勢。而縱偃且稍尖也。脾胃互有磨勢。而脾橫包胃。是唇之象也。肝有稜。象眼也。

心一顆處南而上火也。腎兩顆處北而下水也。此陰陽對位之明正也。

肺心之在上。血氣之相隨也。肝腎之處下。子母之相依也。脾在中央土之正位也。

腑者。陽也。胃爲腑宗。故承咽而居前也。臟者。陰也。肺爲臟宗。故承喉而居後也。

肺。聲也。喉。管籥也。心。樂也。舌。調之者也。言。樂之成也。

氣食津三竅。幷關于口。溺精二竅。幷關于外腎。上下管。各有其應。

人之初生。資水以成。臟腑之中。腎先成於三月。旣生而飮乳。三十二日一變蒸。先生腎氣。水之功用至矣哉。

古臟圖。咽在喉之後。歐圖。喉在咽之後。此疑端也。然以手摩頸而測之。則胃管分明在前。歐圖似是。

咽管在前。而納糓食之滋味者。陽之道也。肛門處後。而出糓食之滓穢者。陰之道也。

肺以生氣。心以生血。故臟腑之系通於心肺。自相灌輸。則系非是頑肉。而中空通。似竹管歟。

脊骨比木之榦宅之樑。故五臟皆近於背。而心系腎系俱着於脊。豈非重歟。

單驤言古說。左腎其腑膀胱。右腎命門。其腑三焦。丈夫以藏精。女子以繫胞。以理主之。三焦當如膀胱有形。而王叔和言。三焦有臟無形。不亦大謬乎。謂之三焦者。何也。分布人體中。有上中下之異。方人心湛寂。慾念不起。則精氣散在三焦。榮華百體。及其慾念一起。心火熾然。翕撮三焦精氣。入命門之府。輸瀉而去。故號此腑爲焦耳。徐遁見飢死人臟腑。右腎下。有脂膜如手大者。正與膀胱相對。有二白脉自其中出。夾脊而上貫腦。意此卽導引家所謂夾脊雙關者。而不悟脂膜如手大者之爲三焦也。黃帝書曰。上焦如霧。中焦如漚。下焦如瀆。扁鵲曰。焦原也。爲水糓之道路。氣之所終始也。上焦在心下下膈。在胃口上。中焦在胃中脘。不上不下。下焦在臍下。當膀胱上。按單徐兩言。頗似有理。黃帝霧漚之論。不可舍棄。意者。有有形。對膀胱之三焦。不必泥於三字。亦有霧漚無形之三焦。依扁鵲之說。三處分排耶。三焦旣在腑列則有形。余故疑有形之三焦一。而無形之三焦三耳。且藏精繫胞。有器然後可也。若無形則命門。一小塊肉。安得停貯包育哉。然旣曰繫胞。則又有一胞若膀胱者。繫于命門。號胞門。所謂奇恒之府也。然則不可強以三焦爲有形也。脉經則不以三焦爲命門之腑。而胞門子戶。廼其腑也。

以五臟位次而言之。脾居中央。以腹之部內言之。腎居中央。自蔽骨鳩尾。至毛際曲骨。皆腹也。臍恰居中間直北。與腎相望。大抵人之初成形。河車先凝。其中一莖突生。是爲臍蔕。臍蔕中。有一點精血。是爲腎。次第爲脾爲肝。是腎與臍。相爲表裡對冲也。

臍蔕中。先生腎旣成形。解娩而臍蔕始乾落。比如果蓏結實。先生蔕而具花瓣。蔕端已含如粟大實。實旣爛熟。蔕始謝矣。

甲乙經曰。腎者。引也。能引氣通于骨髓。左傳。鄧三甥勸鄧君殺楚文王曰。若不早圖。後君噬齊。註。齊臍同。按腎非獨引氣通骨髓。亦能引臍爲對位也。臍直與腎齊位。故字從齊也。

臟腑皆禀五行。其發榮亦各具五行。如肺屬皮毛。毛之燥銳。似金。心屬血脉。血之色赤似火。脾主土。?肉似之。肝主木。筋膜似之。腎主骨髓。髓象水也。此正禀也。然亦莫不居一而具四。如肺毛之燥銳。禀金之正也。其竪直似木。其色黑似水。其尖森似火。其長養似土。以類推之。無不然也。

有賦與之定。故腎有命門。有運用之竗。故臍爲神闕

 

*고전번역원 db에세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