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학 이야기/古醫書 해제

약성가 (藥性歌)

지운이 2020. 5. 5. 14:13

약성가 (藥性歌)

藥性歌 / 康命吉(朝鮮) 著 筆寫本
[發行地不明] : [發行處不明], [發行年不明] 1冊; 28.7 x 18.1 c
�제중신편(濟衆新編)� 권3의 일부, �제중신편�의 「약성 가(藥性歌)」, 그리고 �제중신편�의 소아문(小兒門)과 �동의 보감(東醫寶鑑)�의 소아 관련 내용이 필사되어 이루어진 서 적이다.
본서의 대본인 �제중신편�의 저자는 강명길(康命吉, 1737-1801)이다. 그는 본관이 순천(順天), 초명3은 명휘(命徽), 자는 군석(君錫)으로, 증조부 강여태(康汝泰, 1646-1714) 와 조부 강천구(康天衢, 1668-1753)는 내의(內醫)였으며, 아버지 강덕령(康德齡, 1691-1762)은 혜민서 주부(惠民署 主簿)를 지낸 세의(世醫) 집안에서 태어났다. 영조(英祖) 44년(1768)에 식년의과(式年醫科)에 급제하고 이듬해에 내의원(內醫院) 의관이 되었다. 1799년에 왕명으로 �제중신편�을 편찬하였으며, 숭록대부 행 지중추부사 (崇祿大夫行知中樞府事)에까지 이르렀다. 정조(正祖)가 위독해지자 시의(侍醫)로 활약하였으나, 1801년 정조의 사망 후 치료가 잘못되어 정조가 사망했다는 죄목으로 고문을 받고 64세에 사망하였다.


본서는 표제가 ‘약성가(藥性歌)’이지만, 약성가 이외의 내용이 적지 않은 분량을 차지한다. 우선 권수에 서부터 3장이 �제중신편�권3 내용의 일부이며, 그 다음이 �제중신편�의 「약성가」이다. 그리고 「약성가」가 마치자마자 같은 장에 다른 의학내용이 들어가다가, 다음 장부터 �제중신편�의 소아문과 �동의보감�의 소 아 관련 내용이 뒤섞여서 필사되어 있다. 본 해제에서는 본서의 핵심 사항인 �제중신편�의 「약성가」에 대하여 설명 한 뒤 부속적 자료에 대하여 언급하기로 한다.


「약성가」는 본초의 성미(性味), 효능(效能), 주치(主治) 등을 암기하기 쉽게 노래로 만든 것이다. �제중 신편�의 「약성가」는 공정현(龔廷賢)이 지은 �운림가괄(雲林歌括)�을 남상으로 한다. 다만, �운림가괄�에는 총 400수(현재는 393수 남아 있음)가 실려 있는데 반해, �제중신편� 「약성가」는 총 386수가 실려 있으 며, 이 386수 가운데 303수는 �운림가괄�에서 취한 것이고 나머지 83수는 저자인 강명길이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실정에 맞게 증보한 것이다.


�제중신편�의 「약성가」 중의 240여 수는 대부분 �만병회춘(萬病回春)�의 「약성가」에서 찾아볼 수 있는 것이고, 약성가가 끝나는 인유, 동변, 생강 이후부터 증보된 곳 앞까지 약 60여 수는 �수세보원(壽世保元)�을 따르고 있다. 이렇듯 중국의 의서에서 큰 영향을 받았으나, 간과할 수 없는 자체적인 특성이 있다. 첫째로 �제중신편�의 「약성가」는 향약과 당약을 구별하고 향약명을 기재해 약재 선택에 만전을 기하게 하였고, 둘째로 약성가의 구성을 이전과는 다르게 강명길 나름의 의학적 배경에 따라 배치하였으며, 셋째로는 주석을 통해 보다 자세한 본초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증보된 83수의 약성가는 �동의보감�체제에 근거하여 본초를 배치하고 있어 본초학이 뚜렷하게 발전하지 않았던 우리나라에서 본초학적 성과가 어떻게 결실을 맺는지를 확인시켜 준다.


�제중신편�의 「약성가」 뒷장부터 시작되는 소아 관련 의 료 정보는 주로 �제중신편�의 내용과 �동의보감�의 내용이 조합되어 있다. 체제상의 큰 특성이 없이 처방명과 병증 등이 소제목으로 혼재해 있고 마지막 장은 온전하지 않아 필사 를 하다가 그친 감이 있다.


우리나라는 본초학보다는 임상에서의 활용, 즉 실용적 목적 에 의해 본초에 대한 탐구가 있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18세기 이후 뚜렷하게 확인되는 사항 가운데 하나가 간이의학 (簡易醫學)의 지향이며, 처방에서의 약재 수가 점점 줄어 적 지 않은 서적에서 ‘단방(單方)’이라는 제목이 붙어 나오게 된 다. 이러한 분위기는 일제 강점기까지 이어지고 �단방신편(單方新編)�과 같은 서적이 나오는 데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여겨진다. �제중신편�의 「약성가」는 단방을 지향했던 우리 의료 현실을 아주 잘 반영해 주는 서적으로, 특히 우리나라 최초로 관찬의서에 약성가가 실렸다는 큰 특성이 있다. �제중신편�은 애초 부터 �동의보감�의 처방의 호번함을 만회하고자 기획되었다고 전해지는데, �제중신편�의 여러 내용 가운데 특히 「약성가」 부분은 책의 어느 부분보다 간단한 처방을 할 수 있는 단방으로 이루어진 386수가 기재되어 있었던 것이다.


「약성가」에서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증보된 83수의 약성가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는 남과(南瓜), 연초 (煙草) 등 당시로서는 새로운 본초에 대한 정보를 싣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게 많은 사람이 익숙한 �동의보감�의 본초 배열 체제를 따르고 있다. 게다가 이곳에서 다루고 있는 본초는 외딴 시골에 사는 사람들도 구하기 쉬운 물고기, 곡식, 과일 등의 음식물이 주로 배열되어 있다. 이는 당시 약재 수급이 원 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일반 민중들이 의료 정보를 취득하기만 하면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려는 취지에서 비롯된 것이며, 약성가가 자국화 되는데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리고 증보된 부분의 주석은 중국 자료에 의거하지 않고 대부분은 �동의보감�의 본초 내용을 그대로 싣거나 압축하여 선보이고 있다. 이는 특히 증보된 부분이 얼마나 우리 실정에 맞게 형성되었는가를 알게 해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사항은 무엇보다 실제 임상에서 활약했던 저자의 임상경험이 녹아들어간 것이 라고 할 수 있으며, 우리나라 본초학이 나름대로 꽃 피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본서는 이상과 같은 �제중신편�의 「약성가」가 어떻게 필사되고 유전되었는지를 알게 해주는 귀한 자료라고 할 수 있다. 둘째로 약성가의 구성을 이전과는 다르게 강명길 나름의 의학적 배경에 따라 배치하였으며, 셋째로는 주석을 통해 보다 자세한 본초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증보된 83수의 약성가는 �동의보감�체제에 근거하여 본초를 배치하고 있어 본초학이 뚜렷하게 발전하지 않았던 우리나라에서 본초학적 성과가 어떻게 결실을 맺는지를 확인시켜 준다.


�제중신편�의 「약성가」 뒷장부터 시작되는 소아 관련 의료 정보는 주로 �제중신편�의 내용과 �동의보감�의 내용이 조합되어 있다. 체제상의 큰 특성이 없이 처방명과 병증 등 이 소제목으로 혼재해 있고 마지막 장은 온전하지 않아 필사를 하다가 그친 감이 있다.


우리나라는 본초학보다는 임상에서의 활용, 즉 실용적 목적에 의해 본초에 대한 탐구가 있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18 세기 이후 뚜렷하게 확인되는 사항 가운데 하나가 간이의학 (簡易醫學)의 지향이며, 처방에서의 약재 수가 점점 줄어 적 지 않은 서적에서 ‘단방(單方)’이라는 제목이 붙어 나오게 된 다. 이러한 분위기는 일제 강점기까지 이어지고 �단방신편(單方新編)�과 같은 서적이 나오는 데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여겨진다. �제중신편�의 「약성가」는 단방을 지향했던 우리 의료 현실을 아주 잘 반영해 주는 서적으로, 특히 우리나라 최초로 관찬의서에 약성가가 실렸다는 큰 특성이 있다. �제중신편�은 애초부터 �동의보감�의 처방의 호번함을 만회하고자 기획되었다고 전해지는데, �제중신편�의 여러 내용 가운데 특히 「약성가」 부분은 책의 어느 부분보다 간단한 처방을 할 수 있는 단방으로 이루어진 386수가 기재 되어 있었던 것이다.


「약성가」에서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증보된 83수의 약성가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는 남과(南瓜), 연초 (煙草) 등 당시로서는 새로운 본초에 대한 정보를 싣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게 많은 사람이 익숙한 �동의보감�의 본초 배열 체제를 따르고 있다. 게다가 이곳에서 다루고 있는 본초는 외딴 시골에 사는 사람들도 구하기 쉬운 물고기, 곡식, 과일 등의 음식물이 주로 배열되어 있다. 이는 당시 약재 수급이 원 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일반 민중들이 의료정보를 취득하기만 하면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려는 취 지에서 비롯된 것이며, 약성가가 자국화되는 데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리고 증보된 부분의 주석은 중국 자료에 의거하지 않고 대부분은 �동의보감�의 본초 내용을 그대로 싣거나 압축하여 선보이고 있다. 이는 특히 증보된 부분이 얼마나 우리 실정에 맞게 형성되었는가를 알게 해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사항은 무엇보다 실제 임상에서 활약했던 저자의 임상경험이 녹아들어간 것이 라고 할 수 있으며, 우리나라 본초학이 나름대로 꽃 피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본서는 이상과 같은 �제중신편�의 「약성가」가 어떻게 필사되고 유전되었는지를 알게 해주는 귀한 자료 라고 할 수 있다. (박상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