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학 이야기/古醫書 해제

두방신효방 (痘方神效方)

지운이 2020. 5. 5. 15:41

두방신효방 (痘方神效方)


痘方神效方 筆寫本 [發行地不明] : [發行處不明], [發行年不明] 1冊(66張); 25.0 x 15.2 cm


�두방신효방(痘方神效方)�은 천연두 치료에 효과적인 처방을 필사한 경험방(經驗方)이다. 두방(痘方)은 두창(痘瘡) 치 료법을 이른다. 두창은 ‘천연두’를 한방에서 이르는 말이다. 예로부터 전해지는 두창의 치료법과 저자의 임상경험을 토대로 효과적인 치료법을 적은 두창경험방(痘瘡經驗方)이다. 이 책은 본문 이외에 저술과 관련한 사항을 확인할 수 있는 서문이나 발문 등의 기록이 없는 저자미상의 책이다.
본문은 맨 앞에 책의 저술 취지를 설명하고 이어 목록이 없이 바로 병증(病症)과 해당 병증에 효과가 있는 처방에 대해 적고 있다. 한 가지 약재로 이루어진 단방(單方)을 비롯해 여러 가지 처방들을 적었다.


병증별로 효과가 있는 처방약으로는 주로 탕제(湯劑)를 많
이 언급하고 있는데, 그 종류를 보면 화수탕(化壽湯), 사군자탕에서 흰삽주와 백복령을 빼고 단너삼(황기)을 넣은 보원탕(保元湯), 열(熱)이 나면서 발진이 돋으려고 할 때 허리가 아픈 것을 치료하는 처방인 신해탕(神解湯), 이중환(理中丸), 인삼이중탕이라고도 하며 비위가 허한하여 배가 그득하고 아프며 자주 설하는 데 쓰는 처방인 이중탕(理中湯), 위기(胃氣)가 수렴하여 구토와 설사를 멎게 하는데 신효(神效)한 처방인 정중탕(定中湯), 어린이가 비위허약으로 설사를 계속하고 몸이 약해지는 데 쓰는 처방인 고진탕(固 眞湯), 함복(陷伏)과 도엽(倒靨)으로 발진이 돋지 않는 것을 치료하는 처방인 수양탕(水楊湯), 한사(寒瀉)가 태양경맥(太陽經脈)에 침습하여 오슬오슬 춥고 열이 나고 땀은 나지 않으면서 머리와 온몸의 뼈마디가 아프고 기침을 하며 숨이 찬 데 쓰는 처방인 마황탕(麻黃湯), 열병을 앓은 뒤 헌데나 뾰두라지가 나거나 머리, 얼굴, 가슴, 옆구리와 팔다리의 뼈마디가 달아 오르면서 아픈 데 쓰는 처방인 소독탕(消毒湯), 상한 (傷寒)에 열이 심하게 나고 가슴이 답답하여 잠을 이루지 못하며 건구역질이 나고 입이 마르고 가슴이 그 득한 것을 치료하는 처방인 해독탕(解毒湯), 몸에 열이 몹시 나고 땀을 흘리며 가슴이 답답하고 입 안이 말라 물을 많이 마시며 혀가 벌겋고 누런 혀이끼가 끼며 맥이 홍대한 데, 기관지 천식 등에 쓰는 처방인 백호탕(白虎湯), 습열로 인한 허약, 허화로 인한 목병, 혈허로 인한 두통, 불규칙적인 달거리에 쓰는 처방인 가미사물탕(加味四物湯), 피가 섞여 연붉은 빛을 띤 땀이 날 때 쓰는 처방인 가미한혈탕(加味汗血湯), 가미승제탕(加味升提湯), 허로(虛勞)로 기가 허하여 배가 아프고 입맛이 없으며 손발이 노곤하고 식은땀이 나는 데 쓰는 처방인 황기건중탕(黃氣建中湯), 간이 실한 증세를 치료하는 지황세간탕(地黃洗肝湯), 기를 보하는 온중익기탕(溫中益氣湯), 혈을 식히고 독을 화하게 하는 양혈화독탕(凉血化毒湯), 청지퇴화탕 (淸地退火湯), 십전대보탕(十全大補湯), 소활구약탕(笑活救若湯), 사군자탕(四君子湯) 등이 있다. 특히 보 원탕(保元湯)을 자주 언급하고 있는데, 보원탕은 ①몸이 허약하여 온몸이 나른하고 기운이 없는 데, 숨이 잦고 가슴이 답답하며 입맛이 없고 소화가 잘 안되며 추위를 타는 증상, ②기혈 부족으로 온몸이 노곤하고 기운이 없으며 팔다리가 아프고 걸어 다니기가 힘든 데, ③기허(氣虛)로 몸이 자주 헌데가 생기는 데와 궤양이 제때에 아물지 않는 데에 쓰는 처방이다.


이 책에서는 병증의 치료 뿐만 아니라 평소에 기나 혈, 비위에 문제가 있는 경우 보할 수 있는 보기(保 氣), 보혈(保血), 보비위(補脾胃)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본문의 뒷부분에서는 처방약 약제의 종류나 양, 비율 등에 대한 조제법을 적었다. 이 책에 주로 보(保, 補)하는 처방이 많은 것은 '두창'의 치료법이 크게 3가지로 보하는 것, 발산시켜 땀을 내는 것, 설사를 시키는 것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음식(飮食)에 관한 내용도 있는데 이 또한 음식을 적당히 먹이고 삼가야 할 것과 바른 생활습관을 엄격히 지키며 몸의 차고 더운 것을 적당히 하여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필사에 사용된 종이의 재질이 매우 얇고, 이면(裏面)에는 고시를 베껴놓은 종이에 난필의 글씨로 적고 있어 읽기에 상당한 불편함이 있다. 저술이나 필사시기는 조선후기로 보인다.


조선후기에 이르면서 소아과 전문의들의 출현과 함께 두창 치료 전문의들이 대거 나타나게 되는데 이에 맞추어 두창의 발병과 경과 그리고 각 해당 시기에 따른 치료법을 사전식으로 만든 간편 의서들이 나타나게 된다. 이 책 역시 이러한 전통 위에서 저술된 것이며, 이미 �마과회통(麻科會通)�이라는 두진(痘疹) 치 료서를 저술한 정약용(丁若鏞)의 명성을 빌어 권위를 더하려고 했던 것이라 하겠다. (임영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