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약합편 (方藥合編)
방약합편(方藥合編)
方藥合編 / 黃道淵(朝鮮) 著 木板本
[發行地不明] : [發行處不明], 高宗 22(1885)
1冊(23張) : 四周單邊 半郭 21.8 x 15.7 cm, 有界, 世別4段, 行字數不定 無魚尾; 28.9 x 19.4 cm
序 : 己巳(1869)...惠庵書于游藝室 刊記 : 乙酉(1885)仲秋美洞新刊
조선 고종 때의 의원(醫員)인 황도연(黃道淵, 1807-
1884)이 <의방활투(醫方活套)>와 <의종손익(醫宗損益)>을 합쳐서 새롭게 엮은 것을 그의 아들 황필수(黃泌秀, 생몰년불명)가 증보하여 편찬한 책으로 의학기술과 약물 지식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였다.
먼저 이 책의 간행기록을 살펴보면 ‘을유중추미동신간 (乙酉仲秋美洞新刊)’이라 하여, 고종 22년(1885) 가을에 미동(美洞)에서 간행하였음을 밝히고 있다. ‘미동(美洞)’이라는 지명은 현재의 서울 중구 을지로 부근으로 조선후 기방각소설이 대거 간행된 방각소(坊刻所) 중 한 곳으로 추정되나 정확한 것은 알 수 없다.
한편, <방약합편>은 여기에 소개된 미동간행본 외에, 권말에 ‘을유이월야동신간(乙酉二月冶洞新刊)’의 간기(刊記)가 있는 책도 전하는데, 간행기록상 치동 간행본이 미동 간행본에 앞서 간행된 것이다. 또 대부분의 경우에 있어서 이들 두 간행본의 본문은 동일한 판목(板木)으로 간행된 것이며, 다만 미동간행본의 경우 권말에 「석은보유방(石隱補遺方)」, 「윤증곽란자신사이후집험방(輪症霍亂自辛巳以後集驗方)」이 추가된 점이 다를 뿐이다. 이에 이 두 간행본을 구분하기 위해 미동간행본을 별도로 <중정방약합편(重訂方藥合 編)>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소장본의 경우, 다른 미동간행본 <중정방약합편(重訂方藥合編)>이 일반적으로 84-85장으로 구성되는데 반해, 전체가 23장으로 수록 매수가 현저하게 적고, 따라서 누락된 부분이 많다. 완전한 <중정방약합편(重訂方藥合編)>의 경우 「방약합편원인(方藥合編源因)」, 「의방활투서(醫方活套序)」, 「목록(目錄)」, 「약성강령(藥性綱領)」, 「혜암심서방약합편(惠庵心書方藥合編)」, 「석은보유방(石隱補遺方)」, 「윤증곽란자신사이후집험방(輪症霍亂自辛巳以後集驗方)」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에 반해 소장본은 「혜암심서방약합편(惠庵 心書方藥合編)」의 대부분이 누락되어 있으며, 「석은보유방(石隱補遺方)」의 일부도 잃고 없다.
완전한 체제를 갖춘 <방약합편>을 중심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일반적인 본문에 해당하는 「혜암심서방약합편(惠庵 心書方藥合編)」은 전체를 4단으로 나누어, 상 1단에는 새로이 보충한 「약성가(藥性歌)」를 싣고, 아래 3단에는 「의방활투(醫方活套)」를 실었다. 곧 상 1단(上段)의 「약성가(藥性歌)」는, 개별 약재의 성미와 효능을 4언 4구 또는 7언 2구 등의 한문 가사로 만들어 외우기 쉽게 하였다. 특히 외국산(外國産) 약초의 경우 우리말 이름을 붙여 참고하기 편리하도록 하였다.
하단의 3단에는 종래에 실용되어 오던 증상별 처방을 상, 중, 하의 삼통(三統)으로 나누고, 3단(段)에 각 약물의 사용법을 일목요연하게 기록하였다. 곧 상통(上統)은 보제(補劑) 곧 몸을 보하게 하는 약재, 중 통(中統)은 화제(和劑) 곧 기혈을 고르게 하고 속을 편하게 하는 약재, 하통(下統)은 공제(攻劑) 곧 병의 원인이 되는 독을 치료하는 약재로 구성되어 있다.
한편 권말에는 「석은보유방」, 「윤증곽란자신사이후집험방」을 실어, 윤증(輪症: 돌림병), 곽란(霍亂: 급성 토사)에 대한 처방을 기록하였으며, 구급시의 대처와 예방, 금기 사항들을 보충하여 실었다.
황도연은 <동의보감(東醫寶鑑)>, <본초침선(本草針線)>, <만병회춘(萬病回春)>등에서 중요한 내용들만을 선별하여 요점을 간추렸으며, 특히 실용성에 바탕을 두고 선별하여, 책이 실제 임상에서 사용될 수 있도록 하는데 주력하였다. 그의 저술에 있어서 가장 큰 목적은 실제 임상에서 이를 제대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실용성에 있었던 것이다. 실제로 의원을 운영했던 그는 당시의 의서들이 지나치게 분량이 많고, 증상의 분류가 중복된 점이 많아서 실제 임상에서 사용하기 어렵다는 것을 현장에서 직접 체험했을 터였다.
이에 그는 현장에서 사용되던 의서들을 정리하고 필요한 부분을 보완하여 철종 6년(1855)에 <부방편람 (附方便覽)<을 간행하였으며, 고종 5년(1868)에는 <의종손익(醫宗損益)>과 <의종손익부여(醫宗損益附餘)>를 편찬하고, 다음해인 고종 6년(1869)에는 <의방활투(醫方活套)>를 간행하는 등 활발한 저술활동을 벌였다. 이러한 점에서 그의 저술들은 이전에 간행된 의서들에 비해 내용이 간결하고, 병의 제 증상에 대한 분류에 있어서도 중복되는 부분이 적은 편이다. 특히 임상적인 시점에서 실용적으로 편찬되었기 때문에 오랜 기간 한방치료서로써 사랑받아 왔으며 민간에서도 널리 읽혀졌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그의 책들이 현대에 이르기까지도 끊임없이 보완되고 정리되어 다시 간행된 것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방약합편>은 원본(元本)이 간행된 이후 여러 형태로 증보판이 편찬되었는데, <중정방약합편(重訂方藥 合編)>, <증맥방약합편(增脈方藥合編)>, <신증방약합편(新增方藥合編)>등이 널리 알려져 있으며, 현재 그 대부분이 국립중앙도서관에 다양하게 소장되어 있다. (김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