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학 이야기/古醫書 해제

삼리결 (三理訣)

지운이 2020. 5. 9. 22:52

삼리결(三理訣)


三理訣 / 尹東里(朝鮮) 著 筆寫本
[發行地不明] : [發行處不明], [發行年不明] 2冊; 28.6 x 20.0 cm


이 책은 영조 원년(1725)에 당시 의업에 종사하던 윤동리(尹東里)가 저술한 운기론(運氣論)에 관련된 의서이다.
저자 윤동리(尹東里)는 조선조 숙종, 영조년간에 활동한 의원으로 호는 초창(草窓), 자는 자미(子美)이다.


본 해제본의 내용은 권1과 권2로 구성하였으며, 권1에는 원도통설(原道統說), 천진절해(天眞節解), 여담론(茹淡論), 음화론(陰火論), 보양설(保養說), 장부총론(臟腑總論), 장부조분(臟腑條分), 운기총론(運氣總論), 치법(治法), 내상변(內傷辨), 비위허실전변론(脾胃虛實傳變論), 관형찰색 (觀形察色), 청성심음(聽聲審音), 문증(問症), 왕숙화관병 생사후가(王叔和觀病生死候歌), 잡록(雜錄) 등을, 권2에는 오운(五運), 갑신세비신보사방(甲申歲脾腎補瀉方), 을술세심폐보사방(乙戌歲心肺補瀉方), 병계세심신보사 방(丙癸歲心腎補瀉方), 경정세폐간보사방(庚丁歲肺肝補瀉方) 등을 기술하였다.


원도통설(原道統說)은 하늘에는 음양(陰陽)이 있고 사람에게는 기혈(氣血)이 있으며, 하늘에는 오행(五行)이 있으면, 사람에게는 오장(五臟)이 있다는 등의 기록과 운기(運氣)에 관련된 역사적인 작품으로 복희씨(伏羲氏)의 <천원옥책(天元玉冊)>을 시초로 하여 신농씨(神農氏)의 <본초(本草)>, 헌원황제(軒轅黃帝)와 기백(岐伯)의 <소문(素問)>, 편작(扁鵲)의 <난경(難經)>, 후한(後漢) 화타(華佗)의 <갑을경(甲乙經)>, 장중경(張仲景)의 <금궤옥함경(金匱玉函經)>, 당대(唐代) 손사막(孫思邈)의 <천금방(千金方)>, 송대 <선명론(宣明論)>, 원대 이고(李杲)의 <동원십서(東垣十書)>, 주진형(朱震亨)의 <단계심법(丹溪心法)>등 한당 이전과 이후의 작품과 저자에 대해서 서술하였다. 저자는 위의 내용에서 사람의 생명과 질병은 모두 오운육기(五運六氣)에 의해서 정해진 것으로 보았다. 오운(五運)은 천간(天干: 甲, 乙, 丙, 丁, 戊, 己, 庚, 辛, 壬, 癸)이 화하여 목(木), 화(火), 금(金), 토(土), 수(水)가 되는 것을 말하고, 육기(六氣)는 지지(地支: 子, 丑, 寅, 卯, 辰, 巳, 午, 未, 申, 酉, 戌, 亥)가 삼음삼양(三陰三陽)과 합하여 풍(風), 한(寒), 서(暑), 습 (濕), 조(燥), 화(火)로 이들이 만물을 조화하고 인체의 오장육부(五臟六腑)가 있어 생기를 주어 살 수 있도록 하였으며, 질병 치료에 있어서도 오운육기(五運六氣)의 이치를 잘 터득하여 치료에 임해야 한다고 하였다. 이는 <황제내경소문(黃帝內經素問)>의 운기학설(運氣學說)이나 송대(宋代) 유온서(劉溫舒)가 <소문입식운기론오(素問立式運氣論奧)>에서 주장한 것과도 같은 맥락이다. 마지막 권2에서는 운기(運氣)로 정해진 치료법인 보사방(補瀉方) 등을 기술하였다.


이 책의 형태적인 면을 보면 표지에는 삼리결(三理訣)이라고 세로로 첨지에 써서 붙였으며, 장정은 오침안이다. 표지 뒷면에는 조선총독부 등록일자와 등록번호(소화 17. 2. 16. 古21385)가 묵인되어 있다. 그리고 다음 장에는 목차 없이 바로 내용으로 이어졌다.


이 책은 현재까지 필사되어 운기론(運氣論), 초창결(草窓訣), 원기치법(圓機治法), 운기연론(運氣衍論), 초당유결(草堂遺訣) 등 다양한 서명으로 전해지고 있다. 내용을 비교해 보면 약간씩 차이가 있는데 이는 저자가 경험을 바탕으로 증보하거나 개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 근거가 본 해제본에는 없으나 동 의서인 <초창결(草窓訣)>의 운기연론서(運氣衍論序)에 ‘崇禎乙巳(1725) 七月 上澣 草窓道人 尹東里序’와 중간의 용약권서(用藥勸序)에 ‘歲丙寅(1746)仲夏 不肖 東里識’, 그리고 운기론발(運氣論跋)에서 ‘丙辰(1736) 元月 下澣 淡窩’라고 기재되었는데, 1725년, 1736년, 1746년 거의 10년에 거쳐 서와 발문을 작성한 것은 내용의 변화를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초창결(草窓訣)’은 1964년 온양 아산군 한의사회에서 석판본(石版本)으로 간행하여 국립중앙도서관 고전운영실(古7671-55)에 보존되어 있고, 필사본이 한독의약박물관에도 소장되어 있으며, 초당유결(草堂遺訣) 역시 필사본으로 국립중앙도서관(古朝68-74)에 소장되어 있다. 자연의 이치를 이용한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대한 기초적인 이론을 제시해준 의서로 평가된다. (김중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