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학 이야기/古醫書 해제

빈호맥학 (瀕湖脈學)

지운이 2020. 5. 9. 23:58

빈호맥학 (瀕湖脈學)

瀕湖脈學 / 李時珍(明) 著 筆寫本
[發行地不明] : [發行處不明], [發行年不明] 1冊(20張); 23.3 x 22.3 cm


이 책은 중국 명대(明代) 빈호(瀕湖) 이시진(李 時珍)이 저술한 맥법(脈法)에 관한 중국의서(醫書)이다. 부친 이언문(李言聞)의 �사언거요(四言擧要)�를 교정해서 지은 �사진발명(四診發明)�중에서 중요한 부분만을 발췌하여 저술한 것으로 사언결(四言訣)과 칠언결(七言訣)로 구분하였다. 사언결은 일반적인 맥의 생리와 진법(診法), 제맥주병(諸脈主病), 맥상(脈象) 등을, 칠언결은 노래형식으로 27종의 맥상(脈象)과 주병(主病)을 기술하여 이용자들이 기억하기 쉽도록 작성하였다.


저자(著者) 이시진(李時珍, 1518-1593)은 중국 명(明)나라 본초학자(本草學者)로서 자는 동벽(東璧), 호는 빈호산인(瀕湖山人)이다. 약초의 생산지로 유명한 기주(蘄州)에서 출생하여 아버지 이언문(李言聞)의 가업을 이어받았다. 14세부터 향시(鄕試)에 응시하여 3번이나 실패하자 빈민치료에 전념하였으며, 그의 나이 40세인 가정(嘉靖) 36년(1557)에는 초왕부(楚王府)의 봉사정(奉祠正)과 양의소(良醫所)의 직무를 겸하기도 하였다. 가정 37년(1558)에는 중앙태의원(中央太醫院)의 원판(院判)에 추대되었지만 1년 만에 사임하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 후 각지를 돌아다니며 약재 채집과 치료법 등을 조사해서 모은 자료로 가정 31년(1552)부터 저술하기 시작했던 �본초강목(本草綱目)�을 만력(萬曆) 6년(1578)에 완성하였다. 그 밖의 저술로는 �기경팔맥고(奇經八脈考)�, �오장도론(五臟圖論)�, �명문고(命門考)�등이 있다. 후한 (後漢)의 장중경(張仲景)을 맥법의 실천자, �맥경(脉經)�과 �맥결(脈訣)�을 저술한 서진(西晉)의 왕숙화 (王叔和)를 맥학(脈學)의 창시자라고 한다면 이시진은 맥법(脈法)을 보급한 인물로도 평가되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사언결(四言訣: 經脈與脈氣, 部位診法, 五臟平脈, 辨脈提綱, 諸脈形態, 諸脈主病, 雜病脈 象, 婦兒脈法, 奇經八脈診法, 眞臟脈絶)의 내용이 없고 칠언결(七言訣)의 내용만 있다. 칠언결에는 부맥(浮 脈), 침(沈), 지(遲), 삭(數), 활(滑), 색(濇; 삽澁), 허(虛), 실(實), 장(長), 단(短), 홍(洪), 미(微), 긴 (緊), 완(緩), 규(芤), 현(絃), 혁(革), 뇌(牢), 유(濡), 약(弱), 산(散), 세(細), 복(伏), 동(動), 촉(促), 결(結), 대맥(代脈) 등 총 27종을 나열하여 각각의 맥의 상태를 설명하고, 체상(體狀)과 상류(相類), 주병 (主病)을 노래형식으로 기술하였다.

 

형태적인 면을 보면 필사본 총 20장으로 장정은 사침안(四針眼)으로 되어 있다. 표지에는 서명이 필사되었으며, 표지 뒷면에는 소화 12년(1937) 3월 25일 / 古13211 이라는 등록일과 등록번호가 있는 조선총독부도서관 장서인이 날인되어 있다.


현재 1992년에 서울 대성문화사(大星文化社)에서 발행한 박경(朴炅)의 국역본(國譯本)과 1994년 서울 의성당(醫聖堂)에서 발행한 주석본(註釋本)을 국립중앙도서관에서 DB로 구축하여 원문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책은 진맥에 관한 내용을 체계적이고 기억하기 쉽도록 편집하였으므로 한의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이나 한의사들의 애용서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된다. (김중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