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학 이야기/古醫書 해제

찬도방논맥결집성 (纂圖方論脈訣集成)

지운이 2020. 5. 10. 00:04

찬도방논맥결집성 (纂圖方論脈訣集成)


纂圖方論脈訣集成 / 高陽生(六朝) 編; 許浚(朝鮮) 校 木板本
[發行地不明] : [發行處不明], 光海君 4(1612)[後刷]
4冊 : 四周雙邊 半郭 20.9 x 15.7 cm, 有界, 10行18字 註雙行, 內向3葉花紋魚尾; 31.5 x 22.7 cm
跋 : 萬曆四十年(1612)...許浚 印文 : 淸州後人韓相瑚之印


본 해제본은 육조(六朝) 때 고양생(高陽生)이 편찬한 �찬도맥결(纂圖脈訣)�을 조선시대 선조 14년(1581)에 허준 (許浚)이 왕명을 받아 교정하여, 광해군 4년(1612)에 내의원에서 허준, 첨정(僉正) 이희헌(李希憲), 직장(直長) 윤지미(尹知微) 등이 간행한 의서(醫書)이다. 허준의 발문에 “육조(六朝) 때 고양생(高陽生)이 �맥경(脈經)�등을 표절해서 가결(歌訣)을 만들어 의술을 익히는데 편의하도록 했으나 그 내용의 요지가 비천하고 그 본래의 의미를 상실하였으므로, 선현들이 이를 한탄한 나머지 확실하게 밝힌 것이다.

 

국초에는 의술이 황폐해서 �맥경�의 전서(全書)도 보지 못하고 오직 강전(講典)에 나타난 맥결로만 진맥하는 자의 방도로 하는데, 그것도 오류가 많음을 학자들은 폐단으로 여겼던 것이다. 결국 성상께서는 이런 의방(醫方) 기술에까지 염려하여 하루는 신(臣)에게 �찬도맥결�은 문장과 주석에 오류가 있으니 교정을 하고 발문을 쓰라고 하시었다. 그 명령을 받아 나는 주야로 몰두해서 한 두 가지를 교정하였으니 성명이 확실하지 않는 것은 주(註)를 달아서 명시하고 문의가 문란한 것은 권(圈)을 쳐서 단정(斷定)하였으며 (湯)이나 환(丸)의 이름에 음(陰)이 양(陽)으로 시(豕)가 해(亥)로 와전된 것을 고치고 몇 군데를 부표 (府標)해서 진상하였다.”고 하여 교감과 편집의 경위를 밝히고 있다.

 

본 해제본의 내용을 보면 권1은 진맥입식(診脈入式)으로 진맥의 기초적인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권2에서는 오장육부와 왼손 및 오른손의 진맥법인 좌우수진맥(左右手診脈), 권3은 24맥 총론 7표 8리 9도(二 十四脈總論七表八裏九道)라 하여 칠표, 팔리, 구도를 별도로 그 의미와 병의 증상, 치료법 등을 설명하였다. 권4에서는 잡병으로 생사의 징후와 갑자기 병이 생긴 징후를 진맥하는 방법, 맥의 형상, 계절에 따라 발생되는 질병과 안색을 살펴 질병을 판단하고 치료하는 방법, 임산부를 진단하는 방법과 어린이들의 질병에 대한 징후 등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방법인 진잡병생사후급폭병후(診雜病生死候及暴病候: 形脈相反, 診四時病五行相克脈, 診四時虛實, 論傷寒, 諸病生死脈, 察色觀病人生死候, 五臟察色候), 진임부(診姙婦: 診 姙婦漏胎候, 診姙婦心腹急痛候, 診姙婦倒損傷, 診産難生死候, 診姙婦傷寒), 소아생사후(小兒生死候)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내용의 인용은 장원소(張元素: 金人)의 결고(潔古: 金代 醫官인 張元素의 字이다. 조선조 고종 5년(1868)에 惠庵 黃度淵이 編한 �醫宗損益�의 引用書 중 ‘「纂圖脈訣」六朝高陽生撰, 金張潔古雲等註’ 라고 기재되어 있다. 그의 저서는 전하지 않았는데, �동의보감�에 인용처로 기재되어 있다), 운기자(雲岐子: 이름은 張璧이 며, 潔古의 아들), 희범(希范: 宋代 李의 子), 무구자(無求子: 朱肱의 號, 저서 �活人書�), 지대명선생(池大明先生), 성무기(成無己: 金人, 저서 �明理論�), 통진자(通眞子: 宋代 劉元賓의 號, 저서 �訣�) 등 중국 명의들의 호(號)나, 자(字)를 들어 그들의 설을 기록하였다. 그러나 이 해제본은 거의 권1부터 권4까지 결고(潔古)와 희범(希范)의 맥론(脈論)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이 특징이다.


허준이 발문을 쓴 연도는 1581년인데 간행된 시기는 31년 후인 1612년이다. 그 사이에 허준의 의서 �언해두창집요(諺解痘瘡集要)�(1601), �언해구급방(諺解救急方)�(1607), �언해태산집요(諺解胎産集要)�
(1608) 등이 간행되었으며, 1년 후 �동의보감(東醫寶鑑)�(1613)이 간행되었음을 볼 때, 허준이 말년에 자신의  작품을 정리하면서 31년간 보관해 놓은 �찬도방론맥결집성�을 간행한 것이다.


본 해제본은 허준의 다른 작품에 비해 간행은 늦었지만 그의 의술 생활 중에 첫 작품이란 점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으며, 또한 당시의 진맥으로 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 의서로써 오늘날 한의학을 연구하거나 의서 연구에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다하겠다. (김중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