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학 이야기/신형 코로나는?

신형코로나 백신 개발의 허들ᆢ

지운이 2020. 5. 12. 00:34

 

 

신형코로나 백신 개발의 허들ᆢ

 

감염 확산을 막고 이 위험한 팬데믹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치료제와 더불어 백신의 개발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 현재 전 세계 의약품 제조업체와 연구기관에서 많은 연구인력이 백신 개발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실용화하기까지는 여전히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일반인들이 기대하는 것과는 달리 넘어야 할 허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해를 도모하고자 간략히나마 정리해 보자.

 

백신 임상시험은ᆢ


어떤 의약품이든 반드시 유효성과 안전성을 겸비하는 것이 기본 조건이다. 백신의 경우 특히 높은 안전성이 요구된다.

백신은 건강한 사람에게 예방을 목적으로 투여되는 것인데, 만약 백신을 투여했다가 오히려 이 백신으로 인해 건강한 사람이 병에 걸린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의약품 개발에서도 그러하지만 백신 역시 임상시험을 통해 유효성과 안전성이 확인되어야 한다. 임상시험은 법령에서 정하는 기준과 가이드라인에 따라 실시된다. 통상 사전에 대학 등의 심사·승인을 받는 것, 피험자의 인폼드 콘센트(충분한 설명에 근거한 동의)를 얻는 것 등으로 되어 있다.

백신의 임상시험 3단계

단계 I은 일반적으로 소수의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소규모 시험으로 이루어진다. 이를 통해 백신의 유효성과 안전성에 관한 예비적인 탐색을 실시하는 것이 목적이다.

단계 II는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백신의 사용방법 등에 관한 시험으로 실시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상에 미성년자와 고령자를 포함하기도 한다. 백신 접종량, 접종 일정, 접종 경로를 명확히 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단계 III은 대규모 집단에서 유효성과 안전성의 데이터를 얻는 것이 목적이다. 투여되는 피험자도 투여하는 의사도 알 수 없도록 랜덤하게 백신 또는 위약(위약)을 할당하여 투여하고 그 효과를 비교함으로써 유효성을 테스트한다. 이는 무작위화 이중맹검 비교시험으로 불린다. 피험자도, 의사도 모르기 때문에, "이중맹검"이다.

단계 III은 수천 명 규모의 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도 있어, 여기에 연구개발비의 대부분이 들어가게 된다. 성공해서 실용화될 수 있기도 하지만, 실패로 끝날 수도 있다. 따라서백신 개발의 최대 고비이기도 하다.

 

생백신과 불활성백신 그리고 유전자백신


바이러스의 감염증의 경우, 백신 접종이 유효한 예방 처치가 되고 있다. 과거 만연했던 홍역, 수두, 유행성 이하선염, 디프테리아, 소아마비, 파상풍 등의 질병은 백신 예방접종으로 90%가 넘는 사람이 면역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홍역의 경우 처럼 백신 예방접종으로 면역을 획득하게 되면 두 번 다시 걸리지 않게 할 수 있는 것도 있고, 독감처럼 예방접종을 해도 여전히 감염되는 것도 있다. 물론 독감도 백신 접종 후에 감염이 되더라도 중증화하지 않는 효과는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백신으로서의 유효성은 있다고 본다.

백신에는 대개 두가지 타입이 있다. 바이러스등의 원인 미생물이 발병하지 않을 정도로 약독화한 다음 사용하는 "생백신"과, 미생물의 전체 또는 일부를 감염하지 않게 무독화해 면역을 획득하는 "불활성 백신"이 그것이다.

생백신은 취약해졌다고 해도 발병 위험이 약간 남아 면역결핍자나 임산부에게는 사용할 수 없다. 홍역 수두 유행성 이하선염 등에 대해서는 생백신이 사용된다.

한편, 불활성화 백신은, 발병의 위험이 없어 취약자에게도 사용할 수 있지만, 획득할 수 있는 면역이 한정되어 있고, 그 지속 기간도 생백신에 비해 짧다.디프테리아, 소아마비, 파상풍 등에는 불활성화 백신이 사용된다.

그리고,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 바이러스의 설계도라고도 할 수 있는 유전자 정보를 사용하는 "유전자 백신"이다. 바이러스 자체가 아니고,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사용해 백신을 만들기 때문에, 이론상, 안전성에의 염려는 적다고 여겨진다.

또 개발된 뒤에는 바이러스 유전자를 넣은 플라스미드라 불리는 DNA 분자를 대장균 등을 이용해 탱크에서 배양할 수 있어 백신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진다. 이 때문에, 종래의 계란을 사용한 제조법에 비해, 단기간, 저비용으로 실용화를 도모할 수 있다. 다만 지금까지 유전자 백신이 사람에 실용화된 사례는 없다.

어느 백신이든, 발병의 위험을 줄이거나 없애는 한편, 면역을 획득할 수 있는 것이 조건이 된다. 즉 백신 후보물질에 대해 임상 시험을 통해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백신의 유효성 : 그 예방 효과


백신의 유효성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임상시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기본적으로는 '발병 예방효과'를 확인하는 것이다.발병 예방효과는 백신을 맞지 않은 경우와 비교해 얼마나 발병하는 환자를 줄일 수 있는지로 나타난다.

예를 들어, 백신과 플라시보를 각각 100명씩 피험자에게 투여했다고 하자. 얼마 후 백신을 투여받은 사람으로부터는 20명, 플라시보를 투여받은 사람으로부터는 50명이 발병했다고 한다면, 30명(50명ㅡ20명)의 발병을 예방할 수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발병 예방 효과는 60%(=30명÷50명)가 된다.

감염증의 종류에 따라 발병 예방효과는 다르다. 예를 들어 예방접종 효과가 평생 지속될 것으로 판단되는 홍역의 경우 발병 예방효과는 90% 이상이라는 연구보고가 있다.

계절성 독감의 경우에는 예방접종을 해도 그 효과는 수개월로 제한된다. 한 연구에 따르면 발병 예방효과는 65세 이상의 건강한 고령자에 대해 약 45%였다고 한다.

이처럼 백신의 효과는 100%가 아니다. 설령 백신을 맞더라도 감염이나 발병을 하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백신을 맞으면 감염자의 수를 줄일 수 있고 그 결과 감염 확대를 억제할 수 있다. 즉, 백신에 의해서 "집단 면역"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이 집단면역을 얻기 위해 조기 백신 개발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부대반응"의 리스크가 없어야ᆢ


안전성 평가는 투여된 모든 피험자로부터 '유해현상'을 수집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백신의 경우 체외의 물질이 화학작용하는 것보다 체내에서 면역학적으로 일어나는 반응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치료약의 부작용과 구별해 부대반응이라는 용어가 사용된다.

부대반응으로는 예방접종을 한 부위가 붓거나 붉은 빛을 띠거나 욱신욱신 아픈 국소 반응과 발열, 림프절이 붓는 등의 전신 반응이 있다. 국소 반응이나 전신 반응의 대부분은 투여 후 며칠 이내에 발현된다고 한다.

특히 심각한 유해현상으로서 사망·장애나 그 우려가 있는 증례, 후세대에서의 선천성 질환·이상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심각한 유해현상에 대해서는 상세한 보고서를 작성하는 동시에 보고 후에도 충분히 모니터링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

이들 유해현상을 수집하는 기간은 불활성화 백신의 경우 투여 후 2주간, 생백신의 경우 투여 후 4주간이 기준이다. 전화 연락에 의해 확인하거나 피험자가 진찰할 때에 일지를 회수하거나 하여 수집된다.

이와 같이 백신의 경우는 안전성에 대한 평가가 매우 중시된다. 발병 예방효과가 아무리 높아도 부대반응의 위험이 크면 개발은 중단된다. 그만큼 백신의 개발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개발 중단의 가능성도ᆢ


현재 전 세계의 많은 의약품 제조업체와 연구기관에서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제  및 백신의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백신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연구 중에는 이미 임상시험을 개시한 것이나 곧 임상시험에 들어간다고 공표한 것도 있다. 백신 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일반적으로 의약품 개발은 성공과 실패를 예측하기 어렵고 위험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백신의 경우 개발 도중 감염증이 수습되거나 타사의 백신이 먼저 실용화되면 개발을 중단해야 하는 사태도 일어날 수 있다.

앞서 나타났던 사스(SARS 중동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의 경우 확산되는 동안 역시 백신 개발 경쟁이 치열했으나 시간이 지나며 상황이 수습되며 완성되지 못하고 끝나버렸다.

이번 신형 코로나로, 유전자 백신의 개발에 임하는 연구자들에 따르면, 현재 개발중에 있는 백신 후보물질은, 임상 시험등을 통해 사람을 대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될 때까지 최저 6개월은 걸린다고 한다. 게다가 개발도 되기 전에 바이러스의 유행이 억제되면, 개발을 중지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ᆢ 현재로선 무한 확산될 것만 같은 이 신형코로를 막을 수 있는 예방백신의 개발에 기대할 수 밖에 없다. 신속한 백신 개발을 위한 연구자들의 노력은 물론 이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리라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