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학 이야기/의료잡학

뇌와 컴퓨터의 연결 : 앨론 머스크와 뉴럴링크

지운이 2020. 9. 2. 17:11

뇌와 컴퓨터의 연결 : 앨론 머스크와 뉴럴링크. 

 

이 시대 산업혁명을 리드하는 ‘위대한’ 앨론 머스크(Elon Musk)는 자율전기자동차의 신화를 하루하루 새롭게 써내려가는 가운데, 인간 뇌 기능과 관련 기술에서도 혁명적 시도를 하고 있다.

 

뇌임플란트라고 불리는 BMI(Brain-Machine Interfaces)라는 기술이 그것인데, 그가 이끄는 뉴럴링크라는 회사에서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뇌에 전극을 심어 뇌 신호를 파악하는 기술이다.

 

 

BMI란 전극을 이용해 뇌의 정보를 인식 저장 관리하는 기술이다. 뇌를 구성하고 있는 신경세포(뉴런)는 전기적 신호로 인체의 각종 정보를 전달한다. 뉴런은 신체 감각이나 운동 명령 등을 전달할 때 나트륨, 칼륨, 염소 등의 이온 교환을 통해 정보를 전달한다. 단순히 마하자면 화학물질을 매개로 전기적 신호를 생성하고 이를 이용해 정보를 전달한다.

 

BMI와 충전

 

전기적 신호는 일종의 파장을 생성한다. 바로 이를 이용해 뉴런을 파괴하지 않으면서 이 파장을 감지할 수 있을 정도로 전극을 가까이 심어두면 뇌의 전기신호를 파악할 수 있다는 개념에 기초한다. 이때 60마이크로미터(0.006센티미터) 이내로 전극을 심어야만 이 파장을 인지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가깝게 전극을 심었다 하더라도 간섭 등의 이유로 신호를 인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 효율을 높이고자 신호를 받는 채널 수를 늘려 준다고 한다. 그래서 뉴럴링크는 뇌에 1만개 수준의 전극을 심는다고 한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로봇을 이용해 수 많은 전극을 빠른 속도로 이식한다고 한다.

 

시술에 사용되는 '재봉틀 로봇'

 

뇌 임플란트는 뉴럴링크 외에도 다양한 연구자들에 의해 시도되어 왔지만, 두부에 전극을 심어야 하는 만큼 리스크도 크다. 신경 손상으로 여러 가지 부작용이 수반될 우려가 크고 수술 또한 거대하여 리스크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뉴럴링크는 이 수술을 간단하게 만들기 위해 전극과 전선을 아주 작게 만들었다. 그런데 이 작은 전극을 사람이 심을 수 없어 수술용 로봇도 만들었다. 로봇은 AI로 뇌를 스캔한 후 혈관을 건드리지 않는 방식으로 상당수의 전극을 심고 대뇌의 신호를 파악한다는 것이다. 전극 하나가 약 1만개 정도의 뉴런을 담당할 수 있다고 한다. 뉴럴링크의 주장에 따르면, 라식수술 정도로 간단하고 후유증도 없다고 한다.

 

그러나 아무리 수술이 간단하다 하더라도 두개를 열고 진행되는 수술이라 위험이 따르지 않을 수는 없다. 두개골을 원형의 구멍을 내고 이곳을 통해 깊숙이 전극을 심는다. 그런 다음 프로세싱과 무선 통신을 담당하는, 동전 크기 정도의(지름 22.5mm, 두께 8mm) 전극 단말기를 부착한다. 당초에는 이 단말기를 귀 뒤에 부착하였는데, 지금은 원형으로 뚫은 두개골 위에 퍼즐처럼 끼우는 형태로 바뀌었다. 단말기를 두개골의 구멍에 끼우고 두피를 원래대로 덮어주기 때문에 외부에서 알아차리기도 어렵다고 한다. 충전은 자석식 무선충전을 통해 이루어진다. 수술은 마취없이 1시간에 이내에 마무리된다고 한다.

 

두뇌에 삽입된 일체형 단말기는 링크(The Link)라고 한다. 링크는 뇌 신호를 가져오고 블루투스로 기기(스마트폰, PC 등)로 전송하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기기는 이 신호를 파악해 뇌가 어떠한 생각을 하는지를 파악한다는 것이다. 아직 인간 대상의 실험은 하지 않았지만, 돼지에 전극과 링크를 심어 돼지의 운동을 파악하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도로시와 거트루드라는 이름의 두 마리의 돼지에게 링크를 심었다. 도로시는 링크를 심었다가 2개월 전에 제거했는데 일반 돼지와 다름없이 살고 있고, 거트루드는 링크를 심은 지 두 달째라고 한다. 이들 돼지들을 실제 라이브 보고에 등장시켰다. 거트루드 역시 일반 돼지와 동일하게 잘 살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다만 이 돼지를 보여준 시간이 아주 짧아, 후유증 등을 파악하기엔 아직 일러 완전히 믿을 수는 없지만, 현재 돼지에게는 1000개 정도의 채널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한다.

 

돼지 뇌에서 발생되는 전기적 신호

 

현재 전극을 통해 뇌 신호를 실시간 디코딩하고 있으며, 추후 목표는 일방향이 아닌 쌍방향 신호를 주고받는 것이라고 한다. 이론적으로는 가능한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이를 이용해 파킨슨병 등의 뇌 관련 질환이나, 뇌와 척추의 신호가 끊겨서 발생하는 척추 질환(운동장애) 등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전히 의문은 남는다. 뇌를 중심으로 한 신경을 통한 정보의 전달은 전기신호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신경의 정보전달에서는 뉴런과 뉴런 사이에는 시냅스가 존재하는데, 시냅스를 통한 신호전달은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해 신호를 교환한다. 즉, 화학적인 과정도 존배한다는 것이다. 이 화학물질이 바로 호르몬이다. 즉, 전기적 신호로만은 뇌의 모든 신호를 파악할 수는 없다. 더불어 보다 작고 강력한 무선장치, 보다 미세한 더 많은 전극의 실현 등 과제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럴링크 등장은 운동장애 등 뇌-신경의 정보전달 상의 문제를 극복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은 보여준 셈이다. 엘런 머스크와 뉴럴링크는 운동장애, 시각장애, 청각장애 등에 대해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나아가 뉴럴링크는 사람 임상실험을 통해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 데이터 디코딩에 많은 노력을 들여, 수술비용을 낮춰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수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히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 7월 FDA 승인을 받았으며 곧 인간 실험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들의 말대로 이동할 수 없거나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되길 기대해 본다.

 

로봇팔을 달고 그것으로 자신의 생각대로 제어하는 일이 곧 가능해 질지도 모른다. SF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뇌공학 기술의 실현이 눈 앞에 다가온 듯한 충격을 주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인간의 뇌와 인공지능을 융합시키려는 이들의 시도가 꿈으로 끝날 것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 기술로 인간의 뇌와 거대한 컴퓨터가 연결된다면, 뇌가 학습 없이도 엄청난 정보를 취득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되고, 또 인간의 뇌와 뇌가 서로 연결된다면 말을 하지 않고도, 또 서로 언어가 달라도 소통이 가능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여전히 상용화 가능성에 의문을 갖지만, 그러는 사이에 전기차를 내세워 21세기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엘론 머스크는 벌써 멀리 나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침뜸의 관점에 굳이 연결시켜 본다면, 어떤 일이 가능할까. 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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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자료 등 참조

Brain-Machine Interfaces Are Getting Better and Better—and Neuralink’s New Brain Implant Pushes the Pace

By Robert Gaunt and Jennifer Collinger - Aingularity(Jul 26, 2019)

(https://singularityhub.com/2019/07/26/brain-machine-interfaces-are-getting-better-and-better-and-neuralinks-new-brain-implant-pushes-the-p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