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한시읽기/오늘의 한시(2020년)

9/10일, 采蓮曲ᆢ -許蘭雪軒

지운이 2020. 9. 10. 07:25

 

采蓮曲

秋淨長湖碧玉流 추정장호벽옥류
荷花深處係蘭舟 하화심처계난주
逢郞隔水投蓮子 봉랑격수투연자
剛被人知半日羞 강피인지반일수

맑은 가을 호수에 푸른 옥 흐르는데
연꽃 깊숙한 곳에 목란주 매어두고
물 건너 님 만나려 연밥 던지다가
어느새 남의 눈에 띄어 반나절이나 부끄러웠네

*허난설헌 許蘭雪軒, 1563 ~ 1589
*4행의 剛은 遙 聊 등의 다른 판본이 있다(허균 학산초담, 이수광 지봉유설, 김려 담정유고). 2행의 係가 繫로 되어있기도 하고ᆢ

그녀는 천재시인이라 부를 만했음에도 원만치 못한 부부/시집생활에다 오라비와 자식을 잃는 등, 힘들게 살다가 27세의 꽃다운 나이에 죽었다. 사후 태워달라 해 다 태웠다가, 후에 그녀의 동생 허균이 기억을 살려 애써 중국에서 <난설헌집>을 출간, 오늘날의 BTS가 되었다는ㅎᆢ 후에 중국 판본이 역수입되었다는(그것도 일본을 통해) 야그가 남겨져 있으니ᆢ 어느 글자가 맞는지는 모를 일이다ᆢ 규방 아녀자가 썼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파격적인 염체시에 가깝다. 여기서는 허균의 학산초담을 따름ᆢ 하여간 많은 애절한, 뛰어난 시를 남긴 비운의 천재시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