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운이 2021. 2. 10. 07:34

이중섭, <소>

 

除夜

少年慣送歲 소년관송세
垂老却難能 수노각난능
黯黮頻嘗酒 암담빈상주
依遲但見燈 의지단견등
年華催鬢雪 연화최빈설
春氣碎簷冰 춘기쇄첨빙
愁在無言處 수재무언처
寥寥臥復興 요요와복흥
*검을 암, 검을 담, 부술 쇄, 처마 첨, 쓸쓸할 요,

어릴적엔 습관처럼 한 해 보냈는데
나이 드니 해 넘김도 쉬운 일 아니네
답답하고 서글퍼 술잔 자주 기울이며
머뭇머뭇거리며 등잔불만 바라보네
세월은 귀밑머리 희라고 재촉하고
봄기운에 처마의 고드름 떨어지네
말 없는 곳에 수심 있으니
그저 쓸쓸히 누웠다 일어났다

*황현 黃玹, 1855~1910
*원제는 除夜拈陳簡齋集韵(섣달 그믐에 '진간재집'의 운자를 뽑아서 짓다)황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