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발 코로나19 '바이러스 사멸설'
코로나19 감염 안정세의 일본과 '바이러스 사멸설'
*일본에서 최근 코로나19의 신규 확진자 수가 크게 줄어들고 안정세를 보임에 따라.. 그 요인을 둘러싸고 다양한 가설이 제기되는 가운데, 조심스럽게나마 '바이러스 사멸설'이 제기되어 소개합니다.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급감하는 일본
2021년 8월 신규 감염자 수가 최대를 기록하며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제5파’의 위기를 겪었던 일본이 지난 9월 이후 감염자 수가 급격히 줄어들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의 전문가 조직에서 감염자 감소의 이유를 분석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아직 명확한 이유는 밝혀져 있지 않다. 전문가들은 백신접종의 효과나 국민의 행동변화 등의 복합적인 요인에 따른 것이라는 두리 뭉실한 의견들만 언급할 뿐 분명한 이유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일본 정부가 통계를 왜곡하고 있다는 주장까지도 나온다고 한다.
(*위 그래프에서 짙은 파란색 선이 신규 확진자 수이고, 하늘색 막대가 백신접종 횟수임)
일본의 1일 확진자 수는 지난 8월 20일에 최다인 2만 5866명을 기록하며 불안감이 고조되었는데, 그 후 빠른 속도로 감소하기 시작해 지난 10월에는 1000명을 밑돌았고, 11월 들어서는 1일 확진자가 100~300명대를 보이고 있다. 지난 11월 7일에는 사망자 0명을 기록하기도 하였다. 도쿄도에서는 8월 13일 5773명을 피크로, 11월 들어 100명 아래까지 떨어지기도 하였다. PCR 검사에서 양성 확진율도 8월 20%대를 기록하던 것이 11월말에는 1% 이하로(11/21일 0.3%)로 낮아졌다.
최근 확진자 수가 매일 2000명 이상 발생하는 한국과는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 지난 8월에는 한국의 수십 배였던 것이 지금은 반대로 한국이 일본의 10배나 되는 감염자가 발생하고 있다.
또한 일본의 안정세에 앞서 인도 역시 2021년 초반 급증세 이후 줄곧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데, 인도는 낮은 접종률에도 불구하고 안정세를 보여 주목을 받아 있다.(아래 그림)
그 요인은?
일본의 이러한 안정세는 어떻게 가능했을까. 다양한 요인들이 거론되고 있다. 현재까지 가장 많이들 거론되는 요인으로는,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아직 정확히 알 수는 없다는 전제 아래, 통상 접종률의 향상에 따른 집단면역의 형성 가능성, 철저한 개인 방역 등의 복합적인 작용을 거론한다.
일본의 백신 접종은 지난 7월부터 64세 이하 인구의 접종이 본격화되어 집단면역의 형성 가능성을 제기한다. 9월 이후 9월 13일에는 접종을 마친 사람이 전 인구의 절반이 되었고, 10월 중순 66.1%에 이르렀다. 적어도 1회째 접종을 마친 사람은 74.7%로 거의 4명 중 3명에 달했다. 그리고 8월의 ‘5파’를 거치며 많은 젊은층의 무증상 감염의 러시도 집단감염 형성에 기여했을 수 있다. 이렇게 집단면역의 효과가 두드러지며 감염자가 급갑했을 것이라는 의견을 볼 수 있다.(다테다 가즈히로 도호대학 교수)
백신의 효과와 관련해서는, 복수의 조사에서 높은 효과가 시사되고 있다. 후생성 전문가 조직에서 제시한 추계에서는 백신접종으로 3~9월 동안 감염을 억제한 것은 약 65만명으로, 약 7200명의 사망을 피할 수 있었다고 한다. 와카야마현(和歌山県)의 조사에서는, 7~9월에 감염된 접종 완료자계 235명 중, 81%가 타인에게 ‘2차 감염’을 일으키고 있지 않았다. 미접종 또는 1회만 접종 받은 감염자의 경우에는 72%로, 백신이 ‘지역에서의 감염 확대 방지에 효과가 있다’라고 평가했다.
또한 5파 과정에서 무증상 감염자가 급속히 증가하여 집단면역 효과에 일조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東邦大学 舘田一博教授는, "지난 8월 일본에서 델타변이가 유행했을 때 젊은층은 무증상인 경우가 많아 실제 감염자는 확인된 인원수보다 3~4배 많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백신접종에 의한 면역과 감염 후의 자연면역을 갖춘 사람이 늘어나 8월 이후 감염자가 급감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이다.
복합적인 요인의 하나로 국민들의 철저한 개인 방역도 지적된다. 예방접종의 진전과 더불어 도쿄 올림픽 종료 후 8월 중순경, 감염자가 급증하며 감염 위험이 높아짐에 따라 개인 방역을 더욱 철저히 하였다는 것이다. 또 8월 하순부터 더위가 완화되어 방을 적절히 환기하게 된 것도 요인의 하나로 생각해 볼 수 있다.(도쿄의과대의 하마다 아츠로(浜田篤郎) 특임 교수의 지적). “지난 9월말 비상사태 선포 해제 후에도 회식이나 모임을 자제하는 등 종전의 방역 대책을 단번에 늦추지 않고 있다”는 의견도 볼 수 있다.(구로키 도시오 도쿄대학 명예교수).
이외에도 9월 이후에는 감염자 수가 전 세계적으로 줄어들기 시작했다는 점, 무증상 환자가 검사를 받지 못하고 줄어든 것처럼 보일지도 모른다는 의견 등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추론은 왜 일본에서만 예방접종을 통해 집단면역 형성이 가능했을까? 개인방역은 이전에도 있었음에도 하필 이 시기에 매우 효과적이었을까.. 등등. 신규 확진자 수가 이토록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는지에 대한 충분한 이유라 하기엔 미흡하게 느껴진다.
'바이러스 사멸설'
이런 가운데 백신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우며, 바이러스 쪽에서 그 이유를 찾으려는 의견도 있다. “강한 전염력을 가졌던 델타변이가 지속적으로 변이를 일으키면서 인간 감염에 필요한 물질을 만드는 유전 정보가 망가져 자멸했을 수 있다”는 주장을 볼 수 있다(마쓰우라 요시하루 오사카대학 특임교수). 요시하루 교수는 지난 7~8월 5차 유행 당시 델타형 바이러스가 변이를 반복하다 감염력을 상실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나아가 ‘바이러스 자멸설’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다(東京都医師会理事で「鳥居内科クリニック」院長 鳥居明씨)
델타변이 바이러스의 사멸에 대해 보다 의학적인 설명을 제시하고 있는 견해도 볼 수 있다. 일본 국립유전학연구소와 니가타대학이 분석한 결과, 8월 하순의 피크 전에 대부분의 바이러스가 증식할 수 없는 타입으로 대체되어 있어 결과적으로 바이러스가 사멸하고, 5파 확산세에서 벗어나는 원인이 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그리고 이 델타변이바이러스가 사멸한 구조에는, “일본인”이 체내에 많이 가진다고 하는 어떤 물질이 관계하고 있다고도 부가하고 있다.
그들의 설명은 이렇게 전개된다.
원래 바이러스가 체내의 세포에 침입하면 자기자신의 ‘설계도’를 대량으로 복사하여 많은 바이러스를 만들어 감염의 병증을 유발한다. 그런데 이 복제과정에서 설계도를 잘못 복사하여 다른 형태의 바이러스가 생기기도 한다. 이것이 바로 ‘돌연변이 바이러스’로, 델타변이바이러스도 이렇게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다. 예컨대 영국에서 퍼진 알파변이(N501Y), 남아프리카 유래의 베타변이(N501Y와 E484K), 인도에서 돌연변이가 일어난 것으로 생각되는 감염력이 강한 델타변이(L452R과 E484Q) 등의 변이바이러스가 그것이다. 물론 이들 변이바이러스에도 또한 다양한 변이가 존재한다.
물론 이때 잘못된 복제를 수정하려고 하는 ‘물질’(효소 nsp14 ; non-structural protein)이 있어 이를 바로잡으려는 프로세스도 존재한다고 한다. 즉 복제에 오류가 일어나게 될 경우 이 효소가 오류를 바로잡는 작용을 한다는 것이다. 이 요소에 변이가 나타나면며 복제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는데, 감염자에게서 이 nsp14와 관련한 유전자에 변이가 나타난 바이러스의 비율이 높아졌다고 한다. 한편 우리 몸 안에는 이렇게 바로 잡으려는 작업을 방해하는 효소(APOBEC계 효소)도 존재한다고 한다. 이 효소는 원래 바이러스 자체를 공격하는 역할을 하는 것인데, 이들의 연구에서는 설계도의 수정 작업을 방해하는 작용도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이 효소의 기능이 강하면 설계도는 수정되지 않은 채 바이러스의 돌연변이가 점점 진행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가설이지만, 어떤 유전자 영역에서 델타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력이 없어지는 현상이 일어나게 되었을 가능성이 있다”(黒木登志夫 東京大学 명예교수)는 이야기가 된다
게다가 델타변이는 감염력이 강하기 때문에 단번에 퍼져 나가는데, 그와 동시에 체내에서 복제의 오류도 자꾸자꾸 일어나고, 설계도의 오류가 수정되지 않은 채 많은 변이가 나오고, 급기야는 더 이상 원형을 알 수 없는 상태에 이르게 되며, 이렇게 원형이 훼손된 설계도로는 더 이상 원래와 같은 바이러스를 만들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백신이 이 정상적인 복제를 억제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 결과 감염력이 약한 바이러스가 만들어졌을 수 있고, 결국 많은 사람의 체내에서 델타변이바이러스가 사멸해 갔던 것이 아닐까 하는 의견이다. 松浦善治 大阪大学 특임교수는, “감염력이 강한 델타변이는 너무 많은 돌연변이를 거듭하고, 그 후 사람에게 감염되었을 때 증식에 필요한 물질을 만드는 유전자 정보가 망가지는 등 자멸하고 있을 가능성 또한 있다”며 “이전 우세였던 것도 델타변이의 유행에 밀려 세력이 약화됐다”고 지적한다. 물론 어디까지나 아직은 가설 수준에서 제기된 견해이다. *) **)
(주*) '바이러스의 사멸' 프로세스와 관련한 통상의 이론은 다음과 같다. ① 강해진 돌연변이에 의해 바이러스의 독성이 강화되면 감염된 사람들이 죽게 되고 바이러스 자체도 함께 사멸한다(자연 도태). ② 독성이 강하면 인간이 백신 등의 대책을 강화하기 때문에 독성이 약한 바이러스 만이 살아남아 감기와 같은 상태가 된다(적자 생존). 이런 이유로 바이러스가 위협을 맞게 된다는 것이다.
(주**) 또 '에러 커태스트로피 이론'(error catastrophe theory, 오류-재앙이론)도 있다. 1971년 진화 생물학자 에이겐(Manfred Eigen)이 제창한 것으로, '바이러스는 과도하게 돌연변이가 일어나면 그 탓에 자멸한다'는 주장이다. 즉 위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바이러스의 복제 오류를 바로 잡아주는 효소에 변이가 생겨 바이러스의 변이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며 오류의 수가 임계치를 넘어서면 사멸해 간다는 것이다. 물론 현재의 현상을 이렇게 설명할 수 있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이상이 현재 제기된 ‘바이러스 사멸설’의 대강이다. 이와 함께 国立遺伝学研究所의 이노우에(井ノ上)씨는, “일본인을 포함한 동아시아인이나, 오세아니아인은, 설계도의 수정을 방해하는 효소의 활동이 활발하다”라고 덧붙인다.
한편 한국의 이덕희교수(경북대)는 최근 일본의 감염자 급감을 두고 '자연감염을 통한 집단면역 형성'을 보여준 사례로 본다('코로나19 바이러스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그는, “한국과 비슷한 백신 접종률을 가진 일본이 우리와 가장 다른 점은 처음부터 국가가 나서서 방역이란 이름으로 무증상 혹은 경증으로 지나가는 ‘자연감염’을 막지 않았다는 데 있다.”고 본다. “일본의 확진자가 급감한 것은 백신 접종률이 50%가 채 되지 않을 때부터 시작됐는데, 이런 일은 강력하고 광범위한 면역을 제공하는 자연감염의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며 “(확진자 급감이) 단순히 백신 접종률만 높인다고 가능한 일이 아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요컨대 집단면역 확보에 있어, 일정한 자연감염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앞서 소개한 일본 내 '바이러스 ‘사멸’설과 함께 이해하면, 더욱 설득력이 높아질 수 있다. 일본의 상황이 여전히 유동적이긴 하지만, 경청할 만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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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바이러스는 결국 사멸할 날이 올테지만.. 각국에서 일본과 같은 감염자 수의 안정된 추이를 볼 수 있게 된다면, 이런 유의 논의도 다기하게 제기될 것이다. 아직 충분히 검증된 것은 아니지만, 관심있게 지켜볼 만한 견해라 여겨진다. 연구자들 역시 이 바이러스 사멸의 사이클은 일본에서 운 좋게 나타난 것일 수 있다고 본다. 특히 '자연감염을 기초로 한 자연면역 형성'을 주장하는 이덕희교수의 주장 또한 경청을 요한다. 일본 역시 겨울로 접어들며 6파의 확산세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여전히 방심은 금물이라는 것이다. 개인방역에 철저를 기하며 조심스레 지켜볼 일이다.
<델타변이바이러스 '소멸'설의 모식도>
*이상 그림은 テレビ朝日系(A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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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集団免疫か、感染力低下か 日本、新型コロナ急減の謎, Yahoo Japan News, 21 11 08
-なぜ感染者数は急減したのか? 再拡大防止に不可欠だが…専門家が挙げる5つの仮説でも解明しきれず, 동경신문, 21 10 04
-新型コロナの「急速な収束」はなぜ起きたのか:児玉龍彦氏に聞く「エラー・カタストロフの限界」との関係は, Yahoo Japan News, 21 10 05
-新型コロナウイルス「死滅説」と「風邪化説」は朗報か? 国立遺伝学研究所とNY大が指摘, Yahoo Japan News, 21 11 03
-デルタ株が死滅!?第5波収束の一因か?, テレビ朝日系(ANN), 2021 11 06
-感染者数なぜ急減? ワクチン効果、行動変化など―専門家「複合的要因」, JIJI.COM, 21 10 16
-陽性者急減のワケは「ウイルスの自滅?」仮説を検証, TBS News, 2021 11 03
-コロナ感染者数はなぜ減ったのか、第六波はくるのか 専門家17人の見解, Yahoo Japan News, 21 10 26
-ワクチンじゃない?謎のコロナ急減解く3つの鍵, 동양경제 OnLine, 21 10 26 (일본의 코로나 감염자 급감의 수수께끼)
(*芝雲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