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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토닌의 이해 : 항산화작용과 항암효과

지운이 2019. 11. 19. 16:54

멜라토닌의 이해 : 항산화작용과 항암효과

 

 

멜라토닌은 인체에서 수면 유도나 1일 단위의 활동주기 제어, 항산화 작용, 항염증 작용, 면역 조절, 생체 방어, 신경세포 보호, 발암 예방과 암세포의 증식 억제 작용 등 다양한 작용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58년 예일대학 Lerner등에 의해 소의 뇌의 송과체에서 분리 확인되었고, 1959년에 구조가 N-아세틸-5-트립타민(N-acetyl-5-methoxytryptamine)로 결정된 뇌 송과체 호르몬이다.

 

1일 단위의 생체 활성과 수면 등을 조절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종의 ‘체내시계’가 되어 활동과 휴식 리듬을 조절한다. 즉 날이 어두워지면 뇌의 송과체에서 멜라토닌이 분비되기 시작하고 혈중 멜라토닌이 증가하면서 졸음이 엄습한다. 그리고 생체 리듬은 수면과 휴식에 적합하도록 조정된다. 다시 아침이 되어 해가 뜨면 눈에 태양광선이 들어오고 뇌에 그 자극이 전해져 멜라토닌의 분비가 억제된다. 그리고 각성 스위치가 on되어, 생체 기능은 낮의 활동에 적응하는 상태로 된다. 즉 멜라토닌은 낮 동안 분비가 중지되었다가 어두어지면서 분비되기 시작하여 한밤중에 피크에 올랐다가 다시 날이 밝아지면서 분비가 중지된다. 이를 서카디안 리듬(circadian rhythm)이라 한다. 

 

멜라토닌 성분은 필수 아미노산 트립토판이다. 트립토판에 2종류의 효소가 작용하여 세로토닌 으로 바꾼다(트립토판 → 5-히드록시트립토판 → 세로토닌). 세로토닌은 신경세포와 신경세포의 시냅스에서 정보전달 역할을 하는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이다. 이 세로토닌에 2종류의 효소가 작동 멜라토닌이 합성된다(세로토닌 → N-아세틸세로토닌 → 멜라토닌). 멜라토닌의 화학명은 N-아세틸-5-메톡시트리파민(N-acetyl-5-methoxytrypamine)이다

 

세로토닌 → 멜라토닌이라는 단계는 체내시계(시교차상핵)에서 지령이 오지 않으면 일어나지 않는 구조로 되어 있다. 즉, 눈에서 들어온 빛의 정보는 시신경을 거쳐 뇌의 시교차상핵에 전해지고 다시 신경에 의해 교감신경 상경신경절을 거쳐 송과선에 연락되어 멜라토닌의 합성이 제어된다.

 

송과체에 분포하는 교감신경은 야간에 흥분하여 다량의 노르아드레날린을 방출하고 이를 통해 뇌 세포의 멜라토닌 대사에 관여하는 효소의 하나인 N-아세틸 전이효소의 생성을 촉진하고, 그 결과 송과체는 야간에 다량의 멜라토닌을 생산 방출하는 것이다. 시교차상핵이 체내시계의 중추가 된다.

 

멜라토닌은 뇌의 송과체에서 분비된 다음 혈액을 타고 전신으로 운반되어 최종적으로는 간에서 대사된다. 타액이나 뇌척수액 난소의 卵包液, 담즙 중으로도 이동한다. 혈액뇌관문이나 태반으로도 통과한다.

 

멜라토닌은 송과체 외에도 망막이나 소화관, 피부와 골수 그리고 백혈구에서도 생산된다고 한다. 또한 최근에는 멜라토닌이 미토콘드리아에서 생산되며, 따라서 대부분의 세포(미토콘드리아가 없는 적혈구 이외)에서 멜라토닌이 분비될 수도 있다 점이 지적되고 있다.

 

멜라토닌은 인간의 체내시계를 조절하는 호르몬으로 편안한 수면을 제공하고 시차를 해소하는 역할을 하지만, 이외 노화방지 작용과 항암 작용, 면역 증강작용 등도 보고되고 있다. 멜라토닌의 분비에 이상이 생기면 불면증과 시차부적응, 우울증, 스트레스, 불임, 면역 이상, 그리고 특정 암의 발생 등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한다.

 

송과체는 척수동물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고 세균이나 플랑크톤과 식물을 포함하여 자연계에 널리 존재한다. 동물에서도 뇌를 절제하더라도 체내 멜라토닌이 완전히 검출되지 않는 것이 아니라 20% 정도의 멜라토닌은 계속 생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멜라토닌은 뇌의 송과체 이외의 곳에서도 생산된다는 것이다.

 

생물의 진화에서 멜라토닌은 가장 오래전부터 존재해 온 생리활성물질의 하나로 여겨진다.

처음에는 척추동물에만 멜라토닌이 존재한다고 생각했지만, 1984년에 곤충, 1987년 플라나리아, 1991년 渦鞭毛藻에도 멜라토닌이이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1995년에는 세균이나 많은 식물에 있어서도 멜라토닌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멜라토닌은 많은 생물에서 수면 제어 및 생활주기의 리듬 조정을 하며, 그 외에도 다양한 생리활성 기능을 갖는다. 멜라토닌은 빛을 감지하여 체내에 밤낮의 신호를 보내는 센서 역할을 한다. 포유동물의 경우 멜라토닌은 빛 자극을 받은 시교차핵에서의 신호에 의해 뇌의 송과체에서 분비되어 시상 하부에 작용하여 수면을 유도한다.

 

멜라토닌은 항산화 물질로서 자연계에서 가장 강력한 프리래디칼 소거 활성을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물에서 기름이 많은 종자에 많이 함유되어 있는데, 자외선을 많이 받는 식물에 많다고 한다. 나팔꽃이 새벽에 꽃이 피는데도 멜라토닌이 관련있다는 보고도 있다.

 

멜라토닌 수용체는 7회 막관통형의 G단백질결합수용체(G protein coupled receptor : GPCR)의 일종이다. GPCR은 많은 종류의 세포에 분포하고 있으며, 빛 · 냄새 · 맛 등의 외래 자극이나 신경전달물질 · 호르몬 · 이온 등의 내인성 자극을 감지하여 세포 내로 전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예를 들어, 빛을 느끼고 시각에 관련하는 로돕신, 냄새에 작용하는 후각수용체, 다양한 생리 현상을 관장하는 신경전달물질(아드레날린, 히스타민, 세로토닌 등)의 수용체 등은 모두 GPCR의 동료이다.

 

GPCR은 효모나 원충 등 단세포 진핵세포에서도 외계의 정보 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다세포생물은 진화과정에서 더 많은 종류의 GPCR을 갖게 된다. 인간의 경우 GPCR 유전자는 1000여종 발견되었고 개별 GPCR은 특정 신호에 특이적으로 반응하여 생리기능을 발휘한다고 한다.

 

멜라토닌이 작용하는 G단백질결합수용체가 존재하는 것은 생물 진화의 초기 단계에서부터 멜라토닌은 세포의 신호전달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멜라토닌은 세포의 생체 방어 및 스트레스 저항성과 증식과 생존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그 작용기전 등은 아직 충분히 해명되어 있지 않다. 생물에 밤낮을 식별하는 메커니즘이 필요한 것은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지만, 그 생물학적 의의는 분명하지 않다.

 

동물계에서는 수면과 각성의 주기는 항상성 유지와 생존에 중요하다. 낮에는 자외선으로부터 방어하고 다양한 위험을 감지하여 피하지 않으면 안된다. 수면이란 주변 환경을 감지하는 감각으로부터 뇌를 분리해 내는 상태이다. 멜라토닌은 수면을 유도하지만, 수면 상태에서 멜라토닌의 작용이나 생물학적 의의는 밝혀지지 않았다.

어쨌든 생물의 진화과정에서 아주 빠른 단계에서부터 멜라토닌이 중요한 생리작용을 담당해 온 것은 분명하다. 인체에서도 다양한 생리작용이 확인되고 있다. 특히 멜라토닌은 노화방지 작용 및 수명연장 효과가 있다는 점이 주목을 받고 있다.

 

'노화의 프리래디칼 이론'에 의하면, 프리래디칼은 모든 생물의 시간 의존적인 기능 저하로 연결되는 세포대사의 변화의 발생에 관여한다. 그 결과, 산화방지제 및/또는 프리래디칼 포착제는 노화과정을 지연시키는 작용을 한다고 여겨진다. 노랑초파리의 수명에 미치는 멜라토닌의 영향에 대한 연구에서, 멜라토닌이 항산화 작용 및 프리래디칼 포착제의 특성을 통해 초파리 조직의 산화적 손상을 방지하고 노화과정을 지연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즉, 멜라토닌은 항산화작용에 의해 세포의 산화손상을 억제하고 수명을 연장하는 작용을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멜라토닌의 노화예방 작용은 암 예방을 함의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는 거꾸로 암 예방에 도움이 되는 각종 약물이나 보조제 등이 멜라토닌 작용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할 것이다. 물론 암 치료에 멜라토닌이 갖는 효과가 중요할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암 치료의 보완대체요법 또는 보조제로 멜라토닌이 적극적으로 사용되고 있기도 하다.

 

 

지구상에서 약 35억년 전 원핵세포(핵막이 없는 단세포 생물)가 출현하였다. 아직은 바다 속 유기물을 이용하였고, 산소는 사용하지 않았다. 이어 약 25억년 전 남조류(시아노 박테리아)에 의한 광합성이 시작된다. 그때까지 무산소 상태였던 지구 대기에 대량의 산소 분자가 방출되며, 산소를 이용해 호흡하는 미생물(α프로테오 박테리아)와 박테리아와 원시 진핵생물이 탄생하게 된다. 진핵세포와 미토콘드리아와 엽록체가 공생하게 된다. 엽록체는 식물에 존재하는 세포소기관이다. 광합성이 주된 기능인데, 그 외 효소대사, 아미노산 합성, 지질 합성, 색소 합성 등, 식물세포의 중요한 대사를 담당한다. 한편 산소를 사용하여 호흡하는 α프로테오 박테리아가 원핵 진핵생물과 공생하여 미토콘드리아가 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원시 진핵세포는 시아노박테리아나 α프로테오 박테리아를 먹이로 먹었지만, 이들이 그 속에 기생하여 세포내 소기관으로 진화하며 공생하게 되고, 그것이 바로 엽록체와 미토콘드리아라는 것이다.

 

그런 다음, 지구상에서 캄브리아기 폭발(약 5억 4000만 년 전에 생물이 폭발적으로 다양 화하고 현생 생물의 직접적인 조상이 탄생했다), 페름기-트라이아스기 멸종(약 2억 5천 백만 년 전에 일어난 지구 규모의 격렬한 환경 변화에 따라 생물이 대량 멸종), 백악기 제3기 멸종(약 6600만 년 전에 일어난 소행성 충돌을 촉발하는 환경의 변화에 의해 공룡이 대량 멸종) 등을 거쳐 현대에 이르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멜라토닌은 생물 발생의 초기단계에서부터 항산화 물질로 존재해 왔다고 본다. 생물의 진화과정에서 식물계에서는 성장과 생체 방어 및 1일 활동주기의 제어 기능을 새롭게 담당하게 되었다. 또 동물에 있어서는 항산화작용 외에 면역/생체 방어, 1일 활동주기, 수면, 항암 작용 등의 기능을 새롭게 담당하게 되었다. 식물과 동물의 멜라토닌의 작용은 원래는 항산화작용에 의해 산화스트레스로부터 세포를 보호하는 것이지만, 생물의 진화과정에서 멜라토닌을 다양한 생물 기능의 제어에 이용되게 되며, 그 생리기능은 크게 다양화된 것으로 본다.

 

멜라토닌은 미토콘드리아에서도 생성된다. 세균에 멜라토닌이 존재한다는 점, 세균이 멜라토닌을 합성한 다는 점이 인정되고 있다. 세균의 멜라토닌은 활성산소를 제거하여 세포를 산화 장애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미토콘드리아와 엽록체에서도 멜라토닌이 합성된다. 즉 미토콘드리아와 엽록체가 산소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활성산소를 제거하여 세포를 산화 장애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멜라토닌은 매우 강한 항산화작용을 갖는다고 한다. 동물에서도 멜라토닌은 미토콘드리아에서 합성되어 미토콘드리아에서 발생하는 활성산소의 제거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따라서 멜라토닌은 미토콘드리아에 가장 높은 농도로 존재하여, 항상화 물질로 대량의 프리래디칼에 노출되는 미토콘드리아에서 강력한 항산화 기능을 담당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미토콘드리아는 엽록체와 함께 프리래디칼을 생성하게 되는 세포 소기관이기 때문에 그에 따른 산화스트레스로부터 보호하는 대책이 필요한데, 바로 멜라토닌이 강력한 프리래디칼 포착제로 항산화 역할을 해 준다는 것이다. 멜라토닌 1분자가 10분자의 활성산소를 제거할 만큼 강력하다고 한다.

 

프리래디칼은 세포와 조직을 이루는 성분을 산화시켜, 활성산소를 유발하여 세포와 조직에 데미지를 주어 이른바 ‘산화스트레스’를 유발한다. 그리고 이 산화스트레스가 높아지면 각종 질병과 노화로 이어진다. 세포와 조직이 산화 스트레스를 받으면 세포 내 단백질이나 세포막의 지질 및 세포핵의 유전자 등에 손상이 일어나게 되고, 결국 암이나 동맥경화 및 치매 등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생물은 산소를 이용하여 막대한 에너지를 생산하게 되는데, 여기에는 불가피하게 활성산소를 유발시키고 이로 인한 산화 상해로 세포의 노화와 암화가 촉진된다. 이를 free radical hypothesis, oxidative stress hypothesis 등이라 한다.

 

따라서 산화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것은 암이나 동맥 경화 등 생활습관병을 비롯해 다양한 노화질환의 예방과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항산화 보충제로 비타민 A, C, E 등이 활성산소를 제거하여 수명 연장과 발암률 저하에 유효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에 대한 명확한 연구 결과는 적고, 오히려 과다 섭취시 사망률을 높인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멜라토닌은 노화 방지작용 및 수명연장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천연의 항산화제라 할 수 있다.

 

한편 야채나 약초 등에 항암효과가 인정되는 성분이 발견되는데, 그 대표 주자가 폴리페놀이다. 폴리페놀류는 암이나 순환기 질환 등 많은 질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 작용 메커니즘으로 항산화 작용이 중요하다. 활성산소와 프리래디칼을 발생시키는 실험에서 식물 폴리페놀을 첨가하면 활성산소와 프리래디칼을 제거되어 세포 상해작용을 완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멜라토닌은 다른 항산화제와는 다른 특징을 갖는다. 우선 생물에 산화스트레스가 높아지면 멜라토닌 생산이 유도되어 세포 스스로 스트레스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다른 항산화제가 1개의 분자로 1개의 프리래디칼을 제거하는 반면, 멜라토닌은 1분자로 10개의 프리래디칼을 제거할 수 있다고 한다(멜라토닌 캐스케이드). 요컨대 멜라토닌은 생물 최고의 항산화제라 할 수 있다. 멜라토닌은 히드록실 래디칼(HO·), 과산화수소(H2O2), 슈퍼옥사이드·음이온(O2-) 등의 활성산소, 일산화질소(NO)와 퍼옥시나이트라이트(ONOO-) 등의 일산화질소 라디칼을 소거하며, 나아가 프리래디칼과 반응하여 생성하는 각종 물질들도 프리래디칼을 소거한다고 한다(멜라토닌폭포).

 

나아가 멜라토닌이 뇌 세포의 산화를 방지하여 치매와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을 예방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멜라토닌은 세포막과 혈액뇌장벽을 쉽게 통과할 수 있기 때문에 뇌 신경세포의 산화 손상을 방지하는 작용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한편 멜라토닌은 프리래디칼을 제거하며 스스로 산화되더라도 안정적이어서 다른 물질을 산화시키지 않는다고 한다. 더하여 항산화효소의 활성은 높여주고(글리타치온벨루옥시타제, 수퍼옥사토다스무타제, 카탈라제 등), 반면 프리래디칼을 생성하는 효소 생성은 억제한다고 한다(리폭시게나제, 일산화질소 합성효소 등).

 

이처럼 멜라토닌은 다양한 항산화작용을 통해 세포막의 지질이나 세포 내 단백질 핵의 DNA, 미토콘드리아에서, 프리래디칼에 의한 손상을 방지하고 그 결과 이러한 세포 성분의 산화에 의해 생기는 질병(암, 동맥경화, 신경퇴행성 질환 등)을 방지하는 효과를 발휘한다.

즉, 멜라토닌은 매우 오래된 최강의 항산화제이며 프리래디칼 소거제이다. 태고부터 발생한 단세포 생물에서부터 현대 포유류와 고등식물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물에서 스트레스로부터 지켜주는 생체물질인 것이다.

 

그런데, 광합성을 하는 시아노박테리아나 산소를 이용하는 호기성 세균의 경우 활성산소가 낮 동안에 많이 생성되고 밤에는 적다. 활성산소를 제거하기 위해 멜라토닌은 소비된다. 따라서 활성산소의 생산이 많은 낮 동안에 멜라토닌은 소비되어 줄어든다. 야간에는 소비되지 않기 때문에 멜라토닌의 양이 많아진다.

즉, 동물과 마찬가지로 박테리아 수준에서는 멜라토닌은 낮에는 적고, 야간에는 많아지는 변화를 보여준다. 이러한 1일 활동주기의 존재가 다세포생물로 진화해 나가는 과정에서 멜라토닌을 체내시계로 이용하게 되었을 가능성이 지적되고 있다.

 

어쨌든 멜라토닌이 다양한 스트레스와 손상으로부터 세포와 조직을 보호하고, 또한 면역기능과 염증반응의 조절이나 생체 활동주기의 조절 등 다양한 생리기능에 관여한다는 볼 수 있다. 따라서 멜라토닌의 건강작용과 항암작용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멜라토닌을 보충제로 섭취하는 것은 노화방지에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멜라토닌은 면역 기능 개선과도 밀접한 연관을 갖는다. 송과체를 잘라냈더니 T세포의 공장인 흉선이 축소되었다는 연구, 멜라토닌이 면역계와 높은 상관성을 갖는다는 연구, 멜라토닌이 헬퍼T세포(면역세포)와 함께 작용한다는 연구, 킬러세포를 활성한다는 연구 등 멜라토닌이 면역기능 상승시켰다고 한다. 그 결과 멜라토닌이 암면역요법의 중요한 약물로 활용되게 되고 있으며, 수술후 재발 방지에도 유효하다고 한다.

 

예컨대 T세포나 마크로파지의 표면에 멜라토닌 수용체가 있어, 멜라토닌이 이를 통해 이들 면역세포를 활성화하고, 나아가 각종 사이토카인(인터페론 감마, 인터루킨(IL)-1 2 6 12 등)을 생성하여 면역반응을 강화한다.

 

 

방사선치료와 멜라토닌

 

방사선치료로 세포를 사멸시키는 메카니즘의 하나는 방사선이 활성산소를 생성하기 때문이다. 반면 방사선 조사시 발생하는 이 활성산소는 정상세포에 데미지를 가하는 부작용도 수반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멜라토닌이 항산화작용을 통해 이 부작용을 경감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동시에 이 항산화작용이 방사선 치료의 효과를 약화시키지 않을까 하는 의문도 제기될 수 있다.

 

이와 관련된 연구에 따르면, 멜라토닌이 방사선치료나 항암제치료의 효과를 높여주고 부작용은 경감시킨다고 한다. 방사선치료의 효과는 세포의 DNA분자에 상해를 가해 나타나게 되는데, 여기에는 직접 DNA에 손상을 가하는 직접효과와 주변에서 발생되는 활성산소(히드록실 래디칼)을 매개로 한 DNA 손상을 유발하는 간접효과가 있다. 또 각종 항암제도 세포에 상해를 가해 세포사가 이루어질 때 활성산소가 관여한다.

 

따라서 항산화제는 이들 항암메카니즘에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되지만, 멜라토닌은 그 항산화작용에도 불구하고 방사선치료나 항암제의 항암효과를 높여준다고 한다. 즉 멜라토닌의 항산화작용이 항암효과를 약화시킬 가능성이 인정됨에도 불구하고, 임상연구에서(결장/직장암) 멜라토닌이 갖는 다양한 항암작용 때문에 이들 치료와 병행시 그 효과를 높여주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표준치료에 의한 부작용 때문에 이를 완화하기 위한 각종 기술개발이 시도되지만 그리 용이치 않다. 이에 비해 천연 생체호르몬인 멜라토닌은 몇가지 작용메카니즘을 통한 항암작용을 갖는 강력한 항산화제이자 항염증제로, 방사선치료로 만들어지는 각종 프리래디칼을 제거하고, 또 산화촉진효소로 생성되는 프리래디칼 생성을 억제하여 정상세포를 보호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더불어 염증반응도 억제하여 방사선치료 후의 후유증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뿐만 아니라 세포사 유전자의 활성화, 종양세포의 대사 변화, DNA 회복반응의 억제, 또 유방암 세포에서 에스트로겐의 생합성의 변화 등이 이 과정에 관여한다는 사실도 임상연구에서 시사된다.

 

방사선치료나 항암제 치료가 의도하는 또 한가지는 혈관 신생을 억제하는 작용이다. 멜라토닌 역시 혈관 신생을 억제하는 작용이 있다.

(*Anti-angiogenic activity of melatonin in advanced cancer patients.(進行암 환자에서 멜라토닌의 혈관신생 억제)Neuro Endocrinol Lett. 2001;22(1):45-7.

 

멜라토닌의 항암 활성은 그 면역조절 작용, 증식 억제작용 및 항산화작용에 의한 것으로 설명되는데, 이에 더해 종양이 발생하는 주요 생물학적 메커니즘인 혈관 신생에 대해서도 작용한다는 것이다.

 

혈관내피 성장인자(VEGF)는 가장 활성을 보이는 혈관 신생인자로, 암환자의 예후 불량의 경우 VEGF의 혈중 농도가 최고치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대 이때 멜라토닌을 투여하면 VEGF의 평균농도가 유의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즉 멜라토닌에 의한 암세포의 증식 억제가 VEGF 분비의 감소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멜라토닌이 혈관신생 억제제로 암세포의 증식 억제에 관여할 가능성을 시사해 준다. 또한 VEGF 발현을 억제하여 혈관 신생을 억제한다는 연구도 볼 수 있다. 즉 저산소 조건에서 혈관내피 성장인자(VEGF)가 증가하지만, 멜라토닌 투여시 이 성장인자의 분비와 활성산소 생성이 억제되었다는 것이다. 나아가 멜라토닌이 암세포의 세포사를 촉진하는 작용도 있다고 한다.

(*Modulation of apoptosis by melatonin for improving cancer treatment efficiency: An updated review(암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한 멜라토닌에 의한 세포사의 조절 : 최근 리뷰), Life Sci. 2019 Jul 1;228:228-241.)

 

 

 

*참고

-멜라토닌의 항산화작용 및 항암효과, 그리고 침뜸 함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