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학 이야기/암이야기

멜라토닌의 항산화작용 및 항암효과, 그리고 침뜸 함의

지운이 2019. 11. 19. 16:51

멜라토닌의 항산화작용 및 항암효과, 그리고 침뜸 함의

 

 

멜라토닌은 뇌의 송과체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인체에서 수면 유도나 1일 단위의 활동주기 제어, 항산화 작용, 항염증 작용, 면역 조절, 생체 방어, 신경세포 보호, 발암 예방과 암세포의 증식 억제 작용 등 다양한 작용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송과체는 뇌 한가운데 위치하는, 솔방울 모양의 옥수수 1알 크기라 한다).

 

멜라토닌은 밤/낮에 따른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역할을 기본으로, 빛 · 냄새 · 맛 등 각종 외부자극은 물론 신경전달물질 · 호르몬 · 이온 등의 내인성 자극에 대응한 생체조절에 관여한다.

 

무엇보다 1일 단위의 생체 활성과 수면 등을 조절하는 역할(circadian rhythm)이 기본이다. 일종의 ‘체내 시계’가 되어 활동과 휴식 리듬을 조절한다. 즉 날이 어두워지면 뇌의 송과체에서 멜라토닌이 분비되기 시작하고 혈중 멜라토닌이 증가하면서 졸음이 엄습한다. 그리고 생체 리듬은 수면과 휴식에 적합하도록 조정된다. 다시 아침이 되어 해가 뜨면 눈에 태양광선이 들어오고 뇌에 그 자극이 전해져 멜라토닌의 분비가 억제된다.

 

물론 멜라토닌은 송과체 외에도 망막이나 소화관, 피부와 골수 그리고 백혈구에서도 생산된다고 한다. 또한 최근에는 멜라토닌이 미토콘드리아에서 생산된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따라서 대부분의 세포(미토콘드리아가 없는 적혈구 이외)에서 멜라토닌이 분비된다는 이야기이다.

 

 

 

 

 

 

멜라토닌은 인간의 체내시계를 조절하는 호르몬으로 편안한 수면을 제공하고 시차를 해소하는 역할을 하지만, 이외 노화방지 작용과 항암 작용, 면역 증강작용 등도 보고되고 있다. 즉 생체리듬의 조절 자체가 생체의 항상성 유지와 생존으로 연결됨은 물론이고, 나아가 면역 증가, 노화방지 나아가 생명 연장 등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멜라토닌의 분비에 이상이 생기면 불면증과 시차 부적응, 우울증, 스트레스, 불임, 면역 이상, 그리고 특정암의 발생 등을 초래할 수도 있다.

 

멜라토닌의 작용기전에서 중요한 것이 세포의 에너지대사로부터 발생하는 프리래디칼(free radical)*, 활성산소를 억제하거나 제거하는 작용을 한다는 점이다. 즉 멜라토닌은 항산화 작용 및 프리래디칼 포착제의 특성을 가지며, 이는 곧 노화과정을 지연/방지하는 작용으로 통한다. 그리고 이는 나아가 암 예방/치료 물질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프리래디칼(free radical).. 분자의 화학결합이 절단되어 유리된 기를 말하며, 자유로운 분자로 인해 화학반응이 쉽게 이루어져 세포나 조직에 변화를 초래한다. 활성산소가 대표적인 프리래디칼이다. 활성산소는 적당량 존재하면 참투한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공격하는 역할도 하지만, 과도하게 생성되면 정상세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 노화와 질병의 원인이 된다. 특히 암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 인자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따라서 활성산소의 발생을 억제하고 또 제거해 주는 항산화 물질이 관심을 끌고 있다.

 

 

다소 전문적이긴 하지만, 세포내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는 에너지대사를 통해 에너지를 생성하는 공장 역할을 하는 소기관인데 이 과정에서 프리래디칼이나 활성산소을 대사산물로 유발하게 된다. 따라서 미토콘드리아는 이 ‘산화스트레스’에 대응한 항산화 기능이 필요한데, 이를 담당하는 물질로 멜라토닌을 생성하여 강력한 항산화 기능을 수행한다. 산화스트레스가 과잉이면 세포 내 단백질이나 세포막의 지질 및 세포핵의 유전자 등에 손상이 일어나게 되고, 결국 암이나 동맥경화 및 치매 등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산화스트레스를 완화하는 것이 중요한데, 항산화제(보조제)의 도움을 받아볼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 몸에서 생성되는 천연의 항산화제인 멜라토닌이 중요하다. 그 분비가 주로 한밤중에 이루어지므로 충분한 수면의 필요성을 재삼 확인할 수 있다. 멜라토닌은 산화스트레스가 높아지면 분비가 유도되어 세포와 조직을 스트레스로부터 보호하는 자율적인 기구이기도 하며, 멜라토닌 1분자가 10개의 프리래디칼을 제거할 만큼 그 작용도 강력하다. 그 작용은 프리래디칼을 제거하도록 항상화효소의 활성을 높여주는 한편 프리래디칼을 생성하는 효소가 만들어지는 것을 억제하는 작용을 통해서도 발휘된다.

 

따라서 멜라토닌은 암 예방은 물론 암 치료에서도 중요한 지위를 점한다. 멜라토닌은 산화스트레스로부터 세포와 조직을 보호하는 최강의 항산화제이기 때문이다. 뇌 세포의 산화 방지에 작용한다는 점에서 알츠하이머, 파킨슨, 치매 등의 예방 및 치료에도 유효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멜라토닌은 면역기능 개선과도 밀접한 연관을 갖는다. 송과체를 잘라냈더니 T세포의 공장인 흉선이 축소되었다는 연구, 멜라토닌이 면역계와 높은 상관성을 갖는다는 연구, 멜라토닌이 헬퍼T세포(면역세포)와 함께 작용한다는 연구, 킬러세포를 활성화한다는 연구 등 멜라토닌이 면역기능을 상승시켰다는 연구결과들이 다수 존재한다. 그 결과 멜라토닌이 암면역요법의 중요한 약물로 활용되고 있으며, 수술후 재발 방지에도 유효하다고 한다. 주로 호르몬과 연관이 많은 유방암과 전립선암, 그리고 대장암, 뇌종양, 자궁암, 간암, 악성 흑색종, 백혈병 등이 거론된다. 다만 자가면역질환이나 림프구 종양에 대해서는 악화 가능성이 지적된다.

 

암 치료와 관련한 임상연구에서, 멜라토닌이 방사선치료 및 항암제 치료에서 그 효과를 높여주는 한편, 부작용은 경감시켜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천연 생체호르몬인 멜라토닌은 몇가지 작용메카니즘을 통한 항암작용을 갖는 강력한 항산화제이자 항염증제로써, 방사선치료 및 항암제치료로 만들어지는 각종 프리래디칼을 제거하고, 또 산화촉진효소로 생성되는 프리래디칼 생성을 억제하여 정상세포를 보호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염증반응도 억제하여 방사선치료 후의 후유증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고 한다.

 

멜라토닌의 항암 작용은 암세포 증식에 연관된 혈관신생을 억제하는 작용을 통해서도 발휘된다. 멜라토닌의 항암 활성은 그 면역조절 작용, 증식 억제작용 및 항산화작용에 의한 것으로 설명되는데, 이에 더해 종양이 발생하는 주요 생물학적 메커니즘인 혈관 신생을 억제하는 작용도 한다. 즉 멜라토닌이 혈관내피 성장인자(VEGF)의 분비를 억제하여 혈관 신생을 억제함으로써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게 된다는 것이다.

 

나아가 멜라토닌이 암세포의 세포사를 촉진하는 작용도 한다는 연구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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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암환자의 경우 멜라토닌제제를 항암 보조제로 활용해 볼 만하다 할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논외로 하고*, 여기서는 잠시 멜라토닌 활성을 도모할 수 있는 침구 접근에 대해서 생각해 보려 한다. 멜라토닌 분비를 직접 촉진하는 접근은 어떤 것이 될까라는 생각을 해 볼 수는 있으나 언감생심이니.. 멜라토닌 분비를 간접적으로나마 도모할 수 있는 접근에 대해 간단히나마 생각해 보려 한다.

 

침뜸 접근은 암이라 하더라도 일률적으로 변증을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환자에 따라 오행론적 변증 구분도 필요하고 오장육부의 장부론적 변증 구분도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률적으로 그 변증을 논하여 접근 경로를 결정하기는 매우 곤란하다. 게다가 각인 각파의 변증논치가 얼마든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다만 여기서는 멜라토닌 활성을 도모한다는 제한된 관점에서만 보려 한다. 침뜸 자극은 자율신경 기능을 조절(안정화)해 주는 작용이 있어, 심신의 안정을 도모해 준다는 사실에 주목하려는 것이다. 자율신경 기능의 조절은 곧 생체내 각종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 분비 및 활성을 통해 이루어질 것이다. 그렇다면 멜라토닌이 수면 유도에 작용한다는 사실과 침뜸의 효과로 편안한 수면을 취할 수 있다는 사실을 연관지워 볼 수 있을 것이다. 즉 침뜸의 수면 유도란 멜라토민 분비를 매개로 이루어질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더하자면 뇌 신경 활성을 도모할 수 있는 경혈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침구접근의 구성은 어떻게 될까. 각자의 처방 구성에 맡긴다. 환자의 편안한 수면을 유도하고 릴렉스할 수 있도록..

 

한편 멜라토닌은 나이가 들면 현저히 분비량이 줄어든다. 50세 이상에서는 10세때의 1/10 이하로 줄어든다고 한다. 노화로 멜라토닌이 줄어드는지, 멜라토닌이 줄어들면서 노화가 촉진되는지 불명이지만, 침뜸이 멜라토닌 분비와 활성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면, 이 측면 역시 노령인구에 대한 침뜸 시술의 예방의료로서의 의의를 이루는 것이라 할 것이다.

 

*)서방형 멜라토닌

멜라토닌 수용체에 작용하는 약물이 나와 있다. 해외에서는 건강기능식품으로 판매되는 것들이 많은데, 대부분의 약물이 속방형이라 복용시 멜라토닌 수치가 급하게 올라갔다가 짧은 반감기로 인해 수치가 빠르게 떨어져 수면시간 전반에 걸쳐 충분하게 유지되지 못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고 한다. 이런 단점을 보완한 서방형 멜라토닌이 수면유도제로 인가되어 있다고 한다. 서방형 멜라토닌(상품명 ‘서카딘’)은 8~10시간 동안 서서히 방출되며 수면시간 전반에 걸쳐 수면리듬을 유지시켜 주게 된다고 하며, 임상에서도 수면의 질 개선에 유효한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한다. 다만 멜라토닌제제가 해외에서는 건강기능식품으로 쉽게 구할 수 있지만, 국내에서는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되어 의사처방이 있어야만 구입할 수 있다. 물론 보험적용도 받을 수 없다. 복용법과 관련해서는 수면 유도의 경우라면 1~2mg으로 충분하지만, 암의 예방 및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10~20mg/1일, 암 치료시에는 20~40mg을 복용한다는 지적이 있다.

덧붙이자면, 귀리, 옥수수, 쌀, 토란, 생강, 토마토, 바나나, 보리, 무순, 아시타바, 쑥갓 등이 멜라토닌을이 많이 함유하고 있다 한다.

 

(*芝雲 씀)

 

 

 

참조

멜라토닌 : 그 항산화작용과 항암효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