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블완 21

11/27일 오늘의 한시/ 눈(雪) -李奎報

雪詠(설영)/ 눈을 읊다詳看六出巧 상간육출교定自天工費 정자천공비天果幻戲耶 천과환희야終未測其意 종미측기의見日融成汁 견일유성즙還與雨潦似 환여우료사雖欲復爲花 수욕복위화其奈已淪地 기내이윤지天機祕難詰 천기비난힐置酒但一醉 치주단일취*큰비 료, 빠질 륜육각의 교묘함 자세히 보니하늘의 솜씨임이 분명하네 하늘이 마술을 부린 것인가끝내 그 뜻을 알 수가 없네해를 보면 즙처럼 녹아도리어 큰 비 내린 것만 같네다시 꽃이 되려 하여도어찌하랴 이미 땅에 빠져버린 걸천기의 비밀 따져물을 수도 없고술이나 마시고 취할 밖에ᆢ*이규보李奎報, 1168~1241*雪詠(설영) 중에ᆢ

11/26일 오늘의 한시/ 가랑비 내리는 가을날 -李婷

細雨秋(세우추)/ 가랑비 내리는 가을날旅館殘燈曉 여관잔등효孤城細雨秋 고성세우추思君意不盡 사군의부진千里大江流 천리대강류여관집 등불 새벽까지 가물대고외로운 성에 가랑비 내리는 가을날그대 그리는 마음 끝 없고천리 큰 강만 흘러 가네*李婷 이정, 1454~1488. 월산대군*원제ᆢ 寄君實기군실/ 군실에게. 君實은 누구인지 특정되지 않음. 친구 친척? 아우인 성종?

11/25일 오늘의 한시/ 북한산 꼭대기 -金昌集

華嶽絶頂(화악절정)/ 북한산 꼭대기中天積翠竦雲臺 중천적취손운대絶頂曾經一宿回 절정증경일숙회夜半星辰垂咫尺 야반성진수지척秋高鷹隼與徘徊 추고응준여배회*공경할 손, 송골매 준짙푸른 중천에 우뚝한 백운대일찍이 꼭대기에서 하룻밤 자고 왔었지한밤중엔 별들이 지척에서 쏟아지고높은 가을 하늘에 매들이 배회했었네*김창집金昌集, 1648∼ 1722*華岳화악ᆢ 북한산. 발이 셋이 달린 솥처럼 생겼다고 하에 삼각산, 정악(鼎嶽), 또 아이를 업고 있는 것 같다고 하여 부아악(負兒嶽) 등으로도 불린다고ᆢ

11/23일 오늘의 한시/ 임금 -鄭道傳

人君(인군)/ 임금人君之位 인군지위尊則尊矣 존즉존의貴則貴矣 귀즉귀의然天下至廣也 연천하지광야萬民至衆也 만민지중야一有不得其心 일유부득기심則蓋有大可慮者存焉 즉개유대가려자존언임금의 자리는높기로 말하면 높고귀하기로 말하면 귀하다네허나 천하는 지극히 넓고만민은 지극히 많다네한 번 그 마음을 얻지 못하면아마 크게 염려할 일이 생긴다네*정도전 鄭道傳 1342∼1398*朝鮮經國典 正寶位의 한 대목

11/22일 오늘의 한시/ 가을밤의 독작 -金時保

秋夜獨酌(추야독작)/ 가을밤의 독작潮來全浦白 조래전포백潮去全浦黑 조거전포흑無端盈虗理 무단영허리來日又如昨 내일우여작悠悠眼前事 유유안전사何失復何得 하실부하득微露忽生晞 미로홀생희炎凉已回薄 염량이회박但携一壺酒 단휴일호주聊取今宵適 요취금소적有客須勸醉 유객수권취無客且獨酌 무객차독작*마를 희조수가 밀려오니 온 갯벌이 희더니조수가 밀려가자 온 갯벌이 검어지네끝없이 차고 비고 하는 자연의 이치내일도 또 어제와 같으리유유한 눈앞의 일들무엇을 잃고 또 무엇을 얻으랴옅은 이슬은 어느새 마르고덥고 춥고 하는 변화 이미 돌아왔네다만 술 한 병 가지고서오늘밤 제대로 즐겨보리손 있으면 취하도록 권하고손 없으면 또 혼자서 마시리*김시보金時保, 1658∼1734

11/21일 오늘의 한시/ 이가 빠지다 -權近

齒落(치낙)/ 이가 빠지다曾恃年芳兩鬢靑 증시년방양빈청無心修煉學黃庭 무심수련학황정可憐牙齒如秋葉 가련아치여추엽頭上霜來便自零 두상상래편자령젊어서는 귀밑머리 검푸름만 믿고 도가의 황정을 배우고 익히는데 무심했네가엾게도 어금니가 가을잎처럼머리 희어지며 절로 떨어지네*권근 權近, 1352 ~ 1409

11/20일 오늘의 한시/ 스스로를 비웃다 -李裕元

自笑詩(자소시)/ 스스로를 비웃다按摩昔日康強軀 안마석일강강구一半鷄皮更鶴癯 일반계피갱학구放溺橫奔袴底濕 방익횡분고저습對飱亂落盤頭麤 대손난락반두추胡爲爾狀如斯否 호위이상여사부堪笑人生已矣乎 감소인생이의호可惜室中伏侍御 가석실중복시어紅顔空老作村姑 홍안공노작촌고*여윌 구, 바지 고, 거칠 추, 저녁밥 손,옛날엔 강건했던 몸뚱아리를 만져 보니닭가죽처럼 쭈글쭈글 학뼈처럼 말랐네오줌 누면 옆으로 나가 바지 밑이 젖고밥을 대하면 어지럽게 흘려 상머리가 더럽네어쩌다 이런 꼴이 되었을꼬인생사 다 살았으니 씁쓸히 웃네애석쿠나, 안방에 있는 저 내자곱던 얼굴 공연히 늙어 촌할멈이 되었네*이유원 李裕元, 1814~1888*伏侍御복시어ᆢ 侍御는 임금 곁에서 시중 드는 벼슬이니ᆢ 伏侍御는 엎드려 시중 드는 이, 부인을 가리키는 듯ᆢ

11/19일 오늘의 한시/ 솔에 기대서 -崔岦

의송(倚松)/ 솔에 기대서落落長松身 낙락장송신頎頎人獨倚 기기인독의前蹊斷往來 전계단왕래盡日泓崢裏 진일홍쟁리*헌찰할 기,낙락장송 몸뚱이에훤칠한 양반 홀로 기대 서 있네앞 시내엔 왕래도 끊겼는데종일토록 깊은 물 높은 산 속에서 누굴 기다리나*崔岦최립,1539 ~ 1612*원제ᆢ 題散畫六幅(낱 그림 여섯 폭에 제하다) 중에ᆢ

11/18일 오늘의 한시/ 노랑 국화 -李穡

黃花(황화)/ 노란 국화黃花含餘香 황화함여향耿耿秋澗涯 경경추간애霜露日以重 상로일이중飛雪仍來加 비설잉래가草木盡凋落 초목진조락芳心吐金葩 방심토금파感人非渠意 감인비거의人自思無邪 인자사무사*빛 경, 꽃 파, 노란 국화가 남은 향기 머금고가을 물가에서 반짝반짝이네서리 이슬 날로 무거워지고 눈보라까지 겹쳐 내려모든 초목 시들어 떨어질 때 꽃몽우리가 노란 꽃을 토하네사람 감동시키는 건 제 뜻 아니겠다만사람들 절로 사특한 생각 없네*李穡 이색, 1328~1396*원제ᆢ 有感(유감)/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