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한시읽기/오늘의 한시 낭송(2021년) 248

12/31일, 그믐밤 지새며ᆢ -趙絅

守歲(수세) 病眼玄花守歲難 병안현화수세난 燈殘欲吐夜更闌 등잔욕토야갱난 人生到老惟高枕 인생도노유고침 時序無停劇走丸 시서무정극주환 膂力經營他自得 여력경영타자득 詩書塵蠹我從寒 시서진두아종한 喧騰櫪馬何年事 훤등역마하년사 茅屋瓦罇亦一歡 모옥와준역일환 *등골뼈 려, 좀 두, 말구유 력, 술두루미 준, 병든 눈 어른어른 수세도 어려운데 등불 가물대고 밤 더욱 깊어가네 인생 노년에 베개만 높아지고 세월은 멈추지 않고 탄환처럼 빠르네 힘껏 도모하는 것은 남들이 알아서 하는 일이요 시서는 먼지 쌓이고 좀먹어 나도 따라서 한미하네 구유에 매인 말 달리려 날뛰던 때 언제였나 초가집 술동이도 한바탕 즐거움이네 *조경 趙絅, 1586∼1669 *守歲수세ᆢ 음력 섣달 그믐 밤에 집안 구석구석을 밝히고 가족들이 함께 둘러 앉아 온 ..

12/30일, 온 산에 눈보라 -申欽

滿山風雪(만산풍설)/ 온 산에 눈보라 金爐獸炭不成溫 금로수탄불성온 密密同雲掩曉暾 밀밀동운엄효돈 正憶故人南岳下 정억고인남악하 滿山風雪獨關門 만산풍설독관문 *아침해 돈, 쇠화로 수탄도 따습지 않고 빽빽한 눈구름이 아침 해를 가렸네 바로 생각나네 남산 아래 사는 친구 온 산 눈바람에 홀로 문 닫고 있겠네 *신흠 申欽, 1566~1628 *天寒擁爐懷芝峯(날씨가 추워 화로를 껴안고 지봉을 생각하다) *同雲동운ᆢ 눈 내리기 전의 먹구름

12/29일, 백성들 살기 어렵네 -魚無赤

蒼生難(창생난)/ 백성들 살기 어렵네 蒼生難蒼生難 창생난창생난 年貧爾無食 연빈이무식 我有濟爾心 아유제이심 而無濟爾力 이무제이력 蒼生苦蒼生苦 창생고창생고 天寒爾無衾 천한이무금 彼有濟爾力 피유제이력 而無濟爾心 이무제이심 백성들 살기 어렵구나, 어려워! 흉년 들어 네가 먹을 것 없으니 난 너를 도우려는 마음은 있다만 널 도울 힘이 없구나 백성들 살기 힘들구나, 힘들어! 날이 추워 네가 이불 없으니 저들은 널 도울 힘이 있는데도 널 도우려는 마음이 없구나 *魚無赤 어무적, 생몰 미상, 연산군대, 서얼출신 *원제 流民嘆(유민탄) 중에ᆢ

12/28일, 조각달 -崔大立

殘月(잔월)/ 조각달 睡鴨香消夜已闌 수압향소야이난 夢回虛閣枕屛寒 몽회허각침병한 梅梢殘月娟娟在 매초잔월연연재 猶作當年破鏡看 유작당년파경간 오리는 졸고 향불 꺼져 밤 이미 깊은데 빈 집에 꿈 깨니 머릿병풍 차네 매화 가지에 걸린 어여쁜 조각달 그때 깨진 조각거울 보는 듯하네 *최대립 崔大立, 생몰 미상. 17세기 중반. 여항시인 *원제는 상우야음(喪耦夜吟)

12/27일, 매운 추위ᆢ -金允植

苦寒(고한)/ 매운 추위 ᆢ 百卉僵摧 백훼강최 萬竅咆哮 만규포효 急瀨凝斷 급뢰응단 峛崺頭童 리이두동 地裂木枯 지열목고 野荒途窮 야황도궁 其觸於人也 기촉어인야 如攢槊叢鏑 여찬삭총적 刻膚透髓 각부투수 舌强鼽鼻 설강구비 血凍墮指 혈동타지 戰栗無汗 전율무한 齽齘齒毁 금계치훼 ᆢ *풀 훼, 고개 리, 구릉이름 이, 창 삭, 화살촉 적, 코막힐 구, 몹시 성내는 모양 금, 이갈 계, 온갖 풀들 꺾여 넘어지고 온 구멍에 울부짖는 소리 나네 세찬 여울물 얼어붙어 멈추고 산등성이는 민둥산이 되었네 땅은 갈라지고 나무는 말라붙고 들은 황량하고 길은 막혀 버렸네 추위가 사람에게 닿으니 창에 찔리고 화살을 맞은 듯 살을 저미고 골수까지 파고들며 혀가 굳고 코가 막히네 피가 얼어붙어 손가락 끊어질 듯 덜덜 떨리고 땀조차 나지 ..

12/24일, 산중에서ᆢ -李山海

山中(산중) 天寒松檜靜無風 천한송회정무풍 入夜深山萬籟空 입야심산만뢰공 霜月滿廊僧獨起 상월만랑승독기 氷泉幽咽小橋東 빙천유열소교동 *목멜 열, 날은 차고 솔 잣은 바람 없이 고요하고 밤 들자 심산의 만뢰도 텅 비었네 서릿달 가득한 회랑에 중 홀로 일어나고 다리 동쪽 얼음샘 그윽이 울리네 *이산해 李山海, 1539~1609

12/23일, 나무꾼에 경계ᆢ -韓章錫

戒樵(계초)/ 나무꾼에 경계ᆢ 寄語山中樵歌兒 기어산중초가아 伐柯莫取松樹枝 벌가막취송수지 荊棘剪盡春猶在 형극전진춘유재 靑松一折不可爲 청송일절불가위 산중 노래하는 나무꾼에 이르니 도끼자루 한다고 소나무 가지는 베지 말거라 가시나무는 죄 베어도 봄이면 다시 돋아나지만 푸른솔은 한 번 꺾이면 자랄 수 없단다 *한장석 韓章錫, 1832~1894

12/22일, 또 굶겠네ᆢ -金時習

還餒(환뇌)/ 또다시 굶겠네 一年風雨幾勞辛 일년풍우기노신 租稅輸餘僅入囷 조세수여근입균 巫請祀神僧勸善 무청사신승권선 費煩還餒翌年春 비번환뇌익년춘 *곳집 균, 주릴 뇌, 1년 내내 비바람에 고생고생 ​조세 바친 나머지만 겨우 광에 넣네 ​무당은 신에게 제사 청하고 스님은 시주하라 권하니 다 쓰고나면 내년 봄엔 또다시 굶겠네 *김시습 金時習, 1435~1493 *원제는 咏山家苦(영산가고/산사람들의 고난) 8수 중에ᆢ

12/21일, 동지 팥죽 -張維

豆粥(두죽)/ 팥죽 小豆爛烹汁若丹 소두난팽즙약단 香秔同煮粒仍完 향갱동자립잉완 霜朝一盌調崖蜜 상조일완조애밀 煖胃和中體自安 난위화중체자안 *메벼 갱, 주발 완, 팥을 푹 삶아 만든 단액 같은 즙 멥쌀도 함께 넣어 푸욱 끓였네 서리 내린 아침 석청을 타서 한 사발 먹으니 속이 뜨듯하게 풀어져 몸 절로 편안하네 *장유 張維,1587 ~ 1638 *원제는 晨起喫豆粥漫吟 效牧隱體(아침에 일어나 팥죽을 먹고서 목은의 시체로 한번 읊어 보다) 목은 이색의 '豆粥' 시는 여기에ᆢ(https://m.blog.daum.net/hooclim/4742)

12/20일, 회포를 적다 -金宏弼

서회(書懷)/ 회포를 적다 處獨居閑絶往還 처독거한절왕환 只呼明月照淸寒 지호명월조청한 憑君莫話生涯事 빙군막화생애사 萬頃煙波數疊山 만경연파수루산 한가로이 홀로 살며 왕래도 끊고 명월 불러 청빈한 삶 비치게 할 뿐이네 그대에게 부탁하노니 지난 세월일랑 말하지 마소 만 이랑 흰 물결에 겹겹 산이었소 *김굉필 金宏弼, 1454~1504 *이 시는 예문지(藝文志)(한치윤)에 소개된 것인데, 속동문선(서거정)에 소개된 것은 몇 글자 차이가 있다. 處獨居閑絶往還(처독거한절왕환) 只呼明月照孤寒(지호명월조고한) 煩君莫問生涯事(번군막문생애사) 數頃煙波數疊山(만경연파수루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