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충제 메벤다졸의 항암효과에 대한 전문 연구들..
구충제 메벤다졸이 항암제가 될 수 있다?
벤즈이미다졸(Benzimidazole)계의 구충제가 항암작용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건 제법 거슬러 올라가지만, 공론화되기 시작한 것은 2011년 정도이고, 암의 대체약물로 본격 주목을 받은 것은 5~6년 정도 전부터라고 한다. 관련된 주목할 만한 몇몇 연구 성과들을 볼 수 있어 정리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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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약물의 재사용(Repurposing) 차원에서 구충제인 메벤다졸이 항암제로 재사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를 볼 수 있다.
*Repurposing Drugs in oncology(ReDO) - mebendazole as an anti-cancer agent>(종양학에서 약물 재사용(ReDO) - 항암제로서의 메벤다졸), Ecancermedicalscience. 2014 Jul 10
이 연구에서는 구충제인 메벤다졸이 다양한 종류의 암을 대상으로 한 많은 전임상시험에서 항암작용이 있다는 보고를 제시한다. 특히 인간에게서 항암작용을 보인 것으로 보고된 2건의 증례를 들며, 관련된 작용 메커니즘에 대해 정리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따라 메벤다졸이 기존의 화학요법에 사용되는 약물을 포함한 다른 일련의 약물과 상승작용을 갖는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이런 일련의 검토를 토대로 메벤다졸이 암을 치료하는 대체약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그에 대한 새로운 탐구가 필요하다는 점을 제안하고 있다. 다른 약물과의 몇 가지 가능한 조합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있다.
메벤다졸(Mebendazole)은 원래 벤즈이미다졸계열의 약물로 광범위 기생충 치료제이다. 선충, 촌충, 회충 등 많은 기생충에 널리 작용하여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이 약물은 특히 의약품의 ‘재사용’ 또는 ‘재개발’이라는 차원에서 주목을 끈다(‘Drug Repositioning’ 또는 ‘Drug Repurposing’). 위치와 입장(position)이나 의도(purpose)를 새롭게 한다(re-)는 뜻으로, 의약품의 '재사용'나 '재개발'이라는 의미에서, 즉 인간에 대한 사용에서 안전성이나 체내에서의 동태가 이미 확인된 기존 약물이나 어떤 질환의 치료제로 임상시험을 실시했지만 효과가 입증되지 못한 물질을 대상으로, 이들 물질의 새로운 약효를 찾아 실용화하려는 것이 Drug Repositioning(또는 Drug Repurposing)라는 방법이다. 신규 개발보다 개발 비용을 줄일 수 있고 기간도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주목을 끈다.
암 치료제의 경우 이러한 기존 약물과 약물 후보 성분을 대상으로 배양 암세포 실험(in vitro)이나 종양을 이식한 동물 실험(in vivo)에서 항암 활성을 찾아 낼 수 있다면, 이미 안전성과 약물 동태가 알려져 있기 때문에 비교적 빨리 임상시험을 실시 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메벤다졸이 배양 세포 및 동물을 이용한 전임상시험에서 구충제 메벤다졸이 암 치료에도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으며, 인간의 임상 예에서도 유효성이 인정되어 현재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기도 하다.
*메벤다졸의 항암제 가능성은 먼저 컴퓨터 분석으로 드러나면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최근 약물 후보물질이 데이터베이스화되어 세포의 수용체와 신호전달물질의 구조 데이터베이스나 항암제에 의한 유전자 발현 패턴 데이터베이스 등 다양한 정보를 컴퓨터를 사용하여 탐색하는 방법(in silico)이 활용되고 있다. "in silico"라는 용어는 "컴퓨터(실리콘 칩)로"라는 의미로, in vitro(시험관에서)와 in vivo(생체에서)에 대응하여 만들어진 용어로 컴퓨터를 구사 한 연구를 말한다. 미국에서는 FDA(미국 식품의약국)가 승인한 기존 약물과 개발에 실패하고 제약회사 에 사장되어 있는 물질의 데이터베이스가 공개되어 있으며, 다양한 방법으로 새로운 약효를 찾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 기술로 구충제 메벤다졸을 암 치료제로 연구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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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연구는 메벤다졸이 대장암 치료제로 재개발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Repositioning of the anthelmintic drug mebendazole for the treatment for colon cancer>(구충제 메벤다졸의 대장암 치료제로 재개발), J Cancer Res Clin oncol. 139 (12) : 2133-40, 2013 년
이 연구에서는 대장암 치료제로 재개발하기 위해 우선 임상적으로 사용되는 1600 종류의 의약품을 포함한 많은 물질을 스크린하였다. 그리고 이들 약물을 대상으로 2종류의 대장암 세포주를 이용한 형광미세세포독성시험법(fluorometric microculture cytotoxicity assay)으로 항암 활성을 검토하였다. 물질의 비교는 Connectivity Map 분석에 의한 유전자 발현 분석, 미국 암연구소(NCI)의 항암제 평가시스템의 데이터베이스(NCI 60 data mining), 단백질 키나제 결합 측정 등을 실시했다고 한다.
연구 결과, 두 종류의 대장암 세포에서 10μM의 농도에서 세포 생존율이 40% 이하로 감소하는 세포상해 활성을 나타내는 물질 68가지가 선별되었다. 이들 물질은 유전자발현 분석을 통해 여러 종류로 분류되는데, 그 중 구충제 벤즈이미다졸(Benzimidazole)계 약물에 주목하여, 그 가운데서 메벤다졸 (Mebendazole)과 알벤다졸(Albendazole)이 임상에 사용되었다.
NCI의 60종류의 암 세포주를 이용한 약제 감수성 데이터베이스와의 비교에서 메벤다졸과 알벤다졸의 유사성은 낮은 것으로 나타나, 작용기전이 다르다는 것이 시사되었다. Connectivity Map 분석에 의한 유전자 발현 패턴의 비교에서도이 두 가지는 유사성이 낮았다. 또한 메벤다졸은 BCR-ABL과 BRAF을 포함한 여러 프로틴키나제와 상호작용을 나타냈지만, 알벤다졸에서는 그런 작용이 확인되지 않았다.
메벤다졸은 NCA60 패널의 대장암 세포주의 80%에 대해 항종양 활성을 나타냈다. 또한 3종류의 대장암 세포와 3종류의 비암세포에 대한 검토에서 메벤다졸이 대장암에 대해 유효성을 보이는 선택성이 확인되었다. 결론적으로 메벤다졸이 대장암 치료제로 재개발할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메벤다졸이 몇 가지 프로틴키나제와 작용하여 항종양 활성을 나타낸다는 것이 약물 스크린에서 밝혀졌다는 보고로 연결된다.
한편 약물 스크린과는 관계없이 다형성 신경교종(glioblastoma multiforme)에 대한 메벤다졸의 효과는 2011년에 우연히 발견되었다.
글리오블라스토마를 이식한 마우스를 이용한 연구에서 쥐의 교충 번식을 막을 목적으로 펜벤다졸(Fenbendazole)을 투여한 마우스에서는 이식 종양이 증식되지 않았다. 펜벤다졸은 동물에 사용되는 벤즈이미다졸계열 구충제의 일종이다. 나아가 더욱 연구가 진행되면서, 벤즈이미다졸계 약물 중 메벤다졸이 가장 강력하게 글리오블라스토마의 증식을 억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기존 약물의 항암 활성을 검토하는 것은 배양 암세포를 이용한 세포상해 작용의 검토에서 대략적으로 확인할 수 있고, 스크린은 간단하다.
또한 최근에는 여러가지 물질에 대한 유전자 발현패턴 데이터베이스와 NCI(미국 암연구소)가 제공하는 60종류의 암 세포주(NCI60 암세포 패널)에서 다양한 항암제의 약제 감수성 패턴 데이터베이스 등을 사용하면 그 물질의 작용기전과 암세포 특이성 등을 추측할 수 있다. 이렇게하여 수천 종의 기존 약물과 후보 약제로부터 스크린하여 새로운 암 치료제를 제공하려는 것이 암 치료 영역의 Drug Repositioning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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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의 증식과 관련하여 유전자 발현을 촉발하는 신호전달계가 역할하는데, 구충제 메벤다졸이 이 신호전달계를 억제하여 암세포의 증식을 저지하는 작용을 하는 역할을 한다는 연구결과를 볼 수 있다.
즉, 구충제 메벤다졸이 Wnt/β카테닌에 의한 유전자 발현을 억제함으로써 암세포의 증식을 저지한다는 것이다.
매우 전문적인 이야기지만, 암세포는 다양한 메커니즘을 통해 Wnt/β-카테닌 신호전달계를 활성화하여 핵 내에서의 β-카테닌의 양이 증가시키고, 그 결과 TCf/Lef의 전사인자 활성이 항진하여 암세포의 증식을 촉진한다고 한다. 따라서, Wnt/β-카테닌 신호전달계의 억제가 암 치료의 대상으로 중요시된다.
Wnt 신호는 종을 넘어 널리 보존되어 온 신호전달경로로 유전자 발현, 세포 증식, 세포 운동, 세포 극성 등을 조절함으로써 발생과 줄기세포의 유지, 발암 등에 깊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β카테닌을 통한 Wnt/β-카테닌 신호전달계는 암 치료의 중요한 대상이 되고 있다. Wnt/β-카테닌 경로가 활성화되는 경우의 암은 예후가 나쁘다는 연구결과가 많다고 한다.
β카테닌은 781개의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진 92kDa의 단백질로, 세포 간 접착 및 유전자 발현 조절의 두 가지 기능을 가지고 있다. 세포의 β카테닌의 대부분은 세포 간 접착 결합 부분에 있으면서 막관통형의 접착 단백질인 E-cadherin과 결합체를 만든다. 이러한 세포막 접착 부위의 β카테닌은 E-cadherin과 액틴 세포골격과의 연결을 돕는다.
E-cadherin과 결합하지 않는 β카테닌은 모든 세포질에서 여러 단백질(AXIN, APC, GSK3β, CK1α)로 이루어진 대형 분해복합체에 의해 분해된다.
그러나 Wnt(원트)라는 분자량 약 4만의 분비성 당단백질 수용체에 결합하면 세포질의 β-카테닌의 분해가 억제되어 세포질에 축적되었다가 핵 내로 이행한 후 전사인자 Tcf/Lef(Tcell factor / Lymphoid enhancer factor)와 복합체를 형성하고 Tcf/Lef의 전사 활성을 항진한다. 즉, β-카테닌은 Tcf/Lef 전사 활성화 보조인자로서 기능하고 Tcf/Lef의 표적 유전자의 전사를 유도한다. 이 신호전달계를 Wnt/β-카테닌 경로라고 한다.
β-카테닌은 세포막 근방이나 세포질 핵 중 어느 하나에 존재하며, 특히 핵에 있을 때는 일련의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미친다. Wnt/β-카테닌 신호전달계에 의해 활성화되는 유전자군에는 c-myc, c-jun, cyclinD1 등 세포의 증식과 전이를 촉진하는 요인이 포함된다. 즉, Wnt/β-카테닌 신호전달계가 활성화되면 암세포의 증식과 전이가 촉진되는 것이다 .
구충제 메벤다졸이 이 Wnt/β-카테닌 신호전달계의 최하류의 유전자 발현 수준에서 억제작용을 나타낸다고 한다. 예컨대 다음과 같은 보고를 볼 수 있다.
*Comprehensive Modeling and Discovery of Mebendazole as a Novel TRAF2- and NCK-interacting Kinase Inhibitor(종합 모델링 및 신규 TRAF2 및 NCK 상호 작용 키나제 억제제로서의 메벤다졸의 발견), Sci Rep. 2016 Sep 21; 6 : 33534. doi : 10.1038 / srep33534.
위 보고서는 대장암의 주요 치료대상으로, TRAF2 및 NCK 상호작용 키나제(TRAF2- and NCK-interacting kinase : TNIK)에 주목, 이를 억제하는데 맞춰졌다. 관련한 2개의 데이터 세트를 선택하고 원하는 생물 의약품 특성을 갖는 신규의 TNIK 저해제를 탐색하려는 차원에서 포괄적인 모델링 연구를 실시했다.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나 해석법 등이 줄 지어 나와 전문적인 내용은 생략하지만, 간단히 정리하자면 컴퓨터를 이용한 구조 해석과 결합 활성을 분석한 결과, 메벤다졸이 "TRAF2 및 NCK 상호작용 키나제(TRAF2- and NCK-interacting kinase : TNIK)"를 억제하는 약물로서 유효한 작용을 할 가능성을 보인다는 것이다.
TNIK(TRAF-2 and NCK-interacting kinase)는 세린 트레오닌키나제로 이 키나제 활성(단백질을 인산화하는 활성)은 대장암의 증식 활성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Wnt/β카테닌 경로의 마지막 단계인 β카테닌과 TCF의 상호작용에서 TNIK는 TCF의 세린 154을 인산화한다. 이 인산화가 β카테닌/TCF의 유전자 전사 활성에 필요하다고 한다. 따라서 TNIK 억제제는 대장암과 같이 Wnt/β카테닌 신호전달계가 항진된 암의 치료에 유효하다고 알려져 많은 제약회사가 개발에 나서 왔다. 아직 임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수십 년 전부터 많은 국가에서 사용되는 구충제 메벤다졸이 TNIK의 억제제로서 매우 유망하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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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벤다졸은 항암제 빈크리스틴보다 항암 활성이 강하다는 연구결과도 볼 수 있다. 빈크리스틴(Vincristine)은 Vinca rosea에서 발견된 알칼로이드로 조혈기 종양과 뇌종양이나 연부육종을 포함한 많은 암의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빈크리스틴은 튜부린 이량체에 결합 미세소관 구조 형성을 저해하여 분열을 중간에서 정지시킨다.
그런데 메벤다졸은 이 빈크리스틴 보다 항암 활성이 높다는 것이다. 다음과 같은 보고를 볼 수 있다.
*Repurposing Mebendazole as a Replacement for Vincristine for the Treatment of Brain Tumors>(뇌종양 치료를 위한 빈크리스틴의 대체품으로 메벤다졸 재사용), Mol Med. 2017; 23 : 50-56.
빈크리스틴은 미소세관 억제제로 현재 낮은 수준의 신경교종 및 미분화 핍돌기교종 등 다양한 뇌종양의 치료에 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빈크리스틴은 뇌종양 조직에 잘 침투하지 못하고, 또한 말초신경 장애를 포함한 용량제한 독성을 나타낸다.
메벤다졸은 안전성이 양호하고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의해 승인된 구충제인데, 신경교종과 髄芽腫의 두 동물 모델에서 강력한 치료 효과를 나타낸다는 것이 최근 밝혀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메벤다졸의 적절히 사용하면 뇌 치료에 효과적인 농도가 만들어진다는 점이다.
메벤다졸이 미세소관 형성을 억제한다는 사실은 확인되었지만, 종양 세포에 대한 그 효력이 저해 효과에 의해 매개되는지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를 검토하기 위해, 우리는 GL261 신경膠芽腫 세포의 생존율, 미세소관 중합 및 중기에서의 세포주기 정지에 대한 메벤다졸의 효과를 확인하고 이러한 기능을 저해하는 유효 농도가 매우 유사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국립 암연구소(NCI)의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하여 다른 의약품과 비교하였더니 메벤다졸이 미세소관 표적화 약물과 매우 유사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작용이 메벤다졸의 세포 독성이 확실히 미세소관 형성을 저해함으로써 일어난다는 것을 말해 준다.
또 GL261동소성종양에 대한 메벤다졸 및 빈크리스틴의 치료 효과를 비교했다. 그 결과 메벤다졸이 동물의 생존 기간상 유의한 증가를 보인 반면, 빈크리스틴은 그 최대 허용 용량에 가까운 용량에서조차 어떠한 효과도 나타내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결론적으로, 연구는 뇌종양의 치료를 위한 빈크리스틴의 대체품으로 메벤다졸의 임상 사용을 강력히 지지해 준다. 즉, 다양한 뇌종양의 치료에 빈크리스틴이 사용되고 있지만, 메벤다졸이 더 효과가 높고 부작용이 적다는 지적이다. 메벤다졸도 빈크리스틴도 미세소관의 중합을 억제하고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고 사멸시키지만..
빈크리스틴은 미세소관 중합 억제제, 조혈기 종양 및 고형암의 항암제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중추신경 종양에도 사용되지만, 이 논문에서는 빈크리스틴은 분자량이 크고, 혈액뇌관문을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뇌종양 조직 속으로 충분히 도달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물론 이 논문의 동물실험에서 암을 축소하는 효과는 인정되지 않았다.
반면, 메벤다졸은 뇌종양 부위로의 이행도 좋고, 동물 실험에서 종양의 축소 효과도 인정되었다. 즉, 뇌종양 치료제로 사용되는 빈크리스틴보다 메벤다졸 쪽이 효과가 높다는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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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아가 메벤다졸이 다양한 기전을 통해 항암작용을 발휘한다는 것으로 정리해도 좋을 것이다.
메벤다졸의 구충 작용과 항암 작용의 주요 메커니즘은 미세소관의 중합 저해작용이다. 또한 메벤다졸은 다양한 프로테인키나제의 활성을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앞의 Wnt/β카테닌 경로 TRAF2-NCK 상호작용 키나제(TRAF2- and NCK-interacting kinase : TNIK) 외에, 혈관 내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의 키나제 활성을 억제하여 혈관 신생을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는 보고도 있다.
혈관 내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 Receptor, VEGFR)는 혈관 내피세포 성장인자(VEGF)를 리간드로 하는 수용체형 티로신키나제의 일종으로 혈관 내피세포의 증식과 이주 촉진 그리고 혈관 투과성 항진 등에 관여한다.
암 세포는 종양조직에 산소와 영양을 운반하는 혈관을 늘리기 위해 VEGF의 생산을 항진한다. VEGF는 혈관 내피세포의 VEGFR을 자극하여 혈관 신생을 촉진한다.
따라서, VEGF 수용체의 활성화를 억제하는 작용은 혈관 신생을 억제하는 작용이 있어 종양 조직의 증식을 억제하고 전이를 억제할 수 있다. VEGFR에는 몇 가지 아이소폼이 있지만, 혈관 신생에 가장 크게 관여하는 VEGFR-2의 티로신키나제 활성을 억제하는 작용이 메벤다졸에 있다는 지적이 있다.
또 메벤다졸이 헷지호그 신호전달계를 억제하는 작용도 보고되고 있다. 다음과 같은 보고가 있다.
*Repurposing the antihelmintic mebendazole as a hedgehog inhibitor(헷지호그 억제제로 항기생충 약물 메벤다졸의 재사용), Mol Cancer Ther. 2015 Jan; 14 (1) : 3-13.
많은 종류의 암세포에서 hedgehog 신호전달계가 활성화된다는 사실로부터 이 신호전달계가 새로운 항암제 개발에서 유망한 대상이 되고 있다.
이 연구에서는 선충(nematode)과 包虫(hydatid) 등의 기생충 감염에 오래전부터 사용되어 안전성이 확인된 벤즈이미다졸계의 메벤다졸(mebendazole)이 임상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농도에서 헷지호그 신호체계를 강력하게 저해하고 헷지호그를 활성화하는 髄芽腫 (medulloblastoma) 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충제로서 메벤다졸은 선충의 튜부린(tubulin)에 결합하여 장관의 미세소관 합성을 억제한다. 인간의 세포에 대해서는 미세소관 관련 세포내 소기관에서 헷지호그 경로를 활성화하는 신호전달의 중심을 이루는 일차섬모(primary cilium)의 형성을 억제한다.
메벤다졸에 의한 헷지호그 신호전달계의 저해는 헷지호그 신호전달경로를 맡고 있는 막단백질의 SMO(Smoothened)의 유전자변이(헷지호그 신호전달계 저해제인 비스모디깁에 내성 세포 클론에 선택적으로 인정된다)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비스모디깁(Vismodegib)과 메벤다졸의 병용은 헷지호그 신호전달계를 상승적으로 저해한다.
메벤다졸은 성인과 소아에 고용량으로 장기간 투여해도 부작용이 적어 안전하게 투여할 수 있기 때문에, 본 보고에서는 헷지호그 신호전달계가 활성화되는 많은 종양에 대한 치료에 메벤다졸의 재사용을 고려하는 임상시험을 조속히 실시할 것을 제안한다.
헷지호그 억제제의 탐색에서 빈블라스틴(vinblastine), 빈크리스틴(vincristine), 파클리탁셀(paclitaxel) 등 미소세관에 작용하는 항암제에 헷지호그 저해 활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메벤다졸이 일차섬모의 형성을 저해하고 헤지호그 경로의 단백질 발현을 저하시켜 그 신호전달계를 저해하고, 그 결과 髄芽腫 세포의 증식과 생존을 저하시키고, 나아가 돌연변이된 SMO의 활성화를 억제하여 종양의 재발을 억제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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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벤다졸이 트리플네거티브 유방암의 방사선요법을 강화해 주는 역할을 한다는 보고도 볼 수 있다.
*Mebendazole Potentiates Radiation Therapy in Triple-Negative Breast Cancer(메벤다졸이 트리플네거티브 유방암의 방사선요법을 강화해 준다), Int J Radiat oncol Biol Phys. 2019 Jan 1; 103 (1) : 195-207.
트리플네거티브 유방암은 치료를 위한 분자 표적이 없기 때문에 치료가 가장 어려운 유방암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이 유방암을 제어하는 중요한 치료법으로 방사선요법이 자주 도입된다.
그런데 이 방사선요법이 살아남은 암세포의 일부를 다시 起始세포(breast cancer-initiating cells)로 유도되어 재발을 유발하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이 방사선 유발성 유방암 起始세포의 유도를 방지하고 방사선요법의 효과를 향상시킬 가능성을 지닌 약물로 메벤다졸을 검토한다.
연구를 통해 방사선 유발성 암세포 변환을 막고 트리플네거티브 유방암 세포에 유의적인 독성을 나타내는 약물로 메벤다졸을 들고 있다. 메벤다졸이 트리플네거티브 유방암 세포를 효율적으로 고갈시켜 방사선 유발성 변환을 막았다고 한다. 또한 메벤다졸은 세포주기의 G2/M기 세포를 정지시켜, DNA 이중가닥 절단 및 세포사멸을 일으켰다. 메벤다졸은 in vitro 및 in vivo에서 트리플네거티브 유방암 세포의 방사선 감수성을 높이고, 그 결과 인간의 트리플네거티브 유방암 세포의 이종이식 모델에서 종양의 제어를 높인 것으로 확인하였다.
요컨대 본 연구의 결과는 트리플네거티브 유방암 환자에서 방사선요법과의 병용하는 요법으로 메벤다졸의 사용을 지지해 준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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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구충제인 메벤다졸이 뇌종양뿐만 아니라 다양한 암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들을 다수 볼 수 있다. 메벤다졸은 1968년에 광범위 구충제로 개발되어 성인뿐만 아니라 임산부나 소아에게도 사용이 가능하다. 통상 그 부작용은 매우 경미하다고 한다.
즉 메벤다졸은 튜부린 중합을 저해하여 세포 분열에 필요한 미소세관의 형성을 억제한다. 선충의 장내 세포의 튜부린의 중합을 저해하여 구충 작용을 발휘한다. 그리고 이 미세소관 중합을 저해하는 작용은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역할로 통한다.
그러나 메벤다졸은 빈블라스틴과 파클리탁셀과 같은 다른 튜부린 결합제와는 다른 부위에서 튜부린에 결합하고 또한 다른 많은 암 표적(증식에 관여하는 단백질 · 키나제 등)과 상호작용한다.
이렇게 하여 메벤다졸은 암의 대체요법 약물의 하나로 주목 받게 되면서 민간강에서 대체약물로 사용되기에 이르렀는가 하면 일부 의사들에 의해 사용되기도 하였다. 특히 ‘소세포 폐암이 전신으로 전이하여 3개월 밖에 살 수 없다고 선고받았던 미국의 한 남성(Joe Tippens)이, 개 구충제인 펜벤다졸을 복용하고 암이 소멸하였다’라는 이야기가 전세계로 급전파되면서 메벤다졸에 대한 관심도 증폭되었다.
이 약의 특징과 다른 약물과 병용하는 방법을 잘 이해하여 활용한다면 암의 대체요법으로 매우 유용한 약물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1개월 선고 받은 말기암 환자가 메벤다졸과 시메티딘 만으로 극적으로 개선되었던 사례도 제시되고 있는 만큼 항암 대체약물로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할 것이다.
(*芝雲 정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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