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에서 만들어진 마이오카인, 아이리신(Irisin)
운동은 일차적으로 근 단련을 통해 체력 향상을 도모하는 역할을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전신의 장기에도 다양한 혜택을 가져다 준다고 한다. 운동이 어떻게 전신에 다양한 효과를 가져오는지에 대해 충분히 밝혀지진 않았으나, 운동을 통한 근육의 수축운동 시에 근골격 세포에서 사이토카인이 분비된다는 것이 밝혀지며, 그 해명의 가닥이 풀리고 있다.
아직 충분히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 골격근에서 다양한 생리 활성 물질이 분비되어 자기 및 방분비적으로 근 주위의 조직에 작용하거나 또는 내분비적으로 원격 장기에 작용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골격근에서 분비되는 여러 가지 생리 활성 물질을 총칭하여 마이오카인(myo=근, kine=작동물질)이라고 한다. 근에서 분비되는 사이토카인이라는 의미이다. 즉 골격근이 단순히 운동기관을 넘어 분비기관으로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운동과 트레이닝에 의한 근량 증가와 더불어 근수축에 의해 마이오카인의 분비가 증가한다는 것이 확인됨으로써 운동이 생체의 항상성 유지에도 기여한다는 이야기다. 이미 다른 글에서 이때 분비되는 다양한 마이오카인에 대해 검토한 바 있는데 여기서는 그 중 '아이리신'에 대해 정리해 둔다
'아이리신'(Irisin)은 인체의 열 생성과 관련이 있는 사이토카인이다. 아이리신은 혈관을 타고 지방조직으로 이동하여 백색지방을 갈색지방으로 바꿔 열 생성을 유도하는데 관여한다고 한다. 우리 인체의 지방은 크게 백색지방과 갈색지방으로 구분된다. 백색지방은 비상 시에 에너지원이 되거나 물리적 충격 시에 몸을 보호하는 역할도 하지만, 비만이나 당뇨의 직접적인 원인이기도 하다.
반면 갈색지방은 에너지대사를 통해 많은 열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체온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어릴 때는 많이 존재하지만 성인이 되면 거의 없거나 매우 적게 존재한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운동을 통해 근조직에서 분비되는 아이리신이 백색지방을 갈색지방으로 바꿔(Browning) 열 생성을 유도한다는 연구 결과는, '운동을 하면 지방을 태운다'는 통속적인 이해에 과학적인 근거를 제공해 주는 것이다. 지방을 소모하여 열을 생성하는 에너지 대사는 운동 말고도 매운 음식을 먹거나 몸을 찬 곳에에 노출시킬 때(한냉 자극)도 활성화된다고 한다.
Boström 등은 골격근에서 분비되는 단백질로 Irisin을 동정하고, 이것이 지방조직의 에너지대사를 제어하는데 관여한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마우스 실험에서 골격근에서 운동의 효과를 전달하는 PGC1α 발현이 증가하고 이와 함께 Irisin이라 불리는 단백질(펩타이드)의 생산과 방출이 촉진되어 피하지방 내에 존재하는 전구 지방세포(FNDC5, Fibronectin type III Domein-containing protein 5)를 갈색지방세포로 분화시켜 에너지 소비량을 증가시킨다는 것이 밝혀졌다. 즉 운동에 의해 PGC1α가 골격근에서 발현 증가하였는데, 이 PGC1α가 몸의 열 생산뿐만 아니라 미토콘드리아 생합성 및 에너지대사와 관련된 유전자의 발현을 증가시킨다고 한다. PGC1α는 갈색지방세포나 골격근, 간장 등 대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장기에서 발현이 많았으며 특히 골격근 중에서는 I형 섬유가 많은 장단지의 근에서 높게 발현되었다고 한다. PGC1α는 한랭 자극에 응답하여 갈색 지방조직과 골격근에서 발현 증가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체열의 생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골격근에서의 PGC1α 발현 증가가 Irisin이라 불리는 단백질(펩타이드)의 생산과 방출을 촉진하여 피하지방 내에 존재하는 전구 지방세포를 갈색지방세포로 분화시켜 에너지 소비량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발견하고, PGC1α 의존적인 골격근 유래 호르몬 유사 물질로 Irisin을 신개념으로 주목하게 되었다. 그리고 Boström은 Irisin을 골격근에서 분비되어 지방조직의 에너지대사를 조절하는 마이오카인이라고 결론지었다.
갈색지방의 에너지대사는 한냉 자극에 따른 골격근의 떨림에 따라 이루어지는 인체의 열 생성을 의미하는 것인데, 이와 함께 운동에 따른 골격근의 떨림이 Irisin 분비를 촉진하여 갈색지방의 에너지대사에 관여하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특히 이 과정은 백색지방의 갈색화와 더불어 진행된다. 좀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아리리신이 분비되어 지방조직을 자극하고, 자극을 받은 백색지방이 마치 갈색지방처럼 작동하는 베이지색 지방(Beige fat)이 된다(Browning)고 한다.
요컨대 운동을 하면 아이리신이라는 마이토카인이 분비되고, 이에 의한 에너지대사(열 대사)는 지방을 활발하게 소모하는 것으로 이어져 체중 감량효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Irisin은 근육에서 생성되는 호르몬으로 고강도 근력 운동보다 저강도 근력 운동시에 오히려 더 많이 생성된다고도 한다. 특히 허벅지는 전신 근육양의 50%를 차지할 정도로 지방이 적고, 근섬유 자체가 많기 때문에, 계단 오르기. 자전거 타기. 빠르게 걷기 등 하체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내분비 내과 안철우 교수에 따르면, "저강도 근력 운동으로 100㎉ 정도 운동을 시켰을 때 소모되는 에너지가 100㎉ 이상으로 예상 보다 높은 이유는, 저강도 근력 운동이 아이리신 분비를 촉진하여 백색지방을 갈색지방처럼 일하는 베이지색 지방(Beige fat)으로 변화시켜 에너지 발생을 유도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베이지색 지방(Beige fat)은 갈색지방과 달리 외부 신호가 없을 때는 에너지 생성 활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꾸준히 운동을 지속해야 체중 감량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이이리신은 지방대사를 활성화하여 지방 분해를 촉진하는 것을 넘어, 활발한 에너지대사의 결과로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효과도 인정되어 당뇨병 치료에도 도움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뇌의 해마조직에도 발현되어 해마조직 내 신경세포 생성, 시냅스 보호, 산화적 손상방어, BDNF 분비를 증가시켜 신경세포의 재생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고 있다.
동물실험이긴 하지만, 하버드 대학의 논문에서는 아이리신이 뇌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자세한 것은 불명이지만, 근육에서 분비된 아이리신이 뇌에 들어가면 인지 기능을 개선하는 BDNF(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 뇌유래 신경성장인자)의 발현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인지기능의 저하 가능성이 높아지는 노령인구에서도 근 기능 향상이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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