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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貞珝의 한대(一本)鍼法과 鍼響(펌글)

지운이 2021. 2. 15. 16:02

<‘鍼響’의 치료방안을 제시한 한의사 : 안정후

김남일,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보원국 한의원 원장이었던 안정후는 황해도 봉산출신으로 본래 고향에서 한의사로 활동하다가 해방 후 월남하여 서울에서 개원하여 활동하였다. 그는 주로 신경계통의 환자를 많이 치료하여 이름을 떨쳤다.

그가 애용했던 처방으로 吐瀉亂, 肺炎에 효과가 있었던 平安萬應丸이다. 이 처방은 「方藥合編」에 나오는 처방이다. 그가 自作한 처방으로 一切의 炎症患者에 특효방인 保生錠이 있는데, 蟾, 白靈砂, 乳香, 沒藥, 石雄黃, 朱砂, 龍腦, 古石礬을 等分하여 丸劑한 것이다.

안정후가 1971년 지은 「(自律神經不調症의 調節과) 鍼響의 硏究」〈사진〉라는 책은 그의 鍼法을 정리한 것으로 수많은 治療醫案들이 기록되어 있다. ‘鍼響’이란 용어는 그가 창작한 단어로서 사전적 의미로 ‘침의 울림’이라는 뜻이다. 이 책의 서문에서 안정후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 鍼響은 本人이 直接 患者治療時에 얻은 것으로 各個人, 各病症, 其他 여러 가지 條件에 따라 同類의 病症이라 해도 그때그때에 따라 각각 다를 것으로 믿는다. 그러므로 그 穴에서 恒常 여기 記錄한 것과 同一한 鍼響을 얻을 것으로는 믿을 수 없다. 왜 그러냐 하면 人體의 生理機能은 刺戟傳達의 選擇性을 갖고 있는 까닭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그 中의 몇 個씩의 鍼響을 얻을 것으로 믿는다. 同一穴이라도 그때그때의 症狀에 따라 鍼響을 얻는 鍼의 深度가 늘 變動된다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다. 鍼響의 方向은 撚鍼의 方向에는 無關하였으며, 鍼尖의 方向에 依하여 自在로 方向調節을 할 수 있다는 점을 附言한다.”

이 책에서는 55개의 穴에 대해 鍼響이라는 치료 방법론을 기술하고 있다. 혈자리마다 자신의 治療醫案을 바탕으로 그 방법을 기술하고 있다. 承漿穴의 鍼響을 설명한 부분에서 어떤 환자의 치료예로 설명하고 있다.

이 환자는 心臟이 弱하여 心悸亢進症이 잘 일어났는데, 胸心悶絶, 精神昏亂, 目無所見, 頭眩暈 등에 神門에 刺鍼하여 3회 진정되었고, 大陵, 內關, 百會, 中, 巨闕 등에서 2회 진정되었다. 그러나 이들 穴을 다시 刺鍼해도 효과가 없는 듯해서 承漿의 鍼響을 일으키는 방법을 활용하였다. 承漿에 刺鍼하여 鍼響을 일으키니 胸中으로 任脈의 經路를 통하여 上脘上肢에까지 이르고, 中의 上方에서 深部로 左右乳心部에 이르고, 左右의 口角을 돌아 兩眼低部로 鍼響이 갔다. 이와 동시에 胸中의 답답하게 꽉 막혔던 것이 바람에 흩어지는 안개와 같이 순식간에 풀렸고, 머리 쪽의 증상이 회복되어 상쾌하게 되었다고 한다.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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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貞珝는 1964년 10월1일 간행된 『대한한의학회지』 제13호에 「鍼治短見」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한다. 보원국한의원 원장이었던 안정후는 황해도 봉산 출신으로 본래 고향에서 한의사로 활동하다가 해방 후 월남하여 서울에서 개원해 활동하였다.

安貞珝 先生이 1971년 지은 『(自律神經不調症의 調節과) 鍼響의 硏究』라는 책은 그의 鍼法을 정리한 것으로, 수많은 治療醫案들이 기록돼 있다. ‘鍼響’이란 용어는 그가 창작한 단어로서 사전적 의미로 ‘침의 울림’이라는 뜻이다.

「鍼治短見」에는 ‘한대(一本)鍼法’, 즉 침 한 개로 하나의 혈자리에 놓아 ‘鍼響’을 일으켜 질병을 치료해내는 방법을 정리하고 있다. 이 논문이 나온 시점이 1964년인 점을 고려할 때 안정후 선생의 ‘鍼響’의 논의를 담고 있는 초기 저작으로 보인다.

『대한한의학회지』 제13호에 게재한 그의 논문  「鍼治短見」은 아래와 같이 요약된다.

 

○한대(一本)鍼法이란: 단 1회의 刺鍼 즉 단 一穴의 鍼刺로 소기의 목적한 치료 효과를 얻도록 꾀하는 刺鍼法을 말한다. 시술자는 가급적 아프지 않게 施治함은 물론이요. 施鍼穴數를 최소한으로 적게 하고 최대한의 치료 효과를 거두도록 勞心硏究함이 필요하다. 

○的確한 치료 효과를 얻으려면: 첫째, 자극의 適量을 加할 것, 둘째, 刺戟에 대한 快感 또는 疼痛時와 흡사한 鍼感을 일으키도록 刺戟을 加하여야 卽效 또는 速效가 있다.

○刺鍼과 鍼響(通氣 또는 運氣): 氣를 보내고 끌고하는 것이 治鍼術의 궁국적인 목적이다. 이 氣의 往來를 자유롭게 하는 手技法이 補法, 瀉法인 것이며, 治鍼術의 최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手技法이다. 諸鍼書의 補瀉法을 보면 補瀉의 각종 手技法을 논하고 그 끝에 ‘朝病所’라는 말이 쓰여 있다. 이 ‘朝病所’라는 세글자 속에 鍼術의 목적이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朝病所’라는 뜻은 治鍼으로 ‘氣’를 병이 있는 곳으로 ‘모으라’는 모집의 뜻이다. 

 

○運氣法(通氣法): 氣를 자유자재로 운행시키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①刺鍼하면 반드시 刺鍼部位에서 어디든지 짜릿하든지 띰(鈍痛感)하든지 기타의 鍼刺感이 생겨서 通하는 것이다. 이것이 鍼響인데 運氣, 通氣라는 氣의 正體이다. ②이 鍼響은 동일부위에서도 병에 따라 일어나는 深度와 방향이 다르다. 일어나는 부위도 상하좌우로 때에 따라 이동한다. 병반응의 소재처를 정확하게 取穴하는 것이 절대 필요하다. 이 정확한 取穴이야말로 治病의 관건이 되는 것이다. ③鍼響을 일으키게 하는 手技가 補瀉法의 여러 가지 刺鍼法이다. 이 手技로 鍼響이 일어나며 이 鍼響을 病所在處로 通하도록 하면 所期의 목적을 달성하게 되는 것이다. 이 鍼響을 목적한 부위로 隨意로 보내는 手技의 秘法은 ‘鍼尖’이 생명이다. 鍼尖에서 鍼響이 나며 鍼尖의 방향에 따라 鍼尖의 鍼響이 이동된다. 鍼響은 鍼尖의 방향으로 진행한다. 鍼尖의 방향으로 鍼響이 如意하게 진행되지 않을 때는 刺鍼部位의 後側을 (즉 鍼響을 보내야 할 방향의 반대측) 손톱으로 眼壓하고 刺戟을 주면 鍼響이 전진하는 법이다. 침향의 감각은 아플 때 (병의 疼痛時)와 흡사한 감각을 일으킨다.

 

○鍼響과 刺戟의 適量調節: 먼저 환자에게 물어서 알면 된다. 刺鍼을 가하면 환자가 처음에는 기분좋은 快感에 흡사한 자극감을 느끼게 된다. 이것이 점차로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不快한 자극감으로 변하게 된다. 快感이 不快感으로 이동하는 이 순간이 곧 자극의 適量이 만족되는 때다. 이 때에 拔鍼하면 된다.

(*출처/ 김남일, )

 

<統一體反響案>

안정후선생의 통일체반향안이 기록되어 있는 그의 저술 침향의 연구
1940년 5월 某초등학교 小使로 나이는 17歲 金○○. 下肢神經痛으로 足三里에 刺鍼한 즉 當處에는 痛覺도 反應도 別無한데 反對側 同部位에 反應이 나타난다. 異常히 생각하고 다시 反對側 足三里에 刺鍼한 즉 역시 先刺하였던 反對側 足三里로 反響된다. 다음으로 手三里에 刺鍼한 즉 역시 反對側 同部位에 나타난다. 이러한 예는 극히 드문 것인데 필자 20數年 臨床中 불과 數三人에 不過하였다. 自古로 病左에 取右하고, 病右에 取左하며, 病上者 取下하고, 下病者 取上하는 古賢의 意를 參酌할 수 있다. 近者 日本의 高岡博이 患者의 曲池에 刺鍼하여 두고, 反對側 曲池에서 鍼刺檢電한 결과 檢電器의 反應으로 認定하였으며 檢電部位를 變更한 즉 何等變化를 認定치 못하였다고 한다. 이것이 즉 統一體로서의 反響을 證明하는 것이다. (安貞珝 저, 『鍼響의 硏究』, 행림출판, 2003)

按語) 보원국 한의원 원장이었던 안정후선생은 황해도 봉산출신으로 본래 고향에서 한의사로 활동하다가 해방 후 월남하여 서울에서 개원하여 활동하였다. 그는 주로 신경계통의 환자를 많이 치료하여 이름을 떨쳤다. 그는 1971년 지은 『(自律神經不調症의 調節과) 鍼響의 硏究』라는 책으로 유명하다. ‘鍼響’이란 용어는 그가 창작한 단어로서 사전적 의미로 ‘침의 울림’이라는 뜻이다. 위의 醫案은 17세 여성의 하지신경통에 족삼리를 자침하여 反響이 일어난 경험을 적은 것이다. 그는 그의 저술 『鍼響의 硏究』에서 ‘鍼響’ 즉 사전적 의미로 ‘침의 울림’이라는 뜻으로서 특정 혈자리에 刺鍼하여 나타나는 침의 효과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침자한 부위로부터 멀리 떨어진 원거리에까지 침향이 전달되어 치료효과가 나타나며 撚鍼의 방향과도 무관하며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위의 치료 경험에서 그는 右病左治, 左病右治, 上病下治, 下病上治라는 고전적 치료방법인 遠位取穴法의 효과가 나타나는 과정을 鍼響을 통해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몇가지 의안 소개>

 

-婦人下腹部重壓感治療案

내용: ① 1957년 3월 某婦人 32세. 종로 5가. 經産之兒, 體格普通, 旣往症別無. 病因 職業關系上 多産을 調節할 目的으로 現今巷間에서 盛行하고 있는 금속제 ‘링’을 子宮內에 揷入하여 약 2개월여를 경과하였는데, 下腹部의 重壓感 壓痛이 있으며, 中等程度 腰痛을 訴하고 下肢의 上腿內側部의 痒引性인 神經痛이 있고 적색분비물이 배설된다는 것이 환자의 主訴證候이다.

그래서 腹部를 按壓한 즉 하복부의 抵抗及壓痛이 심하였다. 主訴證候와 對照하여 이것은 子宮頸內에 硬堅한 金屬異物體가 長期間 介在되어 있음으로 該部에서 按壓되어 充血을 惹起하여 炎症이 招來된 것으로 認定하고 兩側三陰交 部位에 皮內鍼을 保定하고 自覺症狀이 少差 되는 대로 다시 來院하기를 命하였드니 과연 제3일째 되는 날 부부동반 내원하여 快差의 謝意를 表하는 것이다.

拔針歸家 시켰는데 그후 半年이 經過된 어느 날 路上에서 偶然히 相逢케 되어 그 후로는 아직까지 아무 지장을 모른다는 것이다. 물론 拔針時에 링을 삽입치 말 것을 再三付託하여 두었던 것이다.

② 1957년. 김○○. 經産六人. 主訴: 대략 10개월 전부터 우연히 하복중후감과 疼痛及腰痛, 赤白分泌物이 다량으로 漏下하여 一日一着의 內衣를 交換할 程度였음. 其間에 계속하여 양한방의 藥治를 받았으나 少差도 없다는 것이다. 第1例에 비하여 年齡의 差異는 있으나 健康程度나 症候는 흡사하였음. 역시 三陰交에 皮內鍼을 保定하였든바 제3일에 來院하여 快差하더니 희소식을 전하고 其後로는 그 婦人이 直接案內의 患者도 상당히 많았다. (‘三陰交에 對한 考察’, 「東醫」제2호, 동양의약대학 학생한의학회, 1959. 12)

按語: 安貞珝 先生은 황해도 봉산출신으로 서울에서 보원국한의원 원장으로 활동하였다. 그는 1971년 지은 「(自律神經不調症의 調節과) 鍼響의 硏究」라는 책으로 유명하다. ‘鍼響’이란 용어는 그가 창작한 단어로서 사전적 의미로 ‘침의 울림’이라는 뜻이다.

이 두 개의 醫案은 三陰交를 활용해서 婦人의 下腹部重壓感을 치료한 기록이다. 이 내용은 동양의약대학 학생한의학회에서 1959년 12월에 간행한 「東醫」제2호에 ‘三陰交에 對한 考察’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하면서 세상에 공표되었다.

그는 이 논문에서 子宮內膜炎, 帶下, 淋疾, 避妊, 調經, 墮胎, 懷妊, 만성소화기질환 등 10개의 醫案을 기록하고 있다. 三陰交穴은 足太陰脾經, 足厥陰肝經, 足少陰腎經이 만나는 穴이라는 의미에서 이와 같이 명명된 혈자리이다.

安貞珝 先生에 따르면 이 혈자리는 宋太子가 姙娠禁忌穴로 사용한 고사를 만들어낸 후로 각종 부인과 질환에 사용되는 혈자리가 되었다고 한다. 특히 부인병과 남성생식기병의 名穴이라고 한다. 그리하여 ‘婦會里’라고까지 경칭되게 될 만큼 중요한 혈자리가 되었다.

남자생식기병, 淋病, 陰痿, 遺精, 尿道炎에 효과가 있고, 부인갱년기장애에는 陰陵泉과 倂灸하여 효과가 있다. 한번 安貞珝 先生은 그의 저술 「(自律神經不調症의 調節과) 鍼響의 硏究」에서 ‘右三陰交의 鍼響’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오른쪽 三陰交에 침을 놓아 鍼響 즉 ‘침의 울림’이 반응하는 것에 대해 서술하기도 하였다.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各種炎症性疾患案

1975년 한의사치험보감에 나오는 안정후선생의 각종염증성질환치료안
김○○ 외 다수인. 各種炎症性疾患, 痘瘡, 扁桃腺炎, 耳下腺炎, 瘰癧, 腹痛, 神經痛, 關節炎, 腹中寄生蟲症. 輕患者 3,4일. 重患者 20일 完治.

處方名은 保生錠. 蟾酥, 朱砂, 雄黃, 枯礬, 乳香, 沒藥, 氷片 各 5g.

注意事項은 蟾酥酒浸和硏他藥末混合爲丸黍米大. 每服三丸, 食後服.

一切炎症性疾患, 頭瘡, 扁桃炎을 비롯하여 耳下腺炎, 腹痛, 瘰癧, 神經痛, 關節炎, 腹中寄生蟲疾患 등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疾病에 共用될 뿐 아니라, 年齡的으로도 1∼60세 누구에게나 拘礙없이 共用된다는 安貞珝院長이 공개하고 있는 保生錠의 藥能에 관하여 놀라움을 禁할 수 없다.

(『漢醫師治驗寶鑑』, 漢醫師治驗寶鑑編纂部, 韓國書院, 1975)

按語) 보원국 한의원 원장이었던 안정후선생은 황해도 봉산출신으로 본래 고향에서 한의사로 활동하다가 해방 후 월남하여 서울에서 개원하여 활동하였다. 그는 주로 신경계통의 환자를 많이 치료하여 이름을 떨쳤다. 그는 1971년 지은 『(自律神經不調症의 調節과) 鍼響의 硏究』라는 책으로 유명하다. ‘鍼響’이란 용어는 그가 창작한 단어로서 사전적 의미로 ‘침의 울림’이라는 뜻이다. 위의 처방인 保生錠은 그가 自作한 처방으로서 그의 대표 처방이라고 한다. 一切의 炎症患者에 특효방인 保生錠이 있는데, 蟾酥, 白靈砂, 乳香, 沒藥, 石雄黃, 朱砂, 龍腦, 古石礬을 等分하여 丸劑한 것이다.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

 

 

<고의서 산책- 691 「鍼灸基礎學」①>

오늘은 광복 이후 겨우 현대식 대학교육 체제를 갖추어가던 시절인 1950년대 침구학 교과서 1종을 소개해 보기로 한다. 서문에 따르면 이 책은 을미년에 쓰였으니 올해로부터 1갑자 이전인 1955년 겨울에 집필하여 이듬해인 1956년 봄에 발행한 것이다. 아마도 신학기에 교재로 쓰기 위해서 겨우내 퇴고에 고심을 거듭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 「침구기초학」

저자인 安貞珝는 당시 東洋漢醫藥大學 강사로 교단에 섰으며, 그의 형인 安貞상(王+相)과 함께 이 책을 집필한 것으로 표기되어 있다. 그는 서문의 말미에서 20여 년간 꾸준히 敎導해 준 舍兄의 가르침 아래 代筆의 過誤없기를 원하며, 피난의 곤궁 속에 건강치 못한 몸으로 친우를 위하여 전적으로 희생하며 이 ‘기초학’과 「鍼灸治療의 實地」를 謄寫出版해 준 친우 韓承德군에게 사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발행사항이 표시된 판권부를 보면 출판사가 기재되어 있지 않고 다만 한승덕이 인쇄인으로 기재되어 있을 뿐이어서 이 책을 펴내는데 출판비용을 지원하고 제반업무를 도와 준 것으로 여겨진다.

아울러 같은 해에 10여 년간의 침구치료 경험과 자신의 소견을 담아 집필했다고 밝힌 雲溪 자서의 「鍼灸治療의 實地」 역시 이들의 손에 의해 만들어 졌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관해서는 지난 592회 ‘한국전쟁의 상처를 치유하다’ (2013년 7월 4일자)를 참조해 보면 이해가 쉬우리라.

훗날 「의림」지에 실린 인터뷰 기사를 보면 안정후는 원래 황해도 봉산 출신으로 고향에서 한의사로 활동하다가 해방 후 월남하여 서울에서 개원하여 활동했으며, 당시 보원국한의원을 운영하였다고 전한다.

그는 주로 신경계통의 환자를 많이 치료하여 이름을 떨쳤는데, 특히 「방약합편」에 나오는 平安萬應丸이라는 처방을 애용했으며, 토사곽란과 폐렴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는 처방이었다고 한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 책을 집필하게 된 동기와 배경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이 鍼灸道가 復興하므로 우리 國民健康에 一大 도움이 될 것을 믿기 때문에 필자가 공부할 때, 좋은 指針이 될 만한 서적과 지도자를 얻지 못하여 고심한 경험에 비추어 동서고금의 諸書中의 장점을 수집하고 내 경험과 의견을 첨가하여 修學의 捷徑이 되며, 도움이 될까하여 이 기초학에 착수한 것이다. 이 한권으로 鍼灸道의 기초는 확고하여 질 것으로 믿는다.”

그가 말하는 鍼灸道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명료하게 정의되어 있지는 않으나 서문에 적힌 다음과 같은 저자의 말을 통해 추정해 볼 수 있다. 즉, 건강을 회복시키기 위하여 침구자극을 통해 生活營爲力의 균형을 조절하는 것이 곧 침구의 효능이요, 침구치료란 바로 刺戟量均衡調節法 이외에 아무 것도 아닌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는 또 침구 연구방법에 대해서 “침구학을 연구함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점은 현대과학을 잘 알되 침구학 硏究時만은 과학을 떠나 純白紙의 상태로 대하여야 한다. 침구학의 원리는 동양철학인 음양론에서 나오기 때문에 과학과 대조하면 초학자는 修學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백지와 같은 정신으로 수학한 연후에 과학과 대조하여 과학적 증명을 하게 되도록 되어야 할 일이다”라고 천명하였다.

이 글로 보아 그는 침구학연구에 있어서 과학적 방법이 우선이 아니라 한의학적 원리에 입각한 경험과 탐구에 기반하고 침구의 효과를 입증하는 방법론으로서 과학적 실험연구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는 소신을 갖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특히 초학자가 현대과학적인 입장에서 선입견을 갖게 되어 침구학 공부에 전념하지 못하게 되는 오류를 매우 경계하고 이 책이 침구에 입문하는 후학을 위하여 적절한 指南書로서 역할하기를 간절히 원하여 집필하게 되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鍼灸基礎學」②

주저자인 安貞珝는 뒷날 「鍼響의 연구」(1971년)라는 독특한 연구를 발표하였는데, 필자가 알기로 당시로선 이 분야에 천착한 유일한 연구 성과가 아니었던가 싶다. 이에 대해 김남일의 「근현대한의학인물실록」에서는 “‘침향’이란 용어는 그(안정후)가 처음 쓰기 시작한 단어로 사전적 의미로 ‘침의 울림’이라는 뜻이다”라고 적고 있다.

◇ 「침향의 연구」

침향에 대해서 저자 안정후는 「침향의 연구」에서 다음과 같이 다년간에 걸친 임상연구를 통해 얻은 견해를 말하고 있다.

“이 鍼響은 본인이 직접 환자치료 시에 얻은 것으로 각 개인, 각 병증, 기타 여러 가지 조건에 따라 동류의 병증이라 해도 그때그때에 따라 각각 다를 것으로 믿는다. 그러므로 그 穴에서 항상 여기 기록한 것과 동일한 침향을 얻을 것으로는 믿을 수 없다. 왜 그러냐 하면 인체의 생리기능은 자극전달의 선택성을 갖고 있는 까닭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그 중의 몇 개씩의 침향을 얻을 것으로 믿는다. 동일 혈이라도 그때그때의 증상에 따라 침향을 얻는 침의 深度가 늘 변동된다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다. 침향의 방향은 撚鍼의 방향에는 무관했으며, 鍼尖의 방향에 의하여 자재로 방향조절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부언한다.”

또한 이 책에서는 55개의 혈에 대해 침향이라는 치료 방법론을 기술하고 있으며, 혈 자리마다 자신의 경험 醫案을 바탕으로 치료 방법을 기술하고 있다.

그의 침향연구에 대해 “침향의 구체적인 방법과 개념에 대해서는 다른 방증 자료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그의 치료방안은 침구학의 새로운 영역을 제시한 것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라는 후대의 평가를 받은 바 있다.(「근현대한의학인물실록」 2011, 들녘)

일찍이 저자 안정후는 「鍼灸治療의 實地」서문에서 침구학에 대해 “물리적 자극조절법을 주로하고 화학적 자극조절법을 附隨 또는 가미하는 조절치료법을 연구하는 학문이다”라고 정의하는 한편 침구법이 인체에 물리적 자극을 가하여 생체기능을 조절함으로써 질병으로부터 건강을 회복시킨다고 전제하였다.(고의서산책 592회 ‘한국전쟁의 상처를 치유하다’ 2013년 7월 4일자 참조)

당시 필자가 대본으로 삼은 책에는 1950년대 어려운 여건을 반영하듯 간기가 붙어 있지 않은 채, 서문 말미에 ‘乙未 亥月 雲溪 씀’이라고만 밝혀져 있었다.

이를 근거로 대략 이 책이 1955년경에 쓰인 것만을 말하였으나 오늘 이 「침구기초학」의 존재를 통해 충실한 조력자인 韓承德의 지원을 받아 「침구치료의 실지」와 이 책이 연달아 謄寫出版되었음을 알 수 있게 되었다. 아울러 나중에 출판된 「침향의 연구」까지 합하면 그의 저작 3종이 밝혀진 셈이다.

그는 일찍이 「침구치료의 실지」 머리말에서 “과거 10여년의 치료경험을 기초로 各病 치료의 요점을 自我見地的入場에서 기록하고저 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따라서 집필시기를 감안하면 대략 일제강점기 말엽으로부터 8·15 광복과 한국전쟁을 거치는 격동의 시기를 지내면서 자신이 경험한 침구치료의 실지 효과를 토대로 침구기초이론과 임상, 연구 분야에서 3종의 침구서를 펴냄으로써 근현대 침구임상연구자로서의 매우 인상 깊은 족적을 남겼다고 평할 수 있다.

이 책의 본문은 총12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장 아래 절을 두고 상세 설명을 가하고 있다.

장 제목만 살펴보자면 제1장 14경락에 대하여, 제2장 경락과 경혈, 제3장 十二原과 그의 표 및 해설, 제4장 井, 榮, 兪, 經, 合, 제5장 郄, 募, 絡, 제6장 진찰법, 제7장 14경락의 개설, 제8장 경락경혈편, 제9장 경외기혈, 제10장 기경팔맥, 제11장 12經病井榮兪經合補瀉虛實, 제12장 靈龜針法飛騰針法으로 되어 있다. 기타 부록으로 금침금구혈, 骨度法, 경혈과 타경과의 교차혈, 금침금구혈표가 붙어 있다.  

안상우 /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
출처 : 민족의학신문(http://www.mjme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