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한시읽기/오늘의 한시(2023년)

9/27일 오늘의 한시/ 한가위 밤 -南龍翼

지운이 2023. 9. 27. 07:31

 

八月十五夜(팔월십오야)/ 한가위 밤

萬國同晴夜 만국동청야
纖雲絶點瑕 섬운절점하
天憐秋色老 천련추색노
浮出白蓮花 부출백련화

온 세상 모두 맑게 갠 밤
여린 구름에 티끌 하나 없네
하늘이 가을빛 늙은이를 가련케 여겨
흰 연꽃을 띄워 주셨네

*남용익 南龍翼, 1628~1692

*天憐秋色老는 한자의 배열 상으로는 '하늘이 가을빛 쇠해 감이 애석하여'라 풀이하는 것이 자연스러우나, 음력 8월 15일 추석날에 지은 시임을 감안할 때 절기상으로 아직 가을빛이 쇠해갈 시기는 아니고 또 늙어버린 자신의 처지를 시 속에 드러내고자 하였을 것으로 보아 秋色老를 가을빛 늙은이, 즉 가을색이 짙어진 늙은이로 풀이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