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학 이야기/의료의 새로운 지평

[스크랩]바이러스의 정체

지운이 2017. 5. 12. 16:34

2016.05.26.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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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세이] 바이러스의 정체 /김지연

   
독감 에볼라 감기 사스 메르스 구제역 등은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질병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바이러스는 전염성 병원체로, 라틴어의 '독(毒)'에서 유래됐다. 크기는 박테리아보다 작으며 대체로 10~1000㎚(1㎜=1백만㎚) 정도이다. 바이러스의 구성은 핵산인 DNA(deoxyribonucleic acid) 또는 RNA(ribonucleic acid)의 유전물질과 그 유전물질을 둘러싸고 있는 단백질 껍질로 간단한 구조를 갖고 있다. 단백질 껍질은 구슬 모양의 단백질이 모여 이루어진 것이다. 어떤 바이러스는 단백질 껍질 밖에 지질로 이루어진 막을 갖고 있다.

바이러스는 핵산의 종류나 단백질 껍질, 숙주 특이성에 따라 분류할 수 있다. 숙주의 종류에 따라서는 식물 바이러스와 동물 바이러스, 박테리오파지(박테리아 바이러스)로 나눌 수 있다. 생명체 분류의 근원이 핵산에 있으므로 핵산의 종류에 따라서 분류할 수도 있다. 즉 바이러스가 핵산 중에서 어떤 것을 가졌는가에 따라 DNA 바이러스와 RNA 바이러스로 분류한다. 천연두 바이러스, 백시니아 바이러스,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DNA 바이러스이다. 에이즈 바이러스인 HIV, 독감 바이러스, 사스 바이러스는 RNA 바이러스에 속한다.

바이러스가 발견된 초기에 생물학자들은 생물인지 무생물인지에 대한 논쟁을 벌였다. 생물에 대한 고전적 정의를 살펴보면 바이러스는 생명체가 아니라고 한다. 실제로 바이러스는 온전한 생명체라고 할 수 없다. 바이러스는 생명체의 기본 단위인 세포로 이뤄지지 않아 생물학 차원에서 무생물로 분류하기 때문이다. 바이러스는 생물들이 갖고 있는 핵이 없고, 세포막 등의 세포 내 소기관도 없다.

박테리아로부터 인간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명체는 유전물질로 DNA를 갖고 있으며, 중심도그마(central dogma)를 통해 세포 안에서 RNA와 단백질을 순차적으로 만들어 낸다. 여기서 중심도그마란 DNA가 RNA를 만들고(전사과정), 그 RNA가 단백질을 만드는 과정(번역)을 뜻한다. 이 때 만들어진 단백질은 생명 유지를 위한 모든 활동을 담당한다. 반면에 바이러스는 DNA나 RNA 둘 중 하나만 갖고 있고, 중심도그마를 자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단백질이 없다. 따라서 바이러스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유전물질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숙주(宿主)로 사용할 수 있는 온전한 생명체의 세포가 있어야 한다. 숙주란 기생을 당하는 동식물이나 박테리아를 말한다. 바이러스는 증식에 필요한 효소를 가지고 있지 않으므로 숙주의 중심도그마에 사용되는 단백질을 이용해 자신의 유전자로부터 단백질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숙주 세포는 바이러스의 유전물질을 자신의 유전물질인줄 착각한다. 컴퓨터 바이러스처럼 숙주의 세포 속으로 침투해 숙주의 복제 기구를 빌려서 자기 자신과 같은 바이러스를 더 많이 생산한다. 이렇게 바이러스는 다른 미생물과 달리 핵산(DNA 또는 RNA)만 있으면 숙주세포를 이용해 증식할 수 있다. 일부는 이 과정에서 숙주 세포가 손상되거나 파괴돼 숙주에 질병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렇게 바이러스의 유전물질과 단백질 합성은 전적으로 숙주 세포에 의존하고, 이것을 '기생'이라고 부른다. 바이러스는 생명체 밖에서는 입자로 존재한다. 숙주 세포를 벗어나면 증식할 수 없으므로 바이러스는 혼자서 생존할 수 없다. 이를 바이러스 입자라는 뜻에서 비리온(virion)이라고 한다. 일반적 영양배지에서 바이러스를 배양할 수 없지만 살아 있는 세포에서는 선택적으로 증식시킬 수 있다. 1900년대 초, 미생물학자들은 페트리 접시에서 자라는 세포층에서 바이러스를 배양하는 방법 즉 세포배양 방법을 개발했다.

하지만 바이러스는 생물의 특성도 있다. 자신의 유전물질을 가지고 있고, 감염을 통해 증식하기 때문이다. 생명의 계통수를 살펴보면 바이러스는 어디에도 없다. 바이러스를 제외한 모든 생명체(온전한 생명체로 볼 수 있는 것들)는 하나의 조상으로부터 진화했다. 그러나 유전자 분석 결과 바이러스는 전혀 연관성이 없다고 알려졌다. 이를 유연관계가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바이러스는 어디서 온 것인지 현재 밝혀진 바가 없다. 일부 가설에 의하면 바이러스는 기존에 존재하는 생명체로부터 빠져나온 '옮겨 다니는 유전자 조각'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바이러스를 온전한 생명체라고 할 수 없기에 '생물과 무생물의 중간체'라고 하는 것이 올바른 정의라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