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학 이야기/암이야기

다양한 암면역요법과 침뜸 함의

지운이 2019. 12. 19. 18:03

 

다양한 암면역요법, 그리고 침뜸 함의

 

*이른바 암치료의 3대요법(수술요법, 방사선요법, 화학요법)을 넘어서려는 새로운 항암요법에 대해 도전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면역요법'을 중심으로 간략하나마 정리해 둡니다. 향후 추가적인 공부를 통해 종합적으로 정리하고자 합니다.

 

 

암과 면역

 

우리 몸에서는 매일매일 암세포가 만들어진다. 건강한 사람도 예외 없이 하루에 약 3,000개 정도의 암세포가 만들어진다고 한다. 암세포란 체내 무언가의 문제로 세포내 유전자에 이상이 생긴, 정상이 아닌 세포를 말한다. 물론 이들 세포 대부분은 면역시스템에 의해 격퇴되므로 3,000개 세포 가운데 암세포로 발전하는 것은 극히 적다.

 

그런데 암세포 가운데는 악질적인 것도 있다. 정상세포의 외양을 가지고서 암세포가 된다거나 암을 공격하는 세포의 작용을 약화시키는 단백질을 분비하는 것도 있다. 이들 세포가 면역시스템의 공격을 피해 증식을 반복하게 되면 결국 암이 된다. 특히나 면역시스템을 피하게 된 암세포는 무한히 증식을 반복하게 된다.

 

이렇게 암세포란 자신의 세포에 유전자 이상을 일으켜 무제한 증식하며 몸을 파괴시키는데, 자기자신의 세포이기 때문에 세균 등과 같은 외래 이물질에 대해 나타나는 통상의 면역반응이 제대로 작동되기 어려운 특성을 갖는다.

 

암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면역시스템을 강화하여 암세포와 싸워 이길 수 있도록 면역력을 높여주어야 한다는 관점에서 출발하고 있는 것이 암면역요법이다.

 

인간은 체내에 침입해 오는 이물질을 제거하는 틀을 갖추고 있는데, 이 틀이 바로 ‘면역(계)’이다. ‘자신의 몸의 세포’가 아닌 것을 ‘이물질’로 보는데,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대표적이다.

 

그런데 면역계가 제거하는 이물질은 외부로부터 들어온 것만으로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체내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도 적으로 보이는 세포라면 공격을 가하게 된다. 예컨대 바이러스에 의해 변질된 세포라든가 암세포 등이 이에 해당한다. 통상 정상세포는 그에 고유한 도장이 찍혀 있어서 알아보게 되는데, 이 도장에 이상이 생기면 자기세포가 아니라고 보아 면역세포가 공격을 가하는 것이다. 따라서 암세포가 생기더라도 면역시스템에 의해 격퇴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면역계는 자연면역과 획득면역으로 구분된다. 자연면역이란 바이러스나 세균 등의 이물질을 보면 곧바로 공격을 가하는 것으로 태어나면서부터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선천면역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이 자연면역에서 퇴치되지 않고 병으로 발전하게 되면, 추가적인 면역시스템이 작동된다. 림프구에 의한 세포공격과 더불어 항체반응에 의한 집중적인 공격이 이루어지는데 이를 획득면역이라 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그 원인이 되는 이물질을 ‘적’이라고 학습하게 되고 동일한 적이 출몰할 경우 이에 대항한 면역반응이 곧 바로 가동된다.

 

주요 면역세포로는, 자연면역을 담당하는 마크로파지, 수지상세포, 호중구 등과, 획득면역을 담당하는 NK세포, 헬퍼T세포, 킬러T세포, 억제T세포, 조절T세포, B세포 등이 있다.

 

보통은 마크로파지, 호중구 그리고 NK세포가 체내를 패트롤하다가 암세포를 만나면 곧바로 퇴치한다. 특히 NK세포는 그 살상력이 최강이다. 그렇지만 암세포가 크게 증가해 버리면 NK세포도 대처가 불가능하다. 그렇게 되면 수지상세포가 ‘저 녀석이 적이다’라는 정보를 헬퍼T세포에게 전달하고, 다시 헬퍼T세포는 킬러T세포나 B세포에게 ‘저 녀석을 퇴치하라’고 명령한다. 이렇게 하여 암세포에 대한 집중적인 공격이 시작된다.

 

여기서 키맨이 수지상세포로 T세포에게 적에 대한 정보를 보내는 역할을 한다. 정보전달을 받은 헬퍼T세포는 사이토카인이라는 물질을 분비하는데, 수지상세포는 이를 받아 더욱 활성화되고 T세포도 한층 활성화되어 면역시스템도 강고해 진다. 이러한 시스템의 특성을 활용하여 면역력을 높여 암세포를 퇴치해 보려는 것이 바로 면역요법이다.

 

더구나 일반적으로 면역력은 나이가 들면서 약화된다. 또 스트레스나 잘못된 식생활이나 생활습관 등도 면역력 저하를 불러와 암세포 증식의 원인이 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면역시스템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 약화된 면역시스템을 다시 부활시키고, 어떤 세포를 공격하면 좋은지를 교육시켜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하자는 것이 곧 면역요법의 출발점이다.

 

 

암면역요법

 

수술, 약물, 방사선이라는 통상의 암치료요법이 일정한 효과에도 불구하고, 약점도 적지 않아, 이들 요법을 넘어서 새로운 요법으로 ‘면역요법’이 주목을 받고 있다. 체력이 매우 약하다면 수술에 견디기 어렵고, 혈액이나 골수의 암이라면 절제가 불가능하다. 게다가 어느 요법이나 적지 않은 부작용이 수반된다.

 

반면 면역요법은 수술과 같은 외과적 처치도 필요 없이 어떠한 암이나 어느 환자나 모두 대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면역요법은 자신의 면역력에 의해 치료하는 만큼 부작용이 없다. 기존 치료법과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적지 않은 성과도 올리고 있다고 한다.

 

암면역요법이나 암면역치료란, 버섯을 먹는 방식에서부터 본격적인 암 면역세포요법까지 다양하다. 면역세포를 몸 밖에서 배양하여 체내에 다시 되돌리는 면역세포요법, 약물로 투여되는 것, 민간요법에 의한 것 등 다양하다.

 

 

안정적으로 면역세포를 배양 활용한다

 

우리의 몸 안은 매우 복잡하다. 면역시스템 역시 이런저런 물질을 투여한다고 해서 마음대로 제어할 수 있는 단순한 것은 아니다. 특히 암으로 인해 강력한 면역억제 상태가 되어 버린 체내에서 면역세포를 깨우려는 자극은 암보다 위험할 수도 있다. 안전하고 확실하게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려면 몸보다 훨씬 간단하고 그리고 암으로 인한 면역억제의 영향을 받지 않는 신체 외부에서 면역세포를 배양하는 방법이 가장 확실하다고 보아, 면역세포를 외부에서 배양한 다음 인체로 되돌려 면역력을 높여 암세포를 퇴치하자는 것이 면역세포요법이다. 면역세포 치료는 미국에서의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가 확인되어 정부 승인을 얻은 것도 있다.

 

- LAK요법(자기림프구활성화요법)

1980년대 후반 미국 NIH 로젠버그박사가 창시한 면역세포요법의 시작을 알린 요법으로, NK세포와 T세포와 같은 림프구를 채취하여 배양액에 넣어 증식/활성화시켜 체내로 되돌리는 방법이다. 그러나 여기에 투여되는 NK세포와 T세포는 공격해야 할 암세포의 정보를 기억하는 것은 아니어서, 특정 암세포에 대한 공격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큰 효과를 올리진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후 면역세포 치료의 발전을 불러오는 출발점 역할을 하였다. 

   

-TIL요법(종양침윤T세포요법, Tumor Infiltrating Lymphocyte)

LAK요법이 암세포의 정보를 모른다"라는 문제를 안고 있었다는 점에서 이를 극복하려는 것이 TIL치료, 또는 CTL치료이다. TIL치료는 암 종양에 침투한 림프구를 채취하여 증식시켜 체내로 되돌리는 것으로, 암 조직 속에 있는 림프구라면 암세포의 정보를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공격이 가능하다는 사고에서 나온 치료법이다. 즉 체내에서 암세포 특유의 표적을 인지한 T세포를 채취, 증식하여 다시 돌려보내 암세포를 사멸시키자는 것이다. 

한편 CTL요법은 체내에서 꺼낸 T세포에 자신의 암 항원과 인공 항원을 추가하여 암세포의 정보를 기억하게 하여 체내로 되돌리는 것으로, 일정한 치료 성적을 올리고 있다고 하며, 특히 인공항원을 이용한 치료가 더 좋은 성과를 올렸다고 한다.

 

-CAR-T세포요법

CAR-T세포요법은 환자로부터 채취한 T세포로 유전자를 개변하여, 암세포를 인식하는 안테나(키메릭 항원수용체 : Chimeric Antigen Receptor, CAR)를 인공적으로 붙인 후 증식하여 다시 체내에 되돌려, 표적이 되는 암세포에 대한 공격력을 강화하는 치료법이다. 유전자 조작 기술을 이용한 암 면역요법의 최신판이라 할 수 있다(2018년 미국 및 유럽에서 승인되었고, 일본에서 2019년 3월 백혈병 치료에 승인).

 

-수지상세포 백신요법

현재 주목 받고 있고 일반화되고 있는 것이 이 수지상세포 백신요법이다. 수지상세포는 많은 T세포와 NK세포에게 암의 정보를 전달하는데, 여기에 착안하여 체내에서 꺼낸 수지상세포에 암세포의 정보를 교육하여 체내로 되돌린다. 체내에 돌아온 수지상세포는 T세포를 교육하여 더 높은 공격력을 발휘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수지상세포 백신요법은 그 효과를 인정받고 있으며, 고도 선진의료로 인증도 되어 앞으로 더욱 보급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항체요법

B세포는 암세포 등의 이물질에 대하여 항체라는 무기를 제조하고 공격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즉 암 항원을 표적으로 하는 무기인 항체를 인공적으로 만들어 투여할 수 있다면 암을 효과적으로 공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이용하여 암세포만을 공격하는 항체를 만들어 투여하는 것이 항체요법이다.

 

-종양세포백신요법

면역세포를 교육하는 것이 아니라 암세포를 체내에 투여해 면역력을 만드는 것이 종양세포 백신요법입니다. 증식하지 않도록 처리한 암세포를 투여하여 면역을 획득하는 방식이다.

또한 펩티드백신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암세포의 표시정보인 항원을 섭취하는 방식이다. 펩티드라는 아미노산을 섭취하면 체내에서 수지상세포가 이를 확인하여 T세포에 정보를 전달함으로써 암세포를 공격하게 된다는 것이다.

 

 

여러 가지 의약품도 개발되고 있다

 

- NK세포의 상해 활성을 도모하는 메커니즘을 기반으로 한 분자표적 약물

구미에서는 기존의 항암제 보다도 분자표적 약물이 주류를 이룬다고 한다. 방대한 종류가 개발되고 있는데, 기본적으로 약물 자체가 암 세포를 손상시키는 것은 아니고, 암 세포의 증식을 제어하거나, 혈관 신생을 억제하거나, 종양에 대해 무언가 성장을 저해하는 식이며, 면역세포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다.

 

물론 이것만으로 암 세포를 감소시킬 수는 없지만, 체내 NK세포의 활성이 어느 정도 이상 남아 있다면 큰 종양이 급격하게 축소되거나 또는 소멸하여 재발하지 않는 매우 양호한 경우가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암 환자의 경우 체내 NK세포의 활성이 극단적일 정도로 낮은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뚜렷한 효과를 보이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한다. 특히 면역세포에 손상을 일으키는 항암제와 함께 투여되는 경우가 많아 분자표적 약물 본래의 위력이 발휘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분자표적 약물의 개발단계에서는 가능한 한 ADCC활성(NK세포의 상해 활성이 높아지도록 하는 작용)이 잘 작동되는 것이 우선적으로 검색될 필요가 있다. 분자표적 약물은 체내의 면역세포를 보존하고 면역세포에 의한 암 세포의 상해를 ‘기다리는’ 식의 접근인데, 특히 ADCC 활성을 도모하는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이 '암면역요법 약물"이다.

 

- 면역체크포인드 억제 약물

암세포를 직접적으로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암을 공격하는 T세포를 활성화하는 접근법이다. 즉 T세포의 활성을 저하시키는 억제신호를 차단함으로써 T세포의 활동을 활성화하는 작용의 약물을 말한다. 최근 들어 T세포 상의 PD-1이나 CTLA-4, 혹은 PD-1에 결합하여 T세포를 억제하는 암세포상의 PD-L1에 대한 저해항체(면역체크포인트 억제 약물) 투여가, 많은 암에서 일정하게 효과가 있다고 밝혀졌다. 일부 진행암에서 효과가 확인되었고, 치료효과가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일본의 경우 악성흑색종, 폐암, 신장암, 위암, 두경부암, 요로상피암 등 약 10여종에 대해 승인되었다고 한다. 다만 암세포에 대한 특이성이 없어, 정상세포를 공격하는 T세포도 활성화되기 때문에 죽음에 이르는 심각한 자가면역질환이 적지 않은 빈도로 발생했다는 보고도 있다. 암 면역의 주역인 NK세포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효과를 발휘하는 부위가 악성 흑색종과 폐암의 일부 등에 한정된다. 일부 언론이 꿈의 신약인 것처럼 과잉 보도를 하기도 하였지만, 그 정도까지는 아니며 증상의 진행을 지연하여 연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약물이며, 그 효과가 발휘되는 부위도 제한적이다. 앞으로 속속 유사한 원리에 기초한 신약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암면역요법 : 면역체크포인트 억제제 참조)

 

- 세포간 면역신호 전달물질인 사이토카인을 이용한 약물

면역세포 간에 서로 영향을 주는 신호전달물질인 사이토카인을 암 치료제로 사용하려는 시도도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특히 면역세포의 배양에는 필수적인 인터루킨2를 비롯해 인터페론, 종양괴사인자(TNF-α / TNF-β) 등이 꿈의 신약이라는 식으로 크게 보도되곤 한다. 대량 투여로 큰 종양이 소실되기도 하지만 부작용도 극심한 경우가 많고, 투여량을 줄이면 안전하긴 하나 효과가 없다. 일부 암치료제로 실용화되긴 하였지만, 꿈의 신약이라 하기엔 여전히 제한적으로만 사용될 뿐이다.

 

-기타 박테리아와 버섯 등의 추출물을 사용하는 것

 

*Picibanil

극심한 급성 감염증을 일으킬 수 있는 용혈성 연쇄구균을 강제 감염시키면 종양이 소실되고 재발하지 않을 수 있다고 한다. 그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용혈성 연쇄상구균의 독성을 약화시키고 동결건조에 의해 살해된 균체를 주사하는 방식이다. 살아있는 균이 아니어서 독성도 약하기 때문에, 단독으로 진행암을 치료할 수는 없지만 균의 독소에 의한 고열을 발생시킨다.

 

*표고버섯의 추출물

단순한 음식으로 먹어서는 면역 자극효과가 없지만, 근육 주사로 투여하면 얼마간의 면역 자극효과를 발휘한다고 한다. 그러나 단독으로 진행암의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며, 고열을 수반한다.

 

*결핵균 추출백신

암 면역을 일깨우는 것은 극심한 급성 증상을 동반한 감염인데, 만성 감염증을 일으키는 결핵균의 추출물이 이용된다. 만성 질환인 간경화가 간암으로 이행하기 쉬운 것처럼 결핵환자는 폐암에 걸리기 쉽다. 마루야마(丸山)백신은 결핵균의 독성을 약화시켜 균의 일부를 추출하여 사용되는데, 얼마간 감염 면역을 자극할 수 있다고 한다. 항암제의 부작용으로 백혈구가 감소한 환자에게 이 백신을 투여하면 백혈구가 소폭 증가하는 경우가 있고, 약간의 연명효과도 나타날 수 있다. 백혈구의 수가 증가하여 감염 면역이 강해지긴 하지만 암면역이 강해진다고 단언하긴 어렵다

  

 

다양한 요법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면역요법은 아직은 기왕의 3대 치료법(화학요법, 방사선치료, 수술요법 등)을 대치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주로 3대요법과 병용하여 재발/전이 등 방지하거나 면역력을 높여 암치료를 도모하고자 하는 요법으로 신약물 개발 및 새로운 치료법의 개발로 이어지며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면역요법은 '보완대체'의 관점과 연계되며, 현재 전세계적으로 800개 이상의 암면역요법에 대한 임상 시험이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그런 만큼 관심 폭을 넓여 탐구할 필요가 있는 분야라 할 것이다. 다만, 수 많은 요법들이 우후죽순 제시되고 있으므로 그에 대한 옥석가리기도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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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면역요법은 우리 인체에 내재된 면역시스템을 일깨워 면역력을 높여 암을 퇴치한다는, 즉 인체 고유의 '자연치유력'을 기반으로 암 치료에 접근한다는 발생에 기초한 요법이다. 발상이 그러하다면 침꾼의 입장에서도 매우 친근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침뜸요법이 갖는 효과 메카니즘을 생각함에 있어, '면역력의 향상과 조절'이라는 사실을 빼놓고는 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침뜸요법이 '암 보완의료'를 넘어 '암 면역요법'이 될 가능성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물론 직접적으로 면역세포를 증강시키는 요법에 비해 단기간에 면역세포를 증가시킬 수는 없겠지만, 꾸준한 시술로 면역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뿐만 아니라 침뜸이 면역계에 미치는 영향은 각 개체의 상태에 상응한 자기조절적 방식, 즉 환자의 병리상태에 상응한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묘리도 갖는다. 침뜸 자극에 상응한 인체의 반응은 단선적이지 않고 인체의 상태를 매개로 그 필요에 맞도록 '자율조절된 생리리듬'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렇게 침뜸은 자율조절 기능도 갖는데, 이 점은 침뜸요법이 갖는 탁월성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위에서 살펴본 각종 암면역요법의 경우 T세포에 암세포의 정보를 훈련시켜 인체에 재주입하는 등, 대부분 특정 경로를 일방향적으로 강화(또는 약화)시키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보통인데, 그러다 보니 역시 그에 따른 부작용도 적지 않으며 그 결과 본격적인 암치료법으로 자리를 굳히지 못하는 한계를 안고 있다. 그와 달리 침뜸요법은 인체의 상태, 병증 등에 따라 '자율조절'된 반응을 끌어낼 수 있다. 물론 약물 투여와 같이 면역시스템의 작용에 일시에 커다란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는 없겠지만, 지속적인 시술로 약화된 면역력을 증강한다거나 무너진 면역균형을 조절한다면 치료에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芝雲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