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열자극요법
온열요법과 그 기본원리
온열요법은 온열장치를 사용하여 환부를 따뜻하게 하여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 고래로부터 전해져 온 요법이다.
인체에는 신경과 혈액, 림프, 호르몬 등 여러 가지가 흘러다니며 생명 및 생리 활동을 도모한다. 이러한 흐름을 기반으로 우리 몸은 항상 생동성 있게 움직일 수 있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인간의 생명/생리 활동을 에너지를 기초로 본다면, 어쩌면 우리 몸은 열에너지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대 스트레스가 쌓이면 생명의 근원인 열에너지가 손실되어 활력이 떨어지고 신체 기능이 저하되어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현대인은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생활로 인해 열을 점점 상실하고 있다. 여성과 어린이를 중심으로 한 저체온증이 증가하는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더욱이 저체온증은 다른 질병에 걸리기 쉬운 상태를 스스로 만들어 버리는 문제를 수반한다.
이로부터 생명의 근원인 열을 보충해 주는 것이 건강의 회복과 유지에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기초로, 전신 또는 환부를 따뜻하게 함으로써 신진대사를 촉진하여 노폐물을 제거하거나 혈류 및 림프의 흐름을 개선함은 물론 중추인 뇌/척수신경과 자율신경 등도 활성화하자는 것이 온열요법의 기본원리라 할 수 있다.
온열요법의 효과
그 효과로 다음과 같은 점들이 강조된다.
-말초신경 활성화로 혈액순환이 개선된다
-혈류가 개선되면, 견통, 요통, 냉증 등은 물론 당뇨병이나 암 등 다양한 질병 치료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질병이 생기면, 체질이 산성이 되고 장 환경도 나빠진다. 부교감신경이 우위가 되면 Ph가 원상태로 되돌아오며 장내 환경도 정비된다.
-또 인체를 이루는 60조 개의 세포가 활성화되어, 장기의 기능을 향상시키고, 신체의 활력을 도모한다
-면역에 관련된 NK세포나 마크로파지 등 면역세포도 활성화하여 면역기능을 향상시킨다.
신경 활성화와 혈류 개선은 일차적으로 신체의 제반 경결을 해소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따라서 온열요법은 경결 해소에 큰 도움을 구할 수 있는 만큼 근골격계질환 전반에 활용 가능하다 할 것이다. 경결 해소는 곧 염증 해소를 수반하는 과정이기도 한데, 이는 곧 신진대사의 개선이나 면역기능의 향상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또한 빠뜨리지 말아야 할 대목은 신진대사의 전단계일 수 있는 위~장에 이르는 소화기계의 운동도 활성화시켜 준다.
이런 맥락에서 일본에서 ‘三井式温熱療法’이라는 온열요법을 주창했던 三井여사는 ‘어떤 난치병도 열을 가해 원기를 보충해 주면 놀라울 정도로 호전된다’고 주장한다.
온열자극과 자율신경 조절
온열요법의 원리에 대한 위 三井여사의 생각은 신경활성과 혈류개선이라는 수준에 머물러 있지 않다. 즉 환부에 직접 열을 가하는 단순한 메카니즘에 머물러 있지 않고, 열에 의한 자극이 환부에 도달하여 작용하는 메카니즘을 이해함에 있어, 이른바 ‘신경반사’의 관점을 주목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그녀는 말한다. ‘피부와 내장은 틀림없이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온열요법을 두고 흔히들 환자의 몸을 따스하게 해 주는 방법으로 이해하지만, 우리 몸에 열만 쪼인다고 해서 환부에 그 기운이 미친다고 보는 것은 명확치 않다. 따라서 암 부위와 연결된 곳에 열을 가하는 방법으로 환부에 열기가 도달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각 내장과 연결된 부위를 찾아내는 능력은 결국 오랜 경험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라고..
즉 피부-내장 사이에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동의학에서 말하는 경혈은 경락을 매개로 복부의 제반 장기(오장육부)와 상호연계된다는 관점과도 통한다. 신경학적 맥락에서 보자면, 체표자극(체성신경 자극)이 내장에 영향을 미친다거나(체성-내장반사), 내장에서의 병변이 체표로 나타난다는(내장-체성반사) 신경반사로 설명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요컨대 이렇게 이해한다면, 온열자극은 직접적으로 환부의 신경 활성과 혈류 개선을 통해 병증을 완화/제거하는 작용을 함은 물론, 신경이라는 인체의 정보네트워크를 매개로 각종 장기를 활성화하여 신진대사를 개선하고 장기의 병증 완화/제거에도 역할한다고 볼 수 있다.
나아가 신경네트워크를 활성화하는 작용은 자율신경 조절로도 이어질 수 있음을 함의한다. 우리 몸은 자율신경의 조절, 즉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긴장된 조절을 통해 그 생리활동을 정상적으로 도모하게 된다. 그러나 현실의 삶은 긴장과 스트레스로 자율신경의 비대칭, 즉 교감신경의 과긴장 상태에 놓이기 쉽고 그 결과로 단순피로 증상에서부터 암에 이르기까지 각종 질환의 원인 메카니즘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자율신경의 균형적 조절이 필요한데, 온열자극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온천욕으로 피로감이 해소되는 것을 느낀다면 그게 바로 출발점이라 할 수 있으며, 나아가 암까지 포함한 각종 질병의 치료에 도움을 구할 수 있음을 시사해 준다.
전신온열요법과 자율신경조절
온열요법은 국소의 환부에 열자극을 집중하는 방식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지만, 전신에 온열을 가하고자 할 경우에는 목에서 천골에 이르는 척추라인을 따라 온열자극을 가하는 방식이 활용된다. 이는 곧 온열자극이 척추라인의 척수신경을 매개로 내장(오장육부)은 물론 사지말단에 이르기까지 전신으로 그 작용을 발휘한다는 사실과 연결된다.
이렇게 보면, 온열요법은 곧 동의학에서 오랫동안 활용해 온, 소금뜸, 마늘뜸, 생강뜸 등 각종 간접뜸과 맥락을 같이 하는 것이기도 하다. 즉 온열요법 역시 배부의 독맥이나 방광경이라는 경락을 매개로 제반 장부에 접근하는 원리를 원용하여 활용한다면 치료전략도 보다 풍부해 질 것이다.
*三井여사는 앞에서 ‘각 내장과 연결된 부위를 찾아내는 능력은 결국 오랜 경험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고 했는데, 이와 관련 흥미로운 점이 있다. 즉 온열자극이 가해지면, 문제가 있는 부위에서 강열한 뜨거움을 느끼는 반면, 문제가 없다면 그렇게 뜨겁게 느끼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통증이 개선됨에 따라 열로 느끼는 뜨거움도 완화된다고 한다. 뜸의 경우에도 통처일수록 또 신체에 병이 깊을수록 더 뜨겁게 느낀다고 하는 '속설'이 있다.
한편 온열요법은 ‘암 세포는 열에 약하다’는 전제 아래, 암 치료요법으로도 활용된다(암온열요법). 이에 대해서는 별도로 다루고자 한다.
국내에도 다양한 온열요법이 활용되고 있지만, 여기서는 소개한다는 맥락에서 일본에서 오래된 요법과 대중적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는 요법 하나씩 소개해 둔다.
일본의 대표적인 온열요법 소개 1 : 이토테르미(Ito-thermie)요법
이토테르미요법은 의학박사 伊藤金逸이 20여 년에 걸친 연구와 실험에 의해 1929년에 완성한 약 9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민간요법이다. "이토"는 고안자인 伊藤金逸박사의 성을 따오고 '테르미'는 그리스어의 "온열을 이용한 치료"를 가르키는 말을 합성한 것이다.
만년필 크기의 파이프 모양의 금속관에 테르미향을 장착한 기구를 사용하여 열을 가한다. 2개의 테르미향을 삽입하여 점화하고 외관을 씌워 사용한다. 테르미향은 삼나무나 쑥을 포함한 여러 종류의 식물성분으로 되어 있고, 지름 4㎜, 길이 약 8㎝의 굵은 향 모양으로 만들어져 있다.
이 장치를 사용하여 마찰과 点擦(지압과 같이 압력을 거는)의 방법에 의해 몸에 온열자극을 줌으로써 자연치유력을 깨워, 병태 개선, 질병 예방, 피로 회복, 건강 증진을 도모한다. 뜸과 마사지를 합한 것과 같은 이미지로 보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피부에 접촉시켜 마찰해 주는 마찰법, 환부에 밀착하여 압박하는 점마찰법, 피부에 닿지 않는 상태로 열을 가하는 공간법 등 3가지 시술방법이 소개되고 있다. 특히 사용이 쉬워,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가정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으며, 부작용 없이 약물과의 병용도 가능한 장점이 있다고 한다.
일본의 대표적인 온열요법 소개 2 : 三井式温熱療法(The Mitsui Thermal Theraphy)
三井式温熱療法이란 원적외선을 방출하는 온열치료기를 다림질하듯 몸을 마사지하여, 전신에 온열에너지를 가해 몸을 따뜻하게 하는 온열요법이다. 앞의 이토테르미요법에 비해 한층 편의성이 도모된 방식으로 일본에서는 널리 활용되는 요법이 되고 있다고 한다.
치료법은 아주 간단하다. 5*10cm 크기의 전열기가 부착된 인두처럼 생긴 기구 하나면 족하다. 전열기의 온도는 40~45도 범위에서 조절된다. 이 기구로 침대에 누운 환자를 다림질하듯 찬찬히 문질러 주며 열자극을 가해준다.
이 요법을 개발한 三井여사는, 온열을 통해 마사지를 하면 경결 부위나 병소가 있는 부위에서 ‘매우 뜨겁다’는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이것이 여러 장기들이 피부에 반사되는 점들을 포착해는 독특한 방법이라 한다. 바로 이 부위가 환부로 원기를 필요로 하는 부위라고 보아, 이곳에 반복하여 열을 가해주면 혈액이나 림프의 흐름이 좋아져 정체된 노폐물이 흘러나가고 경결이 해소되고 통증 반응이 완화된다고 한다. 통증이 경감되고 열기가 따뜻하게 느껴지면 치유가 된 것이라고 한다.
열이 몸의 심부에까지 도달해 미주신경, 즉 부교감신경의 치료를 도모하여 자율신경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된다. 특히 부교감신경을 자극함으로써 여러 가지 유용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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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과 같이 온열요법은 신경 활성과 혈류 개선, 나아가 신경네트워크를 매개로 한 오장육부의 활성 등을 통해 인체의 신진대사 개선, 면역기능 개선을 도모할 수 있으며, 나아가 근골격계질환은 물론 단순한 피로 회복에서부터 암에 이르기까지 각종 병증의 완화 및 제거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미 지적한대로 온열요법은 그 온열자극 수단이나 기술적인 방식은 다르지만, 전통적 간접뜸 요법과 유사하다 할 수 있다. 따라서 신체에의 적용부위와 관련해서는 동의학적 접근전략을 공유하면 한층 효과적일거라 생각된다. 예컨대 간접뜸에서 활용되는 중완뜸, 신궐뜸, 협척뜸, 요양관뜸, 신유뜸 등과 같이 경혈/경락론적 차원의 접근전략에 의거하면 보다 풍부하고 유효한 치료수단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통처인 아시혈 활용도 가능하니 굳이 경락경혈에 의거하지 않고도 누구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온열요법은 열을 활용하는 동의학적 접근의 뜸기법과 중첨되는 부분을 갖는데, 동의학에는 나아가 침에 열을 결합한 침술 기법도 존재한다. 예컨대 번침(화침), 구두침 등을 들 수 있는데, 이는 물론 열을 보다 집약적으로 환부에 전하여 치료 효과를 도모하려는 기법이라는 점에서 일반적 온열요법과는 차이가 있다. 이에 대해서는 별도로 다루고자 한다.
(*芝雲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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