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학 이야기/침술 기법과 기술

<영추> "관침"편의 자침법에 대하여

지운이 2026. 4. 27. 17:30

 

<영추> "관침"편의 자침법에 대하여

《灵枢·官针》刺法及其汉以前应用探析

   / 郑端新,黄龙祥 (中国中医科学院针灸研究所), 上海针灸杂志 2025 年 3 月第 44 卷第 3 期

 

【초록】 본 논문은 우선 《영추(灵枢)》의 침자법 전편(专篇)인 《관침(官针)》 중 함의가 엇갈리는 '관침(官针)'과 '십이절(十二节)'이라는 두 가지 개념을 변석(辨析)하였다. 이어서 '구침응병(九针应病)과 자법', '구변(九变)과 삼변(三变)', '십이절(十二节)과 십이경(十二经)', '기혈을 찌르는 삼자와 맥을 찌르는 삼자', *오자(五刺)와 제반 자법'이라는 다섯 쌍의 복잡한 관계를 정리하였다. 또한 각 자법의 한나라 이전(汉前) 응용 사례를 고찰하였다. 이를 통해 《관침》이 체현하고 있는 것은 경맥이론이 확립되기 이전, '침지병소(针至病所, 침이 병이 있는 곳에 도달함)' 이념의 지도 아래 피(皮)·맥(脉)·육(肉)·근(筋)·골(骨)을 위주로 층차를 나누어 치료하던 자법(分层而治)임을 논증하였다. 결과적으로 본고는 《관침》 자법을 정확히 이해하는 데 있어 참고할 만한 사고방식과 관점을 제공하고자 한다.

 

 

《관침(官針)》은 고대 자침법(침을 찌르는 법)을 연구하는 데 있어 중요한 문헌으로, 《영추(靈樞)》에 언급되어 있다. 이 편은 ‘관침’이라는 제목에 충실하여, 침을 사용하는 과오를 바로잡고 자침의 마땅함을 이끄는 것을 핵심으로 삼아 ‘구침응병(九針應病)’, ‘구자(九刺)’, ‘십이절자(十二節刺)’, ‘삼자(三刺)’, ‘오자(五刺)’라는 5가지 주제를 논술하였다. 그중 ‘구자’는 ‘구변(九變)’에 응하고, ‘십이절자’는 ‘십이경(十二經)’에 응하며, ‘오자’는 ‘오장(五臟)’에 응한다. 《관침》을 연구하는 이들은 많으나, 경문 속의 기본 개념에 대한 이견이나 침법의 본질 등 중요한 문제들은 여전히 탐구가 필요한 상태이다. 이에 필자는 기본 개념의 변별(辨基本概念), 침법 관계의 정리(理刺法關係), 한대(漢代) 이전 응용의 탐구(探漢前應用)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논술하여 《관침》의 본래 면목을 드러내고자 한다.

 

1 기본 개념의 변별 (辨基本概念)

 

개념을 분석하는 것은 글의 뜻을 정확히 이해하는 중요한 단계이다. 이하에서는 고금의 해석 차이가 큰 두 가지 기본 개념인 ‘관침(官針)’과 ‘십이절(十二節)’을 고찰하여 밝힌다.

 

1.1 관침 (官針)

‘관침’의 ‘관(官)’에 대한 이해에 있어, 고대 주석가들의 의견은 주로 다음의 두 가지가 있다. 첫째, 장개빈(張介賓)으로 대표되는 견해로 “관(官)은 법(法)이요, 공(公)이다. 법도가 제정되어 사람들에게 공표된 것이므로 관침이라 한다”고 보았다. 둘째, 마시(馬蒔)로 대표되는 견해로 “관(官)은 임무(任)이다. 관침이란 구침(九針)의 마땅함을 임무로 맡기는 것이기에 편명으로 삼았다”고 보았다.

 

장개빈이 말한 바는 ‘관침’이 대중에게 공표할 수 있는 구침의 법도임을 뜻한다. 이에 대해 《영추》 내 ‘관(官)’ 자의 용법을 결합하여 분석해 볼 수 있는데, 《영추》의 유사한 어휘 환경에서 쓰인 예로 ‘관능(官能)’이 있다. 그러나 ‘관능’에서 서술하는 바는 사람을 알아보고 적절히 임용하는 것(知人善任)이므로, 장개빈이 해석한 ‘관침’의 문맥에는 놓기 어렵지만, 마시가 해석한 ‘관침’의 문맥, 즉 ‘사람의 능력에 맞게 임무를 맡김(任人所能)’에는 놓일 수 있다. 더욱 설득력 있는 점은 《관침》의 도입부에서 분명히 밝히기를 “무릇 침술의 요체는 관침이 가장 오묘하다. 구침의 마땅함은 각자 하는 바가 있고, 길고 짧음과 크고 작음이 각자 베푸는 바가 있으니, 그 쓰임을 얻지 못하면 병을 옮길(고칠) 수 없다”고 하였는데, 이것이 바로 ‘관침’에 대한 가장 적절한 정의이다. ‘관침’의 오묘함은 구침의 마땅함을 밝혀 베푸는 바가 있다는 것, 즉 마시의 “구침의 마땅함을 임무로 맡긴다”는 뜻에 있다.

 

‘관침’ 개념의 분석은 편 전체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의의가 있다. ‘관침’의 의미를 알고 다시 《관침》을 읽으면, 왜 《관침》이 먼저 ‘구침응병’을 논술했는지 이해하게 되며, 자각적으로 이를 뒤에 나오는 침법들과 연결하게 될 것이다 (관련 내용은 ‘2.1 구침응병과 침법’ 참조).

 

1.2 십이절 (十二節)

십이절에 대하여 마시는 ‘십이절요(十二節要)’라 풀이하였고, 장지총(張志聰)은 “절(節)은 제(制, 절제/제도)이다. 침에 12가지 제도(절제)가 있음을 말한다”고 풀이하였다. 장씨의 학설이 마씨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인데, 《설문·竹部》에 따르면 “절(節)은 대나무의 마디(約)이다”라고 하였다. 절은 《汉语대자전》에서 ‘준칙, 법도’라는 의미로 인용되는데, 제도와 준칙이 될 수 있는 것은 반드시 ‘절요(節要, 핵심 요체)’가 되는 법이어야 한다. 《영추》와 《소문》을 두루 찾아보면 ‘약(約)’이라 할 것을 ‘절(節)’이라 한 곳이 많은데, 이는 실제로 준칙과 표준을 가리킨다. 그중 침법의 표준을 ‘자절(刺節)’, ‘자약(刺約)’이라 하는데, 예컨대 《刺节真邪论에서 “침에는 다섯 가지 절(五節)이 있다”고 한 것은 ‘진애(振埃)’, ‘발몽(發蒙)’ 등 표준적인 성격을 띤 5가지 정식(定式) 침법을 논술한 것이다.

 

《관침》에서 “무릇 침에는 십이절이 있어 십이경에 응한다”고 할 때 그 ‘절’은 바로 이 뜻(준칙·법도)과 부합한다. 경문의 내용을 결합해 보면, '십이절자(十二節刺)'는 십이경맥에 상응할 수 있는 12가지 침법의 표준을 가리킨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우자(偶刺)', '보자(報刺)', '회자(恢刺)', '제자(齊刺)', '양자(揚刺)', '직침자(直針刺)', '수자(輸刺)', '단자(短刺)', '부자(浮刺)', '음자(陰刺)', '방침자(傍針刺)', '찬자(贊刺)' 등 12가지 정식(定式) 침법을 가리킨다. 이 '십이절'의 의미를 아는 것은 《관침》의 학술적 배경, 즉 '침이 병소에 이르게 하는(針至病所)' 침법의 성행했던 응용 상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관련 내용은 '2.3 십이절과 십이경의 응함' 참조).

 

2 자침법 관계의 해석 (解刺法關係)

<침구의 '皮脉肉筋骨' 층차별 논치 방법론에 대하여>라는 논문에서는 "《내경》의 구침(九針)은 곧 서로 다른 층차(筋脉肉皮骨)의 병변을 위해 설정된 것이다", "《영추·관침》에 기재된 '구자(九刺)', '십이자(十二刺)', '오자(五刺)' 등의 침법 중, 선혈(혈자리 선택) 법칙을 묘사한 극소수를 제외하면 대부분은 서로 다른 층차의 병변을 겨냥한 침법들이다"라고 지적하였다. 본 절에서는 복잡한 침 도구와 침법의 관계, 서로 다른 침법 간의 관계를 한층 더 상세히 정리하여 《관침》의 본래 면목을 드러내고자 한다.

 

2.1 구침응병(九針應病)과 침법

《관침》은 먼저 '구침응병'을 논술하였다. "병이 피부에 있으나 머무는 곳이 일정치 않은 자는 참침(鑱針)을 취하여 병소에 쓰되, 피부가 하얗게 변했다면 취하지 말라. 병이 분육(分肉) 사이에 있는 자는 원침(員針)을 취하여 병소에 쓴다. 병이 경락의 마비(痲痹)인 자는 봉침(鋒針)을 취한다. 병이 맥(脈)에 있고 기가 적어 마땅히 보해야 할 자는 시침(鍉針)을 취하여 정(井)·형(滎)·분(分)·수(輸)에 쓴다. 병이 큰 고름(大膿)이 된 자는 피침(鈹針)을 취한다. 병이 비기(痹氣)가 폭발한 자는 원리침(員利針)을 취한다. 병이 비기(痹氣)가 아프면서 떠나지 않는 자는 호침(毫針)을 취한다. 병이 속에 있는 자는 장침(長針)을 취한다. 병이 수종(水腫)으로 관절이 통하지 않는 자는 대침(大針)을 취한다. 병이 오장(五臟)에 고착된 자는 봉침(鋒針)을 취하여 정·형·분·수에서 사(瀉)한다. 사시(四時)에 따라 취한다."

 

《관침》의 이 단락과 유사한 문구는 《영추》의 <구침십이원>, <구침론>에서도 보이는데 세 편의 서술은 거의 차이가 없다. 주의할 점은 '구침응병'이 뒤에 나올 침법들의 등장을 위한 복선(铺垫)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즉, "병이 피부에 있음", "병이 분육 사이에 있음", "병이 맥에 있음", "병이 큰 고름이 됨", "병이 비기가 폭발함", "병이 비기가 아프면서 떠나지 않음", "병이 속에 있음", "병이 수종으로 관절이 통하지 않음", "병이 오장에 고착됨"("경락의 병이 비증인 자는 봉침을 취한다"는 구절은 《태소》, 《갑을경》 등을 참고할 때 주석이 본문에 섞여 들어간 것임을 알 수 있다) 등은 '병이 속에 있음'과 '병이 수종임' 두 가지를 제외하고는 모두 뒤에 나오는 구자(九刺), 십이절자(十二節刺), 오자(五刺)가 대응하는 병의 종류들이다.

 

2.2 '삼변(三變)'에서 '구변(九變)'으로

《관침》에서 "무릇 침에는 아홉 가지가 있어 구변(九變)에 응한다"고 한 것을 줄여서 '구변자(九變刺)'라고 부르며, '수자(輸刺)', '원도자(遠道刺)', '경자(經刺)', '락자(絡刺)', '분자(分刺)', '대사자(大瀉刺)', '모자(莫刺)', '거자(巨刺)', '쉬자(焠刺)' 등 9가지 침법을 가리킨다. 경문을 결합해 보면, 대사자는 큰 고름을 찌르는 것이고, 경자와 락자는 모두 맥자법(脈刺法, '맥자'는 《天回医简·刺数》에 등장하며 경맥과 낙맥을 찌르는 것을 뜻하며, 《영추·관침》에서는 '경자'와 '락자'로 기록됨)에 속하며, 분자는 분육 사이를 찌르는 것이고, 부자(浮刺)는 피부를 찌르며, 쉬자(焠刺)는 근과 골의 비증(痹證)을 찌른다. (《태소》: “병이 근에 있으면 근을 조절하니, 번침으로 그 아래 및 급한 곳을 겁자한다. 병이 골에 있으면 쉬침(淬針)과 약물 찜질을 한다.”) 이 9가지 침법이 보여주는 것은 옹저 침법(상세 내용은 ‘3 한대 이전 응용 탐구’ 참조) 이후, 점차 발전한 ‘침이 병소에 이르게 한다(針至病所)’는 이념의 지도하에 ‘피(皮)·맥(脈)·육(肉)·근(筋)·골(骨)’을 층차별로 나누어 다스리는 침법이다.

 

구변자(九變刺) 중에서 ‘수자(輸刺)’, ‘원도자(遠道刺)’, ‘거자(巨刺)’ 3종은 실제로는 침을 찌르는 법(刺法)이 아니라 혈자리를 잡는 법(取穴法)이다. 수자와 원도자는 맥의 수혈(輸)을 찔러 장부의 병변을 논치하는 것에 대응하며, 그중 오장병(五臟病)의 침법은 서로 다른 각도에서 더욱 세분화된 논술이 존재하니 관련 내용은 《소문·조경론》, 《영추·사기장부병형》 등을 참고할 수 있다. 거자(巨刺)법은 ‘왼쪽을 아파하면 오른쪽을 취하고, 오른쪽을 아파하면 왼쪽을 취하는’ 선혈 특징 때문에 무자(繆刺)와 혼동되기 쉽다. 그리하여 《소문·무자론》에서는 이를 무자법과 대조하여 열거하였는데, 그 논에 이르기를 “사기가 경맥에 머물러 왼쪽이 성하면 오른쪽이 병들고 오른쪽이 성하면 왼쪽이 병들며, 또한 옮겨 다니는 경우도 있어 왼쪽의 통증이 멈추지 않았는데 오른쪽 맥이 먼저 병들기도 하니, 이와 같은 경우에는 반드시 거자를 해야 한다. 반드시 그 경맥을 적중시켜야 하며 낙맥(絡脈)이 아니다”라고 하였다.

 

《영추·수요강유(寿夭刚柔)》: “황제가 이르길: 침에 삼변(三變)이 있다는데 무엇을 삼변이라 하는가? 백고가 대답하길: 영(營)을 찌르는 것이 있고, 위(衛)를 찌르는 것이 있으며, 한비(寒痹)가 경맥에 머무는 것을 찌르는 것이 있습니다. 황제가 이르길: 침의 삼변은 어떠한 것인가? 백고가 대답하길: 영을 찌르는 자는 피를 내고, 위를 찌르는 자는 기를 내보내며, 한비를 찌르는 자는 속을 따뜻하게(內熱) 합니다.” 《관침》 경문과 결합해 보면, ‘경자(經刺)’는 대경(大經)의 결락(結絡)과 경분(經分)을 찌르는 것으로 대맥(大脈)의 운행 경로 혹은 갈래진 곳의 결락을 찌르는 것을 뜻한다. ‘락자(絡刺)’는 소락(小絡)의 혈맥을 찌르는 것으로 삼변자의 ‘자영(刺營)’에 속한다. ‘분자(分刺)’, ‘모자(毛刺)’, ‘쉬자(焠刺)’는 모두 삼변자의 ‘자한비(刺寒痹)’ 법이며, 그중 ‘분자’는 비증의 통용 자침법 혹은 기초 자침법이다. 이로 보아 구변자는 삼변자의 기초 위에서 더욱 분화되어 형성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상세 내용은 표 1을 참조하라.

 

표1> 9변자과 3변자의 대조

 

2.3 십이절(十二節)과 십이경(十二經)의 응함

 

오랫동안 《관침》에 기재된 침법을 경맥이론으로 직접 설명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사람들은 경문의 “무릇 침에는 십이절이 있어 십이경에 응한다”는 구절에 대해 대부분 명확히 풀이하지 못하고 덮어두어 왔다. 십이절자와 십이경맥 사이에는 도대체 어떤 관계가 있는가, 혹은 관계가 있기는 한 것인가? 이 문제는 《관침》의 침법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필자는 《영추》와 《소문》을 연구하던 중 《소문·调经论》에서 해답을 찾았다. 《조경론》 마지막 단락의 황제와 기백의 문답은 본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황제가 이르길: 선생께서 허실(虛實)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 열 가지가 있는데, 이는 오장에서 생기는 것이며 오장에는 다섯 맥이 있을 뿐이오. 그런데 십이경맥이 모두 그 병을 일으키거늘 지금 선생께서는 유독 오장만을 말하고 있소. 무릇 십이경맥이란 모두 삼백육십오 절(節)에 이어져 있으니, 절에 병이 생기면 반드시 경맥에 영향을 미치고 경맥의 병에는 모두 허실이 있는데 이를 어떻게 합치시켜 하는가? 기백이 대답하길: 오장이란 육부와 더불어 표리가 되고 경락과 지절(支節)이 각기 허실을 일으키니, 그 병이 머무는 곳(病所)에 따라 이를 조절합니다. 병이 맥(脈)에 있으면 혈(血)을 조절하고, 병이 혈에 있으면 락(絡)을 조절하며, 병이 기(氣)에 있으면 위(衛)를 조절하고, 병이 육(肉)에 있으면 분육(分肉)을 조절하며, 병이 근(筋)에 있으면 근을 조절하고, 병이 골(骨)에 있으면 골을 조절합니다. 번침으로 그 아래 및 급한 곳을 겁자하며, 병이 골에 있으면 쉬자하고 약물 찜질을 합니다. 병이 어디가 아픈지 모를 때는 양교(兩蹺)를 으뜸으로 삼고, 몸에 통증이 있으나 구후(九候)의 맥에 병이 없으면 무자(繆刺)를 하며, 통증은 왼쪽에 있는데 오른쪽 맥이 병들었을 때는 거자(巨刺)를 합니다. 반드시 구후를 신중히 살펴야 침의 도리가 갖추어집니다.”

설명이 필요한 점은, 이 문답 중 “그 병이 머무는 곳에 따라 이를 조절하며(其病所居, 隨而調) ...  쉬침을 쓰고 약물로 찜질한다"하는 한 단락은, 《태소(太素)》에 기재된 문장이 《소문(素问)》보다 명백히 우수하다: "그 병이 머무는 곳을 살펴보고, 그에 따라 조절한다. 병이 혈(血)에 있으면 맥(脉)에서 조절하고; 병이 기(气)에 있으면 위(卫)에서 조절하며; 병이 살(肉)에 있으면 분육(分肉)에서 조절하고; 병이 근(筋)에 있으면 근(筋)에서 조절하되 번침(燔针, 불에 달군 침)으로 그 아래 및 급한 곳을 겁자(劫刺)하며; 병이 골(骨)에 있으면 졸침(쉬침, 卒/焠针)과 약물 찜질(药熨)을 사용한다."

 

이상의 경문은 십이경맥 병의 조리 및 치료법을 해설하고 있다. 자세히 읽어보면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는 점은, 경맥이 안으로는 장부와 연결되고 겉으로는 사지 관절과 얽혀 있다는 인지의 지도 아래, 경맥의 병은 "그 병이 머무는 곳을 살펴보고 그에 따라 조절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병의 소재에 따라 조절하고 치료하는 "침지병소(针至病所, 침이 병이 있는 곳에 도달함)" 치료법은, 통상적인 십이경맥 분부(分部) 이론에 기반한 것이 아니다.

 

다시 《관침(官针)》의 십이절자법(十二节刺)으로 돌아가 보면, 찬자(赞刺)와 직침(直针)은 옹(痈, 종기)이 있는 곳에 놓고, 수자(输刺)는 저(疽, 등창)가 있는 곳에 응하며, 보자(报刺)는 병의 통처를 따르고, 우자(偶刺)는 심비(心痹)를 치료할 때 통증 부위를 직접 마주 보며 찌른다. 회자(恢刺)는 근비(筋痹)를 치료하기 위해 근(筋) 부위를 찌르고, 단자(短刺)는 골비(骨痹)를 치료하기 위해 골(骨)이 있는 곳을 찌르며, 직침자(直针刺)는 체표의 한비(寒痹)를 치료하기 위해 피부 부위를 취하고, 부자(浮刺)는 근육층의 한비를 치료하기 위해 근육 위로 떠오르게 취한다. 그 외에 제자(齐刺), 양자(扬刺, 《태소》에서는 '阳刺'), 음자(阴刺), 방침자(傍针刺) 등은 서로 다른 층차의 비증(痹证)을 치료하는 것이니, 분명히 부위에 따라 찔러야 하는 것들이다. 이 12종의 정형화된 자침법(刺法)은 "그 병이 머무는 곳을 살펴보고 그에 따라 조절한다"는 원칙과 정확히 부합한다. 이는 십이경맥 분부 이론이 확립되기 이전에 옛사람들이 이미 임상적으로 유효한 수많은 정형화된 자법들을 정리했음을 시사하며, "침지병소" 이념이 활발히 응용되었음을 반영한다.

 

"무릇 침에는 십이절(十二节)이 있어 십이경(十二经)에 응한다"는 설이 바로 여기서 유래했다. 그러나 여기서 '12'라는 숫자는 당연히 경맥 분부 이론의 십이경맥과 일대일로 대응될 수 없으며, 이는 수술(数术)의 영향을 받아 당시의 대표적이거나 비교적 성숙한 12종의 정형화된 자법을 선택했을 뿐이다.

 

2.4. '삼자(三刺)'와 맥자(脉刺)의 구별

 

《관침》의 '삼자'는 피부를 뚫는 얕은 침(绝皮), 피부를 뚫고 근육에 이르는 조금 깊은 침(少深刺), 분육 사이까지 들어가는 매우 깊은 침(极深刺)의 세 가지 층차를 가리키며, 각각 양사(阳邪), 음사(阴邪), 곡기(谷气)를 내보낸다. 이와 관련된 해설은 《영추·종시(终始)》에 별도로 나타나는데, 이는 기혈(气穴)을 찌르는 방법의 하나로 《영추·구침십이원(九针十二原)》에서 논한 맥(脉)을 찌르는 얕음·중간·깊음의 '삼자'법과 상응한다. 맥자의 삼자는 맥이나 맥수(脉输)를 찌를 때 사기의 깊이에 따라 침을 놓는 깊이를 정하는 것을 말하며, 얕게 찌르는 자는 맥에 닿으면(陷脉) 곧 멈추고, 깊게 찌르는 자는 침이 맥의 아래쪽 벽에 닿으면 곧 멈추며, 얕고 깊은 그 사이가 중간 정도의 깊이가 된다. 이 두 가지(맥자법과 기혈자법)가 서로 상응하는 예로, 《소문·水热穴论》에서 맥을 얕게 찌르는 것에 대해 논하기를 '여름에는...... 성한 경맥의 분육과 막 사이를 취하며, 피부를 뚫어 병이 나가는 것은 사기가 얕은 곳에 머물기 때문이다'라고 하였고; 《관침》에서 기혈을 얕게 찌르는 것에 대해 논하기를 '먼저 피부를 얕게 찌름(절피)으로써 양사를 내보낸다'고 하였다.

 

《관침》이 수많은 '침지병소(针至病所)' 자법들 중에서 기혈을 찌르는 '삼자법'을 별도로 열거한 것은, 아마도 '침지병소'에서 '기지병소(气至病所)'로 발전해가는 과도기를 체현한 것일 수 있다. 소위 '기지병소'의 자법이란 경맥, 막원(膜原) 등의 이론이 확립된 이후, 경맥의 수혈을 취하는 맥자법(脉刺法), 모혈을 취하는 모자법(募刺法), 그리고 분자법(分刺法)에서 파생되어 나온 기혈자법(刺气穴法) 등을 위주로 하는 자법을 말한다.

 

2.5 '오자(五刺)'를 여러 자법에 병합함

 

오자(五刺)는 오장(五脏)이 겉으로 응하는 부위를 찌르는 것이다. 이 다섯 가지 자법은 새로운 자법 표준이 아니라, 앞서 언급한 피(皮)·맥(脉)·육(肉)·근(筋)·골(骨)의 다섯 가지 비증(五痹)에 대한 정형화된 자법들을 오장오응(五脏五应)의 각도에서 새롭게 표현하여 명칭만 바꾼 것에 불과하다. 소위 '반자(半刺)'는 곧 구변자(九变刺)의 '모자(毛刺)'이고; '표문자(豹文刺)'는 곧 구변자의 '경자(经刺)'와 '락자(络刺)'이며; '관자(关刺)'는 곧 십이절자의 '회자(恢刺)'이고; '합자(合刺)'는 곧 구변자의 '분자(分刺)'이며; '수자(输刺)'는 곧 십이절자의 '단자(短刺)'이다. (상세 내용은 표 2 참조)

 

3. 한나라 이전(汉前) 응용의 탐색

 

《관침》에 기록된 자법은 문자 그대로 보면 총 26종이나, 중복된 오자 5종과 자법 분류에 속하지 않는 3종('수자', '원도자', '거자')을 제외하면 실제로는 18종이다. 그중 가장 전형적이고 많은 것은 피·육·맥·근·골의 오체(五体) 비증을 치료하는 정형화된 자법들로, 이는 '침지병소' 이념이 활발히 응용되었던 성황을 반영한다. 또한 동일한 자법 표준이 서로 다른 명칭으로 중복되어 나타나는 것은, 본 편(관침)의 소재가 다양한 출처에서 기인했음을 시사한다.

 

《관침》 자법의 본래 면모를 더욱 명확히 드러내기 위해, 본 절에서는 한나라 이전의 응용 현황을 중점적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필자는 한나라 이전의 의가와 의적(医籍)을 단서로 하여 관련 자법 문헌을 조사 및 검색하였으며, 그중 출처가 유사한 내용은 대표성을 띠는 고전 문헌을 취하였으며, 최종적으로 《관침》 자법의 응용을 체현하고 자법의 원류를 밝히며 자법에 대한 이해를 심화할 수 있는 문헌을 선별하여 다음과 같이 논술한다.

 

《관침》 중 대사자(大泻刺)와 찬자(赞刺)는 옹(痈, 종기)을 치료하기 위해 설정된 것이며, 십이절자 중 수자(输刺)는 저(疽, 등창)를 치료하기 위해 설정된 것이다. 편작(扁鹊)이 바로 이 옹저를 치료하는 것으로 이름을 떨쳤다. 옹저 자법의 응용에는 주의사항이 있는데, 마왕퇴(马王堆)와 장가산(张家山)에서 출토된 의간(医简, 대나무 의학 문서)에는 이미 옹종(痈肿)을 치료할 때 그 깊이에 근거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도리어 해가 된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는 《관침》의 서두에서 열거한 침 사용의 과오에 대한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영추》와 《소문》에서도 옹저 치료법에 관한 기록을 다수 볼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소문·장자절론(长刺节论)》에서는 '옹종을 치료하는 자는 종기 위를 찌르되, 그 크기와 깊이를 살펴 찌른다. 큰 것은 피를 많이 내고, 작은 것은 깊게 찌르며, 반드시 침을 바르게 넣어 원래의 목적을 달성하고 멈춰야 한다'고 하였다. 크고 얕은 것이 옹(痈)이고, 작고 깊은 것이 저(疽)이다. 여기서 '큰 것은 피를 많이 낸다'는 말은 찬자법의 '얕게 찔러 피를 내는' 응용에 대응하며, '작은 것은 깊게 찌른다'는 말은 수자법의 '침을 드물게 꽂되 깊게 넣는' 응용에 대응한다.

 

《관침》의 경자(经刺)와 락자(络刺)는 맥자법(脉刺法)에 속하며, 이는 큰 경맥이나 낙맥의 결락(结络, 뭉친 곳)을 찌르는 것이다. 구자(九刺) 중의 수자(输刺)와 원도자(远道刺) 역시 그 취혈 부위가 맥(脉) 위에 있다면 맥수(脉输)가 되며, 침이 맥의 깊이까지 도달할 때는 이 역시 맥자법의 범주에 속한다. 분자(分刺)는 분육(分肉) 사이를 찌르는 것을 말하며, 비증(痹证, 저림과 통증)을 치료하는 공통적인 자법이다. 《관침》 편에서 피부와 근육 사이에서 조작하는 제반 방법들은 사실 분자법에서 조금씩 변형되어 형성된 것이다. 한나라 이전의 문헌 중에서는 맥자법과 분자법의 응용에 관한 기록이 가장 많다(맥자법과 분자법의 내력에 대해서는 《중국고전침구학대강》과 《신고전침구학대강》에 방대한 설명이 있으니 참고하여 읽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영추·열병》에서 '심장의 갑작스러운 통증에는 족태음과 궐음경을 취하여 혈락(血络)의 피를 모두 빼낸다'고 하거나, 《영추·잡병》에서 '허리와 등줄기가 뻣뻣할 때는 족태양경 오금 부위의 혈락을 취한다'고 한 것은 바로 경자(经刺)의 응용이다. 《소문·조경론》에서 '신(神)이 여유가 있으면 소락(小络)의 피를 사하되, 피를 낼 때 너무 깊이 찌르지 말고 대경(大经, 큰 경맥)을 맞히지 않아야 신기가 평안해진다. 신이 부족한 자는 허한 낙맥을 살펴 눌러서 기를 이르게 하고 침으로 이롭게 하되 피를 내거나 기를 누설하지 않아야 경맥이 통해 신기가 평안해진다'고 한 것은 바로 락자(络刺)의 응용이다. 또한 《사기·편작창공열전》에는 치천왕(菑川王)이 궐병(厥病)을 앓아 머리의 열이 어깨까지 내려왔을 때, 순우의(淳于意)가 그의 족양명맥 좌우 각 세 곳을 찌르자 병이 즉시 나았다는 것 등은 맥수(脉输)를 찌른 사례이다. 또한 《천회의간(天回医简)·자수(刺数)》에는 맥자와 분자의 응용에 관한 기록이 있으며, '권질(卷帙)이 비교적 완전하게' 보존되어 있는데, 그 안에는 전근(转筋, 쥐가 남), 혈우(血齲), 신영(身盈) 등의 병을 치료하는 자락(刺络), 자맥수(刺脉输), 분자(分刺)법이 기재되어 있다.

 

또 다른 예로 《소문·장자절론》에서의 분자와 맥자의 응용을 보면, '병이 제양맥(诸阳脉)에 있고 차가우면서 열이 나며, 제분(诸分, 근육의 결)이 차가우면서 열이 나는 것을 광(狂)이라 한다. 허맥(虚脉)을 찌르고 제분(诸分)의 열이 다하는 것을 살피면 병이 멈춘다. 병이 처음 발할 때 일 년에 한 번 발하다가, 치료하지 않아 한 달에 한 번 발하고, 다시 한 달에 네다섯 번 발하는 것을 잔병(癫病)이라 한다. 제분과 제맥을 찌르되, 차가운 기운이 없는 곳은 침으로 조절하면 병이 멈춘다...... 풍병(风病)으로 차가우면서 열이 나고 더운 땀이 하루에 여러 번 나는 것은, 먼저 제분과 낙맥을 찔러 땀을 내게 한다. 차가우면서 열이 나면 3일에 한 번씩 찔러 100일이면 낫는다. 대풍(大风, 문둥병 등 중증 풍병)으로 골절이 무겁고 눈썹과 수염이 빠지는 것을 대풍이라 하는데, 근육을 위주로 찌르고 100일간 땀을 내며, 골수까지 찔러 100일간 땀을 내어, 도합 200일이 되어 눈썹과 수염이 다시 나면 침 치료를 멈춘다'라고 하였다. 이와 유사한 사례로는 《소문》의 〈자학〉, 〈자요통〉, 《영추》의 〈한열병〉, 〈열병〉, 〈잡병〉 등이 있다. 맥자와 분자의 내함(본질적 의미)을 이해하기만 하면, 관련 응용 사례들을 식별해내는 것은 매우 쉬운 일이다.

 

특별히 지적해야 할 점은, 《소문》 속에 은연중에 포함되어 있으나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던 구자(九刺) 중 '수자(输刺)'와 '원도자(远道刺)'의 응용이다. 이들 문장의 패턴을 보면, 특정 질병에 대한 장부변증(脏腑辨证)을 상세히 논한 뒤, 한두 구절로 상응하는 치료법을 간략히 서술하고 있다. 아마도 이러한 상세함과 간략함의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에, 사람들의 주의력이 흔히 장부변증에만 집중되어 그 치료법이 어떤 자법 범주에 속하는지는 간과하게 된 듯하다.

 

예를 들어 《해론(咳论)》에서는 오장육부해(오장육부의 기침)의 변증 특징을 논한 뒤, '장(脏)을 치료할 때는 그 수(俞, 오장수)를 치료하고, 부(腑)를 치료할 때는 그 합(合, 하합혈)을 치료하며, 부종이 있는 자는 그 경(经, 경맥)을 치료한다'는 치료법을 제시했다. 이와 유사하게 《비론(痹论)》에서는 '오장에는 수(俞)가 있고 육부에는 합(合)이 있어, 맥의 분육(分)을 따라 각각 발생하는 바가 있으니, 각기 지나는 곳을 따르면 병이 낫는다'고 하였고, 《위론(痿论)》에서는 '각각 그 형(荣)을 보하고 수(俞)를 통하게 하며, 허실을 조절하고 역순을 화합하되, 근맥골육이 각각 그 시령(受月)에 따라 응하면 병이 낫는다'고 하였다.

위의 경문들이 말하는 치료법은 바로 '여러 경의 형수(荥输)와 장수(脏腧)를 찌르는 수자(输刺)'와 '병은 위에 있으나 아래에서 취하여 부수(府輸)를 찌르는 원도자(远道刺)'인 것이다.

 

만약 《관침》이 2천 년 전의 '자법 표준 전문'이라면, 《장자절론》은 해당 표준의 일부 임상 응용에 대한 '전형적인 실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필자가 한나라 이전의 의학 문헌을 두루 검토해본 결과, 옹저 자침이나 맥자, 분자의 3대 주요 자법 외에, 다른 자법들의 응용은 《장자절론》과 같은 실례가 매우 드문데, 이는 아마도 옛사람들의 '서툰 의사(粗)는 형(形)을 지키는데, 이는 자법(刺法)을 고수하는 것이다'라는 관념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관침》의 구체적인 자법들이 한나라 이전 문헌에서 응용된 사례는, 앞서 논술한 옹저 자침, 맥자, 분자 외에도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회자(恢刺)와 관자(关刺)가 근비(筋痹)를 치료할 때 응용된 사례, 양자(扬刺)가 한기가 넓게 퍼진(寒气博大) 병을 치료할 때 응용된 사례, 합곡자(合谷刺)(《태소》에서는 '합자'로 기록되어 있으며 이를 따르는 것이 타당함)가 기비(肌痹) 및 복중에 기가 쌓인 증상(气积)을 치료할 때 응용된 사례, 단자(短刺)가 골비(骨痹)를 치료할 때 응용된 사례 등이다. 이러한 구체적인 응용들은 관련 자법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킬 수 있으며, 필자는 이를 대조표 형식으로 정리하였으니 상세한 내용은 표 3을 참조하기 바란다.

 

 

표3> <관침>자침법과 한나라 이전 응용의 비교

 

 

한나라 이전의 옹저(종기) 치료에서부터, 《천회의간(天回医简)·자수(刺数)》의 맥수(脉输)를 찌르는 '소재에 따름(因所在)'을 거쳐, 《영추》와 《소문》의 관련 자법 응용에 이르기까지 반영된 것은 경맥 분부(分部) 이론의 점진적인 확립이다. 동시에 '침지병소(针至病所)'는 초기 옹저를 직접 찌르는 등의 소박한 형태에서, 경맥이 안으로는 장부와 연결되고 겉으로는 사지 관절과 얽혀 있다는 인지 모델인 《조경론(调经论)》 단계의 피·맥·육·근·골을 위주로 찌르는 형태로 이행되었으며, 이는 '침지병소'의 발전상을 보여준다.

 

이러한 발전 과정 속에서 옛사람들은 자법 응용의 금기 또한 정리해 냈다. '그 길을 넘지 말라(无过其道)'는 것으로, 골·근·맥·육·피를 찌를 때는 각기 얕고 깊음이 있으니 그 길을 넘어서면 '도리어 큰 해(大贼)'가 된다고 하였으니, 《소문》의 <刺要论> <刺齐论>이 그러하다. '그 때를 거스르지 말(无反其时)는 것으로, 봄·여름·가을·겨울에 찌르는 법은 각기 마땅함이 있으니 그 때를 거스르면 병을 더하게 된다고 하였으니, 《소문》의 <诊要经终论><四时刺逆从>이 그러하다. '요해를 맞히지 말라(无中要害)'는 것으로, 오장 등 요해처를 찔러서는 안 되며 요해를 맞히면 죽게 된다고 하였으니, 《소문》의 <诊要经终论><刺禁论><四时刺逆从论>이 그러하다. 이러한 자금(刺禁, 침의 금기)들은 후대 사람들에게 응용 시 주의를 당부하는 동시에, 침구 영역에서 끊임없이 탐구했던 옛사람들의 정신, 즉 수많은 침구 실패 끝에 얻어낸 경험의 산물임을 담고 있다!

 

4. 맺음말

《관침》은 구침(九针)의 마땅함을 알고 그 베푸는 바가 있으니, 그곳에 기록된 당시의 대표적이거나 비교적 성숙한 정형화된 자법들은 '구침응병(구침이 병에 대응함)'과 강한 대응 관계를 가진다. 구침으로 통증을 치료하고, 병이 있는 피부·분육·맥을 찌르며, 여러 비증(痹证)을 치료하고, 오장의 병을 찌르는 것이 바로 구변자(九变刺)와 십이절자(十二节刺)의 중요한 내용이다.

 

《관침》 중의 자법은 경맥 분부 이론의 지도가 필요 없는 '침지병소' 자법이다. 그중 구변자는 《寿天刚柔》의 삼변자(三变刺) 기초 위에서 파생되어 나왔으며, 십이절자는 《관침》 자법의 이론적 기초인 '십이경은 안으로 장부와 연결되고 겉으로 사지 관절과 얽혀 있다'는 점을 직접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구변자와 십이절자는 모두 '침지병소' 이념의 영향을 깊게 받았다. 또한 오자(五刺)가 중복되어 나타나는 것은 《관침》의 소재가 다양한 출처에서 기인했음을 시사한다.

 

《관침》 자법의 한나라 이전 응용을 통해, '침지병소'가 초기 소박한 형태에서 피·맥·육·근·골을 위주로 찌르는 형태로 발전하고, '그 길을 넘지 말 것', '그 때를 거스르지 말 것', '요해를 맞히지 말 것'이라는 자금(刺禁)의 핵심 요점을 형성하게 되었음을 명확히 알 수 있다.

 

수많은 '침지병소(针至病所, 침이 병이 있는 곳에 도달함)' 자법들 아래에, 기혈(气穴)을 찌르는 '삼자(三刺)'를 단독으로 나열한 것은, 아마도 '침지병소'에서 '기지병소(气至病所, 기가 병이 있는 곳에 도달함)'로 나아가는 과도기적 단계를 반영하는 것일 수 있다.

그 진화의 결과는 우리가 나중에 보게 되는 바와 같이, 경맥 분부(分部) 등의 이론이 확립됨에 따라 피(皮)·맥(脉)·육(肉)·근(筋)·골(骨)을 위주로 찌르던 '침지병소' 자법은 점차 부차적인 지위로 밀려나게 되었고, 맥수(脉输)를 찌르거나 기혈(气穴)을 찌르는 것을 위주로 하는 '기지병소' 자법이 이후의 주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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