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인도의학의 생명관 : 5대 원소와 정화
서론적 이해
다른 글에서 티베트의학의 기초철학의 하나로 '5대 원소론'을 소개한 바 있다(티베트의학의 기초철학 : 5대원소) 고대 인도의학의 생명관이라 할 수 있는 '5대 원소론' 역시 티베트의학의 그것과 거의 유사하다. 어쩌면 이것이 원형일지도 모른다. 아니 반대일 수도 있을 것이다.
또 불교에서는 이들 5대 원소 가운데 空을 제외한 地、水、火、風을 4대 원소라 한다. 한편 불교에서는 空의 개념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데, 4대 원소인 地、水、火、風이 활동하는 장소로서의 空을 상정하면 역시 5대 원소론와 유사해진다.
동아시아지역에서 우주 및 인체 생명관은 수화목금토의 오행론과 음양론을 기초로 한다. 오행개념 가운데 토, 수, 화, 목은 각기 地、水、火、風에 대응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5대 원소 가운데 空이 빠지고 그 대신 금이 들어가 5행을 구성한다.
이처럼 고대 동방에서 생명력(에너지)의 원천에 대한 인식에는 아마도 유사한 측면이 존재한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인체를 포함한 일체의 물질세계의 구조를 이해하는 사고에는 유사한 면이 있음을 볼 수 있다. 다만 동아시아로 넘어오면 생명력을 이루는 구성 요소 개념을 넘어, 우주만물의 생성과 성장, 그리고 사멸이라는 변화의 철학으로 한층 발전한 것으로 이해된다.
이하 인도의학의 생명관이라 할 수 있는 '5대 원소론'에 대해 정리해 둔다.
고대 인도의 '5대 원소론'
물질세계는 생명력(에너지)으로 이루어져 있고, 地、水、火、風,空의 5대 원소로 이루어져 있다.
空은 곧 공간이다. 인체의 경우 구강, 소화관, 호흡기, 폐포, 미세혈관 등이 이에 해당한다.
風은 그 물적인 기질은 무색으로, 행동력과 순발력을 갖는다. 움직임 즉 동작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근육의 운동, 심장의 고동, 폐의 수축, 위장의 연동, 신경전도 운동 등이다.
火는 힘이라는 이미지로 이해되는데 실체는 없으며, 고체 상태를 액상, 기체 상태로 바꿀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火는 체내의 신진대사를 관장한다. 대사와 효소전환 작용은 소화, 사고, 시력과 관련이 있다.
水는 물질의 액상을 이해되며, 그 특징은 유동성이다. 체내의 水로는 소화액, 타액, 각종 체액 등이 있다.
地는 물질의 고체상으로, 그 특징은 안정성이다. 몸속의 뼈, 연골, 근육, 피부, 손톱, 머리털 등과 같은 조직이 이에 해당한다.
우주 만물은 5대 원소로 이루어져 있다. 인체에서, 뼈와 근육은 地로 구성되고, 혈액 및 기타 체액은 水로 구성된다. 생명력(원기)은 불로 구성된다. 인체의 각 기능의 작동은 風(공기)에서 나온다. 가장 중요한 내면의 에너지, 즉 우리가 말하는 진짜 나(真我)가 바로 空이다.
5대 원소도 특정 순서로 배열된다. 인간에겐 다섯 손가락이 있는데, 이 다섯 손가락은 각각 다섯 개의 원소를 대표한다. 약지는 地, 새끼손가락은 水, 엄지는 火, 검지는 風을, 중지는 空을 의미한다. 이렇게 우주 만물은 모두 이들 5대 원소의 순환에 따르는 것으로 이해된다.
5대 원소란?
우리 몸은 억만개의 세포로 이루어진 유기체이고. 우리 또한 세포처럼 우주라는 유기체를 이룬다. 우리 몸의 세포는 스스로 작동하지만, 우리 몸을 위해 일하지 않으면 그들의 존재는 의미가 없다. 또 신체 각 부위 역시 마찬가지다. 각기 위장을 위해 일하지 않으면 사람이라는 생명체도 살 수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생명체는 각기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가 우주 전체에서 소외된다면 우리는 불완전한 존재로 남게 될 것이다.
古聖先賢들은 초연한 눈으로 대우주와 인체라는 작은 우주의 공통성을 간파하였다. 즉 모두 생명력(에너지)으로 구성되어 있고, 地、水、火、風,空이라는 5대 원소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5대 원소는 물질세계의 기초재료로 고대 힌두교의 성전 薄伽梵歌(2.5.25-29)에서 유래한다. 薄伽梵歌(박가범가)는 Bhagavad Gītā 바가바드기타(Song of God)라는 고대 인도의 힌두교 경전의 하나로, 거룩한 신의 노래라는 뜻으로, 인도의 대서사시 <마하바라다>의 제6권에 들어 있으며, 우주의 원리를 해설하거나 헌신과 행동에 대한 철학적 생각이 들어 있다고 한다.
이 경전에 이르길, 먼저 以太가 있고 이어 공기(風)、火、水、土가 차례로 나타났다. 모든 생명체는 세포, 수족, 동식물, 인간, 산천백악까지 5대 원소를 가지고 있으며, 또한 생명체마다 자연계, 우주의 각 행성에도 모두 5대 원소가 있다. 그 형체와 상관없이 단순하건 복잡하건 영양섭취, 소화흡수, 폐기물 배출이 필요하다.
몸도 마음도 건강해야 하고, 몸에는 소화하고 흡수할 수 있는 식량이 있어야 하고, 또 쓰레기를 깨끗이 청소할 수 있는 통로도 있어야 할 것이다. 우리 몸에는 소화가 가능한 오곡, 콩류, 채소, 과일, 견과류와 같은 것들이 필요하다. 또 그 다음엔 배설 상황도 중요하다. 그를 통해 소화 상태가 좋은지 안 좋은지를 잘 알 수 있다.
마음 역시 마차가지다. 달콤한 감정의 교감은 마음의 음식 중 하나이고, 마음에도 적절한 배설관이 있어야 한다.너무 두터워져 계속 밀려드는 정서적 자극을 처리하지 못하면 여러가지 심리적 문제가 유발된다.
5대 원소는 자연을 구성할 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체(living entities)의 물질적 몸체를 형성하는 것이기도 하다. 인체도 당연히 5대 원소로 이루어져 있는데, 균형을 맞추지 않으면 통증과 질병을 초래할 수 있다.
이들 다섯 가지 원소는 서로 다른 비율의 조합으로 자연에 존재하는데, 그에 따라 각기 다른 특징의 생명체로 존재한다. 이러한 차이는 물론 존중받고 합리적으로 취급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 자신의 체질 경향을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어느 생물체건 5대 원소로 이루어져 있지만 서로 다른 비율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어떤 원소가 너무 강하거나 약하면 음식, 운동, 수면 등 생활습관을 조절해 5대 원소가 조화를 이루도록 해야 마음이 평온해지는 근간이 된다.
5대 원소 상세 해석
이 다섯 가지 원소가 당신 안에서 어떻게 작동하느냐에 따라 모든 것이 결정된다. Bhuta는 원소를, Bhuta Shuddhi는 이를 제거하거나 이를 정화시켜 물리적인 속성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을 말한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생리와 심리 과정의 통제를 받는다. 우리의 생리 기능은 우리가 축적한 것이다. 우리의 심리 과정 역시 그러할 것이다.
생리와 심리 과정에서 당신의 존재의 본질은 완전히 실추되기도 한다. 이럴 때라면 무엇보다 자신의 내적 5가지 요소를 정화하여야 한다. 이 원소들이 깨끗해져야 우리는 신체적, 심리적인 것과 존재하는 것의 차이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水
이 다섯 가지 원소 중에서 물이 가장 중요한데, 이것은 신체의 주요 부분이 물이기 때문이다. 물의 물리적인 순도, 무균성 등 뿐만 아니라, 어떻게 물을 채우고 비우는 것에 대해서도 주의해야 한다. 생각, 정서, 접촉 등도 영향을 미친다. 물의 분자 구조를 변화시켜 물이 당신의 시스템 안에서 작동하는 방식을 크게 변화시키게 된다.
물은 기억력이 매우 좋다. 물 주위에 있는 것들은 어떤 식으로든 수분 속에 저장된다. 유동적인 컴퓨터라 불러도 좋을 것이다. 물은 우리 생명을 만드는 재료이다. 물은 생명이다. 물이 당신의 시스템에 들어오기 전에 당신이 그것을 어떻게 대하느냐가 중요하다.
구리나 구리합금으로 만든 금속용기에 물을 담아 매일 유기물질로 용기를 씻고 다른 냄새나 물질에 오염되지 않는 곳에 물을 두면 좋다. 또한 우리는 물을 얻을 때 감사하고 숭경스러운 마음으로 받아 생명을 만드는 재료를 마시게 된다. 만약 당신이 이렇게 한다면, 당신은 물이 당신의 시스템에서 매우 기묘한 작용을 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건강과 고요함은 자연스러운 결과일 것이다.
地
우리가 밟고 서 있는 대지에는 지혜와 기억이 있다. 어떠한 주거환경에 살든 발 밑의 대지와 접촉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지와 접촉하는 방식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맨발로(손바닥과 발바닥) 땅과 매일 접촉하면 체계적인 생리가 조화를 이룬다.
적어도 몇 분 정도 정원에 가서 맨발로 걸어보고, 식물과 나무를 만나보자. 대지는 생명의 기초이기 때문이다. 당신과 다른 모든 생물의 생명은 땅에서 온다. 따라서 대지와 접촉을 유지하여인체의 시스템을 조화롭게 해야 한다.
風
비록 우리 몸의 원소가 뇌졸중을 구성하게 되는 것은 아주 작은 비율이지만, 그때 가장 역동적인 요소가 바람이다. 당신이 어떤 공기를 마시느냐도 중요하지만 당신이 어떻게 숨을 쉬느냐도 중요하다.
특히 대도시 거주자라면 적어도 하루에 몇 분 정도는 주위의 공원과 호숫가, 물가 등을 산책하는 것이 좋다. 만약 아이들이 있다면, 한 달에 한 번이라도 그들을 데리고 도시에서 멀리 떨어져서 자연으로 나가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아직 파괴되지 않은 곳에서 산등성이를 타고 숲 속을 산책하거나 강에서 수영을 하며 자연과 밀착해 숨쉬는 활동을 할 수 있다.
유산소운동이 아니더라도 신체 내외부에서 가스교환을 계속 할 수 있다. 우리 몸은 지성을 가지고 있어, 공기가 깨끗하고 활력이 있다고 느낄 때 호흡이 달라지게 된다. 기체 교환에 수반하여 시스템 내부가 정화된다.
매일 산책을 할 수 없다면 집에서 호흡 정화를 위해 기맥 정화(nadi shuddhi)라는 간단한 요가 연습을 하면 된다.
火를
원소 구성에서 火는 특별한 지위를 차지한다. 당신 안에서는 어떤 火가 타고 있을까? 탐욕의 火, 원한의 火, 분노의 火, 원망의 火, 욕망의 火, 사랑의 火인가 동정심의 火인가. 만약 당신이 火의 원소를 정화할 수 있다면, 당신의 몸과 마음의 행복은 다시 한번 잘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내면의 火를 정화하는데 필요한 간단한 연습으로 매일 햇빛을 얼마간 쬐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미 다른 네 가지 원소가 오염되었다 하더라도 다행히 햇빛은 오염되지 않았다. 햇빛을 충분히 이용해야 한다.
원한다면 기름 대신 볏짚이나 장작 같은 유기물질을 사용해 불을 피우고, 두 손을 벌려 눈을 뜨고 3분간 더미를 향해 서 있어 보자. 그리고 등불 더미를 향해 등줄기를 대고 3분간 서 있어 보라. 이 연습은 당신의 후광을 정화하고 시스템에 새로운 의식을 가져다 줄 것이다. 내면의 火가 다시 피어나고 밖의 火에 다시 연결된다. 동양에서 火를 사용하는 모든 의식은 여기서 비롯된다.
만약 불더미를 생성하는 것이 당신에게 비현실적이라면, 적어도 식물성 기름이나 쇼트닝으로 램프 한 개에 불을 붙이고 등불에 가까이 앉는다. 먼저 얼굴을 램프 쪽으로 향하고 앉아 있다가, 등을 돌리고 앉는다. 그러면 네 안에 있는 火의 원소가 다시 점화될 것이다.
空
원소 구성에서 다섯 번째는, 가장 넓기도 하고 동시에 비어있기도 하여 以太공간이라고도 한다. 空에는 무언가 지혜가 있다. 생명의 본질과 힘의 근본이 이 지혜에 달려 있다. 地、水、火、風의 양에는 한계가 있지만 空은 무한하다.
空에 닿을 수 있는 지혜를 위해 당신이 할 수 있는 간단한 연습은, 해 뜨기 전 태양의 각도가 30도를 넘기 전에 하늘을 올려다 보고 空을 향해 고개를 숙여 절을 하는 것이다. 태양의 각도가 30도를 넘어선 낮의 어느 시각에 하늘을 올려다보며 다시 고개를 숙인다. 또 해가 지고 난 다음 40분 후에 하늘을 올려다보고 우리 주변의 以太공간에 다시 한번 절을 하며 모든 것을 그 자리에 있게 해준데 감사드린다.
만약 空과 당신의 생명 에너지가 협력할 수 있게 된다면 삶은 신기한 방식으로 피어나게 될 것이다. 한 번도 가능하다고 느껴본 적이 없는 우리의 지혜를 확인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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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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