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학 이야기/티베트의학 사부의전

티베트의학의 기초철학 : 5대 원소

지운이 2020. 7. 10. 21:25

티베트의학의 기초철학 :  5대 원소

 

 

 

 

티베트의 사상 문화는 1만 7천 년 전부터 이어지는 본교가 바탕이 되었다고 한다. 티베트에서는 모든 현상이 5대 원소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5대 원소의 사상은 의학, 천문학, 역법은 물론 마음을 탐구하는 학문의 기반이 되어 왔으며, 티베트 문화의 모든 면에 침투해 있을 만큼 중요하다.

 

5대 원소란 地・水・火・風・空의 다섯가지를 말한다. 이들 요소는 우리에게 익숙한 자연계의 요소와 유사한 성질을 반영하는 한편,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예컨대 地는 단단함, 水는 유연함, 火는 열, 은 운동, 그리고 은 이들 4개의 원소가 활동하기 위한 공간의 확대이다. 또한 5대 원소는 감정, 기질, 방위, 색깔, 맛, 신체 타입, 질병, 사고 스타일, 성격 등과도 관련이 있다.

 

5대 원소으로부터 五感과 五蘊, 五毒과 五智, 五体가 생긴다. 5대 원소는 5종의 프라나(prana)가 생성되는 근원, 즉 생명에너지의 근원이 된다. 5대 원소는 신체, 감각, 마음 그리고 영성의 모든 현상을 관장하는 구성요소로 이해된다.

 

이처럼 5대 원소는 은유적 의미로 이해되지만, 기실 존재의 원초적인 에너지로서의 다섯 가지 질, 그 미세한 근원의 에너지를 구체적으로 나타내는 것이다. 5가지 에너지의 상호작용으로 구성되지 않은 것은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우주의 창세도, 그 운동이 유지되고 있는 것도, 그리고 마지막으로 파멸이 찾아오는 것도 5대 원소의 작용에 의한 것이다. 이는 개개의 존재에도 해당한다. 즉, 탄생에 있어서는 5대 원소의 생동감 있는 작용에 의해 신체, 마음, 인격이 형성된다. 반대로 5대 원소가 차례로 녹아 없어지면 죽음이 찾아오는 것이다. 그리고 인생에서 경험의 질적 내용 역시 5대 원소가 어떤 관계를 갖느냐와 깊은 관련을 갖는다.

 

생물이나 물질을 파악함에 있어서, 5대 원소만으로 그 다양한 측면을 제대로 밝히기 어렵다는 비판도 있을 수 있지만, 이들 5개 원소는 각각 세세하게 갈라져, 미세한 분류에까지 정치하게 확대된다.

신체를 예로 들면, 몸통은 두 개의 다리, 두 개의 팔, 그리고 머리 부분이라는 다섯 개의 부분으로 갈라진다. 또 각각 다섯 개의 손가락, 다섯 개의 발가락으로 나뉘며 머리에는 다섯 개의 감각기관이 있음을 볼 수 있다.

 

또 뼈와 살은 , 피와 체액은 , 신진대사의 열과 물리적 과학적 에너지는 , 숨, 산소, 기타 기체는 , 신체 밖의 공간, 신체 내부의 공간, 그리고 의식은 에 대응한다. 그리고 모든 생명체와 물체는 이 5대 원소를 포함하여 구성되는 한편, 최종적으로는 모든 것이 본원의 에너지인 이 5대 원소로 다시 환원된다.

 

이처럼 5대 원소의 상호작용은 우주든 소우주인 인체든,세상 모든 것을 관장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즉 5대 원소의 역동성이 존재하는 모든 것에 작동하는 것이다.

 

**  **  ** 

 

이하에서는 이들 5대 원소 각각의 성격에 대해 간략히 정리한다.

 

 

■ 

 / 골격, 근육

 

」의 요소는, 고체, 안정, 지지, 실재, 수축, 결정화 등을 담당한다. 차크라는 제1차크라에 해당한다고 한다.

대지는 삶의 터전이니,「」는, 흔들림 없는 안정감으로 통한다. 따라서 용기를 가져다 주는 것으로 이해된다. 의 주된 성질은, 무겁다, 단단하다, 토대가 된다, 안심감 등이다. 물론 地가 풍요로운 성질을 발휘하는 것은 다른 원소와 조화를 이룰 때다.

지구의 에너지와 제대로 연결되면, 지나간 과거나 아직 존재하지 않는 미래에 휘둘리지 않고, 「지금, 여기」에 의식을 정해, 인생의 결실을 안정적으로 다질 수 있다.

밸런스가 좋은 상태라면, 즉 내적인 의 원소가 안정되어 있으면, 안정감과 자신감이 생긴다. 침착하고 인내심이 강한 안정된 정신을 갖출 수 있다.

밸런스가 깨지면 어떻게 될까. 의 원소가 과잉이면 둔하고 나른하고 멍하여 게으름을 피운다. 반면 의 원소가 적은 경우, 의지하지 않고, 둥둥 떠 있는 것 같고, 바닥에 발이 닿지 않고, 초조해지기 쉬워진다.

인체에서는 목, 결장, 무릎, 근계, 골격계, 배설기관 등에 해당한다. 감정은 편안함과 공포사이에 대응하며, 사고 면에서는 현실적, 견실함, 실용적, 침착함 등이 특징이다.

 

■ 水

/ 혈액, 림프액 등의 체액


」의 요소는, 액체, 감성, 감각, 수용, 창조 등을 담당한다. 챠크라는 제2차크라에 해당한다.


水는 쾌감과 즐거움을 가져다 준다. 유연함이 특징이므로 변화에 잘 순응하고, 남을 잘 받아들이는 등, 감정이 풍요로울 수 있다. 나아가 유연하게 변화하면서, 흐름을 타고, 창조적인 인생을 거침없이 나아갈 수 있다.


밸런스가 좋은 상태, 즉 의 원소의 균형이 잡혀 있으면 기분 좋게 생활할 수 있다. 순응성이 있고, 상대를 공경하며, 평화를 사랑할 수 있는 상태이다.

 

밸런스가 무너지면 어떻게 될까. 의 원소가 너무 많으면 맑은 감각이 희미해진다. 감정 과다의 물결에 휘둘리고 한때의 감정에 휩쓸려, 눈물 나는 자기 연민의 덫에 걸리기 쉽다.
반면 물의 원소가 너무 적으면, 내적인 불쾌감에 괴로워하며, 기쁨이 없고, 다른 사람과 함께 하면 불편하고, 기분이 침울하고, 부침이 심한 등의 감정에 빠지기 쉽다.

인체에서는 혈액, 체액, 땀, 눈물, 보습, 부종, 가슴, 다리, 생식기계, 내분비계 등에 해당한다. 감정은 자유로움과 집착 사이를 오가고, 
사고는 감각적, 직감적, 유동적, 낭만적인 측면이 강하다.

 


■ 火

/ 체온, 소화력, 분비 및 대사


'
'의 요소는 열, 힘, 방향성 등을 담당한다. 차크라는 제3차크라에 해당한다.


火는 희망과 뚜렷한 의지를 가지고 힘차게 살아가는 바이탤리티를 가져다 준다. 결정한 바를 실천하는 힘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나아가는 정신력으로 삶을 활기와 열정으로 가득 채운다.

밸런스가 좋은 상태, 즉 의 원소가 균형을 이루면, 창의력, 무언가를 시작하는 힘, 그리고 해내는 힘 등이 탁월하다. 직관력, 열정적, 적극적, 정의감, 용기 등 강력한 정신력을 발휘한다.

밸런스가 깨지면ᆢ 의 원소가 너무 많으면, 바로 흥분한다. 화를 잘내고 충동적으로 반응하며, 질투심이 강하고 지배적이 된다.
반면 火의 원소가 적으면 에너지와 의욕이 부족하다. 활력이 나지 않고 영감도 떨어진다. 하는 짓이 즐겁게 느껴지지 않고 집중하지도 못한다. 인생은 무미건조한 나날의 반복이라고 느끼게 된다.

인체에서는, 체온, 대사증후군, 체력, 머리, 눈, 소화기계, 허벅지 등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감정적으로는 분노-용서 사이를 오간
다. 사고 측면에서는, 솔직함, 통찰력, 집중력, 열심 등을 특징으로 한다.



■ 風

/ 체호흡, 영양과 혈액을 흘려보낸다

 

의 요소는 기체, 움직임, 이성 등을 관장한다. 차크라는 제4차크라에 해당한다.


은 자유로운 움직임, 가벼움, 풍부한 아이디어와 변용을 가져다 준다. 하트가 열려 있으면 사랑을 보내고 사랑을 받을 수 있고, 행복한 인간관계를 갖게 된다.

밸런스가 좋은 상태, 즉 변화 변용의 의 원소가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으면, 호기심과 향학심이 왕성하고, 의욕적, 발상력이 풍부하다. 플렉스블하고 자유롭다.

밸런스가 깨지면ᆢ 이 너무 많이 불면 안정감을 잃고 현실에 만족하지 못한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고, 발을 딛고  있는 곳에 기쁨을 느낄 수 없기 때문에, 지금의 자리보다 다른 곳이 더 좋아 보여서 새로운 곳으로 옮기면 또 어디론가 가고 싶어진다.
반면 風이 적으면 한 가지 일에 집착하기 쉽다. 뭔가를 바꾸는데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신경이 쓰이는 것이 있으면 언제까지나 안고 간다.

인체에서는 가스, 어깨, 신장, 발목, 호흡기계, 신경계, 순환계, 피부계 등에 해당한다. 감정적으로는 자애와 욕망 사이를 오가고, 사고는 합리적, 논리적, 재빠름을 특징으로 한다.

 

■ 空

  / '허공' '공간' '천공'

 

」의 요소는, 공간, 자의식, 자기 표현, 커뮤니케이션등을 담당한다. 차크라는 제5차크라에 해당한다.

 

空은 우리에게 우주의 무한성, 조화, 고요함과 편안함을 가져다 준다. 우주와의 연결이 확실하면, 우주의 일원으로서의 자신의 존재를 무조건 인정받게 된다. 느긋하게 자신있게 사는 기쁨의 원천이다. 


모든 것은 에서 일어나고, 속에 존재하고, 속으로 사라져 간다. 인간의 내부에서는 의 원소는 의식이 된다. 체험이란, 의식속에서 생겨, 의식되는 내용물이며, 동시에 의식 그 자체이기도 하다.

밸런스가 좋은 상태ᆢ 의 원소가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으면, 체험과 자신이 하나이며, 감수성도 풍부하고, 매우 관용적이다.

밸런스가 깨지면ᆢ 의 원소가 너무 많으면 건성으로 되어, 의 내용(다른 4개의 원소)과의 결합이 없어진다. 실이 끊어져 버린  듯이 허공에 매달려 뿌리 없는 풀이 되어 버려진 느낌이 든다. 나를 잃어버리고 현실감을 가질 수 없다. 체험과의 연결도 잃는다.

의 원소가 너무 적으면 모든 체험에 지배되어 버린다.모든 것이 뚫리지 않는 벽처럼 가로막힌다. 의 원소가 너무 적으면 다른 원소 중 어느 것이 증대하고 그것에 지배되어 버린다.

인체에서는 관절, 목, 머리, 성대, 갑상선 등에 해당한다. 감정은 기쁨과 슬픔 사이를 오간다. 사고는 평화적, 협조적, 중립, 조용, 자존심을 특징으로 한다.

 

ᆢ ᆢ ᆢ

*텐진 완겔 림포체의 <티베트식 힐링 : 고대 본교 5대 원소의 가르침> (テンジン・ワンギェル・リンポチェ『チベッタン・ヒーリング 古代ボン教・五大元素の教え』) 등을 참조할 수 있다.

 

 

*참조

-고대 인도의학의 생명관 : 5대 원소와 정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