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이야기

태양광발전이 가장 ‘싸다’? 미국

지운이 2022. 6. 24. 11:48

태양광발전이 가장 ‘싸다’? 미국

 

 

태양광 에너지, 그 가격(발전단가)은 얼마나 될까. 석유나 석탄과 같은 전통적 에너지원과 비교해 ‘비쌀까’, 아니면 ‘쌀까’. 그 발전단가는 여전히 비싸다고 알려져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그렇지 않고 전통적 에너지원에 비해 오히려 ‘싸다'는 말도 전해진다. 여기서는 미국에서의 상황을 통해 그 궁금증의 한 측면을 살펴본다. 물론 미국의 상황은 한국과는 크게 다르다는 사실도 염두할 필요가 있다. 한국에서는 태양광 발전단가가 여전히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위 표는 미국 에너지정보국이 2021년 발행한 보고서인데, 에너지원별 그 발전단가를 비교해 주고 있다. 여기서 그 단가 계산의 기준은 물론 발전에 드는 직접적인 비용 뿐만 아니라 각종 제도적 요소까지 포함한 것이다. LCOE(levelized cost of electricity)라고 한다. 한국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LCOE란 ‘특정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 단위(kWh - 여기서는 mWh)당 평균 실질발전비용’으로 정의된다. 즉 발전시설 총 비용의 현재가치를 총 발전량의 현재가치로 나누어 계산된 값이다.​

 

위 표에서 볼 수 있듯이, LCOE를 기준으로 한 태양광발전의 발전단가는 1MW당 $29.04로 다른 어떤 에너지원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술 발전에 따른 효율 향상과 함께 탄소중립을 향한 각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에 따른 것으로 평가된다. 그 결과로 태양광 발전 단가는 빠른 속도로 하락해 왔음을 볼 수 있다.

 

 

Globa, LCOE benchmark - PV, wind and batteries

 

 

위 그래프는 풍력과 비교하여 태양광 발전단가의 지속적인 하락 추이를 보여주고 있는데, 태양광은 2010년까지만 해도 풍력보다 높았으나, 이후 풍력을 밑돌기 시작해 하락 추세가 지속되어 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

 

태양광발전 발전단가 하락에는 여러 가지 요소가 작용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무엇보다 기술진보에 따른 효율향상의 결과로 얻어지는 태양광모듈의 가격 하락 효과가 가장 클 것이다. 인공위성에 달린 태양전지판으로 시작된 태양광 패널은 이후 지속적인 효율 개선을 실현하여 오늘의 태양광발전으로 이용될 수 있기에 이르렀다. 당초 태양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하는 에너지 효율은 4~5% 수준에 불과하였으나 현재에는 20%에 육박하는 높은 효율개선을 실현하고 있다. 그 결과 발전단가도 줄곧 하락할 수 있었다. 효율 향상을 위한 기술개발은 향후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한다.  IEA(국제에너지기구, International Energy Agency)의 <World Energy Outlook 2018>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2017년 5년동안 태양광 발전의 LCOE는 약 65% 하락하였고, 나아가 2030년의 태양광 발전 LCOE를 $0.07/kWh로 예상하고 있다.(아래 그래프 참조)

 

 

태양광의 발전단가 인하에는 각국 정부의 지원제도도 큰 역할을 하였을 것이다. ‘탄소중립’을 향한 전 지구적 노력이 확산되며, 각국 정부는 태양광을 포함한 재생에너지에 대해 막대한 지원을 하고 있다. 즉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목표를 설정하여 재생에너지를 이용하여 생산되는 전기의 단가가 전통에너지를 이용한 전기의 단가보다 높을 경우 그 차액을 지원하는 제도를 통해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전기 생산을 지원해 왔던 것이다. 초기 발전차액지원제도를 통한 지원에서 시작하여 REC(Renewable Energy Certificates) 도입 등 가격 지지와 더불어 생산비에 대한 각종 제도적 지원도 폭넓게 시행되고 있다. ‘RE100’으로 상징되는 탄소중립 이슈가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재생에너지에 대한 지원제도는 상당 기간 지속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한국 역시 태양광발전 발전단가는 줄곧 하락해 왔고(위 그래프), 향후로도 추가적인 단가 인하가 기대된다. 이미 일부 선진국이 그리드 패리티에 이르렀다는 보고가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2025~2030년 사이에 이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는,  <2025~2030년 태양광이 원전의 발전단가 역전> 보고서(2018년)를 통해 “​우리나라의 경우 2025~2030년 사이에 그리드패리티가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란 ‘기준선’을 뜻하는 그리드(Grid)와 ‘동등함’을 뜻하는 패리티(Parity)의 합성어로 전통에너지 발전과 재생에너지 발전의 LCOE가 동일해지는 시점을 일컫는다.

 

 

윤석열정부가 원자력을 강조하며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낮추겠다는 방향을 제기하였지만, OECD 국가, 아니 지구 어디에도 이렇게 거꾸로 가는 나라는 없다. 원자력의 활용과 기술개발 그리고 그 산업화가 국가경쟁력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보아 이를 육성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것은 나름의 의의를 갖겠지만, 그렇다고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낮추겠다는 식의 발상을 하는 것은 매우 시대착오적이다. 시간이 흐르며 절로 바로 잡아지리라 여겨져 더 이상 논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정부지원책과 기술발전을 통해 실현되어 온 태양광발전의 발전 단가 하락 추세는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매우 낮은 한국에도 매우 고무적이다. 한국은 태양광발전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전 정부가 중시했던 정책이라고 해서 애써 무시하는 듯한 ‘투정’은 그만두고, 태양광발전 확대에 적극 나서주길 바란다. 적극적인 지원이 있어야 앞서 언급한 그리드 패리티에 이르는 시점도 앞당길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芝雲 역/정리(김포시에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