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학 이야기/동의학 : 역사와 명의

편작(扁鵲)의 3단계 치료법

지운이 2017. 4. 28. 10:45

 

편작(扁鵲)의 3단계 치료법

 

춘추의 열전에는 편작(扁鵲)이 괵국(虢國) 태자를 치료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는데, 매우 자세하고 체계적이다.

 

우선 편작(扁鵲)은 제자 자양(子陽)에게 ”숫돌에 폄석을 갈고 삼양오회혈을 취하여 침을 놓아라(厲針砥石), 以取外三陽五會)” 라고 말했다.

폄석(砭石)은 돌을 이용한 고대 최초의 침이었다. 대개 둥굴고 끝이 뾰족한 돌을 이용하여 혈자리를 눌러 주거나 찌르기도 하였다. 즉 편작(扁鵲)이 괵국(虢國) 태자를 치료하는 제 1 단계 치료는 이 폄석을 이용한 침 치료였다. 제자 자양(子陽)에게 삼양오회혈(三陽五會穴)을 취혈하게 하였다. 삼양오회혈은 백회혈을 의미하며 혼궐(昏厥), 두통, 현훈(眩暈), 정신병, 자궁탈수, 탈항(脫肛), 전간(癲癎), 휴극(休克), 이명(耳鳴), 비색(鼻塞) 등의 치료에 사용되는 매우 중요한 혈이다. 모든 양이 모이는 혈(제양지회 諸陽之會)이니 백회혈에 침자하여 양기를 끌어올렸다고 해야 할까. 그리고 오회혈은 오수혈을 의미하기도 하니, 손발에도 자침한 것으로 보이며, 특히 구급혈인 정(井)을 활용했을 것이다. 손가락 끝에서 피를 내 주면, 기혈이 막힌 것이 뚫린다고 했으니..

그런 후 ”잠시 후 태자는 깨어났다(有閑, 太子蘇 유한 태자소).”고 한다.

 

그리고 편작(扁鵲)의 제 2 단계 치료법..

태자가 소생한 후 편작은 제자 자표(子豹)에게 5푼(分)의 고약을 만들고 팔감제(八減劑)를 달이게 하고, 고약을 양쪽 옆구리에 붙이게 했다. 팔감제(八減劑)는 편작(扁鵲)의 고방명(古方名)인 듯 한데 실전(失傳)되었기 때문에 아쉽게도 조방(組方)은 알려져 있지 않다.

양쪽 옆구리는 족소양 담경이 통과하는 곳이다. 아마도 이 부위에 고약을 붙여 약성이 체내로 파고 들어 장부의 기혈을 순환시키게 한 것 같다. 이렇게 하자, 태자의 상태가 많이 호전되어 혼자서 일어나 앉았다고 적고 있다.

또 편작의 제 3 단계 치료법은 탕약..

태자가 혼절상태이므로 우선은 구급법으로 침과 열부를 이용해 회생시켜 놓은 다음 탕약을 처방하였다. 즉 혼절상태에서는 탕약을 쓰는 것조차 어려우므로 구급법으로 소생시킨 다음 탕약을 처방한 것이다.

편작(扁鵲)은 태자에게 약 20여 일 동안 탕약을 복용토록 하였고, 그를 통해 태자의 건강은 예전처럼 회복되었다고 한다.

 

장중경(張仲景)은 상한론 서문(序文)에서, ”편작(扁鵲)이 괵국(虢國)에 들어가 괵국(虢國) 태자를 치료하여 기사회생(起死回生) 시켰다는 고사를 읽거나 제환후(齊桓候)의 망진(望診)에 대한 고사를 읽을 때 마다 편작(扁鵲)의 걸출한 재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餘每覽越人入虢之診, 望齊候之色, 未嘗不慨然嘆其才秀也)”라고 절찬하였다.

(*芝雲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