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신경과 면역반응
인체의 면역반응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여러 가지이지만, 자율신경도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교감신경은 면역을 억제하고 부교감신경은 면역을 올려주는 작용을 한다고 한다. 교감신경은 주간에 주로 활성화되며 자극시 그 신경말단에서 아드레날린(노르아드레날린)이라는 신경전달물질(호르몬)이 방출되어 면역을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반면, 부교감신경은 야간(수면/휴식)에 주로 활성화되어 그 신경말단에서 아세틸콜린을 방출하여 면역을 상승시키는 작용을 한다. 좀더 엄밀히 말하자면, 교감신경이 면역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는 것은 맞지만, 부교감신경이 면역을 상승시키는 작용을 하는 것은 아니고, 교감신경 억제에 따른 면역억제를 약화시켜 면역이 상승하는 것처럼 보일 뿐이라고 한다.
교감신경에 의한 면역억제(약화) 작용이란 스트레스에 의해 교감신경이 활성화된데 따른 것이다. 즉 정신적 긴장과 스트레스는 교감신경 긴장으로 면역약화를 초래하는 반면, 휴식이나 수면을 통한 정신적/신체적 긴장 완화는 부교감신경의 활성(정확히는 교감신경 긴장 완화)으로 면역이 정상화되는 것으로 이해하면 좋을 것이다.
그렇다면 스트레스에 따른 교감신경 활성으로 인해 면역이 약화된다는 것은 어떠한 인체 생리에 따른 것일까?
이해를 돕기 위해 신경의 경로부터 설명하자면, 뇌/척수에서 나오는 신경은 통상 신경절을 전후로 척수~신경절까지는 절전섬유가 되고 신경섬유에서 시냅스를 이룬 다음, 뉴런을 바꿔 타고 장기에 이르게 되는데 이를 절후섬유라고 한다. 절후섬유는 장기 및 신체말단에서 신경종말을 이루고 이 신경종말에서 신경전달물질을 방출한다. 교감신경이 활성이면 아드레날린을, 부교감신경이 활성이면 아세틸콜린을 각각 방출한다. 그리고 이들 신경전달물질이 장기의 세포에 작용, 해당 장기의 운동을 적극화하거나 반대로 이완시키도록 한다.
인체에 스트레스가 가해지면, 인체는 한편으로 스테로이드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하고, 동시에 교감신경을 흥분시키는 이중의 면역억제 기제가 작동된다. 우선 스테로이드호르몬은 스트레스로 인한 인체의 정신적/신체적 불쾌감을 완화하고자 스트레스와 싸우는 면역활동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스트레스에 대응한 인체 전반의 면역활동을 억제하여 그에 따른 에너지 소모를 줄이고 뇌로 집중되는 활동을 응원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스트레스는 또 교감신경을 흥분시킨다. 교감신경 흥분은 장기의 고유운동에 작용하는 한편, 면역활동에도 작용한다.
림프절에까지 이르는 교감신경의 신경말단에서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면, 면역세포(림프절의 림프구)의 수용체와 결합하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림프구는 림프절에 묶여 있게 되고 림프절-혈관 사이를 오가는 림프구 운동이 줄어들어 말초혈의 림프구가 감소하게 되고, 이는 곧 면역활동의 약화로 이어진다.
이러한 아드레날린과 림프구 수용체의 결합은 면역세포의 운동을 촉진하는 케모카인 호르몬과도 복합체를 이루어 면역세포의 활동을 제약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또한 조혈줄기세포 가운데 림프구를 생성하는 림프구계 조혈줄기세포는, 스테로이드호르몬에 취약하여 스트레스로 인한 스테로이드호르몬의 과다분비(또는 스테로이드약물의 과다 투여시)로 감소하게 되는데, 이 줄기세포는 죽으면 재생이 어려워 림프구의 신생이 어려워지고 이는 면역력 저하의 기저로 작용하게 된다.
한편 교감신경 활성의 결과로 말초혈에서 림프구가 감소할 때, 반대로 호중구는 증가한다. 호중구는 림프절에 있기 보다는 주로 혈관(혈액)에 존재한다. 림프절 작동과는 무관하게 혈중에서 아드레날린 방출에 대응한 수용체 반응으로 증가하여 조직으로 이행하여 활성이 된다. 또한 호중구를 생성하는 골수계 조혈줄기세포는 림프계 조혈줄기세포와 달리 스테로이드호르몬에도 쉽게 죽지 않는다. 그 결과 스트레스로 인해 림프구는 감소하는 반면, 호중구는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반면 부교감신경의 생리활동 기전은 어떠할까? 이미 언급한대로 수면/휴식 등의 상태는 엄밀히 말하자면 부교감신경의 활동이라기 보다는 교감신경의 활성 억제상태라고 할 수 있다. 즉 설명을 좀 더 진전시켜 보자면, 림프기관에는 부교감신경은 존재하지 않으며 따라서 아세틸콜린 작동성신경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교감신경 활성 억제로 림프구 활동 억제도 완화되어 면역활동이 정상의 상태로 복귀하게 된다. 또한 교감신경 활성이 억제됨에 따라 스테로이드호르몬의 분비도 억제될 것이다. 이 역시 면역활동의 정상화로 통한다. 이것이 면역이 상승하는 쪽으로 작용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또한 자율신경은 면역조직에 분포하여 면역조직의 혈관을 지배함으로써 조직내 혈류를 조절하는 간접작용을 하는 한편, 면역담당세포에 직접 작용하기도 한다. 신경반사 과정에서 각종 신경전달물질도 분비되는데 엔돌핀과 같은 신경펩티드는 통증억제 역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수용체를 매개로 림프구 활동을 증강하고 사이토카인 생성에도 작용하여 면역기능 활성화하는 작용을 한다.
따라서 인체의 생리 및 건강과 관련하여 과립구 및 림프구의 효율적인 조절, 곧 자율신경 운동(교감신경 및 부교감신경)의 효율적 조절이 중요할 것임을 알 수 있다. 이 대목은 침뜸 시술에서도 중요시해야 할 관점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침뜸자극은 통상 과립구 우위상태에서는 과립구 감소를, 반대로 림프구 우위상태에서는 림프구 감소를 가져오는 등 생체의 면역편향을 조절하는 작용을 한다는 지적도 있다.
(*芝雲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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