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학 이야기/동의학 에세이

오피오이드위기와 침술

지운이 2018. 6. 5. 17:56

*비둘기는 마약 위기의 '슬픈 현실'을 보여주는 사진에서 더러운 피하 주사 바늘로 만든 둥지에 알을 낳았다고 영국의 일간지 메트로는 보도했다(2017 5. 4.)

 

 

 

 

미국 오피오이드위기(US opioid crisis)와 침술

 

오피오이드는 아편과 비슷한 작용을 하는 합성 진통·마취제로, 암환자 등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는 중증환자들의 통증을 덜어주기 위한 약물로 사용되는데, 근자에 들어 미국에서 관절통이나 치통 등 심각하지 않은 통증에도 처방이 이뤄지면서 오피오이드가 포함된 진통제 남용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기에 이르렀다. 오피오이드 계열 약품은 옥시코돈(옥시코틴 및 퍼코셋)과 하이드로코돈(바이코딘)에서부터 펜타닐, 메타돈 등 강력 진통제까지 다양하다.

 

미국에서는 2015년 3만3천 명, 2016년 6만4천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매일 140명 이상이나 되는 사람들이 오피오이드 중독으로 목숨을 잃고 있다고 한다. 지난 15년간 오피오이드 과다복용 사망자 수는 2차대전 당시 사망한 미국인 수를 능가할 정도다. 2017년 오하이오주에서만 약물의 과다섭취로 죽은 사람들이 4,149명으로 2015년 보다 36%나 증가돼 50개주 중 최악이었다고 한다. 물론 문제가 특정주로 제한된 것은 아니며 전국적이다. 이들 약물 중독자들에 의한 잔인한 살인사건까지 발생하고 있단다. 어쩌면 아편과 합성마약의 인간에 대한 공격이 IS나 무정부주의자들의 테러 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에 이른 것이다. 자동차 사고로 죽는 사람 보다 약물중독으로 죽어가는 사람이 더 많다. 특히 그 중독의 위험성은 미국 50세 이하 성인 사망자의 약 2/3가 오피오이드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사실에 있다. 미국의 의학전문매체 ‘스태트(STAT)’에 의하면, 10년 후에는 약 65만명이 오피오이드 과용으로 사망할 것으로 예측되며, 그로 인해 미국인들의 기대수명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소개하였다.

 

이에 2017년말 트럼프 대통령은 오피오이드 사태에 대해 "국가의 수치이자 인간의 비극"이라며 "중독을 종식시키기 위해 미국 전체의 결의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멕시코와 중국에서 들어오는 마약인 헤로인과 펜타닐에 대해서도 엄중히 단속하겠다고 약속했다. 대통령이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인데, 그만큼 심각성을 반증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연방기관들은 오피오이드 중독 치료에 더 많은 보조금을 투입하게 되며, 중독자들의 치료 방법도 확대된다고 미 정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아피오이드 등 중독성 약물로 인한 부작용 문제는 어제 오늘의 우려가 아니었다. 매우 제한적으로만 사용되던 오피오이드 등에 대해 일반 통증 환자들에게도 처방할 수 있도록 하면서 약물중독으로 인해 엄청난 수의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고 가기에 이르렀다. 특히나 길거리마약 보다 의사가 처방하는 마약성 약물, 바로 의약품이 미국인을 죽음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깊다. 이 약의 처방이 너무도 쉽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질병통제센터(CDC)에 따르면, 지난 2012년 한 해 동안 1차 의료기관에서 발급한 오피오이드 처방전은 2억5900만장에 달한다. 1999년과 비교해 무려 300%나 증가하였다. 미국 인구가 약 3억2000만명이니 단순 계산으로 전체 미국 인구 중 80%가 처방전을 1장씩 받아본 셈이 된다.

 

따라서 제약회사들이 돈을 더 벌기 위한 수단으로 보통의 통증환자들에게도 처방할 수 있도록 로비를 한 결과가 이러한 위기를 초래하였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들 제약사들은 오피오이드 중독 문제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사실은 정반대였다. 사실 따지고 보면 비단 오피오이드만은 아닐 것이다. 많은 합성화학약물은 우리들이 알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 몸을 망가뜨린다고 한다. 정부와 거대 제약메이저가 공모하여 이러한 마약성 진통제의 무분별한 사용을 허용함으로써 국민들을 오피오이드 중독자로 만들고 있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AP통신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제약 회사들은 8억8000만 달러를 연방정부 공무원들과 정가에 뿌렸는데 이는 강력하기로 소문난 총기 관련 로비 자금의 8배이고, 오피오이드 처방에 제약을 가하자는 단체들이 쓴 금액과 비교해선 무려 200배에 달했다. 인기 유튜버인 '올리버쌤'은 "로비스트 앞에 무능한 정부, 돈만 좇는 제약 회사, 불법 마약을 파는 카르텔이 만든 비극 속에서 평범한 시민들이 병들고 죽어간다"고 지적했다.

 

의사들 역시 처방에 대한 다양한 고민 없이 오피오이드를 포함한 진통제를 처방함으로써 문제를 키우는데 한 몫 했을 것이다. 2017년 6월 뉴욕에선 한 의사가 2012~2017년 5년간 1400개의 처방전을 통해 220만개의 오피오이드를 환자들에게 처방했다가 체포되기도 했다.

 

소송사태도 줄을 잇는다. 시애틀시와 워싱턴주는 오피오이드를 포함한 약을 제조하는 퍼듀파머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워싱턴주의 밥 퍼거슨 법무장관은 “퍼듀파머사는 오피오이드를 장기 복용할 경우 위험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의사들과 대중을 속이고 오피오이드를 워싱턴주에 급속히 확산시켜 수 십억 달러를 벌어들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불과 5년 사이에 오피오이드와 연관된 환자가 60%나 증가했고, 2000년 이래 1만명의 워싱턴 주민이 오피오이드로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러한 소송은 워싱턴주만은 아니라 여러 도시에서 제기되기 되기에 이르렀다. 소송을 제기한 에버렛시에 따르면, 퍼듀파머사가 암시장에 옥시콘틴을 몰래 흘려 중독위기를 더욱 가중시켰다고 한다. 참으로 끔찍한 이야기다. 타코마시는 퍼듀파머를 비롯해 엔도, 젠슨 등 3개의 오피오이드 제조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오하이오주도 소송에 동참했다.

 

과연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마약성 진통제의 처방에 대한 엄격한 제한, 마약중독자를 케어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 등 많은 정책방안이 요구되겠지만, 여기서 관심이 가는 대목은 만성통증을 치료하는 요법으로 침술치료와 더불어 대체요법이 주목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침시술이 만성통증은 물론 마약중독에도 효과가 있다는 주장은 널리 알려져 있다. 오하이오주를 비롯한 많은 주에서 통증관리의 지침에 침술을 우선은 1차적인 치료요법으로 적시하기에 이르렀고, 추가적인 연구.검토를 적극 권장하기에 이른 것이다.

 

요통, 편두통 등은 물론 다양한 통증 관리에서 침술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아무런 부작용 없이.. 오하이오주 침술 및 동의학협회 회장이자 침술사인 자레드 웨스트(Jared West)씨는 지적하였다.

"침술이 서양의학에 비해 얼마나 효과적인지, 또 더 안전하고 비용 효과적이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는 매우 굵직한 최근 연구들도 있다. 만성요통의 경우 장기간에 걸쳐 돈을 절약 할 수 있으며, 사람들에게 좋은 치료를 제공하여 그들이 진통제에 중독되지 않도록 해 준다. "

 

이런 류의 주장은 무수히 많다. 오히려 더 중요한 사실은 미국의 공적 의료서비스인 메디케이드(약자를 위한 의료서비스)가 침 시술을 커버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대표적으로 캘리포니아, 오레곤, 뉴저지, 매사추세츠와 미네소타 그리고 오하이오주가 그러하다. 메인과 버몬트 주는 그 효과를 시험하는 파일럿 연구를 마친 후에 메디케이드 환자에 대해 침술 치료를 포함할지 여부에 대해 고려하겠다고 한다.

 

웨스트씨는 한걸음 더 나아가, "메디케이드가 침술을 제공하는 것도 대단하긴 하지만, 그 수는 백만 명에 미치지 못하며, 그 치료를 받아야만 하지만 아직 대상에서 벗어나 있는 사람들이 수 백만 명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芝雲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