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학 이야기/의료잡학

근육에 감춰진 슈퍼파워1

지운이 2019. 2. 12. 17:02

근육에 감춰진 슈퍼파워 1


  최근 근육 트레이닝이 붐이다. 건강 유지를 위해 시작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모르는 사이에 늘어나는 "지방"과는 반대로 "근육"은 노력하고 단련을 해도 어느새 줄어들어 버린다. 근육이 빨리 줄어드는 것은 왜일까. 그 수수께끼의 해명을 계기로 근육에 감춰진 놀라운 "슈퍼파워"에 지금 세계의 연구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근육 투성이의 소’에 내재된 비밀

 

벨기에 나뮤르라는 지역에서는 전통적으로 길러온 "특별한 가축"이 있다. "벨지안 블루"라는 품종의 육우가 있는데, 보통 소에 비해 근육이 2배나 많다고 한다. 한마리의 소에서 많은 고기를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름기가 적은 살코기로 유럽 사람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근육이 점점 발달하는 특수한 성질을 타고났다는 것이다.

 

왜 이렇게도 근육이 발달할까.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의 세이싱 리박사가 마우스연구를 통해 이 수수께끼를 풀었다. 그는 이 소처럼 타고난 "근육 마우스"를 발견했다. 세부적으로 연구해 보니 유전자에 이상이 생겨 "미오스타틴'(myostatin)이라는 물질이 체내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마초 소"에서도 역시 "미오스타틴을 만드는 유전자"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 결과 '미오스타틴"이라는 물질이 근육세포에서 방출된다는 것을 밝혀냈다. 그리고 주위의 근육 세포에 "더 이상 성장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것이다. 리 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근육이 많아지면, 배수구에서 물이 빠져 나가는 것처럼 점점 체내의 에너지를 낭비해 버리게 된다. 그래서 근육세포는 미오스타틴을 방출하여 근육이 필요 이상으로 커지는 것을 억제한다. 그것을 발견했을 때 정말 놀라웠다."

 

트레이닝을 하면 근육세포가 성장하지만 동시에 미오스타틴을 방출하여 과도한 근육량을 억제한다. 노력하고 단련을 해도 어느새 근육이 줄어드는 것은 바로 이 미오스타틴이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근육을 크게 발육시키는 위해서는 그만큼 더 열심히 훈련을 해야 한다.

 

 

"근육이 만드는 신비의 물질"과 그 작용

 

2000년대에 들어서 미오스타틴 이외에도 근육이 만들어내는 물질이 잇달아 발견되어, "마이오카인"이라 총칭되고 있다. 지금 이 마이오카인이 매우 뜨거운 연구분야가 되고 있다. 2016년에만 마이오카인 관한 논문이 100편 이상 발표되었다. 그 중에는 마이오카인의 작용으로 "암의 증식이 억제되었다", "우울증 개선에 효과가 있었다"는 등 언뜻 보기에 근육과 무관하게 보이는 효과에 대한 보고도 있다.

 

 

미국 국립 노화연구소 등의 팀이 2016년에 "근육의 작용으로 기억력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논문을 발표하였다. 운동을 할 때 근육 세포에서 나오는 것으로 보이는 ‘카텝신B’(cathepsin-B)라는 물질이 있는데, 이것이 늘어난 사람일수록 기억력 테스트에서 성적이 향상되었다. 연구팀은 카텝신B가 기억을 담당하는 뇌의 '해마' 부분의 신경세포를 늘리는 작용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근육이 만들어내는 물질 IL-6가 대사증후군에 의한 질병을 격퇴한다! ?

 

근육이 만들어내는 물질을 "마이오카인"라고 명명 한 것은 덴마크 코펜하겐대학의 벤테 페데르센박사이다. 그는 운동을 할 때 근육에서 ‘IL-6’라는 물질이 대량으로 방출된다는 연구를 발표했다.

 

페데르센박사는 운동을 할 때 근육에서 나오는 IL-6가 현대사회에서 급증하는 '대사증후군'이 초래하는 각종 질병의 개선에 효과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대사증후군은 내장형 비만을 시작으로 고혈압, 고혈당, 지질대사 이상의 3가지 가운데 2가지 이상이 결합된 증상을 말한다. 대사증후군의 경우 실은 체내에서 면역세포의 폭주가 발생하고 그것이 전신의 혈관을 다치게 해 돌연사로도 이어지는 심근경색 · 뇌경색이나 당뇨병 등을 초래할 위험이 높다.

 

그는 적절한 운동을 하여 근육에서 IL-6를 방출시키면, 그것이 면역의 폭주를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고 생각한다. 실험에서 피험자에게 운동을 하게 한 후 방출되는 것과 같은 정도의 IL-6를 주사하여 보았다. 그렇게 하면 대사증후군이 있는 사람의 체내에서 면역의 폭주를 일으키는 역할을 하는 물질의 양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고 한다.

 

이 연구 성과가 확실한지의 여부는 아직 과학적 검증을 기다려야 한다. 페데르센 박사는 ‘운동’을 하는 것은 단순히 "에너지를 소비한다'는 의미일 뿐만 아니라 '체내의 면역 이상을 바로 잡는 물질을 방출시킨다’라는, 또 다른 중요한 의미가 감취져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상은 NHK 건강Ch(온라인)/ 2017.11.5를 참고로 정리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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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6는 1986년 오사카대학의 교수였던 岸本忠三박사 연구팀이 발견한 물질이다. 면역세포가 만들어내는 물질로 발견되었는데, 다른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는 작용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 후, 관절염 등 면역의 과잉활성화에 기인한 질병의 원인 물질 중 하나라는 사실도 밝혀졌다. IL-6는 세균 등의 외적을 격퇴하는 역할을 하는 면역세포를, 어떤 원인에 의해 비정상적으로 활성화시켜 질병을 야기할 수도 있는 것과 같은 물질이다. 1990년대 이후, IL-6에 면역기능을 억제하는 작용도 있다는 것이 잇따라 보고되고, 같은 물질이 면역의 폭주와 촉진이라는 양극단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 알려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