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학 이야기/침술 기법과 기술

화타협척혈을 활용한 자침의 기술

지운이 2019. 8. 6. 13:10

 

화타협척혈 활용에서 자침의 기술

 

 

협척혈이 갖는 의미에 대해서는 이미 다른 글에서 자세히 언급한 바 있다(앞의 화타협척혈의 과학적 음미 참조). 우리의 시각대로 모든 경맥이 척수신경 줄기를 매개로 그 라인을 형성하며 또 그를 매개로 상호 작용하는 관계에 있다고 본다면, 협척혈은 그들 경맥을 연계짓는 길목에 있는 만큼 침구 임상에서 그 활용도도 매우 높다.

 

경부, 흉부, 요부 및 둔부의 제반 국소부를 치료하는데 유용할 뿐 아니라, 팔다리의 질환, 장부의 질환은 물론, 정신질환, 자율신경 조정에 이르기까지 그 활용 가능성이 폭 넓다.

 

여기서는 척주 중앙에서 좌우로 각각 0.5촌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이 협척혈 활용의 기술적 측면을 중심으로 이야기해 보려 한다.

 

임상에서 협척혈은 무엇보다 리스크관리가 용이하다는 이점이 있다. 협척혈은 늑골을 따라 존재하는 방광경 1선/2선의 경혈과 유사한 작용을 갖는데, 방광경 라인은 중앙에서 각각 1.5촌, 3촌 떨어진 곳에 위치하여 얼마간 위험성이 따른다. 늑간 사이에 존재하여 심자할 경우 침이 폐에 이를 수도 있어 기흉의 위험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물론 이들 혈자리는 천자하거나 사자나 평자 기법으로 접근하지만, 격한 호흡이나 자세가 바뀌거나 하면 역시 위험할 수 있다.

 

이에 비해 협척혈은 극돌기 외방 0.5촌이어서 직자 하더라도 골에 닿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덜하다. 물론 사자나 평자의 기법도 활용할 수 있다.

 

국소치료나 팔다리 질환의 치료시에도 그렇고 장부의 치료에 관련 협척을 활용하는 경우, 보통 아래위의 주변 협척혈도 함께 활용한다. 따라서 여러 개의 침을 사용하는 번거로움이 따르긴 하나 그 효과는 매우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그만큼 자극량이 많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도 있다. 심신취약자라면 천자의 약자극에 만족해야 할 것이다.

 

한편 협척은 정신적인 문제나 자율신경 조절이 필요한 경우에도 활용 가능하다. 이런 경우에는 다수의 협척혈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협척혈 전체를 모두 활용할 수도 있다. 다만 다수 혈을 동시에 활용하니 침수가 크게 늘어나는 문제가 따른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크게 보면 두 가지다. 하나는 투자법을 응용하라는 것이다. 즉 사자/평자의 방법을 활용해 복수의 혈위를 동시에 자극할 수 있을 것이다. 투자법의 기법을 더욱 연장하면 장침을 활용하여 다수 경혈을 동시에 자극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다만 장침을 평자로 자침하는데는 상당한 숙련이 요구된다.

 

또 한가지 방법은 盤龍刺라는 기법이다. 의도한 경혈을 좌우 모두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좌우로 교차하며 자침하는 방법이다. 침 수를 반으로 줄일 수 있고, 동시에 자극량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또 다른 방법도 있다. 單刺로 자침하고 바로 발침하는 식으로 필요한 경혈을 반복해서 자극해 가는 방법도 가능하다. 單刺를 할 경우 상대적으로 자극량이 약할 수 있으나, 여러차례 반복하면 필요한 효과를 충분히 얻을 수 있다. 자입/발침을 스피드있게 해야 하는 만큼 자침시 적절한 자입이(방향 및 깊이 등)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숙련이 요구된다.

 

자침의 깊이는 1~2센티 정도도 좋고 숙련이 되면 보다 깊은 자침도 가능하다. 특히 흉요추 국소의 문제일 경우 척추 깊숙하게 존재하는 근을 자극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심자 기법이 필요하다. 참고로 요통 등 척추나 그 주위에 문제가 있을 경우 척추를 잡고 있는 다양한 근을 잘 살펴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거듭 강조하지만, 이들 근에 대한 해부학적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

 

척추를 지탱하는 근은 겉보기 보다는 매우 많은 근육이 치밀하게 짜여져 인체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데, 배부나 요부에 문제가 생길 경우 척추 자체의 문제이기에 앞서 이들 근의 문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직접 척추 각각을 이어주며 지탱해 주는 회선근, 다열근, 반극근 등 이른바 단배근군이 있고 그 위로 척추기립근 승모근 등도 있다. 척추에 이른바 '삐끗했다'고 표현하는 증상일 경우 이들 단배근 접근이 특히 유효하다. 또한 자침시 이들 근의 해부학적 구조를 잘 이해할 필요도 있다. 이들 근은, 예컨대 7번 흉추일 경우 아래위로 6번과 8번과 직접 연결되는가 하면 하나 둘 더 건너 4,5번 및 9,10번의 흉추와도 연결되어 있으므로 이를 이해한 접근이 필요하다.

 

한편 요추로 내려오면 더욱 복잡하다. 요추 안쪽에 요추와 장골/대퇴골를 잇는 대요근이라는 굵은 근이 있어 요추를 바로 세워주는 역할을 한다. 또 요방형근도 요추를 지탱하는데 관여한다. 장골~늑골간을 아래 위로 연결하여 허리의 좌우/상하 굴신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는데, 상하를 잇는 이 근도 동시에 요추 각각의 횡돌기로 연결되어 있어 척추를 좌우에서 바로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문제는 이들 근을 이해한 위에서 어디에서 문제가 생긴 것일까를 분별할 수 있어야 하는 만큼 각종 테스트방법에 대한 이해도 요구된다. 나아가 이들 근을 다루는 침구 기술도 요구된다. 자침시 표적을 삼아야 할 근을 확인하고 자침의 깊이와 방향을 정확히 잡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대요근의 경우 큰 근육으로 요추부를 지탱하는 핵심적인 근인데, 척추 안쪽에 위치해 있어 자침에 상당한 훈련이 요구된다. 즉 방광1선 또는 2선에서 척추향으로 사자의 방식으로 심자를 해야 접근 가능하기 때문이다. 절대로 함부로 자침해서는 안된다. 상당한 훈련을 거친 다음에라야 고려해 볼 수 있다.

 

 

한편 임상시 협척부 자침은 신경자극이 용이하여 침향도 쉽게 나타난다. 상부 협척은 경부나 팔로 침향이 나타나고, 중부 협척은 늑간 신경을 따라 전면으로까지 침향이 나타날 수 있으며, 하부 협척은 하지로 나타나게 된다. 또한 환자에 따라서는 장부에서 관련 장부의 운동이 활성화하는 느낌으로 침향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는 동시에 경락-장부-체표 및 사지 간의 연관성을 함축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협척부의 경우 대체로 경부는 안면과 상지로 통하고, 흉추 상부(견갑부 위)는 상지와 상초의 장부로 통하고, 흉추 중단(견갑부 아래~요추 위)은 중초의 장부로 통하고, 요추부는 하초의 장부와 하지로 통하며 그리고 요하부와 천골부는 골반부 장기와 하지로 통한다.

 

이렇게 침향을 느끼고 이해하는 것은 임상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우리는 바로 이 침감을 느끼는 속에서 동의학이론의 기본인 경락, 장부 및 음양의 흐름과 그 연관을 음미할 수 있고, 또한 그 흐름의 조절이 곧 치료에 접근하는 첩경이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침향을 느끼는 데는 상당한 훈련이 요구되지만, 이것이 곧 고수로 가는 길이기도 하므로 그만큼 노력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

 

협척혈에는 뜸도 물론 자주 활용된다. 이에 대해서는 추후 살펴기로 한다.

(*芝雲 씀)

 

*참조

https://hooclim.tistory.com/2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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