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방문 (經驗方文)
經驗方文 / [尹志五(朝鮮) 著] 筆寫本
慶尙北道 : [發行處不明], [發行年不明]
1冊(37張) : 無界, 13行24字, 無魚尾; 22.7 x 19.1 cm
�경험방문(經驗方文)�은 조선에서 만들어진 두창 (頭瘡)에 대한 전문의서(醫書)이다. �경험방문�의 저자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자세하 지 않지만 몇 가지 증거들을 보면 윤지오(尹志五)라는 인물일 가능성이 높다.
�경험방문�의 내용은 다른 필사본 서적들에 수록되어 있었다. �봉성신방(鳳城新方)�, �인부수지(人夫須知)�, �두창방(痘瘡方)�, �의가신방 (醫家神方)�의 「팔계전씨경험방(八溪全氏經驗方)」, �동초단방(東艸單方)�의 「치두방(治痘方)」, �의휘( 彙)�의 「권사(卷四)」의 내용이 이에 해당하며, �봉성신방�과 �두창방�의 경우 이종 필사본이라고 할 만큼 내용이 같다. �두창방�(안상우 소장본)의 본문에는 ‘삼산구평윤지오찬(三山丘坪尹志五撰)’이라고 찬자(撰者)를 밝히고 있다. 또 �의가신방�의 「팔계전씨경험방」 역시 본서의 내용과 유사한데, 본서와 같은 서문 앞에 ‘삼산 윤씨왈(三山 尹氏曰)’이라고 밝혀 놓아 윤지오가 저자일 가능성을 지지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 로 보았을 때, 윤지오가 �경험방문�의 저자일 가능성이 높으며, 팔계 전씨 역시 본서와 연관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이들에 대해서는 알려진 사실이 전혀 없는 상태이다.
다만 �경험방문�이 다양한 의서에 필사되어 전해지고 있다는 점으로 보았을 때, 저자는 두창(痘瘡) 치료에 힘을 기울여 노련한 임상 경험을 습득하였으며, 적지 않은 의학적 영향력을 행사했던 인물로 추정된다. 봉성(鳳城)은 경상북도 봉화(奉化), 경상남도 합천군(陜川郡) 삼가(三嘉), 그리고 전라남도 구례(求 禮)의 옛 지명이다. 팔계(八溪)는 현재 경상남도 합천군 초계면 지역이다. 아마도 이들과 본서는 합천 지 역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경험방문�의 표제에는 ‘경험방문(經驗方文)’이라고 되어 있으며, 서문에는 ‘경험방서(經驗方序)’라고 적혀 있다. 책에는 저자의 서문이 있는데, 저자의 의학관을 엿볼 수 있다. 서문에서 저자는 “내가 본래 의술에 우매하나 고방(古方)에 의거하여 두창(痘瘡)을 치료해 보았다. 그러나 특별히 드러나는 효과가 없었다. 그러나 누차 두질(痘疾)을 경험할수록 두창 치료가 눈에 익어 스스로 얻는 바가 있었다.
혹자는 두창은 열병(熱病)과 같다고 한다. 그러나 열병은 소통시키고 설사하는 치료를 하면 낫지만, 두창은 같은 치료를 할 경우 도리어 안쪽이 허(虛)해지는 상태에 이르러 죽게 된다. 또한 두창이 옹종(癰腫)과 비슷하다고도 하지만, 옹종이 농(膿)을 제거하는 치료를 해 서는 안 되는 것과 달리 두창에서는 농을 제거하 지 않으면 도리어 안쪽을 공격하여 죽게 된다.[余 本昧醫術, 依古方試疫, 初無顯效矣. 累見驗痘, 習於 眼目, 自有所得, 謂痘瘡如熱病, 則熱病主於疏瀉, 而 痘瘡疏瀉反致內虛而死. 謂痘瘡如癰腫, 則癰腫以不膿 爲主, 而痘瘡不濃則反爲內吸而死]”라고 하였고, 또 “무릇 두창은 비록 오장(五臟)의 독(毒)이라고는 하지만 실지로는 비장(脾臟)이 주가 된다. 비장(脾臟)의 부위가 충실하여 생기(生氣)가 가득하게 되면 두창은 스스로 순순하게 되니 어찌 사열(邪熱) 만을 좇음이 있겠는가. 근래의 두창은 이전과는 크 게 다르니 허(虛)한 경우가 열 가운데 여덟, 아홉 이고, 실(實)한 경우는 열 가운데 하나, 둘에 못 미친다.[蓋痘瘡雖曰五臟之毒而脾爲之主也, 脾部充實, 生氣 盈滿, 則痘瘡自順有何邪熱而爲祟乎. 近來痘瘡太異於前, 虛者十常八九, 實者十不一二]”라고 하여 기존에 두질 (痘疾)을 실열(實熱)로만 보았던 의론을 비판하고, 두창 치료에 보법(補法)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경험방문�은 내용상 네 부분으로 나눌 있다. 첫 번째는 개론에 해당하는 내용으로, 두창의 일반적인 경 과를 중심으로 치법을 설명하였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초열삼조(初熱三朝), 출두삼조(出痘三朝), 기창 삼조(起脹三朝), 관농삼조(貫膿三朝), 수엽삼조(收靨三朝), 통치(通治), 두후잡증(痘後雜症), 변두형색(辨 痘形色), 변두허실(辨痘虛實), 변두음양증(辨痘陰陽症). 서문에서 보듯 저자는 두창의 허증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변두허실을 보면 두창의 증상에 따라 내허, 내실, 외허, 외실로 나누어 변증하였고, 구체적인 치법에 있어서 폐기(肺氣)가 부족한 경우에는 보원탕(保元湯)을, 심혈(心血)이 부족한 경우에는 보원탕에 사물탕(四物湯)을 합방하여 치료해야 한다고 하였다.
두 번째는 두창 전후에 나타날 수 있는 병증을 중심으로 병증이 가지는 의미와 치법을 소개하였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두후옹절(痘後癰節[癤]), 두후예막(痘後翳瞙), 성음(聲音), 인후(咽喉), 요복통(腰腹 痛), 경축(驚搐), 구토(嘔吐), 설사(泄瀉), 천담부해수해역(喘痰附咳嗽咳逆), 번갈(煩渴), 양통(痒痛), 복창 (腹脹), 자한(自汗), 반란(癍爛), 한전(寒戰), 교아(咬牙), 실혈(失血), 뇨삽(尿澁), 대변비(大便祕), 도엽 (倒靨), 흑함(黑陷), 두후잡증(痘後雜症), 두후리증(痘後痢症). 하나의 증상이라고 하더라도 두창의 경과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데, 구토의 경우 초열(初熱) 시기에는 무방한 병증이지만 출두(出痘) 시기에는 독이 성하다는 의미라고 하였다.
세 번째는 두창의 길흉증을 설명한 부분이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변두증(辨痘症), 두창치법(痘瘡治 法), 두창일한(痘瘡日限), 발열길흉(發熱吉凶), 출두길흉(出痘吉凶), 기창길흉증(起脹吉凶症), 관농길흉증 (貫膿吉凶症), 수엽길흉증(收靨吉凶症), 해독(解毒), 음식(飮食), 금기(禁忌), 부잉부두창(附孕婦痘瘡), 부 고방(附古方), 증험(增驗). 저자는 이 부분에서 두창 경과에 따른 예후를 정리하였고, 아울러 음식과 금기 등 치료 이외의 지침들을 설명하였다. 증험에서는 치험례를 적어 놓아 자신의 경험을 읽는 이들에게 전하고 있다.
네 번째 내용은 앞의 내용과 논리적인 연관성이 결여되어 있어 필사자에 의해 첨부된 내용으로 보인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오장보사(五臟補瀉), 종두대지(種痘大旨), 발표삼일(發表三日), 기창삼일(起脹三日), 관농삼일(貫膿三日), 수엽삼일(收靨三日), 문견방(聞見方), 회춘방제(回春方題), 의학정전두진방(醫學 正傳痘疹方), 안병(眼病), 삼관맥법(三關脈法), 관형찰색법(觀形察色法), 마진(麻疹), 홍역치방(紅疫治方). 이 가운데 문견방, 회춘방제, 의학정전두진방에서는 다른 의방서에 기록된 두창 처방들을 정리해 놓았고, 삼관맥법, 관형찰색법에서는 소아 진단의 일반적인 방법을 설명하였다. 말미에서는 마진, 홍역 치방은 두창과 유사한 마진, 홍역에 대한 치료방법을 부기하였다.
본서의 저자는 실증(實證)에 얽매여 치료하던 기존의 두창 치법을 비판하고 허증(虛證)에 주목하여 치 료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고, 이를 위해 보원탕(保元湯), 사성회천탕(四聖回天湯) 등을 중용 하였다. 이들 처방에는 인삼이 주요하게 사용되었는데, 인삼을 구할 수 없어 산약(山藥)이나 연밥[蓮實]으로 대신하는 방법을 제시하여 당시의 약재 수급 상황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경험방문�은 같은 질병이라고 하더라도 지역에 따라 다른 특징을 나타내며, 치법 역시 달라져야 한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중국에서 알려진 방법[古方]이 저자가 활동하던 시대에 창궐하던 두창에는 큰 효과를 볼 수 없었으며, 이를 해결하던 중에 두창에 대한 자생적인 의론이 탄생하여 이 책에 담길 수 있었다. 이렇게 본서는 조선의 자생적인 의학관과 치법을 주장한 의서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향후 저자 에 대한 고증과 두창 서적들 간에 비교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진다면 한국 전통의학에서 두창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열쇠가 될 자료이다. (오준호)
'동의학 이야기 > 古醫書 해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두방신효방 (痘方神效方) (0) | 2020.05.05 |
---|---|
두과휘편 (痘科彙編) (0) | 2020.05.05 |
통현방 (通玄方) (0) | 2020.05.05 |
영류검방 (永類鈐方) (0) | 2020.05.05 |
구급신서 (救急新書) (0) | 2020.05.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