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재원고 (三才圓攷)
三才圓攷 / [著者未詳] 筆寫本
[發行地不明] : [發行處不明], [發行年不明] 1冊(82張); 27.5 x 17.6 cm
年記 : 辛丑(?)五月日
<삼재원고(三才圓攷)>는 천체 자연의 운기설(運氣說)을 근간으로 인체에서 일어나는 각 병증(病症)과 그 병증 치료를 위한 방제(方劑)를 다룬 저자미상의 필사본 동양의학서이다.
본 해제본 <삼재원고>에는 저자나 편자를 확인할 수 있는 서문이나 발문, 저자명 기록 등이 없어 저자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다.
‘삼재(三才)’는 동양의 음양학설에서 사람, 하늘, 땅을 합해서 이른 말이며, 사람의 코, 이마, 턱을 합해서 이른 말이기도 하다. ‘오운(五運)’, ‘운기(運氣)’는 오운육기(五運六氣)의 약칭(略稱)인데 자연계의 모든 변화가 기(氣) 운행(運行)의 결과이며 이러한 변화(變化)는 하늘과 땅의 주기적인 관계에 따라 계산(計算)으로 추정(推定)이 가능하다고 보는 이론이다. 오운육기는 중국 송(宋)나라 때 유온서(劉溫舒)가 제창한 학설로, 세상에는 오운육기가 있어 만물을 조화하고, 인체에는 오장육부(五臟六腑)가 있어 성장, 소멸되며 인체의 질병은 장부(臟腑)에서 시작하며 기운의 순환에 따라 조절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오운은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를, 육기는 풍(風), 화(火), 서(署), 습(濕), 조(燥), 한(寒)을 이르며, 사람의 병리가 모두 이 오운육기의 부조화에 의한 것이라 하고, 치료에 있어서도 오운육기의 연관됨을 살펴 정하였다. 이 오운육기는 고대 중국의 천문학, 기상 관측학을 의학과 접목한 것으로, 기후 조건과 사람의 체질, 기상 변화와 인간 질병의 상관관계를 규명한 동양의학의 총아라 할 수 있다. 자연(自然)의 기(氣) 운행(運行)은 바로 기후(氣候)의 변화(變化)를 말하며 천간(天干)과 지지(地支)에 따른 60년을 주기로 하는 기후변화(氣候變化)를 계산으로 추정하고 이에 따른 질병의 발생이나 예방에 대한 연구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운기설, 운기론(運氣論)은 하늘의 기후변화(氣候變化)에 따라서 땅위의 사물들이 변화(變化)를 계속하는데 그 변화에 내포된 일정한 규칙(規則)을 파악하고 그 규칙에 따라 자연변화에 순응한 자연관, 양생관(養生觀)이라 할 수 있다. 자연과 인체(人體)를 동일한 원리로 파악하는 이론체계로 자연의 기후변화에 맞추어 생활하는 양생의 원칙 및 비정상적인 기후변화가 질병을 일으키는 양상을 파악하는 동양의학의 한 부류인 것이다.
즉 오운육기가 자연현상과 똑같이 인체 장부의 이치와 질병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인간의 탄생과 소멸이 자연 만물의 그것과 모두 동일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오운이란 한 해를 5등분하여 교차하는 하늘의 운행이니, 곧 봄, 여름, 늦여름, 가을, 겨울의 5계절이며, 그 성질은 목, 화, 토, 금, 수의 오행(五行)이다. 주운주기(主運主氣)는 하늘과 땅의 정상적인 자연기상을 말하고, 객운객기(客運客氣)는 천지간(天地間)의 삼라만상이 태어나는 시점에서 변화하는 이상기후를 말하는데, 인간은 이 객운객기(客運客氣)의 영향을 받고, 체질을 감별할 때에도 객운객기를 위주로 계산한다. 사람의 생년월일을 알면 곧 입태(入胎)일을 계산하고 이것으로 그 사람의 선천체질(先天體質)과 후천체질(後天體質)을 알 수 있다. 선천적(先天的) 운기체질(運氣體質)은 세상에 태어나던 출생일의 기후 환경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오래된 고질병이나 만성 질환은 선천적 체질의 불균형에서 비롯되고, 급성 질병이나 유행성 질병은 후천적 체질의 불균형에서 비롯되므로, 이에 따라 질병의 치료처방도 각각 다르다는 이론이다. 운기학설이 의학에 적용될 때에는 매년 기후변화의 상태에 따라서 육음(六淫: 風熱火濕燥寒)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므로 운기를 파악해서 질병의 예방과 치료 방향을 설정하고자 했다.
본 해제본은 목차나 서문 없이 본문만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주요 내용을 보면 천간(天干)에 해당하 는 십간(十干)을 다룬 오운십간병약(五運十干病藥)의 각 병증(病症)과 치료를 위한 방제(方劑)가 있고, 지간(地干)에 해당하는 십이지(十二支)를 다룬 육기십이지병약(六氣十二支病藥)으로 구분하여 서술하고 있다. 첫 내용은 천지운기(天地運氣)를 개괄하고 이어서 심병변증(審病辨症)과 이십칠맥(二十七脈)에 대해 서술하였으며 그 뒤를 이어 육기십이지병약(六氣十二支病藥)을 내경편(內景篇), 외형편(外形篇), 잡병편(雜病篇)과 단방경험약(單方經驗藥)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삼재원고>는 목판본이나 활자본 등으로 간행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며 필사본의 형태로만 전해지는 것으로 확인된다. 고려대학교 도서관에 저자미상 11권 4책의 <삼재원고(三才圓考)>(대학원C6-A64-1-4)가 소장되어 있는데, 본문은 7행 20자의 필사본으로 내용이나 체제는 본 해제본과 유사하며 권11에 「약성가(藥性歌)」가 추가되어 있다.
본 해제본은 서문이나 발문, 목차 등이 없이 오운육기를 기준으로 인체의 각 병증과 방제를 나열해 놓고 있다. 표지 이후 본문이 시작되기 전에 단방약의 약효를 3면에 걸쳐 적어 놓았다. 네 번째 면에 국한문 혼용의 「절학진언(絶瘧嗔言)」이 적혀 있는데, 몸에 들어온 학질(瘧疾)의 병균이 나가기를 바라는 일종의 주문(呪文)이다. 이 진언에 나타난 한글 자모의 형태로 보아 표지면(表紙面)에 묵서되어 있는 ‘辛丑五月日’의 신축(辛丑)년은 1841년이나 1901년으로 짐작되는데, 운기의론류(運氣醫論類)로 통칭되는 <운기보감(運氣寶鑑)>이나 <초창결(草窓訣)> 등의 저술시기 또한 조선후기였으므로 <삼재원고> 또한 유사한 시기에 국내저자에 의해 저술된 것으로 보인다.
동양의학의 운기학설에 따른 오운육기 체질의학은 사람의 생명활동을 보다 세분화하고 구체화시켜 사람의 체질 및 체질적 특성 요인을 분석하고 분류할 수 있는 이론체계와 원리를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사람 마다 제각기 다르게 나타나는 체질 및 특성적인 요인들을 파악하고 분석하면 체질적인 특성과 연관된 생리적(生理的), 병리적(病理的)인 현상을 정확히 인식하거나 진단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 책은 이러한 동양의학의 한 지류인 운기의학(運氣醫學)의 연구에 도움이 된다. (임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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