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변이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치료제로서의 가능성
오미크론 변이가 코로나19 확산을 주도함에 따라 오미크론의 생물학적 기능과 항원성의 변화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며 코로나의 향방과 관련하여 여러 가지 시사점을 주고 있다. 그런 가운데 오미크론 변이의 항원성 변화에 상응하여, 치료제 리스트에서 제외되었던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새로이 조명받고 있다고 한다.
이미 밝혀진 대로 오미크론 변이는 스파이크 단백질에 변화가 있다. 스파이크 단백질 30개의 변화를 포함하여 45개의 아미노산 치환으로 특징지어지는데, 그 가운데 15개는 체액 면역 회피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수용체 결합 도메인에서 발생했다고 한다. 더불어 이전 변이종에 대한 중화항체(바이러스를 중화시키는 단백질) 또는 백신에 의해 유도된 항체가 오미크론에 대해서는 덜 효과적이라는 것이 속속 확인되고 있다. 부스터샷(3차 접종)이 조금 나은 효과를 보였지만, 2차 접종의 경우는 항체 수준이 감염으로 형성된 항체 보다도 낮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즉 오미크론은 실질적인 면역 탈출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오미크론이 성행해 온 유럽 각국에서 2차 접종자의 돌파 감염은 미접종자 보다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와 함께 이러한 변화를 설명함에 있어, 오미크론이 세포에 들어가는 방식을 변경했을 수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제시되었다. 스파이크 수용체 결합 도메인에서의 변화는, 바이러스가 숙주 세포에 융합하는 방식의 변화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통상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스파이크 단백질이 숙주 세포의 ACE2와 결합하여 융합되는데, 이때 단백질 분해효소 TMPRSS2가 그 융합에 작용한다고 한다. 그런데 오미크론은 이 진입 과정에서 TMPRSS2라는 분해효소와 연계된 융합 과정과는 독립적인 방식으로 숙주 세포에 침입해 들어간다는 것이다. 즉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숙주 세포로 침입하는 과정에서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숙주 세포의 ACE2에 결합하며 TMPRSS2에 의해 촉발된 세포 표면 융합의 경로와 엔도솜으로 들어가 카텝신에 의존한 융합의 경로라는 두가지 경로가 있는데, 기존 바이러스가 주로 TMPRSS2에 의해 촉발된 세포 표면 융합의 경로를 거쳤다면, 오미크론은 엔도솜 내에서 카텝신에 의존한 융합의 경로로 변화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SARS-CoV-2 진입 경로에서의 이러한 변화는, in vitro 연구에서 확인된 것이긴 하지만, 매우 근본적인 변화라 할 수 있는 것으로, SARS-CoV-2의 복제 특성에 큰 변화를 의미한다고 지적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세포로 들어가는 두가지 경로>
*SARS-CoV-2 융합은 그림과 같은 두 경로 중 하나 또는 둘 모두에 의해 활성화될 수 있다. Omicron은 엔도솜을 통한 첫 번째 방법을 선호할 수 있다.(Ben Krishna, Does a new study really show that hydroxychloroquine might be effective against omicron?)
엔도솜은 세포막이 스스로 접혀 영양분을 흡수하기 위해 세포 내부에 외부 물질의 기포를 생성할 때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세포는 물질을 분류하여 유용한 영양소는 취하고 기타의 물질은 버린다. 그런데 많은 바이러스가 이 엔도솜을 세포로 들어가는 방법으로 이용한다.
글래스고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오미크론은 엔도솜을 통해 우리 세포에 들어가는 능력을 구축한 돌연변이로 진화했다고 밝히고 있다. 아래 논문을 참조할 수 있다.
(*Brian J. Willett외, The hyper-transmissible SARS-CoV-2 Omicron variant exhibits significant antigenic change, vaccine escape and a switch in cell entry mechanism)
이 연구는 이로부터 질병의 병리 형성이나 전염 메카니즘 등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 올 수 있음을 지적해 준다. 즉 높은 전염성, 낮은 치명율 등과 같은 이 질병의 임상적 특성에서 나타나고 있는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 하더라도 아직은 추가적인 연구가 요구되는 상황이므로 여전히 노약자나 면역이 억제된 사람들에게 여전히 상당한 위험을 줄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함을 당부한다.
다소 장황하게 위 연구를 소개한 것은 이 연구가 주는 함의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치료제로 재사용할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히드록시클로로퀸(HCQ)은 엔도솜에 축적되어 엔도솜의 산도를 감소시켜 그 기능을 방해하는 약물이다. 엔도솜을 덜 산성으로 만들면 막 융합을 감소시켜 SARS-CoV-2가 세포에 들어가는 능력을 약화시킨다. HCQ는 바로 이런 작용을 통해 항바이러스제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HCQ가 항말라리아 및 항염증 약물로 작용하는 방식이라고 한다(물론 이에 대해 일부 연구자들의 이견도 있지만). 실제 임상에서 약물의 효과를 확인하는 추가 연구가 있어야 겠지만 기대가 크다. 이 약물은 개발된 지 오래된 것으로 가격도 싸고 안전성 문제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만큼 치료제로 활용할 수 있다면 그 의의가 크다 할 것이다. 물론 기왕에 승인된 약물을 활용하는 ‘약물 재창출’(reproduction of drug)은 특허권을 가진 신약에 비해 돈벌이가 시원찮기 때문에 잘 선호되지 않고 심지어는 방해받기까지 하므로 좀처럼 새로운 치료제로 등재되기 어렵다고 한다. 이 높은 장벽을 뚫을 수 있길 기대해 본다.
*참고 자료
: SARS-CoV-2에 대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잠재적인 항바이러스 작용
하이드록시클로로퀸(HCQ)은 바이러스 복제 과정의 다양한 단계를 방해함으로써 항바이러스 활성을 나타낸다. COVID-19에 대한 작용 방식이 충분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이전의 바이러스 감염 경험을 통해 가능한 작용 시나리오를 조망해 둔다. 첫째, HCQ는 바이러스 진입 전 수준에서 작동한다. 이것은 세 가지 다른 메커니즘을 통해 숙주 세포로의 SARS-CoV-2 진입을 억제한다. 1) HCQ는 바이러스 진입에서 스파이크 단백질에 의해 이용되는 핵심 요소인 시알릭산과 gangliosides에 결합한다. 2) 스파이크 단백질-ACE2 수용기의 복합체에 결합한다. 3) 시알산 생합성에 필수적인 Quinone oxidoreductase 2(QR2)의 활성을 억제한다. 시알산은 리간드 인식에서 중요한다. 둘째, 바이러스가 일단 세포에 들어가면, HCQ는 산성 엔도솜을 알칼리화하여 pH 의존적 코팅 제거 과정을 억제한다. 이것은 바이러스-엔도솜 융합 및 결과적으로 세포질로의 바이러스 DNA 방출을 제한한다. 숙주 세포에 대한 pH 의존성 바이러스 진입은 이전 코로나바이러스에서 발생했었다. 게다가, HCQ는 p38 MAPK 캐스케이드를 차단하여 바이러스 복제를 방해한다. 또한 단백질 글리코실화와 같은 번역 후 변형을 방해하는 바이러스 단백질의 수준에서 작용한다. 이것이 SARS-CoV-2 단백질을 변경하여 미래의 숙주 세포와 상호 작용하는 바이러스 능력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HCQ의 효과는 리소좀 막 투과성을 증가시켜 결과적으로 단백질 분해 효소가 세포질로 누출되도록 함으로써 감염된 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것으로 확장된다. 마지막으로 HCQ는 수지상세포에 의한 항원 발현을 강화하여 세포독성 T-림프구를 활성화함으로써 면역반응을 촉진한다. (*Brian J. Willett외, The hyper-transmissible SARS-CoV-2 Omicron variant exhibits significant antigenic change, vaccine escape and a switch in cell entry mechanis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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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코로나19 치료제가 될 수 있을까?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코로나19의 치료제가 될 수 있을까?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코로나19의 치료제가 될 수 있을까? :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약리적 메카니즘과 임상연구의 메타분석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및 클로로퀸, 이하 HCQ(CQ)로 표기)은 원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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