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학 이야기/경락, 경맥, 경혈의 이해

경락의 초보적 이해와 건강

지운이 2025. 5. 9. 18:17

경락(經絡)은 경맥과 낙맥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경(經)'은 길을 뜻하는데, 위와 아래를 연결하고 안과 밖을 연결해 준다. "낙(絡)"는 네트워크를 의미한다. 경락보다 작은 경락의 한 갈래로, 몸 전체를 가로지른다. 경락은 내부 장기와 신체 표면 사이를 연결하여 인체의 다양한 부분의 기능적 활동을 비교적 조화롭고 균형 잡힌 상태로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고대인들은 인체에는 장부 외에도 많은 경락이 있다고 믿었는데, 그 주요한 것으로는 12경맥, 기경8맥, 15개의 별락(別絡), 그리고 12경맥에서 갈라져 나오는 12개의 경별이 있다. 각각의 경락은 내부 장부와 관련이 있으며, 이 경락을 통해 내부와 외부의 조직과 장기가 연결되어 전체를 형성한다고 보았다.

 

인체 경락체계의 구성, 분포, 생리적 기능, 병리적 변화와 내부 장부와의 관계를 연구하는 이론을 경락론이라고 한다. 이는 동의학 경락의 이론적 기초이며, 침뜸, 추나 등 각종 동의학 요법의 이론적 핵심이며 동의학 기초 이론의 중요한 부분이다.

 

경락이론의 기원

 

" 경(經)"과 "락(絡)"이라는 글자는 각각 <장자(莊子)<, <사기(史記)>, "마왕퇴(馬王堆)백서"에서 처음 등장한다. 경락이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한서>이다. "이란 인체의 혈관, 경락, 골수, 음양, 표리를 말하며, 모든 질병의 근본 원인이자 생사를 가르는 기준이 된다."(者,原人血脉、經絡、骨髓、陰陽、表里,以起百病之本,死生之分)고 했다.

 

인체 조직 구조의 명칭으로서 '경락'이라는 용어는 <영추>"邪气藏府病形"편에 처음 보인다. “음과 양은 같은 것을 가리키는 다른 이름으로, 위아래로 서로 만나고 경락은 끝 없는 고리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했다. 또한, <황제내경>에서는 경락에 대한 체계적인 정리를 하고 있는데, 경맥 외에 낙맥, 경별, 경근, 피부 및 기경 등의 새로운 개념을 추가하여 경락 체계를 구성하였다.

 

<내경>에 이어, 역대 의가들 역시 경락이론의 발전에 어느 정도 기여하며 발전해 왔다. 예를 들어, <난경>에서 기경팔맥이 만들어졌고, <침구갑을경>에 349개의 혈자리 이름이 기록되어 있다. <동인수혈침구도경>은 송나라 때 편찬되었다. 원나라 때의 <십사경발휘>는 후대의 많은 경락학자들의 주요 참고자료가 되었다. 명나라의 <기경팔맥고>는 경락이론의 주요 발전이었다. 청나라의 <침구대성>에는 경락의 혈자리가 더욱 늘어났다.

 

근현대에 들어와서 의학계에서는 경락이론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와 논의를 진행하였고, 특히 경락의 본질에 대한 다양한 가설을 제시하였으며, 이는 경락이론에 새로운 발전을 가져왔다.

 

경락이론의 임상 응용

 

<영추 경맥>편에. "경락은 생사를 결정하고, 온갖 질병을 치료하며, 허실을 조절할 수 있는 까닭에 불통이 되어서는 안된다."라고 했다. 이는 경락 이론의 중요성이 침술과 마사지에만 국한되지 않고 전통 동의학의 모든 임상 분야에 이론적으로 중요한 지침을 제공한다는 것을 말해 준다.

 

동의 내과학/ 주로 외감성 발열성 질환으로 나타난다. <소문> "열론"편은 한사(寒邪)가 인체에 침입한 후 나타나는 삼양삼음경(三陽三陰經)의 증상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예를 들어, “상한병에 걸린 첫날에는 거양(巨陽)이 영향을 받아 두항통과 요척통이 있다. 둘째 날에는 양명(陽明)이 영향을 받는데, 양명은 육을 주관하고 그 맥은 코 옆을 따라 눈과 연결되니 신열과 목통이 있고 코가 마르며 잠을 잘 수 없다. 셋째 날에는 소양(少陽)이 영향을 받는다. 소양은 담(膽)을 주관하고 맥이 코 옆을 따라 귀로 연결되어 흉협통이 있고 이롱이 된다. 셋째 날에는 모든 경락이 영향을 받지만 아직 장기에는 병이 들어오지 않아 땀만 날 뿐이다.” 이는 삼양경락의 증상에 대한 논의이다. <상한론>은 육경의 구별에 관한 내용을 보다 풍부하게 담고 있다. 예를 들어, 태양병에 대해서는 마황탕을 써서 태양 표실의 산한증을 치료하고, 계지탕을 써서 태양 표허의 중풍증을 치료한다. 또 양명경 부의 동일한 병의 협열하리에는 갈근황금황련탕으로 치료하고, 대장의 폐열로 인해 쌕쌕거리고 열리의 증상에는 마행삭감탕 등을 써서 치료한다. 또한 이 책은 "삼양경락이 병들면 땀이 날 뿐이다"는 이론을 바탕으로 삼양경락 질병에 대해 맵고 따뜻한 맛, 맵고 차가운 맛, 화합 등 다양한 땀 흘리는 방법(한법)을 제시했다. <금궤요략>에서는 “하나는 경락이 사기를 받아 내장에까지 들면 내인(內因)이 된다”라고 지적하면서, 병인학적 관점에서 외사가 밖에서 안으로 인체를 침범한 후, 다시 경락을 통해 내장에 침입하여 내장 질환을 일으킨다고 설명한다. 叶天士는 경락과 영위의 이론을 바탕으로 온병이론을 세우고, "위 뒤에 기를 논할 수 있고, 영 뒤에 혈(血)을 논할 수 있다. 기가 이르면 바로 청기가 되어 영에 들어 열을 통과하고 기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견해를 제시하며, 위기영혈 4가지 사이에서 위는 기로써 본이 되고 영은 혈로서 본이 되며 4가지가 각각 그 고유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면 병을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온병은 매우 빠르게 퍼지기 때문에 상한 6경변증의 방법은 표면적으로는 단순하더라도 다양하지만, 사실 모두 황제내경의 경락 이론에 근거하고 있다.

 

동의 외과학/ 역대 외과 의가들은 경락이론을 매우 중요시했다. 병리학 측면에서, <外科啓玄>은 "사람의 몸은 피, 맥, 육, 근, 골의 다섯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다섯 부분이 합쳐져 5체를 이룬다. 겉에는 부위, 가운데에는 경락(經絡), 안에는 내장(臟臟)이 있다. 겉에 상처가 있으면 경락이 어느 장기에 속하는지 알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진단 측면에서, 우리는 경락의 지역적 위치를 기반으로 상처가 어느 경락과 관련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증상을 판단할 수 있다. 양경락에서 발생하면 대부분 양질환이다. 음경락에서 발생하면 대부분 음질환이다. 눈 부위에 발생하면 궐음경에 영향을 미친다. 코 부위에 발생하면 수태음경에 영향을 미친다 등등. 치료 측면에서, <外科准繩>은 "경락을 알지 못하고 병을 치료하는 것은 방향을 알지 못하고 도둑을 잡는 것과 같다. 실수 없이 어떻게 처벌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한다. 그러므로 역대 모든 외과의가들은 치료적 처치에서 경락에 따른 약물의 사용에 특별한 중점을 두었다. 공격과 보충에 대한 결정은 12경락의 기혈의 양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 기가 너무 많으면 기를 순환시켜야 한다. 혈이 너무 많으면 혈을 분해해야 한다. 기가 부족하면 보하여 보충해야 하고, 혈이 적으면 자양해야 하는 등등, 그 밖에 경락을 인도하는 약을 써서 효능을 높여야 한다.

 

동의 부인과/ <소문> "상고천진론"에, “여자가 7세가 되면 신기가 강해지고 이가 나며 머리카락이 길어지고, 14세가 되면 월경이 시작되고, 인맥이 뚫리고, 태충맥이 성해지며, 월경이 제때에 시작되어 아이를 낳을 수 있다… 49세가 되면 임맥의 맥이 허해지고, 태충맥이 쇠하여, 월경이 드물어지고, 地道가 막혀 몸이 상하여 아이를 낳을 수 없다”고 하였다. 모든 세대의 의가들은 여성의 생리적 기능과 병리적 메커니즘을 논할 때, 여성의 생식 기능의 성장과 감소를 논하는 이론적 근거로 임맥과 충맥에 의거했다. 임맥과 충맥이 여성의 생식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외에도, 기경팔맥 중에서 독맥과 대맥도 여성 생식 기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 네 가지 맥이 완전한 여성의 생리적 생식 기능 체계를 구성한다.

 

경락 양생

 

<영추> "경별"편에는, “십이경락은 사람이 태어나는 이유이고, 병이 나는 이유이며, 사람이 치료되는 이유이며, 병이 생기는 이유이며, 학문의 시작이고, 일의 끝이며, 어려운 것의 쉬운 부분이고, 어려운 것의 어려운 부분이다.”라고 했다. 이는 경락의 중요성을 요약한 것이며, 건강 관리에 있어서도 경락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동의학의 전통적인 양생이론은 천인상응, 형신합일의 전체론적 관점에 기초하고 있다. 이는 인간과 자연환경, 사회 환경 사이의 조화를 강조하고, 신체 내 기의 상승과 하강, 심리와 생리의 일치를 강조한다. 경락 양생이란 경락이론의 지도 아래, 침, 뜸, 추나, 안마등의 방법을 통해 인체의 경락체계를 조절하여 기와 혈이 원활하게 흐르도록 하고, 내장의 기능을 조화시키며, 신체의 음양의 균형을 유지함으로써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며, 체력을 강화하는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다.

 

침술과 뜸술의 양생에 관한 내용은 '황제내경'에서 처음 언급되었다. 예를 들어, <영추> "역순"편에서는 "가장 훌륭한 의사는 병이 생기기 전에 치료하고, 그 다음의 의사는 병이 심해지기 전에 치료한다..."라고 했고, <소문 자법론>에서는 "침술은 정신을 보양하고 진액을 기르는 데 목적이 있으며, 진액을 수련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질병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을 수련하고 조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금궤요략>에서는 “사지가 무겁고 힘이 없을 때에는 기공, 호흡운동, 침술, 마사지 등을 하여 구규가 막히지 않도록 하라”고 했다. <편작심서>에도 “사람이 건강할 때는 관원, 기해, 중완을 자주 뜸질해야 한다. 비록 장생불사는 못 하더라도 적어도 백 년은 살 수 있다.”라고 했다. 많은 의학 서적에서 추나 및 마사지의 건강 유지 및 건강 관리 효과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 예를 들어, < 濟圣總錄>에서는 “약간의 불편함이 있을 경우, 제대로 마사지를 하면 모든 관절이 열리고 사기가 빠져나간다”고 했다.

 

침술, 추나, 마사지 역시 현대 임상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임상 경험에 따르면 사신총, 신문, 태계 등의 혈자리에 침을 놓는 것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인지 기능을 개선하는 데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족삼리, 내관, 합곡, 대추, 기해, 관원 등의 혈자리에 침을 놓는 것은 건강유지와 노화방지에 큰 효과가 있다. 다른 경혈과 병용하면 안으로 오장육부를 조절하고 밖으로 사지백해를  조리할 수 있다. 경락 마사지를 이용하여 안면부의 천문을 열고, 오경을 마사지하고, 경견부 견정혈과 풍지혈을 마사지하고, 요배의 방광경을 마사지하면 신체의 건강 상태를 조절하고 교정하는 데 상당한 효과가 있다. 복부의 중완혈과 천추혈, 배부의 비수, 위수, 간수, 다리의 족삼리혈을 마사지하는 기술은 비위의 운화 기능을 강화하는 데 상당한 효과가 있다.

 

고대부터 현재까지 의가들은 경락이 인체에 미치는 건강 관리 효과에 큰 중요성을 두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대 의학의 임상적용은 경락의 역할이 기존 질병을 치료하는 데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경락 건강 관리를 통해 질병을 예방하는 데 더 중요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편작심서>에는 "학의가 경락을 모르고 입을 열면 늘 실수를 범하게 된다"고 했다. 우리는 지금 형태학적 관점에서 경락의 본질을 확인할 수 없지만, 수천 년 전의 고대인들은 경락 체계의 기능과 효과를 매우 자세하게 설명할 수 있었으며, 그들만의 독특한 변증법적 사고방식으로 우리의 건강을 보호하는 데 항상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