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학 이야기/의료잡학

면역력의 70%, 장이 담당한다 : 장이 하는 역할 7(면역)

지운이 2025. 6. 24. 23:52

*장은 우리가 흡수한 음식물이 소화과정을 거치는 길이지만, 장이 하는 작용은 상상 이상으로 매우 다양하고도 중요하답니다. 그런 맥락에서 장이 하는 역할에 대해 순차적으로 정리해 둡니다. 장은 각종 생리활성물질의 합성, 소화, 흡수, 배설, 해독, 혈액 정화, 면역 등 다양한 역할을 담당한다고 합니다. 그 일곱번째로 '면역' 작용에 대해 정리해 둡니다. 

 

장이 하는 역할 7 : 면역

 

인간의 세포 수명은 유전자 텔로미어에 의해 정해져 있다. '텔로미어'는 일명 '수명 회수권'이라고도 한다. 이 텔로미어는 태어날 때는 약 1만 염기가 있는데 이것이 5000 염기가 되면 인간은 죽게 된다고 한다. 회수권을 마꾸 써버리면 금방 없어지듯이, 텔로미어도 마찬가지이다. 몸에 무리를 주고 살아가면 점점 텔로미어는 짧아진다는 이야기가 된다. 텔로미어를 줄이는 대표적인 것이 바로 '활성산소'이다. 이 활성산소를 발생시키지 않기 위해서는 장내 환경을 잘 갖추어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면역이란

면역이란 질병을 막거나 질병을 고치고자 하는 기능을 말한다. '감염으로부터의 방어', '건강 유지와 증진', '노화와 질병의 예방'이 면역의 주요 기능이다. 면역력을 한마디로 나타낸다면 살아가는힘, 사람이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한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 면역의 70%는 장에 의해 결정된다

면역력, 즉 살아가는 힘을 관장하는 것은 주로 장이다. 우리 면역력의 약 70%가 장에서 만들어진다고 한다. 즉, 인체에서 가장 큰 면역기관이 바로 장이다.

그렇다면 왜 장에 이 정도의 면역 기능이 집중되어 있는 것일까. 입에서 항문까지는 하나의 긴 '소화관'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 소화관은 비록 몸 안에 존재하지만, 가만 생각해 보면 외부와 직접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소화관을 두고 몸 속에 있으면서 외부와 직결되어 있다는 의미에서 '내부에 있는 외부'라고도 표현한다.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영양소와 수분을 입으로 섭취하게 되는데, 이때 병원체가 함께 운반되기도 한다. '청탁(清濁)을 함께 삼킨다'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이처럼 소화관에는 음식물의 영양성분과 독소가 늘상 함께 존재한다. 따라서 병원체 등의 독소를 걸러주는 문지기가 필요하다. 이점이 바로 문지기로서의 면역 기능이 장에 집중되어 있는 이유이다.

 

  • 면역 기능은 '자기-비자기'의 인식에서 시작된다

면역기능의 출발점은, '자기인지 아닌지' 즉 '자기'와 '비자기'를 선별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자기'라면 용인하고, '비자기'라면 공격한다. 먹거나 마시는 모든 것도 장에 있어서는 외부로부터 침입해 온 비자기이다. 이렇게 소화관은 비자기가 끊임없이 들어오는 곳인 만큼, 이 비자기가 체내에 침입하는 것을 막는 장벽으로 역할해야 한다.

물론 이 장벽이 너무 완벽하면 자신의 생존에 유익한 영양성분을 이용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소화관은 자신에게 유익하다고 판단되면 이를 선별해서 받아들인다. 이것을 경구면역관용이라고 하고 장관 면역의 중요한 기능의 하나이다.

 

  • 면역 반응의 출발점 : 파이어판(Peyer's patch)

장에서 많은 면역의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 소장 하부의 회장에 있는 '파이어판'이라는 조직이다. '파이어판'은 소장 융모 사이에 존재하는 림프소절이 모인 장관 특유의 면역조직이다. 아래 이미지의 평평한 상태의 부분으로, 그 위에는 얇은 점액이 있어 병원균을 그대로 세포 내로 흡수한다.

 



그 가장 바깥쪽에 'M세포(microfold cell)'라는 특수한 세포를 가지고 있고, 이 세포가 장관에서의 면역응답의 기점이 된다. 장관에서의 면역 반응의 흐름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① M세포가 세균을 포획하여 세포 안으로 가져간다.
② M세포의 바로 아래에는 수지상세포(대식세포의 동료)가 있어 M세포로부터 세균을 받아 분해·단편화한다
③ 그리고 그 항원 단편을 헬퍼 T세포에 제시한다.
④ 그러면 헬퍼 T세포가 활성화되어 B세포에 '항체를 만들라'고 지령을 내려 B세포가 항체를 만들어낸다.
⑤ 항체의 일부는 체내로, 나머지는 장관 점막으로 분비되어 세균의 체내 침입(감염)이나 세균의 독소를 중화하기도 한다.

 

  • 장내세균과 장관면역

이처럼 장 속에 있는 M세포 등의 작용에 의해서 병원균이 퇴치되게 되는데, 이 면역세포와 깊이 관련이 있는 것이 바로 장내세균이다. 200종, 100조 개 이상의 장내세균과 면역세포가 힘을 합쳐서 외적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는 유산균이 증가하면 면역력이 증강된다고 알고 있다. 유산균의 세포벽에 강력한 면역증강인자가 있어서 그것이 장의 상피세포 사이의 T림프구나 점막 고유층의 B림프구 같은 면역세포를 자극하여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면역력 높이기는 매우 간단하다

면역력에 장내세균이 깊이 관여하고 있다면, 면역력을 높이는 일은 매우 간단해진다. 장내세균의 종류(다양성)와 수를 늘리면 된다. 장내세균의 먹이인 곡류와 채소류, 콩류, 과일류 등의 식물성 식품을 섭취하면 족할 것이다. 물론 발효식품은 더 좋을 것이고, 각종 유산균 관련 물질도 도움이 될 것이다.

반대로 식품 중의 방부제나 첨가물은 장내세균에 유해한 만큼 이러한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는 식품은 피해야 한다.

 

  • 면역의 나머지 30%는 '마음(心)'

우리 몸의 면역력은 장에서 70%가 결정된다고 했는데, 나머지 30%는 '마음'(주로 자율신경)이 결정한다. 웃고 즐겁게 생활하라는 이야기다. 자연과 친숙하게 생활한다. 적당히 운동한다. 긍정적인 사고를 한다 등등. 이런 간단한 일로 면역력을 높일 수 있다. 장과 마음, 어느 쪽도 모두 중요하다는 점을 잊지말아야 할 것이다.

 

 

 

  • 면역관용도 중요

거듭되는 이야기이지만, 면역 기능의 시작은 '자기와 비자기'의 선별에 있다. 장에는 음식으로 대량의 비자기가 유입된다. 비자기라고 해서 모든 것을 배제해 버리면 영양분조차 섭취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경구면역관용'이라고 해서 자신에게 유익한 것을 선별해서 받아들인다. 외적으로부터 방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관용의 행위도 면역의 큰 역할 중 하나이다. 즉 식품에 의한 알레르기를 억제해 주는 구조라고 할 수 있다.

이 중요한 기능에 장내세균이 필수적인 존재이다.

 

  • 면역에서 장내세균의 역할

장내세균이 존재하지 않는 무균 쥐와 보통 쥐(장내세균 있음)를 비교하면, 무균 쥐는 소화할 수 없는 물질이 쌓이면서 맹장이 상당히 비대해지고 장의 최대 면역조직인 파이어판의 발달도 없고 림프구의 수나 종류도 다르고 항체를 만드는 세포도 적다는 특징을 보인다고 한다. 또한 경구면역관용도 작용하기 어렵다고 한다. 장내세균이 면역의 발달과 기능에 깊이 관계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 든든한 문지기 lgA

장의 상피세포 표면에는 점액이 있다. 이 점액에는 소화된 영양소에 섞여 병원체가 체내에 침입하지 않도록 살균 물질이나 바이러스를 비활성화하는 물질이 포함되어 있다. 또 'lgA 항체'(면역글로브린A 항체)라는 면역 물질도 대량으로 존재하고 있다.

항체란 특정 비자기 물질에 달라붙어 그 이물질을 제거하는 분자를 말한다. 즉, 이물질을 퇴치하기 위한 무기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면역은 어떤 이물질에 대해서도 딱 맞는 항체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동안 lgA 항체는 장 점막 안에 있어서 진입하는 병원체를 죽이는 물질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서는 lgA 항체가 어떤 세균을 처치하고 어떤 세균을 제거할 것인지 그것을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 장내세균과 장관면역의 쌍방향 관계

그동안 좋은 장내세균 균형이 장관 면역계를 활성화하고 건강으로 이어진다는 것은 알려져 있었지만 이 반대의 흐름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 연구에서 장관 면역계에서도 좋은 장내세균 균형을 적극적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즉, 장내세균과 장관 면역계는 서로 관계하는 양방향의 교류가 있고, 그것으로 건강이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 식품과의 관계

평소 섭취하는 식품 성분에 따라 장내세균은 변동된다. 편향된 식사를 하다 보면 그 식품 성분에 특화된 세균종이 폭을 넓혀 세균 균형을 흐트러뜨리는 원인이 된다.

한편 장내세균을 통해서 또는 직접 lgA 항체의 생성이나 다른 면역 기능을 조절해 주는 식품 성분도 있다(보리 등의 식이섬유 베타글루칸이나 폴리페놀 등). 장관 면역이나 장내세균에 직간접적으로 작용하여 장내 환경을 건전하게 유지해 주는 식품이나 건강기능식품도 유용할 수 있다.

요컨대 우리의 세포(면역세포) - 장내세균 - 평상시 식사라는, 이 3가지가 함께 건전한 면역 기능이 발휘한다는 사실을 기억해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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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이 하는 역할 1 : 합성

장이 하는 역할 2 : 소화

장이 하는 역할 3 : 흡수

장이 하는 역할 4 : 배설

장이 하는 역할 5 : 해독

장이 하는 역할 6 : 혈액 정화

장이 하는 역할 7 : 면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