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위의 동태적 변화의 과학적 기초
穴位动态过程的科学基础
- 喻晓春/ 中医杂志 2007年第 48卷第 11期
수천 년 동안 고대 의가들은 수혈, 특히 십사경혈(十四经穴)의 기능과 위치에 대해 상세히 기록해 왔다. 최근에는 수혈의 위치에 대한 국가 표준 및 국제 표준이 제정되어 수혈의 정위(定位)와 응용이 더욱 정확해졌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수혈 면적의 크기와 기능의 강약에 대해서는 통일된 정론이 없다. 오랜 기간 침구 임상에 종사해 온 침구 대가들조차 수혈의 크기와 기능의 강약을 정확하게 묘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문제는 임상에서 오랫동안 침구 의사들을 당혹게 했을 뿐만 아니라, 교육 현장에서도 침구 교사들이 답변하기 어려운 난제가 되었다. 더욱 중요한 점은, 이 문제가 타 분야의 학자들, 특히 국내외 현대 의학 동료들이 "혈위가 과연 과학적 기초를 가지고 있는가?"라고 의구심을 갖게 만드는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역대 중의학 문헌의 혈위에 대한 묘사와 현대 생명과학의 체표-내장 반사(Somato-visceral Reflex)에 관한 연구 성과를 면밀히 검토해 보면, 체표 수혈 면적의 크기와 기능의 강약은 사실 일정불변한 정태적(Static) 상태가 아니라, "살아있는(活)", 동태적으로 변화하는 과정임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즉, 수혈 기능의 강약과 그 면적의 크기는 유기체의 상태, 특히 내장 기능 상태의 다름에 따라 변화하는 것이다.
1. 수혈 이론의 발전 연혁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수혈은 질병을 반영(진단)하고 질병을 치료하는 두 가지 큰 기능을 가지고 있다. 《영추·구침십이원》에서 말하기를, “오장에 질병이 있으면 마땅히 12원혈을 취해야 한다. …오장에 병이 있으면 12원혈에 반응이 나타나며, 각 원혈마다 나오는 곳이 있으니, 그 원혈을 명확히 알고 그 반응을 살피면 오장의 해로움을 알 수 있다”라고 하였다. 이는 내장과 관련된 체표의 수혈이 상응하는 내장의 질병을 반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치료할 수도 있음을 설명한다.
또한, 각각의 수혈이 관련된 내장 기능 상태를 반영하고 조절하는 기능은 고유한 특이성(Specificity)을 가진다. 즉, 서로 다른 수혈은 상응하는 내장 상태에 대해 다른 혈위와 구별되는 고유한 반영 기능과 조절 작용을 지닌다는 것이다. 수혈 이론이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발전해 온 과정은 사실 끊임없는 진화의 과정이었다. 가장 초기에는 명칭과 위치가 고정되지 않은 ‘이통위수(以痛为输, 아픈 곳을 수혈로 삼음)’ 단계였고, 이후 명칭과 위치가 정해진 단계로 발전하였으며, 역대 의가들의 다양한 요약과 진화를 거쳐 최종적으로 경맥에 소속된 경혈과 소속되지 않은 혈위(기혈, 아시혈)의 두 부류로 나뉘게 되었다.
마왕퇴(馬王堆)에서 출토된, 《황제내경》보다 앞선 시기의 백서(帛书, 《십일맥구경》, 《맥법》, 《오십이병방》 등 포함)에는 아직 고정된 명칭이나 경맥 귀속이 있는 수혈의 기록이 보이지 않으며, 단지 체표의 특정 부위에 뜸을 뜬다는 묘사만 있을 뿐이다. 예컨대, “병이 심하면 양(陽) 부위인 환(环, 고관절 부근) 위쪽 2촌 부위에 뜸을 한 번 더 뜬다”(《맥법》)거나, 《오십이병방》에서 “왼쪽 발 가운데발가락에 뜸을 뜬다”라고 묘사한 것이 그 예이다.
진정한 수혈 이론은 《황제내경》에서 기원한다. 《영추·경근》에 ‘이통위수’의 기록이 있을 뿐만 아니라, 《영추·배수》에도 “그것을 검증하고자 한다면, 그 부위를 눌렀을 때 안에서 응함이 있고 통증이 해소되면 그것이 바로 수(腧)이다”라는 묘사가 있다. 또한 《영추·오사》에는 “사기가 폐에 있으면 피부가 아픈 병이 생긴다. …등의 세 번째 척추뼈 옆(오장 옆 부위)을 손으로 빠르게 눌러 시원하고 쾌적하면(快然) 곧 그곳에 침을 놓는다”라는 응용 해설이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초기 수혈의 확정 기준이 의자가 눌렀을 때 환자가 느끼는 통증, 즉 ‘이통위수’ 외에도, 눌렀을 때 병증이 경감되거나 해소되어 느껴지는 쾌적하고 편안한 느낌(쾌연, 快然)에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서 ‘눌렀을 때 시원한 느낌’은 수혈의 치료 작용을, ‘아픈 곳을 수혈로 삼는 것’은 사기를 반영하는 수혈의 진단 기능을 체현한다.
또한 《황제내경》에는 고정된 명칭이 있는 혈위가 160여 개 기록되어 있지만, 명칭이 없는 특정 구자(灸刺) 부위에 대한 묘사도 100여 곳에 달한다. 오늘날 족태양방광경의 고황수(膏肓俞)는 수혈이 명칭과 위치가 없던 상태에서 명칭·위치·귀경을 갖추게 된 진화 과정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예이다. 손사막의 《천금방》에서 고황수는 처음에 명칭이나 위치, 장부 귀속이 없는 아시혈(阿是穴)에 속했다. 그 취혈 방법은 “견갑골 안쪽, 갈비뼈 사이 빈 곳을 눌렀을 때 스스로 가슴 안쪽까지 당기는 느낌이 드는 지점”이었으며, 초기에는 이곳을 단순한 뜸 자리로 정하였다. 이후 해당 부위가 “오래된 담과 고질병을 제거하는” 효능이 있음이 밝혀지면서 명칭과 위치를 부여받았고, 초기에는 경외기혈로 취급되다가 나중에야 방광경에 귀속되어 경혈로 변모하였다.
2. 수혈과 내장의 연관성
수혈 이론이 비록 역대 발전 과정을 거치며 점진적으로 완비되었으나, 어떠한 수식이나 진화도 거치지 않은 ‘이통위수(以痛为输, 눌렀을 때 시원하거나 아픈 곳)’의 (아시)혈이야말로 수혈의 가장 원시적이고 본래적인 의미이다. 실제로 ‘이통위수’의 체표 점이야말로 상응하는 내장 병변을 특이적으로 반영하고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전형적인 혈위이며, 이는 수혈의 진단(눌렀을 때의 통증)과 치료(눌렀을 때의 쾌감)라는 두 가지 기능을 온전하게 포괄한다. 즉, ‘이통위수’는 수혈의 초기 개념인 동시에 상응하는 내장 질병을 특이적으로 반영하고 치료하는 수혈의 고전적 전형이라 할 수 있다.
수혈은 내장 기능의 변화를 특이적으로 반영하는 창(窓)이다. 이를 자세히 분석하고 비교해 보면, ‘이통위수’의 수혈은 실제로 현대 의학의 연관통(Referred Pain)의 수많은 특징을 포함하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내장 질병으로 인한 체표 연관통은 현대 의학 임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으로, 이러한 연관통은 종종 피부1)나 근육의 통각 과민(Hyperalgesia)을 동반하며 흔히 분절적인 근육 경련(Muscle spasm)을 나타낸다.2-3)
“눌렀을 때 아픈 곳”이라는 수혈의 반응은 내장 질환에 의해 유발된 체표 해당 부위의 통각 과민(Hyperalgesia) 및 이질통(Allodynia, 통각 이상) 현상과 유사하다. 통각 과민은 자극에 대해 인체가 과도한 통증 반응을 일으키는 것으로, 정상일 때는 통증을 일으키지 않는 역치 이하의 자극에도 통증을 느끼거나 역치 이상의 자극에 정상보다 훨씬 강한 통증을 느끼는 것을 포함한다. 이질통(통각 이상)은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통증을 일으키지 않는 다양한 자극에 의해 유발되는 통증을 말하며, 이 역시 통각 과민의 한 종류에 속한다.4) 예컨대 아주 가벼운 접촉이나 체표의 털을 건드리는 것만으로도 연관통 구역에서 통증이 유발된다는 관찰 보고가 있다.5) 이러한 “눌렀을 때의 통증(按之痛)” 현상이 유발되는 요인은 실제로는 내장 질환으로 인한 체표 해당 부위의 연관성 통각 과민 또는 이질통 기전과 관련이 있다.
축삭 반사(Axon reflex) 이론은 통각 과민의 중요한 기전 중 하나이다. 축삭 반사의 기초는 말초 신경 전달 섬유가 척수 중추로 들어가기 전에 존재하는 분지(Branching) 현상이다. 즉, 척수 후근신경절(DRG)의 1차 전달 뉴런은 내장 신경을 구성하는 분지를 가짐과 동시에 상응하는 체표 구역에 분포하는 분지도 가진다. 세포 내 기록을 통한 전기생리학적 연구에서도 후근신경절 세포가 신체(躯体)를 지배하는 좌골신경 자극에 반응할 뿐만 아니라, 자율신경 성분을 포함한 음부신경의 자극에 의해서도 활성화될 수 있음이 증명되었다.6) 이는 기능적으로 신체와 내장의 전달 신호가 척수 이하 수준에서 수렴(Convergence)됨을 입증한다.
신체와 내장 전달 신호가 척수에서 수렴되는 것은 혈위가 내장 질환을 특이적으로 반영하는 중추 수준의 기전이다. 동물 형태학 연구에 따르면 고양이의 늑간신경과 내장대신경은 척수 후각(Dorsal horn)에서 수렴 현상이 나타나며,7) 토끼의 좌골신경과 방광의 1차 전달 섬유는 천수 후연합핵 구역에서 수렴된다.8) 또한 토끼의 일월(日月), 기문(期门) 혈구 구역의 감각 신경 투사와 총담관 팽대부의 감각 신경 투사는 5~7개 분절의 중첩이 있음이 밝혀졌다.9) 이러한 현상들은 체표 혈위가 내장 기능을 반영하는 데 있어 과학적 기초를 제공한다.
3. 혈위 기능의 동태적 표현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이통위수(以痛为输)’와 ‘눌렀을 때의 통증(按之痛)’은 혈위가 내장 질병을 반영하는 진단 기능의 구체적인 체현이다. ‘눌렀을 때의 통증’이란 내장에 병변이 있을 때 체표의 해당 구역에서 나타나는 일종의 통각 과민 또는 통각 이상 반응을 의미한다. 반면, 정상적인 상황(내장 기능이 정상일 때)에서 해당 혈위 구역은 체표의 다른 부위와 다를 바 없으며, 자발적인 통증이나 압통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내장에 병변이 있을 때 비로소 해당 혈위 구역에 통증과 압통이 나타난다는 점은, 정상적인 생리 상태와 이상 병변 시 혈위가 서로 다른 기능적 표현을 가짐을 설명한다. 즉, 혈위는 상대적으로 침잠해 있는 상태에서 상대적으로 민감한 상태로 변화하는 과정을 거치며, 이는 기능적으로 혈위가 ‘살아있는(活)’ 동태적 개념임을 의미한다.
내장 병변 시 나타나는 혈위의 통각 과민이나 통각 이상 현상의 형성은 척수 및/또는 척수상중추의 수준이 다른 내장병변시 기능의 촉진(facilitation) 또는 민감화(sensitization)의 결과로, 내장기능의 변화를 반영하는 통증에 관여하는 수렴민감화/촉진 메커니즘에 부합한다. 연구에 따르면, 내장이나 심부 조직에서 전달되는 자극 충동은 척수 후각의 체성-내장 수렴 뉴런(Somatic-visceral convergent neuron)을 민감하게 만들 수 있으며, 이로 인해 해당 뉴런이 체표로부터 오는 자극에 대해 더욱 강력한 반응을 보이게 된다.11-12) 이러한 수렴 뉴런은 내장 병변(유해 자극)에 의해 민감해진 후, 자발적 배경 방전(Background discharge)을 일으키는 세포 수가 증가하고 방전 빈도가 높아지며, 체표 수용 구역(Receptive field)의 자극 역치가 하강하는 등의 현상을 동반한다.
예를 들어, 요관결석으로 인해 연관성 근육 통각 과민이 유발된 동물은 배경 방전을 일으키는 척수 세포의 수와 배경 방전의 빈도가 정상 대조군 동물보다 현저히 높았다.13) 또한 방광에 화학적 자극을 가한 후, 방광 신경 전기 자극에 반응하는 척수 후각 뉴런의 배경 방전 역시 뚜렷하게 증가했다.12) 정상 쥐와 비교했을 때, 요관결석 모델 쥐의 척수 후각 뉴런 배경 방전은 현저히 증가했으며 요관 확장에 반응하는 뉴런의 수치도 증가했다. 저자는 이것이 쥐의 결석으로 인해 유발된 연관성 통각 과민 현상이라고 보았다.14) 그뿐만 아니라 식도15)나 결장16)의 염증은 척수 뉴런의 반응 역치를 낮추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처럼 수렴-민감화 기전은 체표와 내장을 동시에 지배하는 수렴 뉴런이 내장 병변에 의해 민감해진 후, 반응 역치가 낮아지고 배경 방전이 증가하는 등의 현상을 의미한다. 이는 체표의 수혈이 내장 기능의 변화에 따라 함께 변화할 수 있음을 설명한다. 내장 기능이 정상일 때 수혈은 상대적으로 침묵하는 상태에 머물지만, 내장이 손상되어 기능 변화가 발생하면 상응하는 수혈 역시 민감해져 더욱 활성화되는 것이다. 내장 병변 시 발생하는 이러한 수렴 뉴런의 민감화 현상은 바로 수혈 기능이 동태적으로 변화하는 기초가 된다.
혈위 기능이 ‘살아있는’ 동태적 개념이라는 것의 또 다른 함의는, 유기체(내장)의 상태에 따라 혈위 면적의 크기 또한 그에 상응하는 변화가 일어난다는 점이다. 이 점 역시 내장 병변 시 나타나는 수렴-민감화/촉진 현상을 통해 확인된다.
그 원인은 내장 병변 발생 시, 체표-내장 수렴 뉴런이 촉진 및 민감화되면서 체표 수용구역(Receptive field)의 확대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연구에 따르면, 공기 주머니(Balloon)를 이용해 쥐의 식도를 반복적으로 확장 자극했을 때 T2~T4 분절 후각 뉴런의 피부 수용구역이 눈에 띄게 커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17) 마찬가지로 65~80mmHg의 압력으로 담낭을 확장했을 때도 척수 하부 흉단 후각의 내장-신체 수렴 뉴런의 피부 수용구역이 확대되었다.18)
내장 병변 시 발생하는 이러한 수렴 뉴런의 체표 수용구역의 확대는, 내장 기능의 반영 창구인 체표 수혈의 크기가 내장 기능 상태에 따라 변화하는 동태적 과정임을 정확하게 설명해 준다. 수용구역의 크기는 척수 상부 중추(Superior spinal center)의 조절을 받는데,18-19) 연구 결과 문측 연수 망양체(RVM, Rostral Ventromedial Medulla) 핵단이 척수 후각에 대한 하행성 조절(Descending control)에 참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20) 특히 RVM 내의 NMDA 수용체와 NO(일산화질소)는 내장과 체표의 연관성 통각 과민 현상 형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이 입증되었다. 따라서 내장 자극에 의한 척수 후각 뉴런 피부 수용구역의 확대는 척수 상부 중추의 하행성 촉진 작용(Descending facilitation)과 깊은 관계가 있다고 여겨진다.
이상을 종합해 볼 때, 내장의 질환은 앞서 언급한 수렴-민감화/촉진 기전을 통해 상응하는 체표의 특정 구역에서 통각 이상 등의 민감화 현상을 일으킨다. 이로 인해 평상시 상대적으로 ‘침묵’하던 혈위 구역에 ‘눌렀을 때 시원하거나 아픈’ 기능적 변화가 나타나고, 해당 혈위 구역의 면적 또한 확대됨으로써 수혈 기능 활동의 동태적 변화 특성을 명확히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수혈의 크기와 기능의 강약은 고정불변한 것이 아니라 유기체, 특히 내장 기능의 변화에 따라 동태적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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