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지혈의 성격과 자침의 기술
풍지혈의 성격과 적응증
풍지(風池)혈은 이름이 말해주듯 '풍'(바람)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동의학에서는 풍사가 드는 곳이자 동시에 풍사를 배출하는 곳으로 이해한다. 감기 등 외감병을 비롯하여 풍사의 침법으로 유발되는 각종 질병에 도움을 구하는 자리로 통한다. 한편 동의학은 풍사를 백병을 유발하는 으뜸의 사기로 이해하는 만큼 거꾸로 그 활용 폭도 넓을 것임을 집작할 수 있다. 사실 마사지만 해줘도 목과 두부의 불편함을 쉽게 개선됨을 느낄 수 있다. 목을 통과하여 머리로 가는 혈행을 개선하는 효과가 기대되며 혈액 순환 촉진으로 다양한 목 안면의 불편함이 개선된데 따른 것이다.
풍지혈은 목덜미, 후두골 아래, 풍부혈과 같은 높이에 있으며, 흉쇄유돌근과 승모근의 위쪽 끝 사이 오목한 부분이다. 앉거나 엎드린 자세, 또는 누운 자세에서, 머리를 숙여 후두골 아래 두 개의 큰 힘줄 바깥쪽 가장자리에 있는 오목한 부분을 찾는다. 대개 귓불과 거의 같은 높이이다.


그 적응증은 이미 지적한 대로 폭 넓다. 풍지혈을 이용해 풍사를 제거해 주면 머리가 맑아지고, 눈이 밝아지는 등, 머리, 눈, 귀, 입, 코, 뇌 질환에 폭넓게 활용된다. 적응증을 정리해 보면, 뇌졸중, 간질, 두통, 어지럼증, 이명과 같은 내풍증은 물론, 감기 및 발열, 인후통, 코막힘, 부비동염, 충혈 및 부은 눈, 안통 등 각종 안질환, 난청 및 이명, 안면마비와 같은 외풍증에도 적용된다. 물론 낙침 등의 항부 경직의 근육질환에 적용된다. 또한 어깨와 허리 통증에도 매우 효과적이라고 한다.
고전에서 언급된 적응증. 《医宗金鉴》은 한사의 폐감모나 각종 두통(肺中寒,偏正頭疼痛)을 주치한다 했고, 《 席弘赋》는 风池 风府의 심자로 상한병 등 백병을 일거에 사라지게 된다고 했다. 《胜玉歌》에는 頭風, 頭痛에 풍지에 뜸을 뜨라 했고, 《玉龙歌》에는 偏正頭風에는 담음(痰饮)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가 있으니 잘 살펴 담음이 있는 경우는 풍지를 없는 경우라면 합곡을 자침하라고 했다. 《通玄指要赋》서는 頭暈. 目眩에는 풍지를 찾으라 했고,《玉龙赋》에서는 风池、绝骨로 구루(傴僂, 곱사등이)를 치료한다고 했다.
한편 그 적응증이 폭 넓은 만큼 여러 혈자리와 함께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풍지는 대추 및 후계와 함께 사용하면 풍사를 제거하고 혈액 순환을 촉진하며 통증을 완화하는 효능이 있어 주로 목 경직 및 목 통증 치료에 활용된다. 풍지는 정명, 태양, 태충과 함께 사용하면 시력을 개선하고 통증을 완화하며, 주로 충혈, 부기, 통증이 있는 눈을 치료하는 데 사용된다. 풍지는 양백, 권료, 협거과 함께 기혈 순환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으며, 주로 안면마비 치료에 사용된다. 풍지는 대추, 합곡, 곡지와 함께 사용하여 감기와 열을 치료할 수 있다. 또한 풍지는 신문, 풍룡, 태충, 합곡과 함께 간질 치료에도 사용된다.
풍지혈의 자침 기법
풍지혈의 자침 기법과 관련해서는 여러 견해가 있다. 예컨대 반대쪽 눈을 향해(0.5~0.8촌), 반대쪽 안쪽 눈꼬리를 향해(0.8~1.0촌), 코끝을 향해(0.8~1.2촌), 대측 풍지혈로 투자(풍지-풍부-풍지의 투자) 등의 다양한 견해를 볼 수 있다.
어느 방식이건, 무엇보다 침끝이 향해가서 척추 내측 상척수에 해당하는 연수를 손상시켜서는 안된다. 이 경우 풍지-풍지 투자는 연수 손상과는 아무 관련이 없고, 코끝을 향한 자침도 연수쪽을 향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코끝 향 자침 시 침첨은 연수를 향하진 않지만 추골동맥을 손상시킬 우려는 있다.
문제는 반대쪽 눈을 향하는 두 경우일 것이다. 침첨이 향하는 곳이 연수가 되고 일정 깊이 이상 자입하면 연수에 닿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반대쪽 눈을 향한 자침의 경우에는 자침 깊이에 유의해야 한다. 중국에서의 연구에 따르면(方继良 측정), 눈을 향한 자침시 연수까지의 깊이는 남성 (56.150±6.155) mm, 여성 (45.107±2.17) mm라고 한다. 일본에서의 연구도 풍지에서 연수까지의 거리가 약 50mm 정도라고 한다. 아래 그림과 같이 이와 거의 유사하다. 이런 맥락에서 반대쪽 눈을 향한 자침 시, 35mm를 넘지 않을 것을 권장한다. 이 역시 절대적일 수는 없다. 환자의 비수에 따라서도 자침 깊이는 달라져야 한다. 아울러 애초에 침첨이 연수쪽으로 향하는 것을 피하는 코끝햘 자침이 추천되기도 한다.

***위 그림은 연수까지의 깊이를 측정하기 위한 것일 뿐, 절대 그림과 같은 깊이까지 자침해서는 안됩니다***
한편 자침 방향과 관련 경락 흐름도 함께 고려해 볼 수 있다. 예컨대 족소양담경의 유주에서 "목 외자에서 시작하여 두각을 지나 귀 뒤로 내려가 목을 따라 소양경(수소양삼초경) 앞쪽으로 주행하여 어깨에 이른다 .. "(“起于目锐眦,上抵头角,下耳后,循颈,行于少阳之前,至肩上…")라고 했는데, 풍지혈 자침 시 침첨이 지나는 경로가 이러한 주행과 밀접한 연관을 갖는 것으로 봐도 좋을 것이다.

***위 그림은 척추향 자침 시 침첨이 향하는 모습을 보기 위한 것일 뿐, 이렇게 연수에 닿을 정도의 깊이까지 자침해서는 안됩니다***
풍지혈 자침 시(반대쪽 눈을 향한 자침 기준) 침첨이 이르는 깊이에 따라 침감이 달라진다. 약 0.5촌 정도 자입하면 침감이 두정부, 관자놀이, 이마. 귀, 안확(눈) 등으로 퍼지는 감각을 느낄 수 있다. 좀더 진전하여 1촌 정도의 깊이에 이르면 눈쪽으로 퍼지는 침향이 더욱 강해지며, 이어 1.5촌(3.5~3.8cm)까지 진입하면 안확 을 중심으로 눈쪽으로 퍼져나가는 침향이 매우 강해질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풍부혈은 두통, 어지럼증, 두중증, 현기증, 안면통 등과 더불어 각종 안 질환 및 귀 질환의 치료에 활용된다.
침향을 코 부위로도 형성시킬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코쪽을 향한 자침 방향이 요망된다. 코끝을 향해 0.5~1.2촌 깊이 자입이 추천되는데, 이 경우에도 국소 반응과 더불어 두정부, 관자놀이, 이마, 눈 주위로 침향이 형성된다. 이 시술은 다양한 두통, 경추성 현기증, 귀로 인한 현기증, 감기, 원인 불명의 발열, 알레르기성 비염, 부비동염, 이명, 안면신경 마비, 뇌졸중 후유증, 간질, 경부 림프절 비대, 갑상선 기능 장애 등 여러 질환을 치료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한다. 물론 코 끝을 향해 침을 놓으면 풍한을 제거하고 폐를 맑게 하며 비규를 통하게 해주어 외감풍한 표실증에 직접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한편 뇌졸증 후유증이라면 환측 코 옆으로 안와하 약 7cm 지점을 향해 직자하면 뇌졸증으로 인한 편마비나 반신의 감각이상에 효과적이라고 한다.
이외에도 광대뼈나 관자놀이, 입꼬리, 태양혈, 후두 등을 향한 자침도 거론되는데, 어느 경우든 침향은 관자놀이, 이마, 안확 등으로 형성된다고 한다. 관자놀이 향 자침은(약6cm 깊이 자입) 자침 시 전두부 양백혈 방향으로 침감이 형성되며, 편두통, 불면증 등에 효과적이라고도 한다. 동의학적으로는 간양상항, 어혈, 담음, 기혈 부족으로 인한 두통에도 효과적이라 한다. 입꼬리 방향으로의 자침은(약 6cm 깊이 자침)은 침첨이 관자놀이향 자침 보다 약 2~3cm 정도 아래인데, 유사한 침향과 더불어 인후 주변으로 침향이 형성되기도 하며, 인후 기관지 질환 등에 효과적이라고 한다.
또한 풍지(투)풍지의 투자(풍지-풍문-풍지의 투자)도 활용되는데, 이는 경추 협척 자침 기법으로도 통한다. 낙침 등 경항부 경결해소는 물론 기혈 소통과 추골동맥 순환 개선에 효과적이라고 한다. 투자와 함께 풍지 자침과 함께 풍지-7개경추 향 자침 기법도 활용된다. 이는 경추증, 경추 혈액순환 부진, 경추 운동 제한, 경추 부위의 한랭풍 등에 효과적이라고 한다. 투자 기법은 완골-풍지 투자도 활용된다. 이는 어지럼증, 두통, 기억력 감퇴, 인지 저하, 알츠하이머병, 뇌 반응 저하 등에 효과적이라 한다.
제반 임상에서의 자침 기법을 살펴본 결과, 요컨대 풍지혈 자침은 고정된 특정 기준이 있다기 보다는 각종 질환에 따라 침의 방향과 깊이 및 강도의 유연한 조절이 요망된다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자침 시 그 방향 및 깊이의 문제는 절대적인 기준에 얽매이기 보다는 각각의 질환과 연관하여 그에 걸맞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결국 실제 임상에서의 침향과 임상 결과 등의 과정을 세세히 살피며 그 자침의 기준을 구축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물론 항부 근골격계 질환이라면 자침 기법은 전혀 달라질 수 있다. 경결을 풀어내는 기법이 주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항부의 경결을 풀어내는 것은 목 안쪽의 혈관과 신경의 기능을 활성화하는데 효과적이다. 근골격계 질환의 경우에는 특히 그 해부학적 구조, 즉 피부, 피하 조직, 승모근 외측과 흉쇄유돌근 내측 사이 영역, 두판상근, 두반극근, 그리고 후두직근, 상두사근, 상두사근 주위의 후두하삼각에 대한 충실한 이해가 요망된다. 해부학적으로는 특히 추골동맥, 연수, 그리고 후두하삼각 사이의 공간적 관계를 철저히 파악해야 한다.
한편 자극의 방식이나 강도도 중요하다. 자침에 따른 기혈 흐름과 환자의 반응에 주의를 기울여 필요시 자극을 위한 기법을 강구한다. 침을 뺐다가 다시 방향을 바꾸어 자입한다거나 더 깊이 자입할 수도 있다. 물론 침향을 뚜렷하게 형성하려면 제삽, 염전 등의 기법으로 자극 강도를 높여줄 수도 있다. 자극 방식이나 강도의 변화도 환자와의 소통을 매개로 진행해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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