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벤다졸의 항암기전에 대한 한 연구..
*근자에 펜벤다졸이라는 동물용 구충제가 항암효과가 있다고 하여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이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흘러나와 있어 중언부언이 필요친 않을 것이다. 특히 저 ‘죠 티펜스씨’로부터 유래하는 이야기는 누구나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여기서는 이 약물의 의학적 작용기전에 대한 이해에 도움을 얻고자 찾아본 내용을 소개한다.
상당수 약물이 그러하듯, 이 약물도 항함효과가 있을 가능성은 우연하게 알려지게 된다. 펜벤다졸 역시 우연히 그 효과를 알게되었다. 다국적제약회사 M사에서 동물부문 연구자가 실험 쥐에 암을 발병시키려 하였는데, 한 그룹의 쥐에서는 암이 발병하지 않았는데, 이 그룹이 바로 기생충을 제거하기 위해 구충제를 투여한 그룹이었다고 한다. 이로부터 확인된 것이 펜벤다졸 구충제에 항암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4기 뇌종양 환자에게 투여한 결과 단기간에 암이 사라졌다는 사실이 확인되며 동물용 구충제가 민간 항암요법의 하나로 등장하게 되었다.
즉 이를 알게 된 수의사가 죠 티펜스씨에게 펜벤다졸을 사용한 치료를 지도했다. 뇌부터 발끝까지 전이되어 3개월 밖에 살 수 없을 것이라던 죠씨는 복용 3개월 만에 치료가 되어, 그가 했던 치료법이 펜벤다졸과 비타민E 등을 조합한 ‘죠 프로토콜’로 유명해지게 되었다. 특히나 이 약물은 가격도 싸고 부작용 보고도 매우 적어 특히 말기암으로 고통받는 많은 환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렇다면 펜벤다졸이 작동되는 의학적 기전은 무엇일까? 사실 암세포 역시 대사를 통해 증식한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그 대사시스템의 핵심요소를 저해하거나 차단할 수 있다면 항암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펜벤다졸이 암세포의 대사시스템을 선택적으로 저해/차단하는 약물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점이 중요하다. 이것이 가능하다면 부작용도 없이 복용만 하면 암이 사라지는 혁명적 변화가 일어날 수도 있다.
여전히 충분한 연구가 이루어지지 못한 상태지만, 그런 가운데 한 연구가 주목할 만하여 소개한다. 일본의 연구그룹에 의한 연구이다(慶應義塾大学先端生命科学研究所 平山明由研究員, 曽我朋義教授 등과 国立암센터東病院(千葉県柏市)의 江角浩安病院長 등). 그들의 연구는 회충을 없애는 약물이 어떻게 암세포에도 작동할까라는 데서 출발하였고, 연구 결과 암이 회충과 유사한 대사를 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다. 따라서 펜벤다졸이 이 동일한 대사를 억제/차단하는 작용을 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암학회지 <Cancer Research>(on-line판, 2009. 5.19)에 발표되었다 (Quantitative Metabolome Profiling of Colon and Stomach Cancer Microenvironment by Capillary Electrophoresis Time-of-Flight Mass Spectrometry.
https://cancerres.aacrjournals.org/content/early/2008/12/31/0008-5472.CAN-08-4806
). 시간적으로 보면 죠 티펜스씨 사례가 있기 훨씬 전의 일이다.
세포는 악성이든 양성이든 신진대사 활동에 의해 생명을 유지한다. 암도 같은 세포이며, 증식하기 위해서는 뭔가 에너지가 필요하다. 통상 생물은 산소가 충분한 환경에서는 TCA회로 라는 대사를 통해 에너지 물질인 ATP를 생산한다. 기생충으로 알려진 회충도 산소가 많은 곳에서 성장하는 유충 시기나 체외에 있는 동안에는 산소를 호흡하고, 인간과 같은 TCA회로를 사용하여 에너지를 생산한다. 그러나 일단 산소가 부족한 소장에 진입하면 이번에는 특별한 대사를 통해 에너지를 생산하게 된다. 구충제는 바로 회충이 사용하는 이 특별한 대사를 선택적으로 저해하여, 인간에 부작용 없이 회충만을 사멸시키는 작용을 한다. 연구그룹은 구충제가 악성 암세포도 사멸시킨다는 것을 2004년에 발견했다. 이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암세포는 혈관이 없이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서도 활발하게 증식할 수 있다는 사실로부터 암세포도 회충과 비슷한 특수한 대사를 통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이 아닐까 라는 가설을 세우고, 연구를 이어갔다
연구팀은 대장암 환자와 위암 환자에게서 암조직과 정상조직을 채취하여 그 조직의 대사체를 종합적으로 측정하여 암과 정상조직의 신진대사의 차이를 비교했다. 그 결과, 저산소 환경에서 호박산(succinic acid)을 고농도로 축적하는 회충이 나타내는 현상이 암 조직에서도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 호박산의 축적은 회충이 특별한 대사를 사용한 경우에만 관찰되고 암도 이 대사를 사용한다는 것을 강력히 지지하는 결과였다. 또한 산소 농도가 낮은 대장암 쪽이 위암 보다 더 많은 호박산을 축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구충제로 암세포가 사멸한다는 사실과, 암 조직과 회충의 에너지를 생산하는 대사 패턴이 비슷하다는 사실, 이 두가지로부터 암세포는 회충 등의 기생충이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서 사용하는 특수 대사 또는 이와 유사한 어떤 대사를 통해 성장에 필요한 에너지를 생산할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다.
연구그룹은 앞으로 더 연구를 진행시켜 암세포가 사용하는 특수 대사를 식별해 내고, 신진대사 시스템의 핵심 효소를 선택적으로 저해하는 약물을 개발함으로써 부작용 없고 약효는 높은(정상 세포에는 작용하지 않기 때문에 부작용이 적은) 항암제를 개발하고자 한다고 말한다.(*http://www.iab.keio.ac.jp/news-events/event/index.html)
(*芝雲 정리)
'동의학 이야기 > 암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펜벤다졸 : 동물용에서 항암제로.. (0) | 2019.11.13 |
---|---|
펜벤다졸의 항암효과 연구.. (0) | 2019.11.13 |
장내세균이 ‘암치료’를 좌우한다!? <보충2> (0) | 2019.03.04 |
장내세균이 ‘암치료’를 좌우한다!? <보충1> (0) | 2019.02.28 |
장내세균이 ‘암치료’를 좌우한다!? (0) | 2019.0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