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학 이야기/뜸을 뜨자!

격물구 : 소금뜸, 마늘뜸 그리고 생강뜸 Ver.2

지운이 2019. 12. 30. 11:34

*본 글은 <2019 침구인 1박2일>(2019.5.31-6.1)에서 발표된 원고입니다. 뜸요법 시술에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발표에 사용된 PPT 자료도 올려놓으니 함께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격물구 : 소금뜸, 마늘뜸 그리고 생강뜸 PPT")

 

 

격물구(간접뜸)에 대하여

-소금뜸, 마늘뜸 및 생강뜸을 중심으로-

 

들어가며

 

오늘 사할린에서 오랜 동안 침뜸치료 활동을 해 오신 손병덕선생님께서 직접 몇가지 간접뜸에 대해 그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 주셨다. 선생님께서는 이들 뜸을 활용해 근골격계질환은 물론 많은 병증을 치료해 왔으며, 특히 암환자를 대상으로 한 치료도 여러 차례 경험하셨다고 한다. 선생님의 가르침에 감사드리며 이를 계기로 소금뜸 마늘뜸 및 생강뜸에 대해 간단히 정리해 둔다.*

    

*)선생님의 임상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손병덕 구술, <사할린에서 싹 튼 아리랑 침뜸>을 참조할 수 있는데, 많은 시사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1. 뜸요법 : 직접구와 간접구

 

뜸요법이 동의학 치료에서 중요한 수단이 된 것은 매우 오랜 역사를 갖고 있지만, 대체로 초기 素問/靈樞의 단계에서는, 寒冷 질환을 중심으로 寒症虛症 위주로 사용된 것으로 지적되었으나,*) 후대에 와서 實熱證에도 폭넓게 활용된 것으로 보인다. 즉 뜸요법은 虛寒證, 實熱證 寒 熱 虛 實 등 제반의 병증에 다양하게 사용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

    

*) 素問 異法方宜論北方者 .. 臟寒生滿病 其治宜灸라든가, 靈樞 陷下則灸之등의 표현을 참조할 수 있다.

 

**) 寒 熱 虛 實에 두루 활용할 수 있다는 주장의 대표적인 것으로는 李梴()<醫學入門>을 들 수 있다. 관련한 대표적인 구절로 다음을 볼 수 있다. “虛症에 뜸을 뜨는 것은 火氣로 하여금 元陰을 돕기 위함이고, 實證에 뜸을 뜨는 것은 실사가 火氣를 따라 발산되도록 하기 위함이고, 寒症에 뜸을 뜨는 것은 그 기운이 溫氣를 회복하도록 하고자 함이고, 熱症에 뜸을 뜨는 것은 를 이끌어서 외부로 발산되도록 하고자 하는 것으로 를 내쫓는다는 의미이다.”

 

뜸을 뜨는 방법에는 크게 뜸쑥을 피부에 직접 올려 놓고 뜨는 직접구와 피부에 마늘이나 소금을 올려놓고 그 위에 뜸쑥을 올려 뜸을 뜨는 간접구가 있다.*) 그 가운데 몇가지 간접구에 대해 간략히 정리해 둔다

 

*)뜸요법에 대해 종합적으로 정리한 글로는 다음을 참조할 수 있다.

-이건목 외, 뜸의 대중화 및 유용성 방안에 대한 연구, 대한침구학회지 제206(2003)

-황경호, 뜸요법의 국내 시술 실태 및 표준화 모색에 관한 조사연구, 대한체질인류학회지, 24-3(2011)

-尾崎 昭弘, 會澤 重勝, 戸田 静男, 熊本 賢三, 榎原 智美, 小池 太郎, 研究, 全日本鍼灸学会雑誌 2008, 581

-のチカラ, 形井 秀一, 大田 美香, 辻内 敬子, 大塚 素子, 伊田屋 幸子, 全日本鍼灸学会雑誌, 2015, 651

-戸田静男科学的証明灸療法におけるモグサの意義医道日本臨時増刊 NO.41まるごとお灸特集神奈川医道日本1999

 

간접구에 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葛洪(서기 283~364)<肘後備急方>에서 볼 수 있다.*) 그에 의해 처음 隔蒜灸 隔塩灸 등이 언급되었고, 이후 다양한 격물이 활용되며 여러 가지 방식으로 확대되어 왔다. 예컨대, 초기에는 隔蒜灸, 豆豉灸, 黄蝋灸, 隔塩灸, 黄土灸 (孫思邈:581~682, <千金方>)도 있고 隔薑灸, 硫黄灸, 温臍灸 등도 거론되고 있으며, 이후 명대에 와서는 桑枝灸, 神鍼火灸, 雷火鍼灸, 太乙鍼灸, 燈火灸, 陽燧灸(日光灸) 등 기록상으로 많은 간접구들이 이용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晋唐시대는 <황제내경> 이후 <침구갑을경>에 이르기까지 침술을 중시하고 뜸을 경시하는 전통과는 반대로 뜸이 중시되었다고 하는데, 그 대표적인 이가 葛洪이다. 그의 <肘後備急方>에 나오는 109 항목의 医方 가운데 뜸법이 94항목에 달하며, 그 가운데 마늘뜸 등 간접구도 언급되고 있다.

 

이들 가운데, 오늘날 많이 이용되는 간접구로는 피부와 뜸쑥 사이에 소금, 마늘, 생강 등을 깔고 뜸을 뜨는 隔塩灸(격염구), 隔蒜灸(격산구), 隔薑灸(격강구) 등이 있고, 부자, 약병 등 도 자주 활용된다고 한다. 이들 간접구는 무언가(격물)를 올려 놓고 그 위에 뜸쑥을 올려 뜸을 뜨는 방식이라고 해서 격물구라고도 불린다.

 

간접구는 직접구와 비교해서 다소 번거로운 절차가 따르긴 하지만, 통증이나 灸傷*) 등의 문제를 피할 수 있으며 온열자극을 체내 깊숙한 곳까지 전달하는 한편, 격물에 상응한 약리효과도 기대된다는 점에서 널리 활용되어 왔다. 간접구는 쑥뜸이 갖는 통상의 작용에 격물의 약리 작용이 더해져, 복통, 설사 등의 소화기 질환이나 만성기침, 소변장해(비뇨기계질환), 관절질환 등에 널리 활용되어 왔다고 한다. 이외에도 신경계 질환, 골질환, 신장을 비롯한 각종 내장기계 질환 등 각종 질환을 대상으로 한 임상과 연구들이 진행되어 왔다.

    

*)직접구의 경우 불가피하게 火傷의 상처가 생기게 되는데, 일반적인 火傷과 혼돈하는 경우가 많아 灸傷이라 표현하였다. 일반 화상의 경우 손상 부위의 피부에 과산화지질이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뜸으로 생긴 상처에서는 이것이 상승하지 않는다고 한다. 과산화지질은 활성산소의 작용으로 생성되어 조직 장애를 일으키는데, 뜸쑥이 연소되며 이 활성산소의 생성을 억제하기 때문이라고 한다.(大西基代, のラジカル除去作用研究, 全日本鍼灸学会雑誌 1990404등 참조)

 

 

2. 주요 격물구 : 隔塩灸(소금뜸) 隔蒜灸(마늘뜸) 隔薑灸(생강뜸)

 

1) 소금뜸

 

隔塩灸(격염구), 즉 소금뜸은 환부에 소금을 3~10mm 정도 깐 다음 여기에 뜸쑥을 올려 뜸을 뜬다. 소금은 천일염을 사용하는 것이 좋고, 어느 정도 수분을 함유하고 있는 소금을 써야 한다고 한다.*)**) 물론 천일염을 그대로 사용하기는 곤란하다. 그대로 사용하면 소금 입자가 굵어 그 사이사이에 공기가 많아 적정한 온도를 확보하기가 곤란하므로 꽃소금 정도의 크기로 분쇄하여 사용하는 것이 좋다.

 

*) 이건목외, 種類에 따른 隔鹽灸熱傳達 特性에 관한 實驗的 硏究 대한침구학회지 제211, 2004

 

**) 북한의사 출신의 남한 한의사인 박지나씨는 굵은 소금을 잘 볶아서 물기를 제거한 뒤 배꼽에 채워 넣고 그 위에 쑥을 봉으로 잡아서 뜸뜨는 방법을 제시한다. 박씨는 소금뜸은 고혈압, 중풍 후유증, 만성 소화 장애, 냉증 환자들에게 특효라 하며, “거의 만병통치라 할 정도로 소금뜸이 좋아요라고 지적한다.( “마늘뜸, 소금뜸을 아시나요한의사 박지나 씨, 인터넷싸이트 <동포사랑>)

 

소금뜸은 제법 큰 쑥봉을 사용하므로 온도 상승시간이 상대적으로 길고, 상승한 온도의 지속시간도 길다. 따라서 긴 시간 동안 온화한 열자극을 얻을 수 있다. 소금층의 두께는 의도하는 치료 목적에 따라 달리하면 될 것이다. 두껍게 깔면 적정온도로 상승하기까지 시간이 길어 환자가 열자극을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이나, 소금층에 형성된 열이 과도하게 올라갈 수도 있다. 반면 얇게 깔면 열이 빠르게 전달되는 반면 은근하고 지속적인 열자극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병증에 맞는 적절한 두께가 요구되는데, 통상 5mm(3~7mm) 정도의 두께가 선호된다.

 

열 자극의 강도는 물론 뜸쑥의 크기에 따라서도 달라질 것이다. 애주(뜸쑥봉)를 크게 하면 소금층이 충분히 열을 함축하여 환부에 은근하면서도 강한 열을 전달할 수 있을 것이고, 소금에서 용출된 유효성분의 피부로의 전달도 많아질 가능성이 있다. 물론 그 크기는 치료 목적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충분한 열을 발생시켜 열이 소금층을 통과하여 환부에 잘 전달될 수 있는 정도의 크기여야 한다. 물론 지나치게 크면 열이 과도하여 피부에 손상을 입힐 수 있는 반면, 너무 작으면 제대로 열이 전달되지 않을 수도 있다. 어느 경우든 쑥봉의 크기가 직접구에 비해서는 크고 열이 많이 발생하는 만큼 임상에서 상당한 주의가 요망된다. 예컨대 원추형의 쑥봉을 만들어 사용하는데, 이때 뜸쑥을 단단히 뭉쳐 쑥봉이 탈 때 흐트러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손선생님의 경우 직경 약 3cm, 높이 약 3~4cm 정도의 쑥봉을 단단히 뭉쳐서 사용한다. *)

 

*) 쑥봉(애주)은 손으로 단단히 뭉쳐서 사용하게 되는데, 나무에 필요한 크기의 원추형 구멍을 뚫은 다음, 그곳에 뜸쑥을 꼭꼭 밀어 넣은 다음 빼내서 이용하면 보다 편리할 것이다. 이때 가운데다 적당한 막대기를 놓고 뜸쑥을 밀어넣주면 연소를 원활하게 해 주는 구멍을 만들 수도 있다.

 

특히 제대로 된 효과를 올리기 위해서는 해풍을 맞은 쑥을 채취하여 잘 말려 3년 이상 숙성한 다음 사용하는 것이 좋다는 지적도 있다(손선생님의 말씀). 시중에서 판매하는 쑥봉이나 거친 뜸쑥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제대로 효과를 올리기 위해서는 쑥을 직접 채취하고 말려 뜸쑥을 만드는 일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2) 마늘뜸과 생강뜸

 

다음으로 隔蒜灸(마늘뜸)隔薑灸(생강뜸)가 있는데, 마늘과 생강을 잘라 피부에 올려 놓고 그 위에 쑥뜸을 올리고 뜸을 뜨는 것이다. 마늘뜸부터 보자면, 마늘을 1.5~5mm 두께로 잘라 환부에 올려 놓고 그 위에 뜸쑥을 올려서 뜸을 뜨는 방식이다. 다만 열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자른 마늘편에 여러 개의 구멍을 뚫어서 사용하도록 한다. 마늘의 두께 역시 의도하는 치료 목적에 맞게 조절하도록 한다. 뜸쑥은 위의 소금뜸에서 언급한 것을 참조하면 된다. 다만 소금뜸은 상당히 넓은 부위를 덮는 경우가 많은 반면, 마늘뜸은 마늘편의 크기가 작은 만큼, 쑥봉의 크기도 적절하게 조절해야 할 것이다. 마늘뜸이나 생강뜸의 경우는 사용하게 되는 마늘편 및 생강편의 크기가 크지 않은 만큼 그에 상응한 크기로 하면 된다. 대체로 직경 약 8mm, 높이 약 10mm 정도로 한다. 물론 그 크기는 필요한 자극량을 고려하여 적의 조절할 필요가 있다. 손선생님의 경우에는 마늘 위에 올려놓는 쑥봉을 태울 때 열 전달 효율, 안전상의 문제 등을 이유로 소주병 뚜껑을 활용한다고 한다. 즉 소주병 뚜껑의 안쪽에 있는 프라스틱을 제거하고 몇 개의 구멍을 뚫고 그 속에 뜸쑥을 넣어 불을 붙인 다음 마늘 위에 올려 열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 임상해 참여했던 분께서 도기를 구어 뜸기를 만들어 병뚜껑 대신 활용해 보았다. 바닥에 열기를 전할 수 있는 작은 구멍을 여러개 뚫고 바람이 잘 통하도록 옆에도 몇 개의 구멍을 뚫은 뜸기이다. 매우 유용한 뜸기라는 평가가 있어 향후 추가적인 임상을 통해 그 활용 가능성을 검증해 보려 한다. 물론 소금뜸에서도 활용 가능하다.

 

**)손선생님께서는 이때 열 전달이 잘 이루어지도록 입바람을 불어 쑥을 태우며 시술을 하신다. 참고로 쑥을 태울 때, 입바람을 불면 瀉法이 되고, 자연스럽게 태우면 補法이 된다는 지적도 있다.(以火補者 毋吹其火 須自滅也. 以火瀉之 疾吹其火 傳其艾 須其火滅也, <靈樞> 背兪篇)

 

생강뜸 역시 마늘뜸과 마찬가지 방식으로 하면 된다. 역시 생강을 1.5~5mm 두께로 편을 만들어 환부에 올리고 그 위에 뜸쑥을 올려 열을 가하는 방식이다. 생강의 두께, 뜸쑥의 조작 등 모두 마늘뜸과 같은 방식으로 하면 된다.

 

 

3. 격물구 온열자극의 성격과 관리

 

뜸요법의 효과 발현과 관련해서는 대체로 뜸쑥의 연소로 발생되는 온열자극과 그 진액의 화학적 자극에 따른 것으로 정리할 수 있으며, 임상에서도 침자극과 더불어 중요한 치료수단이 되어 왔다.

 

이런 맥락에서 중요한 것은 치료에 가장 유효한 자극을 만들어내는 기술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 진액의 화학적 자극은 온열자극에 부수되는 현상이라는 점에서 논외로 하면, 중요한 것은 연소에 따른 온열자극의 질과 양이 될 것이다. 물론 환자의 상태나 병기, 자극을 받아들이는 환자의 감수성 등도 중요한 부분이 될 수 있고, 자극부위(경혈의 부위) 등도 중요하겠지만, 여기서는 논외로 한다. 즉 최적의 온열자극을 얻을 수 있는 기술적 과정을 어떻게 잘 처리할 것인가의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온열자극의 양과 질을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인데, 그 가운데서도 자극의 양을 중심으로 정리해 보고자 한다. 실제 임상에서 이루어지는 뜸의 프로세스에서 그 자극량을 객관화하기는 어려우나, 자극량은 자극강도와 자극시간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보다 세부적으로는 최고온도, 연소시간, 연소속도 등 연소 특성에 따라 달라질 것이므로 이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기술이 필요할 것이다.

 

직접구라면 대체로 피부에 가해지는 평균온도가 60~80°C 정도로 간접구 보다 높지만, 피부 심부로 전달되는 열량은 많지 않다. 이는 이론적으로는 피하조직의 기본성분이 물이어서 피하조직이 갖는 기본적인 열용량에 큰 변화를 가져오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장수를 많이 늘리면(多壯灸, 보통 10장 이상) 심부온도를 높일 수 있지만, 그에 따른 灸傷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조직 심부로 열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으로 간접구가 의미를 갖는다,

 

간접구는 직접구 보다 훨씬 낮은 온도로 작동되는 반면 조직 심부까지 열을 전달하는 효과가 있다. 간접구의 연소온도와 관련된 연구들에 따르자면, 대체로 40~50°C 정도로 작동된다고 한다. 뜸의 열자극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으려면 열자극이 적어도 42°C 이상은 되어야 한다고 한다.*) 반면 47~50°C의 열자극이 10분 이상 주어지거나 50°C 이상으로 높아지면 조직 괴사와 응고, 단백질 변성으로 灸傷을 입을 수 있어 50°C 이상으로 올라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연구결과도 볼 수 있다.**) 요컨대 피부로 전달되는 온도는 적어도 42°C는 넘어야 하지만, 50°C 이상 올라가지 않도록 해야 관리해야 하며, 치료효과에 요구되는 적정한 온도는 43~45°C 정도라고 한다.

 

*)우리 몸에는 외부 및 내부에서 일어나는 각종 자극에 반응하는 자극수용기가 존재한다. 말초신경의 종말(자유신경종말)에 존재하는 이들 수용기가 기계적 자극, 화학적 자극, 온열자극 등에 반응을 일으켜 그 자극정보를 뇌로 전달하게 되는데, 그들 수용기 가운데 기계적 자극, 화학적 자극, 온열자극 모두에 반응하는 감각수용기로 폴리모달수용기(polymodal recepter, ‘다양상수용체라고도 한다)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침뜸의 자극 정보도 이 수용기를 매개로 우리 몸에 유효한 반응을 불러일킨다는 점이 주목을 받으며 침뜸 자극이 인체의 항상성을 도모하는 작용을 하는데 있어서도 이 수용기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많은 연구에서 밝혀져 왔다(川喜田健司, 灸刺激鎮痛効果部位差について, 全日本鍼灸学会雑誌 1986 36-2).

뜸의 온열자극 역시 이 수용기를 통해 그 자극정보가 전달된다고 하는데, 이 수용기가 열자극에 반응을 하는데는 적어도 42°C 이상의 열자극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에 대한 연구로는 아래의 연구가 자주 인용된다.

-Hayes KW. Heat and cold in the management of rheumatoid arthritis. Arthritis Care Res. 1993

-Tepperman PS, Delvlin M. Therapeutic heat andcold. A practitioner’s guide. Postgrad Med. 1983

 

**)이에 대해서는 다음의 연구가 자주 인용된다.

-Habash RWY, Bansal R, Krewski D, Alhafid HT. Thermal Therapy, Part 1 : An Introduction to Thermal Therapy. Critical Reviews TM in Biomedical Engineering. 2006

 

소금뜸에 사용하는 쑥봉(애주)을 직경3~4cm, 높이 3~4cm에 약 6g 정도 크기로 할 경우 최고온도시 심부의 온도가 약 300°C 이상에 달한다고 하며, 격물 장치를 활용하는 경우 피부 자극온도는 42~48°C 범위로 관리될 수 있다고 한다.

 

오늘 소개된 소금뜸의 경우 크기가 이와 비슷한데, 42~45°C 범위로 잘 관리될 수 있도록 소금 위에 올려 두는 시간 관리가 적절하게 이루어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소금층의 두께나 소금의 수분 함량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손선생님의 경우 피부에 전달되는 열을 아직 측정해 보진 않았지만, 상대적으로 여기서 언급된 온도 보다는 높아 보인다. 灸傷에도 불구하고 보다 강한 열자극이 치료에 효과적일 수 있을 것이다. 어느 쪽이 효과적인 치료작용을 갖는지에 대해서는 추후 임상을 통해 적정한 열관리 방법에 대한 정리가 필요할 것이다.

 

마늘뜸과 생강뜸의 경우 마늘편 및 생강편의 두께를 적정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대체로 2mm 정도의 두께가 가장 유효하다는 연구도 있고, 3mm4mm가 적정하다고도 한다.*) 두꺼울수록 전달온도는 낮아지는 대신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는 점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임상에서 병증이나 환자의 감수성 등을 잘 고려해 적절한 두께를 정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마늘과 생강 역시 적절한 수분을 함유한 상태로 사용하는 것이 좋으므로 되도록 사용시에 바로 잘라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리고 애주의 크기는 직경 8mm, 높이 10mm 정도로 하여 적정한 열관리가 이루어지도록 하면 될 것이다.

  

*)다음을 참조할 수 있다.

왕개하 외, 격물구(隔物灸)의 격물(隔物) 특성에 따른 온열자극 비교연구 대한침구학회지 제295, 2012

장민기 외, 격물구와 상용 간접구의 온열자극 비교 연구, 대한침구학회지 제273. 2010

마늘뜸의 연소특성에 관한 연구, 대한침구학회 - 대한침구학회지 제214, 2004

 

**)冨田 賢一, 生姜灸施灸温度温熱刺激感覚する調査, 全日本鍼灸学会雑誌 2010605

연구에서는 마늘 두께 각각 3mm 5mm 7mm의 마늘편을 사용한 연구에서, 두꺼울수록 최고온도는 낮아지는 반면 환자가 쾌적하게 느끼는 반면, 3mm의 경우에는 불쾌감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어 5mm 이상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한다

 

***)다음을 참조할 수 있다. 앞의 왕개하 외(2012), 小嶋文夫, 격물구의 온도특성-생강구에 관하여(1), (2), 동양요법학교협회학회지, 1984/1985

 

 

4. 격물구의 의의와 활용

 

격물구는 쑥의 연소에 수반되는 통상의 작용*)과 더불어 격물의 약리작용**)을 함께 이용한다는 특징이 있다. 즉 뜸의 열에 의해 격물의 함유성분이 나와 약효를 발휘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소금의 경우 각종 미네랄과 더불어 항균 항염 작용이 있으며, 마늘과 생강 역시 항균 항염 항진통 작용이 기대된다.

  

*)쑥은 通經活絡, 祛除陰寒, 回陽救逆 등의 작용이 있다고 한다(李時珍, 本草綱目, 인민위생출판사). 이러한 작용은 물론 동의학의 경혈/경락치료의 관점과도 상통한다.

뜸요법의 자극이 갖는 현대의학적 의미에 대해서는 다음을 참조할 수 있다-졸고, 뜸요법의 작용기전에 관한 현대의학적 해석(http://blog.daum.net/hooclim?showadmin=9)

또 택전(사와다)의 제자 그룹에 속하며 일본 침구계에 영향력이 막대했던 代田文彦은 뜸자극이 시상하부에 작용, 자율신경 조정에 역할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시상하부는 인체의 항상성에 관련한 정보를 모니터링하는 생명 유지의 사령탑에 해당하는데, 뜸이 이에 작용하여 인체의 생명력 유지에 관여한다고 주장한다.(山田勝弘,代田文彦東京女子医大教授教示された鍼灸臨床真価, 全日本鍼灸学会雑誌 2006年 第565)

 

**)약리작용은 물론 격물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체로 항균, 항염, 통증완화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

 

소금은 전통적으로 소화기계에 도움을 주어 식욕을 증진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체하거나 소화불량일 경우 소량의 소금만 섭취해서 도움을 얻기도 한다. 또한 눈을 맑게 하고 치아를 단단하게 하며 치통 인후의 종창에 효과가 있다고 하여 옛날부터 잇몸마사지, 양치질에 사용해 왔다.

 

소금뜸은 배꼽을 중심으로 소금을 깔고 뜸을 뜨는 신궐뜸으로 자주 활용되어 왔다. 냉증 식욕부진 생리통 복부냉통 허약체질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소화기계의 문제라면 중완뜸도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동의학에서 소금은 에 해당한다. 藏精의 곳으로 생명력의 원천이며 생식기 비뇨기계와 밀접한 연관을 갖는다. 그래서 기해/관원혈 부근에 소금뜸을 뜨면, 생리통 등 부인과 질환이나 비뇨기과 질환 또 백발 탈모 등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냉증에도 효과가 좋다.

 

소금뜸은 명문뜸으로도 활용된다. 명문뜸은 요부의 명문(요추2) 주위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앞의 하복부 기해/관원뜸과 유사한 효과가 기대되며, 더불어 요통에도 활용될 수 있다. 명문뜸 대신 신유/지실혈을 대상으로 양쪽으로 나눠 뜨기도 한다. ‘신유/지실뜸腎藏과 관련된 질환에도 활용 가능할 것이다(손선생님).

 

또한 요통을 목적으로 한다면 통증부위에 따라 요추4/5번을 중심으로 한 요양관뜸을 활용할 수도 있다. 손선생님의 경우 요추 4/5번을 중심으로 가로 10센티 - 세로 4센티 정도의 넓이에 약 5mm 정도의 소금을 깔고 제법 강한 열자극을 가하는 방식으로 요통을 치료하신다고 한다. 치료해야 할 부위에 따라 여러가지 방식으로 응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예컨대 요추 4/5번 주변에 횡으로 소금을 깔고 또 요추2-요추4번에 수직으로 소금을 깔아(''모양으로) 활용하는 등, 병증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검토할 만한 것으로 '협척뜸'을 들 수 있다. 병증에 따라 독맥~방광경 사이의 협척혈을 활용하면 다양한 병증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척추에서 유발되는 각종 근골격계 질환은 물론이고, 오장육부의 제반 장기의 작용을 활성화하는데도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병증과 연관된 부위의 협척혈을 활용하여 소금뜸을 뜰 수 있고, 필요에 따라서는 협척 전체를 대상으로 한 뜸도 가능할 것이다. 방광경 라인에 존재하는 이른바 배유혈을 활용하는 침구기법을 생각하면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협척뜸은 경추뜸이나 '천골뜸'으로도 응용 가능하다. 경추뜸은 경추 부위의 질환(디스크, 협착증, 근근막염 등)에 직접적으로 유효할 뿐 아니라, 견부나 완수부의 질환 개선에도 활용도가 높을 것이다. 또한 천골부위의 팔료혈은 골반부의 제반 병증에 효과가 있는 만큼 부인병은 물론 각종 비뇨기계 및 생식기계 질환에 유효할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보다 많은 임상이 필요하겠지만..

 

마늘뜸 및 생강뜸의 효과와 관련한 한 연구에 따르면, 생강에서는 '진저롤(gingerol)'이라는 성분이, 그리고 마늘에서는 '알리신(allisin)' 성분이 각각 용출되었다고 한다.*) 물론 다른 많은 성분들도 있겠지만, 생강의 진저롤 성분은 생강의 고유한 맛을 내는 성분인데, 이 성분에 항염/진통작용이라는 약리작용이 있으며, 더하여 항균, 항암, 항산화, 항혈전 등의 작용이 알려져 있다. 전통적으로 생강뜸은 복통 설사 관절통 등에 많이 활용되어 왔다고 한다.

    

*)大西基代, 隔物灸について, 全日本鍼灸学会雑誌 1988384

 

마늘뜸은 옹저 타박 동물에 물린데, 폐결핵 등의 치료에 활용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마늘에서 용출되는 알리신 성분은 강한 항균, 항진통작용의 약리효과를 가지고 있으며, 더하여 항암, 항산화, 항피로, 혈압강하 및 지질저하 등의 효과가 있어 순환기계 질환에도 효과가 있고 무엇보다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얻을 수 있다.

 

특히 마늘뜸과 생강뜸은 소금뜸이 용이하지 않은 좁은 부위(관절부나 손가락 발가락 등)에서의 활용가치가 큰 만큼 소금뜸을 보완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5. 격물구 시술시의 주의사항

 

격물구의 격물은 뜸의 연소온도를 완화시켜 줌과 동시에 열 자극을 온화하게 보다 깊은 곳까지 전달해 주는 한편, 그 성분의 약리작용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활용가치가 매우 클 것이다.

 

다만 이를 원활하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숙련과 주의가 필요하다. 우선 격물구는 제법 크게 뭉친 쑥봉을 사용하는 만큼, 이와 관련된 뜸불의 처리가 잘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주변에 화재와 관련한 안전조치가 필요할 것이고, 특히 환자의 피부에 뜸불이 직접 닿지 않도록 주의 깊게 진행되도록 준비가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은 피부에 남을 수 있는 灸傷과 관련된 문제이다. 열이 과다할 경우 환부에 수포가 발생될 수 있고 또 뜸으로 인한 열상이 깊어 상처가 다소 오래 갈 수도 있다. 가능하면 상처 없이 시술이 마무리되도록 해야겠지만, 상처가 남을 수 있다는 점을 사전에 충분히 알려야 할 뿐 아니라 사후적으로도 주의 깊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

 

뜸으로 발생한 灸傷은 그냥 두어도 덧나거나 하는 일이 없지만, 심할 경우에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한다. 일차적으로 열자극이 과도했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시술 직후 화상침 방식을 활용할 수 있다. 그리고도 수포가 생겼을 경우에는 소독한 침이나 바늘로 수포를 따주고 환부를 깨끗이 관리하도록 한다. 또 염증의 우려가 있다면 연고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한다.*) 그 외 훈궐 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 경우엔 훈침과 같은 방법으로 처리하면 된다.

    

*)많은 경우는 아니지만, 열이 과다하면 넓은 범위에 걸쳐 깊은 灸傷이 유발될 수도 있다는 점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같은 열자극이라도 환자에 따라 灸傷의 상태는 얼마든지 다르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피부의 열 반응이 과다하다고 판단되면 시술 후 곧바로 화상침 기법을 활용할 필요가 있으며 시술 후 수포가 크게 나타난다면 수포를 터뜨려 관리하되, 표피가 벗겨지지 않도록 한다. 표피가 벗겨지면 2차 감염의 위험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표피가 불가피하게 벗겨질 경우에는 항생제 연고, 메디폼 등으로 처치토록 한다.

 

이처럼 간접구는 가정에서 활용하여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요법이지만, 동시에 일정한 기술 습득이 요구되므로 충분한 준비와 여러 차례의 훈련을 통해 숙련을 갖추도록 해야 할 것이다.

 

 

마무리에 대신하여

 

거듭 강조할 필요도 없이 소금뜸, 마늘뜸, 생강뜸 등 격물구의 활용가치는 매우 높다 할 것이다. 다소 기술적인 숙련이 요구되긴 하지만, 전문적인 임상에서의 활용을 넘어 일반 가정에서도 이용 가능한 요법이 될 수 있다. 뜸요법 자체가 애당초 민간요법으로 전승되어 온 것이기도 하다.

 

특히 만성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 노화로 인한 未病상태의 노령층의 경우 가정에서 스스로 또는 가족의 도움을 받아 활용한다면(self-medication), 치료에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자택에서의 뜸 활용은 전문가의 도움 없이도 언제든 가능할 수 있다는 점, 무엇보다 그 이용에 비용이 많이 들지 않을 뿐 아니라, 이를 통해 가족들과의 커뮤니케이션도 기대된다는 점에서 적극 활용할 만하다. 물론 오늘 소개한 간접뜸 만이 아니라 직접뜸도 포함하여 활용할 수 있다. 더불어 뜸요법은 예방의료로서의 가치도 매우 크다.

 

침뜸이 민족적 자산으로 민중의 의료자산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중시하는 우리는, 이들 요법의 대중화가 침뜸을 민중의 의료자산이 되도록 하는데 중요한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믿음으로 오늘 이 자리를 준비하였다. 오늘 소개된 간접뜸의 방법이 많은 임상 활용과 국민보급 활동으로 이어지길 기대하며 마무리한다.

(*芝雲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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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코로나19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 중국에서 전개되었던 동의학 요법의 활약과 그 성과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아래의 책을 소개합니다

https://blog.daum.net/hooclim/4934

 

책 소개 : 코로나19와 동의학 그리고 침뜸요법

blog.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