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학 이야기/침뜸의 과학적 이해

뜸요법의 작용기전에 관한 현대의학적 해석

지운이 2018. 11. 15. 16:29

뜸요법의 작용기전에 관한 현대의학적 해석

 

 

*뜸이 인체에 미치는 작용에 관한 연구는 여전히 진행 중의 작업으로 남아있지만, 그 기초이론 측면에서 면역학, 해부학/피부조직학, 생화학, 신경생리학 등 여러 측면에서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여기서는 이들 연구결과를 간략히 정리해 둔다.

 

 

 

뜸의 온열자극은 당장 해당 국소부 경결을 완화하는 작용을 하게 되는데, 이러한 경결의 완화 자체만으로도 환부의 생리활성을 정상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경결의 완화는 곧 바로 혈행을 정상화하고 신경의 생리활동을 활성화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뜸쑥 연소에 따른 온열자극과 그에 더하여 화학적 자극, 물리적 자극 등에 따른 생체반응이 다양하게 나타나게 된다. 즉 각종 생리활성물질을 생성하여 인체의 생리 기능을 활성화하고, 또 자극에 상응한 신경계의 작용도 더해져 자연치유력이 높아지는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우선 생각할 수 있는 점은 뜸쑥이 갖는 생화학적 특성과 연관된 작용, 즉 연소되며 뜸쑥의 성분이 피부에 침투하여 일어날 수 있는 작용이다. 뜸쑥에는 Si・P・s・Cl・K・Ca・Ti・Mn・Fe・Cu 등의 여러 원소들이 들어 있다고 하는데, 그 외에 치네올(1,4-cineol)、튜존(thujone) 등의 精油成分*、palmitic acid, stearic acid 등의 지방산유, 크롤로겐산 등이 확인되었고, 그 외 高級脂肪族炭化水素인 nonacosane、hentriacontane 등 여러 가지 성분이 확인되었다.** 이들 성분이 무엇보다 항균, 항염 등의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정유 성분 가운데 치네올은 쑥의 고유한 향을 발하는 작용을 하는 한편, 항균, 항염 등의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戸田静男,大西基代,木村通郎,和田清吉.艾の成分研究(1).全日鍼灸会誌.1988;38(3): 330-3

 

 

이들 성분과 관련하여 뜸자극은, 온열 그자체에 더하여 각종 화학물질이나 정유성분 등이 관여하여 연소시 적정한 연소상태를 만들어 주어 적정온도를 유지함으로써 피부와 친화성 있게 작동하게 해 주며, 또한 이들 성분이 각종 정보전달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음으로 뜸자극의 온열자극으로 유발된 상처(작은 화상)를 매개로 한 작용을 생각할 수 있다. 즉 화상 부위의 단백이 열로 인해 이상 분해산물로 화상독소를 만들게 되는데, 이 화상독소가 혈액에 유입되면 이에 대응하여 적혈구, 백혈구 등이 증가하여 이를 매개로 생체 방어기구를 활성화하게 된다. 뜸의 온열자극은 화상에 따른 자가 단백체(열쇼크단백질, HSP)의 작용을 통해 자연치유력을 촉진한다는 것이다.

 

온열자극은 또한 신경전달을 매개로 생리활성을 촉진한다. 온열자극은 피부 및 피하의 온도를 느끼는 수용체(transient receptor potential/TRP. 일정 온도 이상에서 활성화됨) 또는 침해자극에 반응하는 폴리모달수용기(polymodalnociceptor)로 전도되고, 이들 수용체를 매개로 구심성으로 자극을 전달하여(말초 - 중추 - 시상하부 - 대뇌), 대사조절 등 다양한 생리활성을 일으키게 된다. 이러한 신경반사를 통한 척수반사계의 활성은 일차적으로 통각신경의 흥분을 억제하는 통증억제기구로 작동되는 한편, 자율신경계 및 내분비계를 매개로 다양한 생리활성 작용으로 이어진다.

 

 

*폴리모달수용기는 말초부에 밀집한 신경 세포 등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며 폭넓게 분포하여, 말그대로 많은 종류(poly-modality)의 자극에 반응하는 수용기이다. 세포 파괴를 수반하는 어떠한 자극(기계, 열 화학 자극)에도 반응하며, 통각을 수반하지 않는 정도의 비침해적 자극에도 반응한다고 한다. 침뜸의 자극정보를 일차적으로 수용하여 인체의 반응을 유발하는 출발점으로 침구효과의 연구에서 중요시되고 있다. 좀더 자세한 것은 별도로 정리하고 함

 

 

이어 뜸의 온열자극은 혈관에 변화를 가져와 다양한 생체활성에 작용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일반적으로 뜸을 뜨면 초기에는 반사적으로 혈관이 줄어들고 다음에는 늘어난다고 한다. 그리고 이에 대응하여 혈압도 변화를 보이는데, 뜨거움을 느끼는 동안에는 혈압이 올라가지만 뜨거운 자극이 없어지면 혈압은 다시 내려간다고 한다. 특히 투열구의 경우 혈관을 확장시켜 세정맥에서 혈관 투과성을 높여 면역세포의 탐식 활동을 항진한다고 한다. 뜸자극에 의해 생긴 아세티콜린, 히스타민 등의 작용에 의하며 중간대사 산물로 생긴 아데닐산 및 그의 유도체인 아데노신 등은 국소적으로 혈관 확장 작용을 한다.

 

혈관의 변화는 동시에 혈류의 개선도 수반하게 된다. 혈류의 개선은 국소부에 그치지 않고 관련 장부의 혈류도 개선되어 그 기능을 개선하는데 작용하고, 피부의 혈류도 개선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예컨대 위벽의 혈류 개선, 십이지장 운동의 개선, 방광에의 영향 등이 지적된다. 또한 골수에서의 조혈기능 촉진, 혈액응고, 혈관투과성 증가, 혈액성분 등에도 변화가 나타난다고 한다.

 

한 연구에 의하면, 뜸을 뜨면 다리의 동맥이 확장되어 혈액순환이 잘 이루어질 수 있다고 한다. 관원에 뜸을 뜨면 다리 동맥의 진동파와 맥압이 뚜렷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또한 괴저 환자를 대상으로 관원에 뜸을 뜨니 열 발가락에서 혈류량이 건강한 사람보다 훨씬 더 뚜렷하게 증가하였다고 한다.

 

더하여 뜸에는 활성산소를 억제하는 작용이 있다. 인체의 대사과정에서 생성되는 활성산소는 산화스트레스를 유발하여 인체에 여러 가지 장해를 가져온다. 이 장해가 질병의 원인이 된다는 사실이 최근 밝혀지고 있다. 그런데 바로 뜸쑥이 이 산화스트레스 장해를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는 주장도 볼 수 있다. 뜸쑥에는 여러 가지 성분이 있는데, 그 가운데 연소시 확인되는 폴리페놀이 이러한 작용을 한다는 것이다.*

 

 

*Toda S.Inhibitory effects of polyphenols in leaves of Artemisia princes PAMP on protein fragmentation by Cu(II)-H2O2 in vitro. J MediFood.2004; 7(1): 52-4.

 Toda S. Antioxidative effects of polyphenols from leaves of Artemisia princes PAMP on lipid peroxiodation in vitro. J Food Biochem.2005; 29: 305-12

 

 

또한 뜸 자극은 생체의 정보전달기구에 작용하여 각종 생리활성물질을 생성한다. 대표적인 것이 아드레날린이나 노르아드레날린으로, 그 수치가 상승한다는 것이다.* 이는 카데콜아민대사에 작용함을 의미하는 것으로 자율신경 및 내분비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래서 효소단백질의 합성을 촉진하여 활성화하며, 오타코이드***를 합성 활성화하여 대사조절에 관여, 인체 항상성 유지에 작용하는 것으로 설명된다. 요컨대 뜸이 갖는 항상성 유지 작용이란 생체의 정보전달기구를 매개로 한 각종 생리활성 물질의 분비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戸田静男.灸の科学的証明―灸療法におけるモグサの意義.医道の日本臨時増刊 NO.41册まるごとお灸特集. 神奈川. 医道の日本.1999: 153-7

**카데콜아민은 아미노산 전구체에서 유도된 신경전달물질 또는 호르몬을 가리키는데, 도파민, 아드레날린, 노르아드레날린 등 3종류가 있다. 이들 신경전달물질은 포도당 및 지방을 분해하여 열과 에너지를 생성하는 작용을 하는데 이를 카데콜아민대사라 한다. 통상 교감신경 활성화 시에 뇌와 교감신경말단 및 부신수질에서 그 분비가 촉진되어 관련부위에 혈관을 확장시키는 작용을 한다. 특히 스트레스 시에 분비되는 카데콜아민은 보통의 상황에서는 불가능한 신체활동을 가능케 한다. 한편 카데톨아민은 부신수질에서 혈당을 증가시키는 호르몬 작용도 한다.

***오타코이드(Autacoid)는 국소적으로 소량 분비, 작용하는 생리활성물질로 히스타민, 프로스타그란딘, 세로토닌 등이 있다.

****お灸の研究, 尾崎 昭弘, 會澤 重勝, 戸田 静男, 熊本 賢三, 榎原 智美, 小池 太郎, 全日本鍼灸学会雑誌 2008年 58 巻 1 号 

 

 

뜸이 갖는 생체활성화 효과는 항피로효과도 포함한다. 지방산을 미토콘드리아로 수송하는 카르니틴이라는 물질이 있는데, 뜸 시술후 혈중 및 뇌의 카르니틴이 상승한다는 것이다.* 만성피로증후군의 경우 이 카르니틴의 부족과 연관된다는 점에서 뜸 자극이 항피로효과를 갖는다는 것이다.

 

*Toda T.Biological effects moxibustion effects on signal transduction. Abstract of WFAS Int. Synp. Acupuncture.2006: 18.

 

 

뜸의 효과로 항염증작용도 주목을 요한다. 이에 대한 연구는 여전히 충분치 못하지만, 항산화효소가 염증에 대해 억제작용을 갖는다는 사실에서 뜸자극에 의한 항산화효소의 생성 활성화가 항염증작용을 갖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염증의 억제 뿐만 아니라 생성된 염증을 제거한다. 염증의 제거는 히알루로니다아제를 억제하는 것을 통해서 이루어진다고 한다.

 

*Toda T(2006)

 

마지막으로 뜸이 갖는 효과 가운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면역작용으로 압축해 볼 수 있. 앞서 본 뜸쑥의 성분이나 상처로 인해 유발된 화상독소 그리고 온열자극의 신경반사를 매개로 백혈구 작용이 활성화되고 림프절의 작용도 활성화되어 면역력을 높여 준다고 한다. 일차적으로 마크로파지(대식세포)를 활성화하여 탐식작용을 촉진하고, 나아가 세포성면역을 촉진하는 사이토카인을 방출하여 항체 형성에 영향을 미쳐 면역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뜸을 뜨면 관련 림프절에서 IL-12, mRNA, INF감마 등의 사이토카인 발현이 증가되는데, IL-12는 NK세포와 세포성면역 증강에 관여하는 T세포(Th1)를 활성화하고, 또 INF감마는 세포상해 활성을 증강하며, 마크로파지를 활성화한다고 한다(이에 대해서는 별도의 글로 정리하고 함). 그 결과 항체 생성이 활성화되고 종창의 증식도 억제된다.

 

 

이상 뜸쑥의 생화학적 특성을 중심으로 보면, 뜸이 연소되며 생성되는 폴리페놀에 의해 산화스트레스가 억제된다는 점과 더불어 항피로작용, 항염증작용 등의 효과가 인정되고, 나아가 생리활성물질을 활성화시켜 면역력을 높여주며, 궁극적으로는 인체의 항상성 유지를 도모하여 자연치유력을 증강시키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뜸자극의 이러한 다양한 효과는 피부조직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변화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뜸자극은 피부에 화상성 상처를 만들게 되고 그 결과 염증을 일으키게 되는데, 그런 다음 재생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피부조직의 재생과 더불어 혈관 및 신경 조직의 재생이 이루어진다. 피부에서 일어나는 조직학적 변화에서 혈관의 재생과 각질세포나 섬유아세포(근섬유아세포)의 작용이 중요하다. 이들 조직의 기능 활성에 의해 피부조직이 재생되고 이와 함께 신경섬유와 혈관(모세혈관)도 재생된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신경조직, 결합조직 혹은 면역계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이를 통해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효과를 발휘한다.* 또한 조직재생 과정에서 염증을 제거하고 삼출물도 제거한다. 특히 뜸자극은 상처를 만들어 보다 직접적으로 국소부에서 생리활성물질을 분비, 기능 활성을 도모한다는 점에서 뜸쑥의 조성성분의 작용이라는 점과 더불어, 침 자극 효과의 작용기전과 구별되는 측면이기도 하다.

 

*お灸の研究, 尾崎 昭弘, 會澤 重勝, 戸田 静男, 熊本 賢三, 榎原 智美, 小池 太郎, 全日本鍼灸学会雑誌 2008年 58 巻 1 号

 

또한 바이오인포매틱스 해석에 의한 연구에서는 뜸의 열자극이 여러 가지 유전자 정보전달경로에 관여하여 물질대사에 작용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소포체의 단백질프로세싱과 MARK시그널전달경로가 뜸의 온열자극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뜸자극이 소포체의 단백질프로세싱에 관여하여 불량단백질이 원인이 되는 질환(예컨대 알츠하이머나 동맥경화 등)을 예방해 준다거나, 또 MARK시그널전달경로에 작용하여 세포증식을 촉진함으로써 신진대사를 원활히 해 주고 창상치료를 촉진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お灸のチカラ, 形井 秀一, 大田 美香, 辻内 敬子, 大塚 素子, 伊田屋 幸子, 全日本鍼灸学会雑誌, 2015年 65 巻 1 号

 

뜸자극은 이외에도, 혈압 저하, 조혈기능 촉진에 의한 빈혈 개선, 소화기계의 개선, GOT(AST), GPT(ALT) 등 글루코스의 수치 및 콜레스테롤 수치의 저하, 부신피질 기능의 개선, 호르몬 분비, 이뇨작용, 골질량 증가 등 단편적이지만, 다양한 효과에 대한 보고도 볼 수 있다.

 

물론 이들 제반의 현대의학적 해명은 충분히 완성되진 못했지만, 점차 설득력을 높여 가며 서양의학 기반의 통상의료를 대체할 수 있는 의료기술로 새롭게 재평가되고 있다.

(*芝雲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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