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침뜸 자극과 면역반응
1) 신경-내분비계와 면역계
우리 몸은 내외부로부터 발생하는 병원균에 대한 자율적 면역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이 역시 항상성 유지기구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앞서 살펴본 신경-내분비계의 협력작용과 더불어 면역계 역시 이 신경계를 매개로 작동한다. 뇌 및 척수의 중추신경계로부터 뻗어 나오는 신경섬유를 통해 내분비계의 호르몬 분비가 조절되는데, 이 호르몬이 직접적으로 림프구에 영향을 미친다. 뿐만 아니라 중추신경계에서 나오는 신경섬유는 체성신경, 교감신경 및 부교감신경을 통해 생체 내에 분포되어 있는 림프조직에까지 분포하여 림프구 활동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림프구는 내분비계의 호르몬이나 신경계의 신경펩티드에 대한 수용체를 지니고 있어 이를 통해 신경내분비계의 조절에 상응한 반응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여기서 신경펩티드는 면역계 및 신경계간의 중요한 연관을 맺어 주는 역할을 하는 한편, NK세포 활성, 항체 형성, 사이토카인 생산, 대식세포 활성 등 여러 가지 면역기능을 조절하는데 관여한다. 특히 사이토카인(cytokine)은 면역조절물질로서 다양한 부위에 걸쳐 다양한 형태로 분비되어 다양한 면역기능을 발휘한다. 그리고 그 분비패턴이나 분비량 등이 면역응답의 질 및 강도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침뜸자극은 바로 이러한 작용을 조절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생체의 항상성 유지에 도움을 주게 된다. *14)
*14) 침뜸자극이 신경활성물질의 분비를 자극하고 이를 매개로 면역계가 작동된다는 이론적 임상적 결과들이 뒷받침되고 있긴 하나, 보다 구체적인 경로와 작용 등에 대한 연구는 여전히 과제로 남겨져 있다.
2) 침뜸자극과 염증반응
침뜸자극의 면역작용은 일차적으로 인체에 염증반응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즉 침뜸자극에 따른 염증반응이 기본적으로 생체방어기구로 기능한다는 것이다. 자율신경의 반사반응을 통한 진통물질 생성 및 혈류개선과 더불어 염증으로 인한 이물질을 배제하려는 면역반응이 활발히 진행된다. 이를 두고 자기조직 손상을 수반한 ‘국소의 희생을 통해 전신을 지키는 반응’*15)이라고도 한다.
*15) 宋本美富士, 免疫の仕組みと神經系 : 鍼灸との關わりの可能性, 全日本鍼灸學會誌, vol. 50, no 1, p.441-43
우선 염증 부위의 세정맥을 매개로 백혈구 활동이 활발해져 이물질을 배제하고 손상된 부위를 복구하게 된다. 염증반응은, 침뜸자극에 따라 비만세포에서 히스타민이 분비되어 혈관이 확장되고 혈류가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 결과 염증부의 조직으로 혈장과 백혈구가 이동하여 대식세포를 중심으로 한 일차적 면역활동이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다.*16) 이와 함께 활성화되는 물질P에 의해 혈관 확장, 비만세포와 항원제시세포 및 백혈구의 활성화가 이루어진다. 침뜸자극으로 분비되는 각종 생체활성물질은 세포에도 작용하여 세포 활성화를 통해 세포대사도 촉진한다고 한다.*17) 이는 국소면역계가 활성화됨을 의미하는데, 국소면역계 역시 관련 신경계 및 림프절과 상호연관을 통해 작동됨을 알 수 있다.
*16) 염증이 일어난 국소부 조직에서 대식세포는 물론이고 T세포나 NK세포 등도 혈액 외로 유주한다는 것이 보고되고 있다. T세포는 물론 B세포 또한 그 세포가 증가할 뿐 아니라 그 반응성도 항진된다고 한다(松本 美富士, 生体の防御機構と鍼灸医学, 松本 美富士 全日本鍼灸學會誌, 1992-3). 또한 이들 세포가 림프절로 이동하는 것으로 확인되어 이를 통해 면역세포의 활동이 더욱 활성화된다고 하겠다. 특히 이러한 면역작용의 과정에서 사이토카인이 면역조절물질로써 조정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17) 정보전달물질이 세포막수용체와 결합 세포내로 들어가 작용을 하게되는데, cAMP를 매개로 효소를 활성화하기도 하고 인지질분해효소 활성화를 통해 효소를 활성화하기도 하며 직접 핵산에 작용함으로써 세포 활성화 작용을 하게 되는데, 이는 곧 세포대사가 촉진됨을 의미한다
또한 염증은 국소에서 그치기도 하지만, 그 정도가 강하면 면역반응도 전신반응으로 나타나 신체 전체에 걸쳐 이물질 배제기능을 강화하게 된다. 이물질 배제는 백혈구의 과립구(호중구)나 매크로파지의 탐식에 의해 제거되며, 이 탐식능력은 혈액응고를 개선하는 작용도 한다.
3) 백혈구의 면역기전
주요한 면역계 세포로는 마크로파지나 호중구와 같은 식세포, 보체세포나 급성기단백, NK세포, 사이토카인(인터루킨(각종 IL,등), 종양괴사인자(TNF) 등) 등 초기면역에 관여하는 것들과 T세포, B세포 및 관련한 사이토카인 등 후기면역에 관여하는 것들이 있다.*18) 요컨대 신경계의 각종 신경펩티드와 호르몬 그리고 면역계의 반응과정에서 분비되는 사이토카인계의 각종 물질이 상호 연계하여 생체방어기구를 형성, 면역작용을 활성함으로써 인체의 항상성 유지를 통해 치료작용을 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18) 면역반응을 담당하는 면역세포는 체내에 2조개 정도에 달한다고 하며, 기관계 세포와 달리 전신을 순환하는 ‘자유세포’의 특징을 갖는다. 면역세포의 전신 순환은 신경계의 작용을 매개로 하는 한편, 그 스스로도 정보전달의 담당자가 되어 림프계와 더불어 면역활동을 전개한다는 점에서 면역계는 신경계 및 내분비계와 상호네트워크를 형성하여 활동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백혈구를 중심으로 한 면역기전을 단순화하여 보자. 통상 백혈구는 매크로파지(대식세포) 5%, 과립구 60%, 림프구 35%로 구성된다. 내외부로부터 바이러스나 세균이 침입하거나 염증이 발생하면, 우선 면역계의 사령탑이라 할 수 있는 매크로파지(대식세포)가 달려들어 잡아먹는 과정이 나타나게 되고, 그와 동시에 항원(바이러스)의 정보도 수집한다.*19) 이 항원 정보는 T림프구에 전달되고 T림프구는 다시 B림프구에 이를 전달한다. 이로부터 T세포의 활동이 개시되어 항원에 달라붙어 파괴시키게 되는데, 특히 NK세포는 감염세포를 파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20) 또한 전달된 항원정보에 의거 B세포는 대항항체를 생성하여 항원-항체반응을 통해 항원을 제거하는, 즉 병원체를 박멸하는 작용을 하게 된다.*21) 이 과정에서 남은 잔해는 다시 매크로파지가 처리하는 한편 매크로파지는 새로운 조직복구의 역할도 담당한다. 또한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항체정보는 B세포에 기억되었다가 다시 동일 항원의 침입시 신속한 항체반응을 통해 바이러스의 침입을 막아내는 역할을 한다.
*19) 대식세포(macrophage)는 이물질 출현시 항원을 왕성하게 잡아먹는 한편, 사이토카인, 인터페론, 인터루킨 등을 분비하고 이를 통해 항원정보를 T세포에 보낸다.
*20) T세포는 흉성유래 림프구로 세포성면역을 담당하는데, 대개 세 종류로 구분된다. 보조T세포(Helper T cell, 항원을 인식하여 B세포에 정보를 전달, 항체를 생성토록 작용), 살해T세포(killer T cell, 항원에 달라 붙어 살해함), 억제T세포(soppressor T cell, 필요에 따라 지나친 면역반응을 억제)
*21) B세포는 골수유레 림프구로 혈중 임파구의 5~15%를 차지하며 그 표면에 면역글로블린(lg)이 존재하여 이 면역글로블린이 항원수용체가 되어 항체를 생성하여 항원-항체반응을 통한 면역, 즉 체액성면역을 담당한다. 또한 항체 형성을 거친 다음에는 Memory B cell로 기억세포가 되어 후천성면역을 담당하게 된다. 후천성면역은 B세포를 중심으로 한 항원-항체반응에 의한 체액성면역과 T세포를 중심으로 한 세포성면역(주 15)참조)으로 구분된다.
4) 면역작용과 침뜸의 예방효과
면역작용은 생체방어를 통해 항상성 유지를 도모하는 중요한 기구이다. 크게 선천성면역과 후천성면역으로 구분된다. 선천성면역은 침입자의 종류에 관계없이 방어반응을 한다하여 비특이적면역이라 하고, 후천성면역은 침입자의 종류에 따라 선별적으로 대응한다 하여 특이적면역이라고 한다.
그림 면역시스템과 생체활성물질
<선천성면역(초기)> <후천성면역(후기)>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선천성면역은 대식세포나 호중구 등의 식세포와 NK세포, 혈청의 보체세포 등을 중심으로 감염세포 일반에 대응하여 이루어지는 면역과정이고, 후천성면역은 T세포와 B세포를 중심으로 항원-항체반응을 통해 전개되는 면역과정을 말한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후천성면역 과정은 선천성 면역 반응에 비해 효과적이며 신속하고 강력한 반응을 특징으로 한다.
특히 후천성면역 과정은 곧 예방주사(백신 접종)의 원리이기도 하다. 이는 침뜸 치료를 통해 예방주사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이다. 즉 침뜸자극은 NK세포의 증가, 킬러세포의 활성화, 호중구나 매크로파지 등의 활성화는 물론, T림프구 및 B림프구의 활성 반응을 통해 면역력을 항진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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