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체의 항상성과 침뜸
1) 인체의 항상성 유지와 불균형
인체의 생명/생리활동은 항상성 유지를 기본으로 한다. 항상성이란 인체 내외의 여러 환경으로부터 인체의 생리적 상태를 안정적으로 또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특성을 말한다. 예를 들어 체온이 올라가면 땀을 흘려 체온을 떨어뜨리고 반대로 체온이 떨어지면 몸을 움츠려 체온을 잃지 않으려는 행동을 하게 된다. 또 혈압이 높아지면 혈관을 확장하여 다시 정상혈압으로 되돌리는가 하면, 반대로 혈압이 낮아지면 혈관을 축소시키는 생리반응이 나타나게 된다. 이외에도 혈중 산성도라든가 혈당, 체내 수분 및 이온 농도, 혈액의 산소포화도 등과 관련한 인체의 생리반응도 이러한 항상성 유지라는 차원에서 유사한 반응을 보이게 된다.
이렇게 인체 생리를 항상성 유지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은, 우리 인체가 寒熱-燥濕-風火라는 六氣의 변화 속에서 內外乘降運動을 통해 精-神-氣-血의 조화로운 순환이 이루어지게 되고 그 결과 인체의 생명/생리 활동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고 보는 東醫學的인 관점과 상통하는 것이기도 하다.
항상성을 유지하는 생리 메카니즘은 자극-반사의 무한 지속을 특징으로 하는 인체의 자기 조절작용을 매개로 이루어진다. 단순화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인체에는 내외에서 나타나는 변화를 감지하는 장치가 있어 그 새로운 정보를 감지한다. 감지된 정보는 곧바로 조절계로 보내지고, 조절계는 그에 상응한 반응을 결정하여 효과기로 신호(명령)를 보낸다. 그리고 명령을 받은 효과기는 필요한 반응을 하게 된다. 즉 자극이나 변화를 감지하는 수용기, 이로부터 정보를 받아 조절하는 뇌, 척수 등의 조절계, 그리고 조절계의 신호에 따라 실제 반응을 하는 효과기가 상호 밀접한 연관을 통해 항상성 유지라는 자동조절적인 작용을 통해 인체 생리활동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게 된다.
그림 신경계-내분비계-면역계의 상호작용
항상성이 유지되는 메카니즘에는 인체생리를 담당하는 제반 기구들이 빠짐없이 참여하여 상호작용하며 그 고유의 역할을 수행한다. 역시 단순화의 위험이 따르긴 하지만, 위의 다이어그램과 같이 신경계 내분비계 면역계 등의 생리기구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 가운데서 중심은 무엇보다 신경계일 것이다. 외부 자극에 대한 생체의 반응은 신경계만이 아니라 체액계를 통해서 이루어지지만, 신경의 반사반응이 주를 이룬다. 신경계는, 자극을 감지하고 그에 상응한 반응을 보이는 말초신경계와, 자극 정보를 받아 그에 상응한 조절 신호를 내보내는 중추신경계로 구분된다. 그리고 이러한 신경계의 활동과 더불어 내분비계와 면역계의 활동이 상호 밀접한 연관을 갖고 그 작용이 이루어진다. 즉 신경계가 정보 및 신호를 바쁘게 전달하며 심부름꾼 노릇을 하는데, (자극)수용기-조절계-효과기를 통한 반응이 효과적으로 나타나기 위해서는 그 작동에 필요한 내분비계 및 면역계와 협력이 필수불가결하다. 신경계의 작동과정에서 나오는 여러 가지 물질들도 작용하지만, 내분비계의 림프작용과 호르몬 작용, 그리고 면역계의 작동에 의한 방어작용이 인체 항상성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신경계, 내분비계 및 면역계가 상호연관된 조절작용을 통해 인체의 생리상태를 정상적으로 작동케 한다. (위의 그림 참조)
그런데 인체에 내부적 또는 외부적으로 교란요인이 나타나게 되면, 이 항상성 유지 메카니즘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게 된다. 즉 항상성 유지 메카니즘이 불균형적인 상태가 되거나 불안정한 상태가 되어 그 메카니즘의 효율이 현저히 떨어지게 되고 그 정도가 지나치게 되면 병적인 상태가 될 수 있다. 혈압이나 혈당이 자동적으로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 당뇨 등의 예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노화로 인해 내분비계나 면역계의 활동성이 저하되면 인체의 정상적인 생리활동이 어려워지게 되는데, 이 역시 인체의 항상성 유지 메카니즘이 제대로 작동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제 이 인체의 항상성 유지 메카니즘을 전제로 침뜸 자극이 갖는 생리적 작용에 대해 사고해 보자. 현대의학적 관점에서 보는 한, 침뜸은 생체에 인위적으로 미세한 조직손상이나 열자극을 가하여 생체의 기능이나 병태를 변화시키는 치료방법이라 할 수 있다. 즉 침뜸 치료는 인체에 자극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생체의 항상적 유지기구가 정상적으로 작동되도록 한다고 전제해 두자. 동의학적 병리 사고에 익숙한 입론에서는 여기서부터 이미 납득하기 어렵다고 팽개치고 싶을지도 모르겠지만 잠시 접어두고 조금 더 전개시켜 가보길 바란다.
2) 항상성 유지와 침뜸시술의 치료효과
침뜸 시술이 우리 인체에 어떠한 치료적 작용을 하는가에 대한 논의는 많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다기다양한 채 통일된 입론으로 정리되진 못했다. 이들 논의들을 정리하자면.. 대체로 조정작용(흥분/진정), (혈류)유도작용, 진통작용, 방어작용, 면역작용, 소염작용, 전조작용, 반사작용 등 여러 가지로 거론된다. (이하는 東洋療法學校協會編(敎科書執筆小委員會著), 『はりきゆう理論』醫道の日本社. p.69~70)
A) 조정작용.. 조직 기관의 기능조절
흥분작용/ 지각둔화, 운동마비 등의 신경쇠약, 내장기관의 기능감퇴에 흥분작용
진정작용/ 동통, 경련 등 기능흥분의 진정작용
B) 유도작용.. 자극을 통해 환부의 혈량을 조절
환부유도/ 환부 직접자극으로 혈류 유도
건부유도/ 충혈 염증시에 환부와 떨어진 부분 시술로 혈류를 유도, 환부 혈량을 조정
C) 진통작용
내인성몰핀 혹은 하행성통증억제 등의 기전에 의한 진통작용
D) 방위작용
백혈구나 탐식세포 등을 증가시켜 생체의 방위능력 제고하는 작용
E) 면역작용
면역력을 제고하는 작용
F) 소염작용
백혈구 증가, 병적 참출물의 흡수 등으로 생체 방위능력을 높이는 작용
G) 전조작용
체질개선에도 효과(자율신경실조, 알러지 등)
H) 반사작용
반사작용 기전을 통해 조직, 장기의 기능을 촉진 또는 억제하는 작용
*특히 뜸 시술에서는 혈액상의 치료적 변화상이 나타남. 예컨대 적혈구, 혈색소량 등 혈액상, 혈액응고시간 단축 등과 더불어 증혈, 지혈, 강심작용 등.
요컨대 이러한 다양한 치료적 작용을 통해 인체의 항상성 유지를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침뜸자극이 신경계, 내분비계, 면역계 등에 어떠한 작용을 통해 신체활동을 정상화하는데 관여하는가에 대해 하나씩 살펴보고자 한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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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침뜸 자극의 작용기전에 대한 현대의학적 이해1
*침뜸이 갖는 치료효과에 대한 시론적 정리글입니다. 신경계-내분비계-면역계의 상호작용을 통해 이루어지는 인체의 항상성 유지라는 관점에서 침뜸의 효과를 종합적으로 정리하고자 하였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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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침뜸자극과 신경반사운동 1) 통각과 신경반사운동 (1) 신경반사와 통각 침뜸의 인체에 대한 작용 및 효과와 관련, 가장 먼저 주목할 점은 침뜸자극과 신경계의 연관 문제일 것이다. 침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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