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학 이야기/古醫書 해제

제생보결 (濟生寶訣)

지운이 2020. 5. 5. 13:27

제생보결 (濟生寶訣)

濟生寶訣 / [著者未詳] 筆寫本
[發行地不明] : [發行處不明], [發行年不明] 1冊(98張); 22.8 x 14.5 cm


본서는 서명의 연원과 출처 등에 대해서 알 수 없는 서적으로, 임상에 활용하기 위해 필사한 정보들이 집적되어 성책된 책이다.


본서의 저자에 관해서는 알 수 있는 것이 없다. 다만, 「약성가(藥性歌)」가 중간에 삽입되어 있으며, 양로(養老) 관련 문을 따로 마련한 것으로 볼 때, 19세기 이후에 성책된 서적임은 확실해 보인다. 약성가는 19세기 이후 적극적으로 필사 되었으며, 양로 관련 문(門)을 서적에서 따로 다룬 것은 �제 중신편(濟衆新編)�이 최초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성책에 대한 구상이나 체계 없이 그때그때 임상에 필요한 것을 작성하여 한 책으로 성책한 것으로 여겨진다. 표제는 ‘제생보결(濟生寶訣)’로 되어 있으나 이 책이 왜 이 서명을 갖게 되었는지 알 수 없으며 서문 등이 남아 있지 않다. 간혹 여러 서적을 묶어서 성책한 경우, 맨 앞의 서적 권두제를 표제로 삼아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본서의 경우는 서문도 없으며 권두가 몇 장 일실되어 문장의 중간에서 시작됨에 따라 그 원형을 전혀 알아볼 수 없는 상태이다. 그리고 내용이 전혀 다른 서적들이 필사되어 있는데, 다른 내용의 서적이 시작할 때는 서체가 전혀 달라, 여러 사람이 오랜 기간 작업한 것들을 누군가 하나로 묶어서 성책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게 한다.


책은 전체 5가지로 이루어져 있다. 처음은 각종 창(瘡)이나 종기 등에 바르는 약을 나열하고 그 뒤에 각종의 외과병증을 적고 있다. 그 내용을 적시하면 다음과 같다.


水師晶明, 固壘元帥, 護壁都尉, 生肉神異膏, 止痛拔毒膏, 斂口黃丹散, 通治諸藥.
面腫, 髮際, 瘰癧, 瘡瘤, 癭瘤, 治五癭, 背腫, 諸般毒腫, 身體手足卒腫, 發背毒腫及一切惡瘡, 陰莖瘡.


두 번째 부분은 「약성가」 부분이다. 총 386수의 약성가로 이는 �제중신편�에 보이는 약성가를 필사한 것이다. 약성가는 본초의 성미(性味), 효능(效能), 주치(主治) 등을 암기하기 쉽게 노래로 만든 것이다. �제중신편�의 「약성가」는 공정현(龔廷賢)이 지은 �운림가괄(雲林歌括)�을 남상으로 한다. 다만, �운림가괄� 에는 총 400수(현재는 393수 남아 있음)가 실려 있는데 반해, �제중신편�「약성가」는 총 386수가 실려 있으며, 이 386수 가운데 303수는 �운림가괄�에서 취한 것이고 나머지 83수는 저자인 강명길이 임상경험 을 바탕으로 우리 실정에 맞게 증보한 것이다.


세 번째 부분은 「소아(小兒)」 부분이다. 여기에서는 맥법부터 병기(病機) 관련 사항, 갓 낳았을 때 돌보는 방법 등이 적시된 이후에 각종 증상을 나열하고 그 증상에 대해 서술한 다음, 그 증상에 맞는 약들을 예시하고 있다. 예를 들면 태열태한(胎熱胎寒)이라는 증세 아래에 백강산(白薑散), 양유방(釀乳方), 변증(變蒸), 평화음자(平和飮子), 시호산(柴胡散) 등 에 대해 적고, 야제(夜啼) 아래에 육신산(六神散), 진경산(鎭驚 散), 등심산(燈心散), 황연음(黃連飮) 등에 대해서 적고 있는 것 등이다. 그리고 각 처방에 대해서는 작은 글씨로 처방법 및 복용 법을 자세히 기록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적은 지면에 상당히 많은 소아 관련 증세를 나열하고 있으며 각 증세에 대해 처방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처방명을 크고 두꺼운 글씨로 표현한 특성이 있어 검색에 용이함을 준다. 여기에 소개된 각 병증은 다음과 같다.


胎熱胎寒, 繼病鬾病, 口噤, 撮口, 臍風, 客忤中惡, 夜啼, 胎驚癇 風, 急驚風, 慢驚風, 慢脾風, 天弔驚風, 疾痙, 癲癎, 疳病, 諸熱, 諸積, 好吃泥土, 吐瀉, 感冒風寒, 痰涎喘嗽, 泄痢, 腹痛腹脹, 五軟五硬, 解顱, 顖塡顖陷, 髮不生齒不生, 龜背 龜胸, 滯頤, 丹毒, 諸瘡, 毒丹, 痘疹, 痲疹.

 

네 번째 부분은 「양로」 부분이다. 이 부분은 �제중신편�에서 일부를 발췌하여 수록하였으며 노인의 보양 관련된 사항을 기재하고, 처방을 나열하고 있다. 특기할 것은 노인의 보양과 관련되어 음식, 특히 죽의 소개가 돋보이는 곳이다.


다섯 번째 부분은 「경악선생장공개빈전충록초(景岳先生張公介賓傳忠錄抄)」이다. �전충록(傳忠錄)�은 중 국 명나라 장개빈(張介賓)이 편찬한 의론서(醫論書)로, �경악전서(景岳全書)�의 제1부분이며, 음양 ·표리 · 허실 ·한열 ·기미 등 중국 의학 이론상의 문제를 거론하였다. 이 책에는 의론 30여 편이 수록되어 변증, 진법 및 치칙(治則) 등 다방면의 내용을 논술하였다. “양(陽)은 남음이 있는 것이 아니고, 음(陰)은 항상 부족하다”라는 관점을 중점 설명하였다. 치법에 온보(溫補)를 위주로 하여, 유완소(劉完素), 주진형(朱震 亨)의 한량공벌(寒凉攻伐)의 치법과는 서로 다른 학술 견해를 제시하였고, 변증논치에 대하여 비교적 계통적인 분석을 하였다. 이는 장개빈의 의학사상과 실천을 연구함에 있어서 중요한 저술이다. 본서는 이 가운데 일부를 초록한 것이다.


본서는 체제상의 완고함도 보이지 않고 저자도 알 수 없으며 정확한 제작연대를 가늠하기 힘든 서적이다. 이는 필요 정보가 기획 하에 모인 것이 아니며, 일정 정도의 필사가 모여 성책된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서는 19세기 이후에 보이는 몇 가지 임상에서의 특이성을 담아내고 있다.


첫째는 약성가를 담아내어 약재의 약성을 알게 하는가 하면 단방에서 대응 가능하도록 돕고 있다. 그리고 양로 부분을 따로 떼어서 설명하고 있는 부분이다. 양로 관련 부분은 �제중신편�에서 처음 등장하는 부분으로, 조선후기 한의학의 큰 특성 가운데 하나이다. 또 하나 살필 것은 장개빈의 �전충록�을 초록한 부분이다. 장개빈의 경우는 기존에 이어져 내려오던 처방 변개가 아니라, 의학이론 면에서 매우 다른 이론을 펼쳤다는 특성이 있다. (권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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