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한시읽기/오늘의 한시(2023년) 244

11/29일 오늘의 한시/ 선을 묻다 -翠微선사

示問禪僧(시문선승)/ 선을 묻는 스님에게 無事臨風戶半開 무사임풍호반개 有來要我便陳懷 유래요아편진회 分明示指平常趣 분명시지평상취 飯後山茶吸一盃 반후산다흡일배 창문 반쯤 열고서 일 없이 바람 앞에 앉았자니 어느 중이 날 보고 속마음 펼치라네 평소에 가진 생각 분명히 밝히길 밥 먹고 난 뒤에 차 한 잔 마신다오 *취미수초 翠微守初, 1590~1668. 성삼문의 외손

11/28일 오늘의 한시/ 달 마주하고서 -李婷

待月有懷(대월유회)/ 달 마주하고서ᆢ 灩灩高樓月 염염고루월 團團玉窓裏 단단옥창리 娟娟一美人 연연일미인 渺渺隔秋水 묘묘격추수 紉佩不可見 인패불가견 蘭香空在玆 난향공재자 思之望何處 사지망하처 腸斷亦天涯 장단역천애 *출렁일 염, 새끼 닌, 일렁일렁 고루 위에 뜬 달 둥글둥글 옥창 안을 비추네 곱디 고운 그 미인 아득히 가을 물에 가로막혔네 차고 있던 패옥은 볼 수 없다만 난초 향만 공연히 여기 남았네 그리워 어느 곳을 바라보아도 애닯게도 하늘 끝 뿐이네 *이정 李婷, 1454~1488. 월산대군(月山大君)

11/27 오늘의 한시/ 초연대 가는 길에ᆢ -申翊聖

超然臺途中(초연대도중)/ 초연대 가는 길에ᆢ 落日超然下 낙일초연하 羸驂一倍勞 리참일배노 天寒人似蝟 천한인사위 路澁石如刀 노삽석여도 水接龍津闊 수접용진활 山侵貊國高 산침맥국고 江風吹峽雨 강풍취협우 造物困吾曹 조물곤오조 *파리할 리, 고슴도치 위, 초연대로 해 떨어지고 여윈 말은 배나 힘겨워하네 사람들은 추워서 고슴도치처럼 움츠리고 길은 울퉁불퉁 돌이 칼처럼 뾰족하네 물은 용나루로 이어지며 광활하고 산은 맥국으로 이어지며 높이 솟았네 강바람 불며 골짜기에 비를 뿌려 조물주가 우릴 힘들게 하네 *신익성 申翊聖, 1588~1644 *超然臺초연대ᆢ 가평에 있는 누대 *龍津ᆢ 양수리의 옛이름 *貊國맥국이니 춘천 가는 길

11/24일 오늘의 한시/ 가을이 가네 -張維

秋懷(추회)/ 가을날의 감회 墻頭短草也能靑 장두단초야능청 却與芝蘭一倂零 각여지난일병영 天道豈應無肅殺 천도기응무숙살 物情終自惜芳馨 물정종자석방형 蛟龍冷蟄臧鱗甲 교룡냉칩장린갑 鷹隼高飛奮翅翎 응준고비분시령 湖海旅人增萬感 호해여인증만감 濁醪聊復慰沈冥 탁료요복위침명 *송골매 준, 날개 시, 깃 령, 담장머리 작은 풀들 푸를 법도 하건만 지초 난초와 함께 죄 시들어 버렸네 천도로 볼 때 숙살의 계절 어찌 없으랴만 인정으로 보자면 방초의 향기 아쉽네 교룡은 찬 물 속에 몸뚱이 숨기고 송골매는 날개 펼쳐 드높이 날아가네 강호의 나그네 만감이 교차하여 막걸리 한잔으로 침울한 기분 달래 보네 *장유張維, 1587~1638 *추회(秋懷) 8수 중에ᆢ * 肅殺숙살.. 만물이 시들고 죽어감을 의미하는 것으로 가을을 거쳐 겨울이..

11/22일 오늘의 한시/ 큰새 작은새 -尹愭

大鳥小鳥(대조소조)/ 큰새 작은새 大鳥緩以進 대조완이진 小鳥鴥而迅 소조율이신 迅者一時先 신자일시선 緩者千里振 완자천리진 *빨리날 율, 큰새는 느릿느릿 나아가고 작은새는 팔랑팔랑 빨리도 가네 빨리 가는 놈이 일시 앞서겠지만 느릿느릿 큰 새는 천리를 가네 *윤기 尹愭, 1741∼1826 *擬古 16수 중에ᆢ

11/21일 오늘의 한시/ 낙목 싸늘하고 -閔遇洙

落木寒(낙목한)/ 낙목 싸늘하고ᆢ 愁思江雲逈 수사강운향 山齋落木寒 산재낙목한 天時看又盡 천시간우진 世事本多端 세사본다단 老鶴飛歸晩 노학비귀만 飢鴻得食難 기홍득식난 沈吟懷百慮 침음회백려 對酒不成歡 대주불성환 수심 겨운 강 구름 아득하고 산집의 낙엽진 나무 싸늘하네 계절은 어느새 다 지나고 세상사 본래 갈래도 많네 늙은 학은 돌아가는 게 늦고 주린 기러기는 먹이 얻기 어렵네 깊이 읊조리며 온갖 일 근심하니 술을 마주해도 즐겁지가 않네 *민우수閔遇洙, 1694~1756 *원제ᆢ 又次元固韻(다시 원고의 운에 차운하다)

11/20일 오늘의 한시/ 가을날 골짜기 -李應禧

秋日入谷(추일입곡)/ 가을날 골짜기에 들어ᆢ 霜寒秋色晩 상한추색만 幽興在山林 유흥재산림 一嘯臨晴壑 일소임청학 孤吟倚短岑 고음의단잠 菊斑明石縫 국반명석봉 松老臥溪陰 송노와계음 竟日饒淸覿 경일요청적 還家弄玉琴 환가농옥금 *휘파람불 소, 넉넉할 요, 볼 적, 찬 서리 내려 가을빛 저무니 산림에 그윽한 흥취 일겠네 휘파람 불며 맑은 골짜기 임하여 외로이 읊으며 낮은 산봉우리에 섰네 아롱진 국화는 바위 틈에서 환하고 늙은 솔은 시내 그늘에 누웠네 종일토록 맑은 경치 실컷 구경하고 집에 돌아와 옥금을 뜯네 *이응희 李應禧, 1579~1651

11/17일 오늘의 한시/ 가을 뜻 -成汝學

秋意(추의)/ 가을 뜻 撫枕中宵坐 무침중소좌 挑燈有所思 도등유소사 林疏風過易 임소풍과이 天逈雁來遲 천형안래지 雨意偏侵夢 우의편침몽 秋光欲染詩 추광욕염시 昭陽宮漏歇 소양궁누헐 明月下西池 명월하서지 베개 베고 뒤척이다 밤중에 일어나 앉아 등잔심지 돋우며 이런저런 생각에 잠기네 숲이 성글어져 바람 쉽게 스쳐가고 하늘은 높고 기러기는 느릿느릿 날아가네 비기운이 꿈결에까지 스며들고 가을빛이 시마져 물들이네 소양궁의 물시계는 말라 가고 밝은달은 서쪽 연못으로 넘어가네 *成汝學성여학, 1557~?

11/16일 오늘의 한시/ 비를 만나다 -李玄逸

遇雨(우우)/ 비를 만나다 關東木落客初歸 관동목락객초귀 古渡寒生商旅稀 고도한생상여희 滄海極天思共遠 창해극천사공원 却忘飛雨入征衣 각망비우입정의 관동에 낙엽 지고 길손은 막 돌아가는데 옛 나루에 추위 일어 나그네도 드무네 너른 바다 높은 하늘에 생각도 함께 아득하니 흩날리는 비가 옷깃 적시는 줄도 몰랐네 *이현일李玄逸, 1627 ~ 1704 *원제ᆢ 將向江陵 途中遇雨(장차 강릉(江陵)으로 갈 즈음 도중에 비를 만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