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한시읽기/오늘의 한시(2018년)

1/12일, 夜聞松濤 -成俔

지운이 2018. 1. 12. 09:10

夜聞松濤/ 거센 솔 바람 소리ᆢ

-成俔

忽逢滕六屑瓊瑰 홀봉등육설경괴

糢糊鬢髮如塗堊 모호빈발여도악

華巓日照白皚皚 화전일조백애애

百尺飄零半空落 백척표령반공락

入夜飛廉爲誰怒 입야비렴위수노

東西奔騰掀橐籥 동서분등흔탁약

天籟自動地籟喧 천뢰자동지뢰훤

萬竅呼號一時作 만규호호일시작

俄驚五鼓催曉起 아경오고최효기

向之鬧者還寂寞 향지요자환적막

靜中而起靜中消 정둔이기정중소

星河燦燦揷高閣 성하찬찬삽고각

衆人方睡余獨笑 중인방수여독소

笑彼造物多戲謔 소피조물다희학

排寒欲壓崔嵬胸 배한욕압최외흉

淸齋食菜無杯杓 청재식채무배작

*가루 설, 흰흙 악, 산꼭대기 전, 흴 애, 번쩍들 흔, 전대 탁, 피리 약, 아까 아, 시끄러울 료, 높을 외,

 

갑자기 눈의 신이 옥가루를 뿌려 대어

흰흙을 바르듯 귀밑머리 하얗게 뒤덮네

산꼭대기에 햇살 환하니 하얀눈 더욱 희고

백 척 높이 허공에서 눈꽃 떨어지네

밤이 되자 바람신이 누구에게 노한 건지

동서로 마구 내달리며 풀무질 거세네

천뢰가 진동하고 지뢰가 떠들썩하여

만 구멍이 한꺼번에 부르짖고 고함치네

오경 알리는 북소리에 놀라 깨어 보니

시끄럽던 소리 사라지고 적막만 감도네

고요 속에 일어났다 고요 속으로 사라지고

은하수만 반짝반짝 누각 위에 걸렸네

사람들 잠든 시각에 나 홀로 웃으며

조물주의 심한 장난기에 웃음 짓네

추위 쫓으며 놀란 가슴 진정시키려 해도

재계하며 채식하는 곳이라 술이 없네ᆢ

 

*성현成俔, 1439~1504

*등륙滕六은 눈 귀신, 비렴飛廉은 바람 귀신ᆢ

*탁약橐籥은 풀무ᆢ

*天籟천뢰 地籟지뢰는ᆢ 자연이 내는 온갖 소리요 대지에서 나는 소리라ᆢ 대지가 숨을 내쉬는 것을 바람이라 하는데ᆢ 바람이 일면 온갖 구멍이 노하여 부르짖는다고ᆢ(莊子 제물론(齊物論에ᆢ)

*원제는 太廟齋室雪後夜聞松濤(태묘의 재실에서 눈이 내린 뒤 밤중에 松濤를 듣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