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학 이야기/암이야기

항암제 치료의 불편한 진실.. 그리고 침뜸

지운이 2019. 12. 6. 11:40

항암제 치료(화학요법)의 불편한 진실과 ‘암 보완요법’에 대해..

 

 

항암제치료의 불편한 단면

 

항암제를 이용한 암치료에서는, 아무래도 사람이 견딜 수 있는 최대량의 약물을 투입하는 것이 보통이다. 즉 ‘최대 수명 양의 항암제 투여’라는 방식을 취한다.

 

그런데 이러한 방식의 암 치료에는 불가피하게 많은 문제점이 수반된다. 예컨대 예후가 나쁘기로 유명한 췌장암의 경우 좀처럼 생존율이나 생존기간, 삶의 질(QOL) 등 어느 측면에서도 지지부진하다. 진행 췌장암인 경우 특히 항암제 치료가 시작된 후 대부분 반년~2년 이내에 사망한다. 즉 환자의 체력을 저하시키는 한편 암세포의 약물에 대한 내성이 생기고 결과적으로 항암제가 듣지 않게 되어, 대부분 항암제 치료를 시작한 후 1~2년 사이에 사망하고 만다. 즉 몇 개월의 연명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상당한 부작용으로 엄청난 고통을 겪게 된다.

 

예를 들어, 전이성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그 생존효과는 뚜렷하지 않았던 반면, 말초신경 장애나 설사, 고도의 골수억제 등의 부작용이 높은 빈도로 발생하였다고 한다. 따라서, 전이성 췌장암의 경우 일반적으로 항암제 치료를 받아도 대부분이 2년 이내에 사망하는 것이 현실이다. 여러 항암제를 병용하여 항암작용을 강하게 하면 몇 개월 더 연장되기도 하지만 항암제 수를 늘리면 부작용도 그만큼 커진다. 따라서 항암제 치료에 의문을 갖는 환자가 늘고 있다.

    

 

‘최대 수명 양’의 항암제 치료는 과연 과학적인가

 

항암제의 고용량 투여에 의한 항암제 치료에 대해 "연명효과가 낮을 가능성이 있다"는 조사 결과도 볼 수 있다. 일본에서 이루어진 한 조사에 의하면, 말기암 환자에서 항암제 치료 유무와 관계없이 생존율이 비슷하여 항암제 치료가 명확한 효과를 나타낸다고 보기 어렵다고 한다. 심지어는 항암제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 쪽의 생존율이 높은 경우도 있어, 항암제 치료를 받으면 오히려 빨리 죽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특히 75세 이상이라면 거의 메리트가 없다고 한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항암제 치료는 체력과 회복력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체력과 회복력이 높은 젊은 사람의 경우에는 부작용을 견뎌낼 수 있는 만큼 연명효과를 얻을 수 있다. 부작용으로 고통을 잘 견뎌낼 수 있는 젊은 사람이라면 이런 식의 항암제 치료가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체력도 회복 능력도 저하되어 있는 노령층의 경우라면 부작용에 따른 문제가 항종양효과의 혜택보다 크기 때문에 항암제 치료가 의미가 없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체력과 회복력이 저하된 사람에게는 유용성이 없는 이 ‘최대 수명 양’의 항암제 치료가 정말 과학적인 치료일까 라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급성 백혈병과 고형암은 암세포의 성질이 매우 다르다

 

‘과학은 지식을 낳고 의견은 무지를 낳는다’라는 히포크라테스의 말이 있다. ‘치료법이 효과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의견이 아니라 과학에 의거해야 한다’는 말이다.

 

히포크라테스는 약 2400년 전 그리스의 의사로 원시적인 의학으로부터 미신과 주술을 분리해 내고 과학적인 의학을 발전시킨 성과로 "의학의 아버지", "医聖"이라 불린다. 오랫동안 의학은 경험을 바탕으로 이루어져 왔던게 사실이다. 이 경우 이른바 권위자의 의견이 판을 치게 된다. 그러나 의견에 따르기만 해서는 「무지」나 「정체」를 초래하고 말 것이다. 이 대목은 동의학, 특히 침뜸을 하는 침꾼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큰 만큼 되새겨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과학적인 검증을 통해 올바른 지식도 얻고, 유용한 치료법도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다. 진행 췌장암에 대한 현재의 항암제 치료가 '과학적'이라고 하기에는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즉 경험에서 유추한 암 치료가 과학적인 검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채 계속 치료법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초의 항암제는 제 1차 세계대전에서 화학무기로 사용되었던 머스타드가스의 이온원자를 질소로 치환한 머스터드질소(니트로젠머스타드)였다. DNA를 알킬화하여 핵산의 합성을 저해하여 암 세포의 증식을 억제한다. 그 독성을 약하게 하여 만든 머스타드질소 유도체가 개발되어 시클로포스파미드나 멜파민 등의 항암제가 지금도 사용되고 있다. 이들을 알킬화제라는 항암제로 분류한다.


백혈병이나 악성 림프종처럼 처음부터 전신에 퍼진 악성종양은 수술을 통한 절제가 곤란하다. 따라서 항암제 치료가 불가피하다. 항암제 치료는 급성 백혈병과 악성 림프종의 치료제로 개발되어 실제로 급성 백혈병과 악성 림프종과 같은 혈액암에 잘 듣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근치도 기대할 수 있다고 한다.

 

혈액암에서 항암제 치료가 성공함에 따라 고형암에도 항암제 치료가 적용되었다. 물론 고환암이나 비소세포성 폐암처럼 항암제 치료가 뚜렷한 효과를 보이는 고형암도 있다. 따라서 최대 수명 양의 항암제 치료는 다른 고형암에도 유효하다는 전제 아래 많은 항암제가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많은 고형암(폐암 및 췌장암과 위암과 유방암 등)의 경우 항암제의 효능이 극히 제한적임이 밝혀져 왔다.


질병의 치료에는 "원인을 근절시키는 방법"과 "병이 악화되지 않도록 제어하는 방법"이 있다.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의 병원균에 의한 감염의 경우 항생제와 항바이러스제에 의해 질병의 원인을 근절시킴으로써 질병을 치유한다. 국소에 국한된 암이면 수술로 절제하면 질병의 원인을 근절할 수 있다. 반면, 동맥경화성 질환 또는 신경퇴행성 질환(치매 등)이나 교원병 등의 만성질환은 질병 자체를 퇴치시키는 것이 곤란하다. 따라서 약물 등을 이용해 증상이 악화되지 않도록 제어하는 방법을 취할 수 밖에 없다. 동맥경화성 질환 또는 신경퇴행성 질환이나 교원병은 만성염증 상태가 병태의 기본이다.

 

한편, 암은 ‘나을 수 없는 상처이다’(Tumors are"wounds that do not heal.")라고 한다. 고형암은 만성염증이자 동시에 염증이 해소되지 않고 영원히 치유 과정(=염증반응)이 계속되는 상태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

 

항암제 치료는 화학요법이라고도 불린다. 즉, 항암제 치료는 감염에 대한 화학요법과 같은 발상에서 시작하여, 백혈병 등 일부 악성종양에서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전이된 고형암에서는 오히려 만성질환의 치료처럼 완전히 고친다기 보다 잘 통제하여 공존하는 접근법이 더 적합할 수도 있다. 즉, 진행된 고형암은 동맥경화성 질환과 마찬가지로 만성질환에 대처하는 발상이 필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형암의 항암제 치료는 누군가의 발상이나 의견에서 시작되어 이어져 온 것으로, 처음부터 과학적이지 않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대 수명 양’의 항암제 치료라는 잘못된 길로 치닫고 있는지도 모른다.

    

 

불편한 ‘표준치료’

 

머스터드질소가 암 환자에 사용된 것은 1946년이었다고 한다. 이후 현재까지 ‘암은 어떤 비용을 치르더라도 말살해야 한다’라는 생각이 암 치료법의 주류를 차지해 왔다. 이에 따라 강한 독성을 가진 화학물질을 사용하여 암세포를 없애는 식의 치료법이 주를 이루어 왔다. 고형암의 항암제 치료는 그러한 사고에 의거해 지침이 만들어지고 표준치료로서의 지위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과학적 근거에 의거해 생각해 보면, 전이성 췌장암에 대한 현재의 최대 수명 양의 항암제 치료가 과학적으로 옳다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그래서 저용량의 항암제를 사용한 메트로노믹 · 케모테라피나 신진대사를 타겟으로 한 치료(케톤식, 2-데옥시글루코스, 디클로로아세트산, 메트포르민 등), 암 세포의 산화스트레스를 높이는 치료(지스루피람, 오라노핀 등), 암 세포의 알칼리화를 목표로 한 치료(탄산수소나트륨, 프로톤펌프억제제 등)를 병용한 치료 등이 실천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대체요법을 처음부터 실천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모든 표준치료가 효과가 없다는 것이 확인된 다음에야 이들 요법을 찾게 된다. 표준치료로 인정받고 있는 최대 수명 양의 항암제 치료를 주치의로부터 권고받으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표준치료의 항암제 치료를 거부하면 "더 이상 여기에서 진찰할 필요가 없다"는 말을 듣게 되기 때문이다. '암 난민'이 될까 두려워 대부분의 사람들이 표준치료를 받아들이게 된다. 그러나 그들 대부분은 2년 이내에 사망하고 만다.

 

이처럼 그 과학적 근거에 대한 의문에도 불구하고 일단 ‘표주치료’의 자리를 차지한 치료법은 바꾸기가 어렵다. 과학적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측면을 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검증조차 이루어지지 않은채 적용되고 있다.

 

대안이 필요한지도 모른다. 이 결함 투성이인 표준치료를 완할 수 있는 ‘증거에 기반한 암 보완요법’이 관심을 끈다.

    

 

증거에 기반한 ‘암 보완의료’란

 

암의 표준치료가 완벽하여 아무런 결함도 문제도 없다면, 암의 보완의학이란 고려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고형암에 대한 '최대 수명 양'의 항암제 치료는 결함투성이이다. 고용량의 항암제 투여에 대한 보완요법의 목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정상조직에 대한 손상에 대한 대응과 암 조직의 악화에 대한 대응이 그것이다. 고용량의 항암제 투여는 정상세포에도 타격을 가해, 체력과 면역력을 저하시킨다. 골수에 타격을 주고 백혈구와 적혈구와 혈소판을 감소시키고, 위장점막에 손상을 주어 구역질과 식욕 저하, 배변 이상 등의 소화기 증상을 유발한다.

 

이러한 고용량의 항암제로 인해 정상조직에 손상이 유발된데 대해 증상을 완화하고 회복을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보완의료의 하나가 될 수 있다. 한방 약물이나 건강보조식품, 보충제 등이 사용된다.

 

두 번째는 최대 수명 양의 항암제 투여가 암세포의 내성 획득과 악화를 촉진하는 메커니즘이다. 최대 수명 양의 항암제를 투여하는 ‘최대 세포사멸 전략’은 다음과 같은 여러 결함이 따른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해 둘 필요가 있다.

 

-'최대 수명 양'의 항암제 투여는 약제 내성의 암세포를 증가시킨다.

-항암제는 유전자 변이를 유발하고 약제 내성 형질 획득을 촉진한다.

-고용량의 항암제 치료를 통해 암 조직이 손상을 받게 되면 손상된 조직을 복구하는 케모카인 및 성장인자가 생산되어, 골수의 혈관 내피 전구세포 및 염증세포를 암 조직에 동원한다. 그 결과 암세포의 증식이 촉진되고 침윤과 전이가 촉진된다.

-고용량의 항암제 치료는 수지상세포, 림프구와 자연살해세포(NK 세포) 등 면역세포의 기능을 저해한다.

-경쟁하는 항암제 감수성 세포의 집단을 제거함으로써 생태의 경쟁 해방(competitive release)과 같은 메카니즘으로 내성 세포의 최대한의 증식을 가능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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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항암제로 손상된 세포를 회복시키는 한편, 암세포가 악화되도록 하는 메커니즘을 차단하려는 차원에서, 항암제 치료를 보완하고자 하는 접근이 주목을 받고 있다. 보완의학 요법으로는 저용량 항암제의 활용, 천연약물 이용, 그리고 이들 요법을 병용하는 다양한 방법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별도로 서베이해 보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침꾼의 입장에서도 이러한 보완의료의 관점은 중시할 필요가 있다. 암 환자를 앞에 둔 침꾼이라면 그 변증을 고민함에 있어 이와 같은 보완의료의 관점에서 출발하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항암제 치료 중이더라도 그로 인해 손상된 세포의 회복을 도모하거나, 암세포의 악화를 저지하는데 침뜸이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침뜸 자극은 무엇보다 인체의 생리 활성 및 면역 활성을 도모하는 효과를 갖기 때문이다. 따라서 진행암의 항암제 치료와 병행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즉 천연약물을 이용한 대안적 접근과 마찬가지로 침뜸요법 또한 '암 보완의학'이 될 가능성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양한방의 협진과 통합의료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芝雲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