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간략하게나마 전력 생산에서 ‘가장 안전한 에너지’, ‘가장 깨끗한 에너지’에 대해 생각해 보았는데(가장 안전한 에너지, 가장 깨끗한 에너지), 이번에는 ‘가장 저렴한 에너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려 한다.
위 그래프는 글로벌 자산운용그룹 LAZARD가 발표한 추계 자료인데, 에너지원별 발전단가의 변화 추이에서 몇 가지 특징적인 점들을 읽을 수 있다.(원자료는 https://www.lazard.com/media/2ozoovyg/lazards-lcoeplus-april-2023.pdf)
-첫번째는 전기 생산에서 주요 에너지원이었던 석탄, 천연가스, 원자력 등의 경우 그 발전 단가가 횡보세이거나 상승 추세를 보인 반면, 재생에너지의 경우는 지속적인 하락 추세를 보여 왔다는 점이다.
그 결과 추계가 이루어진 기간에 재생에너지의 발전 단가가 순차적으로 전통적인 에너지의 발전단가를 밑돌게 되었다. 육상풍력에 이어 태양광이 그리드패리티를 실현한 것으로 나타난다. 육상풍력은 이미 2011년 71달러/MWh로 가장 값싼 에너지의 자리를 차지했고, 이어 태양광은 2015년에 64달러/MWh로 전통적 에너지의 발전단가를 하회하였고 이어 2019년에는 태양광의 발전단가가 40달러/MWh로 낮아지며 육상풍력을 밀어내고 가장 값싼 에너지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다음으로 확인해 둘 대목은, 재생에너지 가운데 태양광 발전단가의 하락이 가장 드라마틱하게 전개되어 왔다는 사실이다.
위의 그림에서 이미 확인한 바이지만, 아래 그래프에서 더욱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아래 그래프는 위의 LAZARD의 추계와는 다른,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의 추계인데, 그에 따르면 태양광은 2010년 0.445달러/KWh에서 2022년 0.049달러/KWh로 약 1/10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자세한 것은 다음 참조, 2022년 태양광 발전단가, 0.49달러)
이러한 단가 하락은 설비이용율(Capacity factor)의 지속적인 개선과 더불어 설치비용이 드라마틱하게 하락한데 따른 것임을 알 수 있다. 위 그림에서와 같이, 총설치비용이 2010년 5,124달러/KWh에서 2022년 876달러/KWh로 하락한 것이 가장 주된 요인이다. 물론 설비이용율도 점진적으로 개선되었다. 이들 요인은 결국은 모듈을 중심으로 한 기술발전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양면 모듈의 보급률이 아직 낮은 점, 셀 및 모듈 기술의 계속된 발전 가능성, 효율의 최적화 등 기술개발이 여전히 기대된다는 점에서, 태양광 발전단가의 하락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태양광은 최근 10여년 사이에 그 비용이 1/10로 하락하였고, 향우 10여년 동안에 추가적으로 또 1/10 더 하락할 것이라고도 한다. 그렇다면 미래의 에너지 .. 그 밑그림은 너무도 자명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재생에너지 100%의 시대’도 멀지 않았다고 한다.
*태양광의 경우 그 추계대상에 소규모 지붕형은 제외하고 utility-scale의 상업성 있는 대규모 태양광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는 점에서 얼마간 실제보다 더 낮게 평가된 부분도 있다. 소규모 지붕형 태양광의 경우에는 아직 천연가스의 발전단가와 비슷하다고도 한다. 물론 향후 더욱 낮아지겠지만..
*여기서 발전단가는, 일정한 양의 전력 생산에서 드는 비용을 추계하여 서로 비교해 보기 위한 개념으로 쓰이는 ‘균등화 발전비용’(LCOE, Levelized Cost of Energy/Electricity)에 의한다. 그 정의는 발전설비의 수명기간 동안 불규칙적으로 발생하는 모든 비용과 발전량을 그 시간적 가치를 고려하여 일정 시점으로 할인하여 연도별로 균일하게 나타낸 단위가격이다. 다만 그 비용에는 발전소 단위비용에 송배전망 비용, 그리고 위험비용 및 환경비용 등의 외부비용도 포함된다. 각종 외부비용의 추계에 있어 계산 기관에 따라 차이가 나타날 수 있고, 따라서 편차도 적지 않다. 물론 그 차이에도 불구하고 추세적인 변화 움직임은 거의 동일하게 나타난다.
위의 두 추정자료에서 알 수 있듯이 그 추정치는 각기 다르다. 즉 이들 추정치는 그 절대값 자체 보다는 그 추이가 중요하다고 하겠다. 특히 LAZARD와 IRENA의 자료는 각각 고유한 추정 방식에 의거한 시계열 자료를 갖추고 있어, 그 역사적 추세를 파악하는데 유의미한 자료로 받아들여진다.
한편 LCOE(균등화 발전비용)에 기반한 발전비용 추계는 많은 가정을 하게 되는데 이때 비현실적이거나 잘못된 가정이 사용된다는 비판도 있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을 참조할 수 있다. LCOE의 '눈속임'과 전통적 전력산업의 몰락)
이외 다른 재생에너지의 발전단가도 태양광 만큼은 아니지만 지속적인 단가 하락을 기록해 왔다.(아래 그림 참조)
(*자세한 것은 다음 참조, 재생에너지 발전단가, 2022년(IRENA))
-마지막으로 태양광 발전단가의 하락 추세는 특정 국가나 지역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거의 모든 나라에서 동일한 경험을 확인할 수 있다(아래 그림)
2010~2022년 사이에 대체로 70~90% 정도 하락하였음을 알 수 있다.(물론 그 하락 폭이 낮은 경우도 있지만) 그리고 IRENA는 그 결과 태양광이 가장 값 싼 에너지가 되었다고 평가한다.
한편 여기에는 한국도 포함되어 있다. 한국 역시 태양광이 같은 기간 동안에 85% 하락하여 세계적인 하락 추세에서 예외가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추세적인 변동을 감안한다면 한국 역시 태양광이 가장 값 싼 에너지원이 되었을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앞서 지적한대로 태양광 발전단가의 추세적 하락의 결과로 태양광이 가장 값싼 에너지가 되었다고 한 IRENA의 평가는, 한국이라고 해서 예외일 수 없다고 봐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에서의 연구는 태양광이나 풍력의 단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원자력의 발전단가가 가장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왜일까? 주로 토지 비용, 개발 비용, 토목공사, 금융비용 등이 거론된다, 좀 더 깊이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
그런대 이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문제고, 사실이 아니라 해도 문제이긴 마찬가지이다. 사실이 아니라면 그차체로 심각한 문제일 것이고, 반면에 실제로 태양광이나 풍력보다 원자력이 싸다면 이는 다른 나라보다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도입에 뒤처지게 만드는 유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세계가 재생에너지 확충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는 마당에 원자력 같은 위험하기 짝이 없는 에너지에 매달려서는 변화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미래에 대비하기 어려울 것이다.
사실이 맞건 아니건 필자는 출발점으로 돌아가 재생에너지 발전단가의 추세적 하락, 특히 태양광 발전단가의 드라마틱한 하락이라는 작금의 글로벌한 추세에 주목하고자 한다. 이 추세는 앞으로 인류가 살아갈, 그것도 가까운 미래에 우리 삶을 관통하게 될 '새로운 사회-경제 패러다임'의 중요한 일부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태양광발전의 기술 발전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고 앞으로도 그 여지가 크다고 한다. 그 결과 태양광 발전 단가는 향후 10년 사이에 다시 1/10 수준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 값 싼 에너지를 누가 거부할 수 있을까? 나아가 전쟁이나 자원 무기화 등에 따른 '에너지 안보'의 맥락에서도 '자연에너지'로도 불리는 태양광이나 풍력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기후위기' 문제는 논할 필요도 없을톄고ᆢ
-지운 씀(김에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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